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혁신발언대] 사회적 가치, 블록체인으로 투명하게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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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제훈 팬임팩트코리아 대표

최근 우리나라에서 사회적 가치 평가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내는 데 머물지 않고 효과를 확인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사회적 가치를 평가하고 적용하는 일은 쉽지 않은 작업이다. 지표와 기준을 만드는 것도 어렵고, 평가 과정에서 많은 시간과 인력이 소모된다. 평가의 신뢰성 문제도 종종 제기되고, 합리적인 피드백도 부족하다. 물론 평가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사회적 가치 평가의 발전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문제점이라 할 수 있다.

‘신뢰기계(trust machine)’라는 별명을 가진 블록체인은 현재의 사회적 가치 평가 방식이 가진 문제를 개선하는 적절한 수단이 될 수 있다. 블록체인이 어디나 쓸 수 있는 만능 다용도 칼은 아니지만,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하는 과업을 수행하는 데에는 꽤 좋은 환경을 제공한다.

방식은 이렇다. 우선 평가 지표를 프로그램으로 코딩한 다음 블록체인에 설치한다. 평가에 기초가 되는 측정 데이터만 입력하면 알고리즘에 따라 평가가 진행되는 ‘평가의 자동화’가 가능해진다. 블록체인을 바탕으로 한 프로그램은 전 세계의 네트워크를 통해 동시다발적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주관이 개입할 수 없다. 악의적으로 조작하거나 수정하는 일 자체가 불가능하다. 정해진 규칙대로 작동하고, 작동 과정과 결과는 보이는 그대로 신뢰할 수 있다. 평가 결과는 중앙 관리자가 필요 없는 블록체인에 낱낱이 기록되기 때문에 정보 유지·관리의 편의성이 극대화된다. 필요한 경우에는 암호 화폐를 활용해 평가에 대한 보상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데이터가 입력되고 출력되는 모든 과정이 투명하기 때문에 믿을 수 있다.

블록체인이 사회적 가치를 평가하는 유용한 수단이라는 근거는 실제 사례들에서 찾을 수 있다. 팬임팩트코리아는 지난해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선자의 10대 핵심 공약을 블록체인에 기록하고 이후 이행 사항을 평가하는 시스템인 ‘정치 신뢰자본 은행’을 만들었다. 우리 국민 인구 수에 맞춰 5000만개의 코인을 발행한 뒤, 사람들에게 당선자의 공약 이행 수준을 코인으로 평가할 수 있게 했다. 당선자의 임기가 끝나면 공약별 평가자 수, 평가 점수 등이 자동으로 산출될 예정이다. 공약과 평가의 내용이 블록체인에 영구 보존되기 때문에 정치인은 국민과의 약속에 책임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팬임팩트코리아와 임팩트스퀘어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임팩트체인이라는 법인은 현재 ‘스마트 사회적 가치 평가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블록체인을 활용한 평가의 자동화를 고도화해 정확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평가 결과에 대한 신뢰성을 높이는 것이 목적이다. 기업이나 정부 기관, 비영리단체 등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자 하는 모든 단체가 정량화된 평가 결과를 받아볼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더해 평가 결과에 따른 보상체계도 만들 예정인데, 이는 기업이나 단체가 지속적으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게 하는 동기를 제공할 것이다.

블록체인을 사회적 가치와 연결짓는 이 같은 시도는 새로운 지경을 개척하는 탐험에 비유할 만하다. 사회적 가치 평가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는 실험이기도 하다. 이 탐험과 실험은 실패하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도 계속 탐험이 시도될 것이고, 사회적 가치를 높이는 아이디어들이 구현될 것이기 때문이다. 사회적 가치 평가의 중요성, 그리고 블록체인이 갖는 도구적 가치를 이해한다면 이 둘의 결합이 과거에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혁신을 가져다준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곽제훈 팬임팩트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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