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2일(금)

[사회문제를 보면 일자리가 생긴다-⑥] 안전사고 터질 때마다 대안 기술 내놓는 김원국 ‘포드림’ 대표

인공지능·사물인터넷(IoT)·로봇 등이 주축이 되는 4차 산업혁명이 가속도를 내면서, 일자리에 대한 불안감이 치솟고 있다. 지난해 청년 실업률은 9.8%로 역대 최고였고, 연간 실업자 수도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었다(2016 통계청). 글로벌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면서 저출산 고령화, 공동체 붕괴, 소외계층 급증 등 新사회문제도 급증하고 있다. 미래 일자리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는 시점. 더나은미래는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기업가 정신으로 사회문제 해결과 비즈니스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소셜이노베이터(Social Innovator)’들을 만났다. 사회문제를 들여다보고 일자리를 만들어낸 8인의 소셜이노베이터를 소개한다.

숭례문 화재, 세월호, 노크귀순 등 재난 현장에는 항상 이들이 있었다 

[사회문제를 보면 일자리가 생긴다-⑥] 

재난 안전 사건마다 대안 기술 내놓는  

김원국 포드림 대표 인터뷰 

 

2008년 국보 1호 ‘숭례문’ 화재부터 2012년 북한 병사가 군사분계선 등 4중 철책을 뚫고 남하, 군 감시망이 무방비로 뚫렸던 일명 ‘노크귀순’ 사건, 그리고 지난 2014년 304명의 희생자를 낳은 세월호 참사까지. 대한민국을 뒤흔드는 사회 안전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대안 기술을 개발해 재발 방지에 앞장선 기업이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사회적기업 ‘포드림(4dream)’.  IT 전문가, 전직 경찰, 소프트웨어 개발자 등 20여명의 전문가들이 포진해 있는 이곳에선 지난 10년 간 특히 문화·사회안전망·배움터·환경 등 4가지 분야에서 재난과 범죄를 방지하는 30여개 자체 기술을 개발했다. 덕분에 연간 약 24억원의 매출을 내며 기술 기반의 방재 시스템 분야에선 국내 선두 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포드림_사진_혁신_포드림_20170124
포드림은 10년 간 각종 재난, 범죄 등을 예방하는 30가지 기술을 개발한 혁신적 사회적기업이다.  ⓒ포드림 제공

원래 포드림은 10여년간 경찰 사이버테러 대응센터에서 사용하는 디지털증거분석 솔루션을 만들던 회사였다. 안정적이던 사업을 접고 기존 기술들까지 모두 판 뒤 2008년, 문화재 재난 관리 시스템 개발부터 새롭게 시작한 건, 김원국 포드림 대표가 우연히 목격하게 된 숭례문 화제 현장의 충격 때문이었다. 김 대표는 “대응 방법도 모르고 허둥지둥 거리다 눈앞에서 우리나라 대표 문화재가 없어지는데 ‘우리 기술이 이 정도밖에 안됐나’ 싶더라”며 “오랫동안 함께 사업을 해온 5명의 동료들과 ‘우리가 한 번 해보자’ 마음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과정은 쉽지 않았다. 문화재 관리에 관한 대한 정부의 관심과 지원도 적은데다 개발이 장기화 되면서 자금난이 계속 됐다. 결국 구성원들이 10억원 가까이 사비를 각출한 노력 끝에 완성한 ‘안단테(Andante)’ 시스템은 센서로 문화재의 온도 ‧습도 ‧연기 등을 감지하고 실시간 분석해 화재·침입·도난 같은 재난 상황이 발생하면 유관기관 및 관계자에게 알려준다. 김 대표는 “숭례문과 같은 목조 양식 건축물은 화재가 발생하면 초기 10분이 ‘골든타임’”이라며 “재난 극초기에 상황을 체계적이고 정확히 인지하도록 기술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이 시스템은 수원 화성, 해인사 등 100여곳에 적용, 140개 문화재를 보호하고 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실력을 인정받아, 불교 성지인 스리랑카의 2400년 된 대표 사찰로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이기도 한 ‘락 템플’과 ‘골든 템플’을 6년째 전담 관리하고 있다. 그는 “세계 수많은 문화재 관리 업체들 중 ‘포드림’ 만 유일하게 사찰 다락에 올라가는 것을 허락할 정도로, 우리 기술을 최고로 평가한다”며 뿌듯해했다.

포드림_사진_혁신_포드림_20170124
김원국 포드림 대표./포드림 제공

포드림은 이밖에도 수류탄 폭발 사고를 접하고 사람이 가까이 있으면 터지지 않는 센서 모듈을 개발하고, 세월호 침몰 이후엔 추락 지점뿐 아니라 바람‧조류‧해류 등을 자동 적용해 떠내려간 곳을 예측하는 조난 방지 시스템 등을 만들어 특허도 출원했다. 산불 감시 시스템, 학교 폭력 예방 시스템, 수배차량 위치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CCTV 통합관제 센터 등 기술 종류도 다양하다. 기술 개발 이외에 관련 제도 개선을 위한 옹호 활동(애드보커시도‧Advocacy)도 펼친다. 대표적으로 최소한의 소방 기준만 적용되는 일반 콘크리트 건물과 동일하던 문화재 방재 체계를 엄격하게 해야 한다고 전문가 토론회를 개최하는가 하면, 최근엔 드론이 무질서 하게 사용되지 않도록 드론관재소를 설립하고 사용자 등록부터 운영 관리를 표준화 할 것을 관련 비영리단체와 함께 유관 기관에 건의 중이다.

끊임없는 기술 개발의 ‘비결’을 묻자, 김 대표는 “안전은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관심’의 문제더라”고 답했다. “기술보다 더 중요한 건 문제를 그냥 지나치지 않고 ‘꼭 해결하겠다’는 간절함 같습니다.”

관련 기사

Copyrights ⓒ 더나은미래 & futurechosun.com

전체 댓글

제262호 창간 14주년 특집

지속가능한 공익 생태계와 함께 걸어온 1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