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상위 10% 부자가 전체 순자산의 43%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년 동안 하위 20%와 상위 20%의 자산 격차는 더 벌어졌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7일 보건복지포럼에 공개한 ‘소득과 자산의 양극화 및 격차 실태와 정책적 함의’ 보고서에 따르면 순자산 기준 상위 1%는 전체의 10.9%, 상위 5%는 29.3%, 상위 10%는 43.2%인 것으로 확인됐다.
자산을 기준으로 5분위로 나눌 경우 1분위의 평균 총자산은 2012년 1628만원에서 2021년 2597만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5분위는 10억1628만원에서 15억1688만원으로 증가했다. 하위 20%의 자산이 약 1000만원 늘어날 때, 상위 20%는 5억원 증가한 것이다.
소득 분위별 자산 구성비는 2021년 기준 1분위의 경우 금융자산이 74.3%, 거주주택이 13%, 거주주택 외 부동산이 2.3%, 기타 실물자산이 10.4%였다. 5분위는 거주주택 비중이 43.2%로 가장 높았다. 다음은 거주주택 외 부동산(36%), 금융자산(17.6%), 기타 실물자산(3.3%) 순이었다. 소득 분위가 낮을수록 금융자산 비중이 높고, 반대의 경우 부동산 비중이 높았다. 연구진은 “1분위 자산 구성비는 2012년부터 최근까지 동일하지만, 5분위는 부동산의 비중이 증가하는 양상이 포착됐다”며 “자산격차가 발생하는 데는 주택 등 부동산 가격의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소득 격차도 벌어졌다. 근로소득과 사업소득, 재산소득, 사적이전소득을 합한 시장소득 평균은 2011년 기준 1분위(563만원)와 5분위(6309만원) 차이가 5746만원이었다. 2020년에는 1분위는 706만원, 5분위는 8025만원으로 7319만원의 차이가 났다. 시장소득에 공적이전소득을 합한 가처분소득은 2020년 기준 1분위 1179만원, 5분위 6892만원으로 시장소득에 비해 격차가 작았다.
불평등 지표를 보면 자산 양극화는 2017년 이후 심화됐다. 불평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인 지니계수를 분석한 결과, 총자산 지니계수는 2012년 0.572에서 2017년 0.531로 줄었다가 2020년 0.544로 증가했다. 지니계수는 0부터 1까지 수치로 표현되는데, 값이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하다는 의미다.
연구진은 “소득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기존의 사회보장제도를 확충하면서 노동시장에서의 격차 등 근본적인 차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동산에서의 자산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실수요자와 주거 취약계층을 위한 주택 공급을 지속하고 주택시장 안정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최지은 기자 bloom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