2024년 9월 23일(월)

“월드컵 공원에 한국릴리의 숲 만들어요”

한국릴리 사회공헌

나무 부족한 경사면에 겨울에도 열매 남는 낙상홍 숲 조성
“생각보다 쉽지 않은데요. 땅에 돌도 많고 나무뿌리도 많아요.”

함태진(40)씨가 고개를 갸우뚱하며 땀을 닦았다. 그것도 잠시, 한 모금 물로 목을 축인 태진씨는 다시 삽을 들고 자리로 돌아갔다.

이번 식목행사에 참여한 한국릴리의 임직원들은 자기 이름의 나무를 한 그루씩 갖게 되었다. 오른쪽에서 세번째가 야니 윗스트허이슨 대표.
이번 식목행사에 참여한 한국릴리의 임직원들은 자기 이름의 나무를 한 그루씩 갖게 되었다. 오른쪽에서 세번째가 야니 윗스트허이슨 대표.

지난 13일 오전 11시 월드컵공원 내 하늘 공원의 한강 쪽 경사면에 모인 한국릴리의 임직원 200여명은 땅을 파랴, 묘목을 심으랴, 물을 떠오랴 쉴 새 없이 움직였다.

지난 10월 초, 전 세계 릴리 임직원들은 자사의 대표적인 사회공헌활동 중 하나인 ‘세계 봉사의 날(Global day of Service)’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그 일환으로 한국릴리는 월드컵 공원에 낙상홍 묘목 500주를 심는 활동을 벌였다. 서울환경연합 등 10여개 환경단체가 모여 결성한 ‘노을공원 시민모임’의 강덕희 사무국장은 이들의 활동이 월드컵 공원의 생태적인 유지에 중요한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상_그래픽_한국릴리_물주기_2011월드컵공원은 1978년부터 93년까지 서울시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를 모두 모아두었던 난지도 위에 세워졌다. 당시 난지도에 버려진 쓰레기만 9200만 톤이었고 94m와 98m에 달하는 두 개의 쓰레기 산이 만들어졌었다. 과거 난초와 지초가 많아 꽃과 풀이 만발했던 난지도가 ‘쓰레기섬’이라는 오명을 벗어나 지금의 모습을 찾은 것은 91년부터 시작된 안정화 공사와 그 이후의 공원 조성 덕분에 가능했다. 지금 월드컵공원은 쓰레기 매립지에서 올라오는 가스를 지역난방공사에 판매해 연 10억원의 수익을 거두는 등 쓰레기 매립지를 생태공원으로 만든, 세계에 유래가 없는 사례다. 그렇지만 여전히 월드컵 공원을 제대로 생태적으로 가꾸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
서울시 서부푸른도시사업소의 임병욱 과장은 특히 나무심기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무가 부족한 매립지의 경사면은 동물과 새들의 먹이도 부족하다. 특히 이곳은 멸종 위기에 놓인 ‘삵’의 흔적이 발견되기도 했던 곳으로 다양한 식물 군락을 조성해 동물들도 생태적으로 공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또한 아름다운 숲을 가꿔 시민들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도록 환기할 필요도 있다.

이번 한국릴리의 나무심기는 이런 필요에서 제안되었다. 겨울이 되어도 붉은 열매가 남아 있는 낙상홍을 숲 조성이 되어 있지 않은 경사면에 심어 생태계 조성의 기틀을 닦는다는 것이다. 숲의 조성은 시민들의 관심도 유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뜻깊은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직원들의 만족도도 높았다. 난지도와 월드컵공원의 역사에 대해 교육을 받고 식재 현장에 도착한 김보라미씨는 작업이 시작되자마자 삽을 들었다. 태어나서 처음 해보는 삽질이고 남자사원들도 힘들어 하는 작업이었지만 선배 사원들의 도움을 받아 다섯 주를 심었다. 입사 한 달 차의 보라미씨는 “이런 봉사활동을 하니 우리 회사에 대한 자부심이 더 생긴다”며 “이런 활동을 한 번만 하고 끝내지 말고 지속적으로 했으면 좋겠다”며 즐거워했다.

한국릴리의 야니 윗스트허이슨 대표는 “기업이 하는 모든 일은 지역사회에 영향을 미친다”며 “이번 봉사활동이 우리의 지역사회의 발전과 맺는 관계에 대해 직원들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적재적소에 사회적 기여를 할 수 있는 한국릴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한국릴리의 사회책임활동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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