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6일(금)

“韓 가계지출 절반이 핵심생계비… 교육· 의료 분야 공공성 높여야”

주거·수도비, 교육비 등 핵심생계비가 한국 가계 지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영국, 스페인 등 유럽 8개국보다 높은 수준이다.

25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한국과 유럽 8개국(스웨덴, 덴마크, 벨기에, 프랑스, 스페인, 그리스, 아일랜드, 영국)의 가계 핵심생계비 지출 수준을 비교분석한 보건복지포럼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핵심생계비는 주거·수도·광열, 교육, 의료 분야의 지출액을 합산한 액수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기준 한국의 가구 소비지출 중 핵심생계비 비율은 47.2%로 분석 대상 9개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이어 덴마크(43.3%), 스웨덴(42.6%), 아일랜드(41.9%) 순이었다. 영국(39.8%), 스페인(38.4%), 프랑스(36.7%)의 핵심생계비 비율은 40%를 밑돌았다.

한국과 유럽 8개국(스웨덴, 덴마크, 벨기에, 프랑스, 스페인, 그리스, 아일랜드, 영국)의 가계 소비지출 대비 핵심생계비 비율.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제공
한국과 유럽 8개국(스웨덴, 덴마크, 벨기에, 프랑스, 스페인, 그리스, 아일랜드, 영국)의 가계 소비지출 대비 핵심생계비 비율.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제공

연구팀은 핵심생계비를 ▲교육비 ▲의료비 ▲주거·수도·광열비(전기·가스 등에 드는 에너지 비용) ▲교통·통신비 등 4개 부분으로 구분하고, 총소비지출대비각 부문 지출 규모를 각각 집계했다.

구체적으로 한국의 교육비 지출 비율은 유럽 8개국보다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총소비지출에서 교육비 지출이 차지한 비율은 한국의 경우 11.1%로 그리스(4.0%)보다 2배 이상 높았다. 북유럽·서유럽 국가의 교육비 지출 규모는 1% 내외였고, 남유럽과 영국도 2~8.5% 수준이었다.

의료비 부문에서 한국은 9개국 중 2위에 자리했다. 가계 소비지출 대비 의료비 지출 비율은 그리스가 7.4%로 가장 높았고, 한국은 6.8%로 뒤를 이었다. 다만 노인 단독 가구의 의료비 지출 비율은 한국이 14.9%로 그리스(13.9%)보다 1%p 높았다. 복지국가로 불리는 스웨덴(2.3%)과 프랑스(1.8%), 영국(1.2%)의 의료비 지출 수준은 2% 미만이었다.

한국의 주거·수도·광열비, 교통·통신비 지출 비율은 유럽 8개국과 비슷한 수준이거나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총 소비지출 대비 주거·수도·광열비 지출 비율은 한국의 경우 11.2%로 스웨덴(19.7%), 덴마크(17.6%), 프랑스(15.4%)보다 낮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과 비교 대상 국가들의 교통·통신비 지출 비율은 10% 이상으로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가구 핵심생계비 부담을 덜기 위해서는 교육, 의료 분야의 공공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며 “노인 단독 가구와 저소득층의 부담 수준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김수연 더나은미래 기자 ye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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