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기부문화선진화 포럼 대표단 9人
원혜영 의원=NPO는 정부가 감당하지 못하는 다양한 복지 수요를 맞춤형으로 공급할 수 있는 매우 유용한 수단이다. 여러 선진국 사례들이 증명하듯이, NPO의 성장을 통해 청년실업이나 여성의 경력단절, 노인일자리 문제와 같은 고용의 문제도 상당부분 해소할 수 있다. 즉,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을 위한 새로운 길이 바로 이 NPO에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새 정부는 기부 친화적인 정부가 되어, 기부문화 발전과 NPO의 성장을 가장 중요한 국정 과제 중 하나로 삼아야 한다. 지금 국회에는 비영리법인 관련 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법안들이 발의되어 있거나 발의를 준비 중에 있다. 지금이 우리나라 비영리 분야 성장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는 적기인 만큼, 새 정부도 국회의 논의에 적극 협조해 줄 것을 기대한다.
이주영 의원=저출산, 고령화, 양극화 해소정책 등으로 복지 수요는 더욱 늘어갈 것이다. 이에 따른 지출 수요를 국가 재정에만 의존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공공의 손이 미치지 못하는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에 기부문화가 활성화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의 적극적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 지금같이 기부문화가 활성화된 배경에는 세금공제 등 ‘마중물 정책’이 효과를 거뒀기 때문이다. 새 정부에서는 기부문화의 정착과 기부 활성화를 위한 적극적 관심과 정책적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
이일하 한국NPO공동회의 이사장(굿네이버스)=2015년 국세청 공익법인 공시자료에 따르면, 기부금은 총 5조 2000억원이며, 기업 및 단체의 기부금 2조4093억원, 개인기부금 1조2595억원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적으로 비영리섹터가 이렇게 단시간에 성장한 나라가 없었다. 하지만 사회복지특별법에 따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업의 돈이 몰리는 것은 유감스러운 부분이다. 미국과 영국, 캐나다, 호주, 일본 등 나눔선진국 어디에도 정부 법에 근거해 특정단체에만 세제 혜택을 100% 주는 나라는 없다. 현 제도 아래서라도 공동모금회가 작은 NGO들을 육성해주면 좋겠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NGO들을 육성하려면 종사자의 인건비를 지원해야 한다. 기업도 사업 프로그램에만 지원하려고 하니 종사자들의 처우가 열악해질 수밖에 없다. 굿네이버스처럼 회비와 기부금이 1000억원이 넘는 단체는 10%만 경상비에 써도 100억여원에 이른다. 그러나 작은 NGO는 그렇지 못하다. 이것이 단체의 생명인 투명성이나 지속가능성과 직결된다. 봉사단체라고 해서 사명감과 열정에만 기댈 수는 없다.
