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2일(금)

[보니따의 지속가능한 세상 만들기] 인터넷을 사용할수록 난민이 늘어난다고?

국내 최저가를 자랑하는 온라인 쇼핑몰, 궁금한 건 다 알려주는 인터넷 검색 엔진, 더 이상 텔레비전이 필요 없는 동영상 사이트까지 우리의 하루는 인터넷으로 시작해 인터넷으로 끝이 납니다.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2016년 국내 인터넷 이용률은 그 수만 4363만6000명으로 만 3세 이상 인구 10명 중 8명은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는 셈입니다.

사람들은 얼마나 자주, 그리고 오랜 시간 인터넷을 사용할까요? 국내 인터넷 사용자의 90%는 매일 인터넷을 사용한다고 대답했습니다. 이용 시간을 보면, 일주일에 35시간 이상 접속하는 사람이 7.3%, 21-35시간 미만은 21.4%, 14-21시간 미만이 20.1%로, 평균 14시간 17분 정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시 말해, 국내 인터넷 사용자들은 평균 하루 2시간 이상 인터넷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오늘 날, 인터넷 없는 삶은 더 이상 상상조차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지구 위 어딘가에는 인터넷 때문에 삶의 터전을 빼앗긴 사람들이 있습니다.

내가 사용하는 인터넷은 어떻게 난민을 만들어내고 있을까요?

기후 난민을 아십니까?

대도시 다카는 주변 지역에서 올라온 사람들로 항상 붐빕니다. 대부분이 새로운 삶을 찾거나 일자리를 얻기 위해 다카를 찾지만, 파룰 악테르씨의 가족들이 다카로 오게 된 이유는 조금 다릅니다.

“짐을 들고 둑 위로 올라가는 것밖에 아무 것도 할 수 없었어요. 홍수가 난지 일주일도 안 돼서 가족들을 데리고 다카로 왔어요.”

방글라데시 수도인 다카의 빈민촌에 사는 파룰 악테르씨는 남동쪽에 있는 브홀라 섬에서 왔습니다. 7년 전, 홍수가 마을을 덮치면서 모든 것을 잃고 도망치듯 고향을 떠나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의 집을 빼앗은 건 기후 변화가 가져온 홍수였습니다. 지구가 급격히 뜨거워지면서 해수면 상승과 변덕스런 기후 변화로 이주하는 사람들이 급증했는데, 방글라데시를 보면 그 사태의 심각성을 알 수 있습니다. 국제이주기구는 다카 빈민가에 사는 70%의 사람들이 홍수와 같은 환경 재난으로 이주해온 사람들이라고 합니다. 온난화가 가져온 환경 재난으로 살던 곳을 떠나 국내나 해외로 이주하는 사람들을 ‘기후 난민’이라고 부릅니다.

기후 난민들은 다카에서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요? 이곳으로 온 파룰씨는 남편 그리고 네 명의 자녀와 함께 방 한 칸짜리 좁은 집에 살고 있습니다. 이 지역에 사는 다른 사람들의 생활 수준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시골에 살 때가 좋았어요. 농사 지을 땅도 있었고, 가족들도 모두 행복 했거든요. 그런데 다카로 와서는 먹고 사는 것도 벅차요.”

방글라데시 남쪽 바리살에서 수도 다카로 이사온 헬레나 악테르씨가 힘겨운 삶을 토로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이곳을 떠날 생각은 없다고 단호히 말합니다. 삶은 쉽지 않지만, 적어도 집이 물에 잠길 불안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들은 앞으로도 안심하고 살 수 있을까요? 전문가들은 다카에 사람들이 몰리는 것을 우려합니다. 도시가 수용할 수 있는 인구 수준이 넘어가면 또 다른 재앙이 생겨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카 시민들이 사용하는 물의 90%는 지하수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몰리자 이 물이 점차 고갈되고 있습니다. 매년 3미터의 지하수가 고갈되고 있으며, 2014년에는 수요와 공급의 차이가 무려 하루에 5억 리터나 됐습니다. 이 때문에 결국 시위까지 일어나 사람들은 또 다시 불안에 떨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기후 난민은 방글라데시만의 문제일까요? 투발루, 몰디브 등 이미 작은 섬나라들은 물에 가라앉기 시작했고, 일부 아프리카 지역은 가뭄으로 식수가 부족해 살 곳을 찾아 떠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영국의 연구기관 포사이트에 따르면, 2060년이 되면 기후 변화로 이주하는 사람들이 적게는 2천 5백만 명에서 많게는 10억 명이 될 것이라고 합니다.

지구 온난화, 누구의 책임일까요?

온난화 문제만 나오면 자주 언급되는 나라들이 있습니다. 전 세계의 28%의 이산화 탄소를 배출하는 중국, 16%를 차지하는 미국, 그리고 6%를 내뿜는 인도입니다. 이 문제에 있어서 세 나라의 입장은 다릅니다.

