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제조업 위주의 경제는 한계에 부딪혔다고 생각합니다. 성장 가능성이 무한한 바이오산업으로 국내뿐 아니라 국제 사회가 겪는 기아·질병 문제도 함께 해결할 수 있습니다. 한국이 가진 가장 강력한 자원인 ‘인적 자원’과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이 함께한다면 우리나라가 이 산업을 주도할 수 있을 것입니다.”(김진표 국회의장)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제39차 국회 지구촌보건복지포럼’이 열렸다. ‘바이오산업의 발전과 정책 과제’를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에서 김진표 국회의장은 바이오산업의 발전 현황과 국내 바이오 정책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강연을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는 보건 복지에 관심 있는 국회의원을 포함해 바이오산업에 종사하는 CEO 60여 명이 참여했다. 이번 포럼은 국회의원 연구단체인 국회 지구촌보건복지포럼이 주최하고 사단법인 지구촌보건복지가 주관했다.
개회사를 맡은 이경률 사단법인 지구촌보건복지 이사장은 “올해 7월 몽골 울란바토르 국립 의대에 방문해 의료진단 장비와 필수 의료 약품을 기증했는데, 그때 코로나 19 이후로 보건 의료 영역에서 국가 간 격차가 더 많이 벌어졌다는 걸 몸소 느꼈다”며 “이번 강연을 통해 그 격차를 없앨 수 있는 바이오 산업 종사자 여러분이 더 넓은 시야를 얻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김진표 국회의장은 바이오산업 관련 정책과제로 ▲인공장기(오가노이드) ▲바이오헬스 분야의 인허가 제도 ▲줄기세포(재생의료)연구 활성화 ▲AI의료로봇 개발 등 크게 네 가지를 꼽았다. 김진표 의장은 “인공장기(오가노이드) 기술 분야가 매우 유망한 산업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인공장기 기술을 정책 과제로 꼽은 이유로 “불가피한 인체·동물 실험을 대체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인공장기(오가노이드) 기술이란 환자 본인의 세포를 배양해 개인 맞춤형 장기를 만드는 기술을 말한다. 지난해 6월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가 발표한 ‘글로벌 오가노이드 시장 현황 및 전망’에 따르면 글로벌 오가노이드 시장은 2019년 6억9000만 달러(약 9844억원)에서 2027년 34억2000만 달러(약 4조8780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인공장기 기술에 대해선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현재 우리나라에 장기가 없어서 수술을 못 받는 말기 환자가 4만명이 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인공장기 시장에서 정부가 (정책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투자가 더 활발히 일어나 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했다.
바이오 헬스 분야의 인허가 제도에 대해 김진표 국회의장은 “의약산업에서 벤처들이 계속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도록 국내의 엄격한 신의료기술평가 제도에 대해 다시 제고해볼 필요가 있다”며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문제기에 식약처가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는 것도 이해가 가지만 한편으론 ‘신의료기술로 스타트업을 하려면 한국에선 안 된다’라는 의견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라고 밝혔다.
또 줄기세포 재생의학에 대해선 “지난해 9월 첨단재생의료법이 국회를 통과했다”며 “그간 사실상 금지됐던 줄기세포 치료·유전자 공학을 이용한 재생 의료 연구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6월 기준으로 총 16개 줄기세포 치료제가 임상 연구 단계에 있는데 앞으로 이 분야에서 우리가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 중이다”고 덧붙였다.
AI 의료로봇은 장애인과 노약자에게 특히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의료용 로봇은 간호·간병 뿐 아니라 재활 훈련 및 장애인 보조 로봇도 있다”며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3월 지능형 로봇 기술개발에 투자해 장애인들도 비장애인들과 마찬가지로 자전거를 타거나 100m 달리기를 가능하게 하는 로봇을 개발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포럼을 주관한 국회 지구촌복지포럼의 대표를 맡은 전혜숙 의원은 “코로나 19사태로 중단됐던 우리 포럼이 다시 재개돼 기쁘다”며 “코로나 19가 남긴 상처를 치유하는 나눔과 연대의 길에 많은 분께서 함께 해주셔서 감사하고, 앞으로도 이 포럼의 대표의원으로서 논의의 장을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백지원 더나은미래 기자 100g1@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