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의 열대초원 지대 세하두가 지난 1년 새 8000㎢ 이상 파괴된 것으로 드러났다.
3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은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원(INPE)의 자료를 인용해 2020년 7월~2021년 7월 파괴된 세하두 초원의 면적이 1년간 8531㎢ 달한다고 보도했다. 이는 한국 서울시 면적(605㎢)의 약 14배, 미국 뉴욕시 면적(784㎢)의 약 11배에 이르는 규모다.
마누엘 페레이라 고이아스연방대학 지리학 교수는 “매년 수천㎢의 사바나(열대초원)가 농지 등으로 바뀌고 있다”며 “지구에서 이처럼 빠르게 변화가 일어나는 곳은 거의 없다”고 했다.
세하두는 브라질 내에 목초 사바나, 삼림 사바나 등 여러 초원 형태가 복합적으로 구성된 지대다. 세하두에서는 식물이 뿌리를 깊게 내리고 빽빽하게 자라는 특성이 있어 공기 중 탄소를 빠르게 흡수하고, 물을 흡수하는 능력도 강하다. 과학자들은 세하두를 브라질 전체 담수 중 40%를 공급하는 ‘브라질의 물탱크’이며, 생물다양성 보전에 매우 중요한 곳으로 지목해왔다. 현재 세하두에 서식하는 식물은 1만1620종에 이르고 재규어, 개미핥기 등 포유류 200종도 살고 있다.
세하두는 1970년대 이후 농업·축산업을 위한 개간이 본격화되며 2000년대 초반까지 파괴 면적이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그로 인해 전체 면적 190만㎢의 절반 정도가 없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열대우림과 사바나 보호 움직임으로 파괴 면적이 줄었지만 2019년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취임한 뒤 친개발 정책을 펴면서 다시 파괴 면적이 늘고 있다.
메르세데스 부스타만테 브라질리아대학 생태학 교수는 “극히 우려스럽다”며 “이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개발을 부추기고 환경보호 활동을 축소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과학자들도 이러한 급속한 열대초원 파괴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친개발 정책 때문이라며 풍부한 생물다양성이 사라지고 온실가스 흡수량이 많이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비영리 아마존환경연구소의 안네 알렌카 국장은 “삼림파괴는 보우소나루 정부의 끔찍한 환경정책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지표”라고 했다.
한편 브라질 대통령실은 이와 관련된 논평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앞서 “친개발 정책은 브라질을 빈곤에서 벗어나게 하려는 것”이라며 “브라질은 미국이나 유럽보다 더 넓은 영토를 보존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김수연 더나은미래 기자 yeo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