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무법인(유한) 지평은 ‘나눔, 배려, 참여’의 정신을 바탕으로 2014년 공익법단체 두루를 설립했다. 두루는 평등한 접근, 구금으로부터의 자유, 공익법 생태계 조성을 주요 목표로 삼아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법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 과정에서 지평은 단순한 설립자를 넘어, 분야별 법률 전문성과 프로보노(pro bono) 역량을 지속적으로 보태 온 협력자로 함께해 왔다.
필자가 2018년 두루에서 아동·청소년 권리옹호 활동을 시작했을 당시 맡았던 업무 중 하나는, 2014년부터 두루와 지평이 함께 이어온 위기임산부·여성 청소년 지원 시설에서의 법률교육 프로그램 운영이었다. 해당 시설의 생활인 다수는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청소년으로, 일상에서 마주하는 문제와 직결된 법률 정보를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었다. 두루와 지평의 변호사들은 생활인들이 거주하는 공간을 직접 찾아가 출생등록, 양육비, 노동인권, 채무와 신용 문제, 디지털 성착취·성폭력, 아동학대, 가정폭력 등 주요 주제를 중심으로 강의를 진행했다. 강의 이후에는 개별 상담이 이어졌고, 필요할 경우 지평의 프로보노 활동을 통해 추가 자문이나 소송 지원으로 연계되기도 했다.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축적된 법률교육과 법률지원 경험은, 아동·청소년이 스스로 권리를 이해하고 필요한 순간에 적절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자료가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으로 이어졌다. 이에 두루와 지평은 그간의 교육·상담 자료를 토대로 ‘2025 아동·청소년 법률 매뉴얼’을 공동 기획·제작했다.
매뉴얼에는 아동학대, 가정폭력, 노동, 금융, 성착취·성폭력, 온라인 폭력, 출생등록·입양·양육비, 친권·미성년후견 등 아동·청소년이 일상에서 마주할 수 있는 주요 법적 쟁점을 문답 형식과 쉬운 언어로 정리했다. 당사자가 자신의 상황을 이해하고 필요한 지원 기관을 직접 찾을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제작된 매뉴얼 300여 권은 전국 아동·청소년 지원 단체에 배포됐고, 누구나 활용할 수 있도록 온라인 버전도 함께 공개했다.
이 밖에도 두루는 ‘수용자 자녀 법률지원 사업’, ‘보호처분 대상 아동 법률지원 및 우범소년 규정 폐지를 위한 입법 지원 사업’ 등 취약한 상황에 놓인 아동·청소년의 법적 권리를 확보하기 위한 활동을 이어왔다. 이 과정에서도 상담과 자문, 집필 등 필요한 단계마다 지평의 전문성과 프로보노 역량이 더해지며 지원의 범위와 깊이는 확장됐다.
아동·청소년 권리옹호는 개별 사건의 해결에 그치지 않는다. 구조와 제도를 바꾸는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아동·청소년을 둘러싼 생태계 안에서 다양한 자원이 각자의 자리에서 역할을 하는 협력의 구조가 뒷받침돼야 한다. 두루는 지평과의 협력을 포함해 그동안 여러 주체들과 쌓아 온 경험을 바탕으로, 권리옹호 생태계를 조성하고 확장하는 데 더욱 집중하고 있다. 동시에 현장에서 드러나는 구조적 문제를 분석해 필요한 법적·제도적 개선을 구체화하는 작업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함께할 때 비로소 힘을 얻는다. 여러 주체가 손을 맞잡을 때, 아동·청소년의 삶에 필요한 변화가 일상 속에 자리 잡을 수 있다. 앞으로 더 많은 이들이 이 과정에 연결되고 함께하기를 기대한다.
엄선희 공익법단체 두루 변호사
| 로펌공익네트워크는 로펌의 공익활동 활성화를 위해 2016년에 결성되어 현재 국내 12개 주요 로펌(법무법인 광장, 김앤장 법률사무소, 법무법인 대륙아주, 법무법인 동인, 법무법인 로고스, 법무법인 바른, 법무법인 세종, 법무법인 원, 법무법인 율촌, 법무법인 지평, 법무법인 태평양, 법무법인 화우)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본 네트워크는 로펌이 서로 힘을 합쳐 로펌 및 변호사의 공익활동을 활성화하고 로펌의 사회적 책임을 다할 방법을 지속적으로 모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세상은 여전히 따뜻한 法> 시리즈를 통해 변호사들의 프로보노 활동을 생생히 알리고, 법률가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전함으로써 공익활동의 가치가 우리 사회 전반에 확산되기를 기대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