김노보 세이브더칠드런 이사장=한국 비영리섹터는 지난 10여년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국세청에 따르면, 전체 기부금 규모는 2006년 8조 1400억에서 2015년 13조까지 커졌다. 비영리법인도 2만 여개로 늘어났다. 비영리섹터의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제도적 기틀을 다질 중요한 시기다. 아쉽게도 현재는 다양한 형태의 비영리섹터 전반을 아울러 활성화할 수 있는 근거법이 없다. 정부 주무관청도 보건복지부, 외교부 등 분산돼 있다. 영국 등 비영리 섹터의 역사가 긴 나라에는 비영리 운영과 기부 전반을 아우르는 채리티법(Charity Act)이 있다. 새 정부가 근거법을 만들어 기부문화 발전과 NPO의 지속가능한 성장이 가능하도록 정책을 펼쳐야 한다. 비영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투명성과 지속가능성이라고 본다. 투명성을 보장하려면 NPO단체의 자발적인 노력뿐 아니라 정부의 시스템, 인프라도 중요하다. NPO 활동가뿐 아니라 전문적인 법률지원이 가능한 회계사, 변호사, 학계 등 다양한 섹터가 논의해 그 시스템을 세우는 게 중요하다. 지금과 같은 일방통행식 회계투명성 공시방법이 아닌, 비영리섹터 현장 목소리가 반영된 공시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서대원 유니세프 사무총장=한국 NPO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발전을 위해서는 일정한 인프라가 필요하다. 예컨대, NPO 관련 통계산출 및 정책 연구소, 실무자 역량강화 전문 교육기관, NPO 관련 자료를 제공하는 정보센터, NPO 전문 컨설팅 기관 등이 필요하다. 아울러 비영리 재무회계 표준화뿐만 아니라 비영리운영지침 마련도 중요하다. 또한 비영리단체를 등록, 관리, 법정책, 통계산출 등을 관리하는 영국의 채러티 커미션과 같은 하나의 통합된 정부 행정기구가 필요하다. 우리사회 NPO단체가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활동하고 있는데, 공익활동에 대한 성과, 영향력 등에 대한 통계가 나오지 않는다. 모금 단체들은 국제 기준과 트렌드를 따르고 있고, 국제개발 NGO들은 국제기구 등과 발맞춰서 활동하려고 노력하는데, 한국의 비영리 정책과 제도는 30~40년 전과 비교했을 때, 크게 변화가 없다.
양호승 월드비전 회장=‘국제개발협력(ODA)’에서 원조 분절화를 극복하기 위한 유·무상 통합원조기구를 설치, 무상원조와 인도적 지원 분야의 확대, 비구속성 원조(물자 및 서비스 조달처를 원조공여국으로 제한하지 않는 것) 확대를 통한 원조의 질 개선, 국제개발협력의 파트너로서 시민사회의 참여가 확대되고 민관 협력이 강화되어야 한다. 또한, ‘사회복지 아동분야’에서 아동의 의견 반영을 위한 공식의견수렴 창구인 ‘대한민국 아동총회’ 개최 및 주관부서에 대한 법적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기부금품의 모집법’에 있어 사회복지법인도 ‘사회복지공동모금회법’에 준하는 기준으로 세제혜택의 적용, 기부금품 모집등록상 신고 대상과 내용에 대한 명확한 정의로 후원자들의 혼란을 방지해 기부문화가 확산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유원식 기아대책 회장=NPO는 정부, 공공기관의 손이 닿지 않는 다양한 사회문제에 참여하고 있으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새 정부에서는 NPO를 중요한 사회적 문제 해결의 파트너로 인식하고, NPO의 사업방식, 사업의 효과를 연구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또 좋은 케이스를 발굴하여 정책에 반영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도모함으로써, 사회문제 해결과 한국 사회의 발전을 위해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
이제훈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회장=재단에서 올해 만 18세 미만 아동 8600명에게 1만여 건의 정책 제안을 받은 결과, 교육·학교 분야에 관한 의견이 가장 많았고 특히 교육 시간 축소를 가장 바라고 있다. 새 정부는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고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을 만들고 안전을 위한 제도를 강화하는 데 우선적으로 앞장서주기를 바란다. 또한, 기부문화 확산을 위한 정책 추진도 새정부에 기대하는 역할이다. 공익법인에 대한 일원화된 지원과 관리체계 구축, 기부금 공제 방식 개선 등 기부 참여를 높일 수 있는 제도 개선에 힘써주길 바란다.
정형석 밀알복지재단 대표=정부가 복지 정책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민간기관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기 위해서는 민관이 함께하는 협력적 거버넌스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 정부의 지침과 현장의 차이로 인한 혼란이 기부문화 확산을 저해하기도 한다. 일례로 비영리공익법인이 주식 기부를 받는 경우 증여세 감면 혜택이 독일·영국 등 선진국과 비교해 현저히 낮아 복지사업을 위축시키는 경향이 있다. 비영리공익법인에 대한 자율성을 부여하여 목적 사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정리=박혜연 더나은미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