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명문대 학생들이 대학교의 기금을 화석연료 산업에 투자하는 것은 기금 관리법을 위반하는 행위라며 법무부에 법적 조사를 요구했다.
17일(현지 시각)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예일, MIT, 프린스턴, 스탠퍼드, 밴더빌트 등 5개 대학교 학생들로 구성된 환경단체 ‘FFFC(Fossil Free Five Coalition)’가 각 지역 법무부에 대학의 기금 관리법 위반 건을 조사해 달라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펜실베이니아를 제외한 미국의 모든 주에서는 ‘기관 기금의 통일적 신중 관리법(UPMIFA)’로 불리는 기금 관리법이 시행되고 있다. UPMIFA는 대학과 같은 비영리 기관의 기금 투자가 자선 목적과 일치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FFFC는 “화석연료에 대한 투자는 청년들의 생명과 미래를 위협하고 학교 재산에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대학의 의무를 위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FFFC에 따르면 5개 대학의 기금 규모는 총 1550억 달러(약 185조 3180억원)에 달한다. FFFC는 대학들이 각각 35억 달러(약 4조1842억원)에서 50억 달러(약 5조9775억원)의 기금을 화석연료 산업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근 대학생 환경 단체를 중심으로 대학의 화석연료 산업 투자 철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FFFC에 따르면 하버드 대학교, 코넬 대학교, 존스 홉킨스 대학교 등에서도 학생들이 UPMIFA 위반 건으로 대학에 법적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해 9월 하버드 대학교는 화석연료 투자 철회를 촉구하는 학생 시위가 지속되자 화석연료에 대한 투자를 중단하고 420억 달러(약 49조원) 규모의 기금 대부분을 녹색경제를 지원하는 데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아디티 렐레 밴더빌트대 재학생은 “화석연료 투자 회수에 대해 질문할 때마다 탄소 상쇄와 같이 캠퍼스 자체를 더 친환경적으로 만들기 위해 취하는 다른 조치를 언급하지만 실제 투자 회수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에이버리 롱 예일대 재학생은 “5개 학교에서 총장, 이사회 구성원, 기부자 등은 화석연료 산업에 재정적으로 연결돼 있다”며 “우리의 의사 결정자들이 기후를 파괴하며 적극적으로 이익을 취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강명윤 더나은미래 기자 mym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