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11일(금)

2030년 재생에너지 전 세계 전력 수요 절반 이를 것… 중국과 인도 성장 가팔라 [글로벌 이슈]

10월 9일(현지시각) 국제에너지기구(이하 IEA)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가 전 세계 전력 수요의 절반 가량을 차지할 것이라고 보고했다. 그러나 재생에너지 용량을 3배로 늘리겠다는 유엔 목표는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에너지 분야 탈탄소화가 더디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0월 9일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보고서 ‘리뉴어블 2024(Renewables 2024)에서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가 전 세계 전력 수요의 절반가량을 차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IEA 홈페이지 갈무리

IEA의 매년 발행하는 재생 에너지 보고서 ‘리뉴어블 2024(Renewables 2024)’에 따르면 2030년까지 세계적으로 5500기가와트(GW)의 재생 에너지 용량이 추가된다. 이는 2017년에서 2023년 사이 늘어난 재생 에너지 양의 세 배에 달한다.

재생에너지 성장을 이끄는 것은 중국과 태양광이다. 중국은 2030년까지 전 세계에 설치된 모든 재생 에너지 용량의 60%를 차지할 것이라고 IEA는 말한다. 중국은 양적 증가가 눈에 띈다면, 인도는 주요 국가 중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재생 에너지를 늘리고 있다. 태양광은 늘어나는 재생 에너지 설비의 80%를 차지할 전망이다. 주춤했던 풍력발전 또한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파티흐 비롤 IEA 사무총장은 “재생 에너지 발전은 온실가스 감축이나 에너지 안보 강화뿐 아니라 대다수 국가에서 발전소를 새로 만드는 선택지 중 가장 저렴하므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IEA는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높아지고 있음에도 ‘재생에너지 용량 세 배 증가’라는 목표를 달성하긴 어렵다고 보고했다. 세계 각국은 작년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재생에너지 발전 용량을 11테라와트(TW) 늘리는 서약을 맺었다.

IEA는 보고서에서 재생에너지의 생산뿐 아니라 전달과 저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발전 용량을 늘리려면 2030년까지 2500만km의 전력망을 현대화하고 1500기가와트(GW)의 전력을 저장할 수 있는 시설이 갖춰져야 한다는 것이다.

DNV는 2024년 에너지 관련 이산화탄소 배출이 정점을 찍고 2025년부터 점차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 DNV

한편, 국제 에너지 컨설팅 회사 DNV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용량이 목표치인 3배에 못 미치는 2.2배 성장까지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9일(현지시각) DNV는 보고서를 통해 재생에너지 비용이 줄어들면서,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올해 정점을 찍고 점차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태양광과 배터리 시장이 성장하면서 재생에너지 설치와 이용 비용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에너지 관련 이산화탄소 배출이 내년부터 감소세에 접어들어도 기존 목표 달성은 힘들다. DNV는 재생에너지 용량뿐 아니라 에너지 효율성 개선도 COP28에서 정한 목표의 절반 수준밖에 되지 못하는 것도 함께 짚었다. 2050년까지 넷제로 달성도 불가능하다.

레미 에릭센 DNV CEO는 “태양광과 배터리는 에너지 전환을 주도하고 있으며 (화석연료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정점을 찍고 내려오는 것은 인류에게 이정표가 된다”며 “이제는 배출량이 얼마나 빠르게 줄어드는지 집중하며 친환경 에너지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신용평가사 피치는 세계의 이산화탄소 감축 속도가 더디다고 8일 보고서를 통해 지적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는 이미지. /Pixabay

반면, 세계적인 신용평가사 피치는 세계 경제의 탈탄소화가 지나치게 더디다고 꼬집었다. 피치가 지난 8일(현지시각) 발표한 보고서에 의하면 작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8%, 국내총생산(GDP)은 2.9%를 기록했다. GDP 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이번에 1%가량 줄어들었는데, 이는 지난 25년간의 연평균 감소율과 비슷하다. 피치는 2050년까지 넷제로를 달성하려면 2020년부터 2030년까지 매년 8%씩 줄어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가장 큰 원인은 신흥국가의 이산화탄소 감축 실패다. 10개 선진국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1970년대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GDP 당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6% 줄었다. 반면 신흥 10개국은 이산화탄소 배출과 GDP 모두 4.7%씩 늘어나며 탈탄소화에 실패했다.

피치는 “중국을 제외한 신흥 국가에서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투자가 부족해 탄소를 감축하지 못했다”며 “신흥 10개국이 전 세계 에너지 소비의 64%를 차지하는 만큼 이들의 높은 에너지 소비는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채예빈 더나은미래 기자 yevin@chosun.com

기사 핵심 요약

·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가 전 세계 전력의 절반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유엔 목표인 재생에너지 용량의 3배 증가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 재생에너지 성장은 주로 중국과 태양광이 주도하고 있으며, 인도도 빠르게 따라잡고 있다​.
· 그러나 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에너지 전달 및 저장 인프라 개선이 필요하다​.
· 국제 에너지 컨설팅 회사 DNV는 2025년부터 이산화탄소 배출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탈탄소화 속도는 여전히 더디며, 신흥국의 감축 실패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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