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돌보느라 멈춘 진로 준비…청년재단·바보의나눔이 지원한다

가족을 돌보느라 자신의 학업과 진로 준비를 뒤로 미뤄온 가족돌봄청년에게 생활비와 교육비 등을 지원하는 사업이 추진된다. 돌봄 부담을 덜어주는 데 그치지 않고, 청년들이 자신의 미래를 구체적으로 설계할 수 있도록 진로 탐색 프로그램까지 연계하는 방식이다.

재단법인 청년재단은 재단법인 바보의나눔과 함께 가족돌봄청년 지원을 위한 협력 사업을 시작한다고 17일 밝혔다. 양 기관은 청년재단의 ‘청년다다름사업’과 바보의나눔의 ‘이른돌봄 캠페인’을 연계해 연간 총 1억6000만 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하고, 가족돌봄청년 1인당 최대 300만 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가족돌봄청년은 질병이나 장애, 정신건강 문제 등을 겪는 가족을 돌보며 생계와 가사 책임까지 떠안는 청년을 뜻한다. 이들은 또래가 학업, 취업, 자기계발을 준비하는 시기에 돌봄과 생계를 우선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청년재단은 청년다다름사업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가족돌봄청년들이 경제적 어려움뿐 아니라 진로 탐색과 사회적 경험의 기회에서도 배제되는 현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청년재단은 2019년부터 청년다다름사업을 통해 가족돌봄청년, 자립준비청년, 장기미취업청년 등 정책 사각지대에 놓인 청년을 대상으로 맞춤형 진로 설계와 성장 지원을 제공해왔다. 2025년까지 총 1585명이 사업에 참여했으며, 올해는 전국 약 200명의 청년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 협업에는 바보의나눔이 참여했다. 바보의나눔은 고 김수환 추기경의 사랑과 나눔 정신을 이어가기 위해 설립된 모금·배분 전문기관으로, 2022년부터 ‘이른돌봄 캠페인’을 통해 아픈 가족을 돌보는 청소년과 청년의 생활 안정, 돌봄 부담 완화를 지원해왔다.

양 기관은 이른돌봄 캠페인을 통해 조성된 기금을 바탕으로 청년다다름사업에 참여하는 가족돌봄청년에게 돌봄비, 주거비, 교육비, 건강관리비, 생활비 등을 추가 지원한다. 지원금은 1인당 최대 300만 원까지 지급된다. 청년들은 경제적 부담을 덜고 생활 기반을 마련하는 동시에, 청년다다름사업의 진로설계 프로그램에 참여해 향후 진로와 삶의 방향을 구체화하게 된다.

사업은 이미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지난 8일 청년재단 강의장에서는 1차 지원 대상자 35명을 대상으로 오리엔테이션이 열렸다. 참가자들은 지원금 활용 방법과 연간 프로그램 운영 방향을 안내받고, 자기돌봄 워크숍에 참여하며 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나눴다. 재단은 6월 중 2차 지원 대상자도 선정할 예정이다.

양 기관은 이번 사업을 단순한 일회성 지원에 그치지 않고, 가족돌봄청년의 삶과 지원 수요를 분석해 지속가능한 지원 모델과 정책 개선 방향을 함께 모색할 계획이다. 가족돌봄청년의 돌봄 부담을 개인과 가족의 문제로만 두지 않고, 사회적 지원 체계 안에서 다뤄야 한다는 취지다.

오창석 청년재단 이사장은 “청년이 처한 환경과 어려움은 시대 변화에 따라 다양해지고 있으며, 청년정책과 지원사업 역시 이에 맞춰 발전해야 한다”며 “청년다다름사업을 운영하며 발견한 가족돌봄청년의 어려움을 바보의나눔과의 협력을 통해 보다 실질적으로 지원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지원이 청년들이 잠시 돌봄의 부담에서 벗어나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방향을 그려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사각지대에 놓인 청년들을 위한 맞춤형 지원과 협업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조유현 더나은미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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