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식량계획(WFP)이 기금 고갈로 예멘에 대한 식량 지원을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국제사회에 지원을 호소했다.
AFP 통신은 WFP가 자금 부족으로 인해 내년 1월부터 예멘 주민 800만명에 대한 식량 배급량을 줄일 예정이라고 22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WFP는 “당장 기근 위기에 직면한 500만명에 대한 배급량은 그대로 유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코린 플라이셔 WFP 중동·북아프리카 국장은 “식량 배급량을 줄이면 수백만 명의 주민들이 굶주림에 직면할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다”면서도 “지금과 같은 비상시국에는 가장 위급한 상황에 놓인 주민 구호에 우선적으로 자원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WFP에 따르면, 예멘의 굶주리는 주민들을 계속 지원하려면 내년 5월까지 8억1300만 달러(약 9650억원)의 자금이 필요하다. 2022년 한 해 전체로 따지면 19억7000만 달러(약 2조3380억원)가 긴급 수혈돼야 한다.
앞서 지난 9월 데이비드 비즐리 WFP 사무총장은 “예멘 지원을 위해 올해 38억5000만 달러(약 4조5670억원)가 필요한데 여전히 10억 달러(약 1조 1864억원)가 부족해 지원이 중단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예멘은 지난 2014년부터 이어진 내전으로 인해 세계 최빈국으로 전락했다. 유엔은 7년간의 분쟁으로 인한 예멘 내 사망자가 현재까지 약 37만7000명에 이를 것으로 집계했다. 이 가운데 직접적인 전쟁 피해로 숨진 사람은 15만명, 나머지 22만명은 영양실조·질병 등 간접적인 영향으로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산됐다.
현재 예멘 인구는 약 3000만명이다. WFP는 “예멘 인구의 절반이 넘는 1600만명이 급성기아에 시달리고 있으며 230만명의 아동이 영양실조 위험에 처해 있다”고 했다.
김수연 더나은미래 인턴기자 yeo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