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기후변화로 국토의 1/3이 물에 잠긴 파키스탄. /옥스팜
세계 억만장자 상위 50명, 90분 만에 일반인 평생 배출량보다 더 많은 탄소 배출

옥스팜 ‘생명을 위협하는 탄소 불평등’ 보고서호화 전용기·요트 이용, 오염산업 투자로 인한 탄소 배출 심각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억만장자 50명이 1시간 30분 동안 일반인이 평생 배출하는 것보다 더 많은 양의 탄소를 배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오염 산업 투자와 개인 전용기 및 슈퍼요트가 주범으로 꼽혔다.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은 28일 다음 달 11일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리는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에 맞춰 ‘생명을 위협하는 탄소 불평등’ 보고서를 발표했다. 억만장자들의 사치스러운 교통수단과 오염 투자를 모두 살펴본 최초의 연구다. 보고서에 따르면 억만장자 50명은 1년 동안 평균 184회 비행기를 타고 425시간을 공중에서 보내면서 일반인이 300년 동안 배출하는 양의 탄소를 만들어냈다. 같은 기간 동안 그들의 요트는 일반인의 860년 어치 탄소를 배출했다. 일례로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의 전용기 두 대는 1년 중 약 25일 동안 비행했다. 이에 따라 미국 아마존 직원들이 평균적으로 207년 동안 배출하는 양에 맞먹는 탄소를 배출했다. 전 세계 배출량이 지금의 추세로 계속된다면 탄소예산(지구 온도 상승을 1.5도 이내로 억제하기 위해 배출할 수 있는 이산화탄소의 남은 양)은 약 4년 안에 고갈될 것이란 예측이다. 그러나 옥스팜 보고서는 모든 사람이 억만장자 50인이 개인 전용기와 요트를 사용하는 것처럼 탄소를 배출하면 탄소예산은 이틀 안에 사라질 것이라고 말한다. 투자로 인한 탄소 배출은 사치적인 교통수단 이용보다 더 심각한 문제로 꼽힌다.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억만장자 50명의 투자로 인한 탄소 배출량 평균은 개인 전용기와 요트로 인한 배출량의 약 340배에

“자기 집 ‘아마존’부터 청소하라”… CEO 베이조스, 12조원 기부하고도 뭇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아마존’의 최고경영자(CEO) 제프 베이조스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100억달러(약 12조원)를 기부하겠다고 밝힌 뒤 오히려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베이조스는 지난 17일(현지 시각) 개인 인스타그램을 통해 100억달러 규모의 ‘베이조스지구기금(Bezos Earth Fund)’을 설립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기금으로 기후변화의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하는 NGO나 연구자들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베이조스의 발표 직후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기업 운영 방식은 그대로 두고 기부금을 통해 이미지 세탁만 하려 한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일기 시작했다. 그린피스 미국 사무소는 공식 트위터를 통해 “아마존이야말로 어마어마한 환경 문제의 근원지”라며 “베이조스는 ‘자기 집'(아마존)부터 청소하라”고 일침을 날렸다. 미국 민주당 하원의원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도 “기부금을 낼 게 아니라 기업 운영 방식을 친환경적으로 바꾸면 될 일”이라고 꼬집었다. 베이조스를 향한 시선이 싸늘한 이유는 그간 아마존이 ‘기후 악당 기업’으로 지목돼 왔기 때문이다. 2019년 기준 아마존의 연간 탄소배출량은 4400만t으로, 스위스·노르웨이와 같은 나라의 연간 탄소배출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그가 진정성 논란에 휩싸인 이유는 또 있다. 아마존의 환경 파괴 활동을 감시하는 내부 직원 모임인 ‘기후정의를 위한 아마존 노동자들(AECJ·Amazon Employees for Climate Justice)’을 대놓고 탄압해왔기 때문이다. 그간 아마존은 환경 파괴의 주범으로 알려진 ‘비피(BP)’나 ‘셸(Shell)’ 등 석유 시추 기업에 자체 개발한 데이터 관리 기술을 제공해왔다. AECJ 회원들이 이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나타내자, 지난달 초 베이조스가 “주동자를 해고하겠다”고 협박했고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한편 AECJ 측도 베이조스의 기금 설립과 관련해 논평을 냈다. 이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