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기고] “20년 전 처음 방문한 아프리카… 그곳에서 죽어가던 아이들이 내 삶을 바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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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자 월드비전 친선대사

미상_사진_국제개발_김혜자_2014아프리카 방문을 시작한 지 벌써 20년이 지났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은, 2012년 말 황열병 주사를 다시 맞기 위해 병원에 다녀온 후다. 잠시 휴식을 위해, 그리고 호기심에 찾았던 아프리카. 그 여정이 내 삶을 이렇게 완전히 바꿔놓을 줄은 몰랐다. 아프리카 에티오피아를 처음 방문했을 당시의 모습이 지금도 눈앞에 생생하다. 앙상하게 뼈만 남은 채, 파리를 쫓을 힘조차 없이 무기력하게 앉아 있던 아이들. 그런 자녀를 안타까운 눈으로 바라보던 엄마의 슬픈 얼굴. 그저 아프리카의 야생 동물을 기대하며 방문한 땅에선, 상상조차 못했던 장면들이 펼쳐졌다. 에티오피아를 다녀온 후, 아무런 죄 없이 삶의 벼랑 끝에 내몰린 운명 속 아이들이 자꾸 눈에 밟혔다. 더러운 물 때문에 목숨을 잃는 그 아이들을 지켜줘야 하는 것이 바로 우리 어른들의 몫이란 생각이 들었다.

나는 월드비전과 함께 이 아이들을 도와달라고 호소하기 시작했다. 나의 진심이 통했던 것일까? 우리 주변에서 따뜻한 바람이 일기 시작했다. 배고프고 아픈 아이들을 돕기 위해 작은 동전들을 모아 오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났다. 바로 월드비전 ‘사랑의 빵’ 캠페인이다.

이는 그동안 우리가 받았던 도움을 전 세계로 나누기 위해 동전을 모으는 캠페인이었다. ‘사랑의 빵’ 캠페인을 시작으로, 한국월드비전은 가난한 이웃들을 전 세계에서 넷째로 많이 돕는 모금단체로 성장했다. 아무 조건 없이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53만명의 월드비전 후원자분들이 함께한 덕분이다. 이렇게 이웃을 돕는 기쁨을 소중히 하는 분들이 우리나라에 많다는 것이 정말 자랑스럽다. 그분들이 있었기에 월드비전은 더 많은 지구촌 이웃들을 도울 수 있었고, 고통 속의 아이들을 구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가 도와야 할 아이들은 너무나 많다.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최소한의 권리도 보장받지 못하는 아이들. 이들은 그저 그 나라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고통을 견뎌내야만 한다. 한국전쟁 직후, 처참했던 이 땅을 보며 아픈 가슴으로 도움의 손길을 전했던 월드비전의 설립자 밥 피어스, 한경직 목사처럼 누군가 그 아이들의 손을 잡아줘야 한다. 더 많은 사람이 이 아이들의 손을 잡아줄 수 있도록, 또 모든 아이가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도움이 필요한 그곳에 늘 함께할 것이다.

64년 전, 이 땅에 뿌려진 사랑의 씨앗이 열매를 맺어 또 다른 곳에 씨앗으로 뿌려지는 나눔의 선순환이 계속되길 희망한다. 사랑만이 희망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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