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2일(금)

[더나미 책꽂이] ‘에코사이드’ ‘세습 중산층 사회’ 외

에코사이드

다국적기업 몬산토는 제초제와 고엽제를 개발해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가고 환경을 황폐화시켰다. 프랑스는 물론 미국, 스리랑카, 아르헨티나 등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에 광범위한 피해를 입혔다. 2016년 세계 각국 시민들이 이 사실을 폭로하며 몬산토를 다국적 살인 기업으로 명명해 네덜란드 헤이그의 국제법정에 가해자로 세웠는데, 이 책에는 자본과 권력으로 진실을 은폐하려는 몬산토를 법정에 세우기까지 시민들의 노력이 세밀하게 기록돼 있다. 프랑스 독립 다큐멘터리 감독인 저자가 직설적이고 위트 있는 문체로 몬산토 관계자들의 위선을 꼬집으며 시민들의 대 몬산토 투쟁기를 현장감있게 풀어냈다. 마리 모니크 로뱅 지음, 목수정 옮김, 시대의창, 1만9800원

세습중산층 사회

90년대생은 왜 공정함’에 집착할까? 20대 청년들은 왜 자녀 특혜 시비가 불거진 조국 사태에 가장 거세게 분노했던 걸까? 지난 몇 년간 우리 사회를 뒤흔든 화두를 세습 중산층이라는 새로운 프레임으로 풀어낸 책이다. 저자는 60년대생 부모들이 자녀 세대(90년대생)에게 중산층의 지위를 세습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지금의 20대는 대기업정규직으로 대표되는 내부자와 중소기업과 비정규직에 해당하는 외부자’로 나뉘는데, 부모의 경제력이나 사회적 지위에 따라 내부자와 외부자라는 ‘자리’가 세습되고 있다는 것이다. 일자리, 결혼, 주택 문제 등 20대가 겪고 있는 불평등의 본질을 데이터와 통계로 추적한다. 조귀동 지음, 생각의 힘, 1만7000원

 

협동조합 클로즈업

협동조합은 공동의 목적을 가진 조합원이 출자금을 내 함께 설립한 사업체를 가리킨다. 조합원 모두가 1표를 갖는 의사결정 방식이나 지역사회 기여를 중시한다는 점에서 자본주의가 만든 불평등이나 환경오염과 같은 사회를 해결할 대안으로 주목받아 왔다. 그러면서도 윤리성과 사업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이 협동조합의 큰 숙제로 지적됐다. 국내 최대 협동조합인 아이쿱(icoop)’ 소비자생활협동조합에서 협동조합 설립 지원 업무를 담당하는 저자가 책을 냈다. 협동조합이 지켜야 할 가치부터 자금조달법, 총회나 이사회 운영법, 공공구매 조달법 등 현실적인 운영 팁까지 총망라했다. 지난 2014년부터 생협 계간지인 생협평론에 연재돼 관계자들에게 호평을 받은 글이다. 김현하 지음, 알마, 1만5000원

성적 동의-지금 강조해야 할 것

“’노 민스 노(No means no)’를 넘어 예스 민스 예스(Yes means yes)’로.페미니즘 상담사이자 연구자로 활발한 저술 활동을 펼치고 있는 저자가 미투(Me too) 운동의 다음 단계는 성적 동의 개념의 확장이란 주장을 하고 나섰다. 국가를 막론하고 기존 성폭력 판결에서 피해자는 정확한 거부 의사를 표현했는가를 증명하도록 요구받는데, 이것이 사회적, 성적 권력 권력관계에서 더 약한 위치에 있는 경우가 많은 피해자에 대한 또 다른 차별이 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저자는 동의 협상이란 개념을 내세우며 모든 성적 관계에서 거부 의사를 밝히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동의 확인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페미니즘 관점으로 ‘강간 신화의 계보’를 짚어내며 미투 운동의 나아갈 길을 제시했다. 밀레나 포포바 지음, 함현주 옮김, 마티, 1만5000원

혼자 살아도 괜찮아

결혼이 더는 필수가 아닌 선택이 된 시대, ‘혼자 살기를 결정한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싱글라이프 교과서가 나왔다. 노동 구조, 도시 환경의 변화를 들어 현대인들의 결혼율이 떨어지는 구조적 이유를 설명하고, 사회 변화에 발맞추어 풍족하고 행복한 싱글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을 제시한다. 저자는 여전히 결혼 중심으로 이루어진 세상에서 행복한 싱글로 살아남기 위해선 서로 지지하고 교류할 공동체나 네트워크와 삶에 활력과 경제적인 안정을 줄 수 있는 일을  꼭 가져야 한다고 말한. 개인에 대한 사소한 팁부터 ‘싱글라이프가 만들어내는 활력을 더 나은 도시 공동체로 확산할 정책 제언까지 이 한 권의 책에 들어있다. 엘리야킴 키슬레브 지음, 박선영 옮김, 비잉, 1만8800원

 

[박선하 더나은미래 기자 son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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