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사헬 지역에서 기아 위기에 처한 인구가 100만명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과 3년 전인 2019년 통계치인 14만1000명에 비해 10배가량 증가했다.
유엔식량계획(WFP)은 16일(현지 시각) 아프리카 사헬 지대의 식량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국제사회의 긴급 지원을 호소했다. 사헬 지대는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의 남쪽 가장자리를 길게 띠 모양으로 가로지르는 곳이다. 세네갈·모리타니·말리·부르키나파소·차드 등이 사헬 지대에 포함된다.
WFP에 따르면, 최근 사헬 지역의 식량난이 심각해지면서 식량 부족에 시달리는 인구가 2019년(360만명) 대비 3배 증가해 1050만명에 달했다. 식량난으로 삶의 터전을 떠난 주민도 같은 기간 40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최근 수년간 지속한 이상 건조 현상과 분쟁, 코로나19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WFP는 930만명의 인명 구조를 위해 앞으로 6개월간 4억7000만 달러(약 5632억원)의 긴급 구호 자금이 필요하다며 국제사회의 관심과 지원을 호소했다. 데이비드 비즐리 WFP 사무총장은 “사헬 지역에서 절체절명의 위기가 우리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며 “주민들은 가뭄으로 인한 식량 부족 위기에 처해 있고, 코로나19의 경제적 파급 효과로 절망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
현재 아프리카 사헬 지역 국가뿐 아니라 다수의 국가들이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WFP는 지난 8일 ‘아프리카의 뿔’ 지역의 가뭄으로 약 1300만명이 심각한 기아에 직면해있다고 밝힌 바 있다. 아프리카 동부 지역은 코뿔소의 뿔 모양을 닮아 ‘아프리카의 뿔’이라 불린다. WFP는 이 지역에 속한 에티오피아·케냐·소말리아가 1981년 이래 가장 건조한 기후를 경험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수연 더나은미래 기자 yeo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