중국과 인도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발전 차이를 인정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선진국에 비해 개발이 늦게 진행된 데에다, 당장 개발 속도를 늦추면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직업을 잃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이 나라들이 환경 보호를 반대하는 것은 아닙니다. 두 국가들 역시 기후 변화가 중요한 문제임을 인식하고, 지난 2015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 총회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입니다. 중국은 이에 더해 개발도상국을 위해 31억 달러를 내놓겠다는 약속을 하며 환경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섰습니다.

두 국가와 달리 선진국인 미국에서는 공화당과 민주당 사이에 첨예한 의견 차이가 있습니다. 공화당이었던 부시 대통령은 경제적 손실을 감수 하면서까지 온실 가스 배출을 줄여야 할 이유가 없다며 강경한 모습을 보였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와 인도와 함께 온실가스 감축을 약속하며 지구촌 문제에 대한 책임 있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떨까요? 이산화탄소 배출량 전 세계 7위라는 불명예를 떠안으며, 기후 변화를 줄이자는 세계의 추세에 역행하고 있습니다. 더 충격적인 것은 이산화탄소 배출이 갈수록 급등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국제에너지기구는 OECD 회원국을 대상으로 1990년과 2013년의 1인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비교했습니다. 1990년에 비해 평균적으로 8.4% 감소했지만, 우리 나라는 108% 이상 증가했습니다.

깨끗한 인터넷을 사용해 주세요

전 세계 온실가스 농도는 매년 급증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2014년 온실 가스 농도는 산업화 이전에 비해 42%가 상승했습니다. 이렇게 증가한 이유 중에 하나가 바로 높은 에너지 사용입니다. 2010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을 살펴보면, 에너지 부문이 68%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최근 스마트폰이나 테블릿 PC의 등장으로 인터넷 사용량이 늘면서 IT분야 역시 높은 에너지 사용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전 세계 전력 소비량의 7%를 차지하고 있는데, 2020년이 되면 인터넷 트래픽이 지금의 3배가 될 거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지구를 뜨겁게 하는 인터넷, 이대로 놔둬도 될까요?

“깨끗한 인터넷을 사용하자!”

인터넷이 지구의 온도를 높이고 있다는 비난이 나오자 국제 환경 단체인 그린피스는 지구를 살리는 인터넷을 만들자는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인터넷 검색 엔진, 동영상이나 온라인 홈쇼핑, 통신사들이 재생 에너지를 사용한다면, 기후 변화 속도를 늦출 수 있기 때문입니다. 2011년 그린피스의 ‘석탄과 친구 끊기 캠페인’을 통해 약 백 만 명의 사람들이 페이스북 회사에 재생에너지 사용을 요청했습니다. 이 결과 페이스북은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100% 재생 에너지를 사용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페이스북을 선두로 다음 해에는 애플과 구글이 재생 에너지 사용에 동참했고, 지금은 그 수가 19개 기업에 다다랐습니다.

이들의 약속은 잘 지켜지고 있을까요? 그린피스의 자료에 따르면, 청정 에너지 사용률은 애플 83%, 페이스북 67%, 구글 56%였습니다. 비교적 성실히 약속을 이행하는 모습으로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고 있습니다. 우리 나라의 경우 2015년 네이버가 국내 최초로 재생 에너지 사용을 약속했습니다.

내가 사용하는 인터넷이 깨끗한지 궁금한 가요? 그렇다면 그린피스가 발표한 IT기업 성적표를 확인해 보세요.

가전 제품이 얼마나 많은 탄소를 내뿜는지 확인해 보세요

환경부에서는 탄소 배출에 관한 인증 제도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물건이 만들어지는 전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 가스 양을 보여주는 ‘탄소배출량 인증’과 동종 제품보다 탄소 배출량이 적다는 표시의 ‘저 탄소 제품 인증제’가 그것입니다. 이제부터 물건을 구입하기 전, 탄소 배출량을 확인해 보는 건 어떨까요?

ⓒSK Energy Company Blog

2℃를 막아 주세요

전 세계가 기후 변화에 주목한 이유는 피해 규모가 한 나라에 그치지 않고,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기 때문입니다. 지구의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에 비해 2도 이상 올라가면, 지구 생태계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기후 난민이 남의 일처럼 느껴지나요? 산업화 이전에 비해 지구는 이미 0.8도나 뜨거워졌습니다. 지금보다 1도 이상만 올라가도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도 난민이 될 수 있지는 않을까요?

비영리단체 보니따(BONITA)는 ‘좋은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자(Bon Idea To Action)’라는 뜻으로, 세계시민교육, 캠페인, 개발협력 프로젝트, 출판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모두에게 이로운 세계화를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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