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이하 사무금융노조) 소속 노동자와 사용자가 공동으로 비영리재단을 설립하고 노동시장의 불평등·양극화 해소를 위한 활동에 나섰다.
1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재단법인 사무금융우분투재단 출범식이 열렸다. 사무금융우분투재단은 KB증권, KB국민카드, 애큐온저축은행, 교보증권, 하나카드, 신한생명, 비씨카드, 한국예탁결제원 등 8개 기업의 노사가 출연한 80억원을 기금으로 하는 비영리재단으로 신필균 복지국가여성연대 대표가 초대 이사장에 올랐다. 재단 이름의 ‘우분투(UBUNTU)’는 ‘우리가 있기에 내가 있다’는 뜻의 아프리카 코사족 말에서 따왔다.
이날 출범식에는 신필균 이사장,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 이목희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정강자 참여연대 공동대표,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등 노동계·시민단체·정관계 인사 400여 명이 참석했다.
사무금융우분투재단은 ‘차별 없는 일터, 함께 잘 사는 사회’를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앞으로 ▲정규직·비정규직 격차 해소 ▲비정규직 보호 위한 조사·연구 시행 ▲취약계층 금융지원 ▲플랫폼 노동자의 노동환경 개선 등 사업을 벌일 예정이다. 앞서 지난 5일에는 한국장학재단에 사무금융 분야 비정규직 종사자의 대학생 자녀를 대상으로 하는 장학금 1억5000만원을 전달한 바 있다.
신필균 이사장은 취임 일성으로 “비정규직이 신분제로 고착화하고 있다. 공정한 조건에서 일하고 공정한 임금을 받는 것은 모든 사람의 기본권이다. 노동시장에서 극심한 차별이 발생하는 소득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김현정 사무금융우분투재단 이사(사무금융노조 위원장)는 “사무금융노조는 정규직 임금을 비정규직과 나누는 ‘연대임금’을 실천할 것”이라며 “모든 노동자를 위한 임금 투쟁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사용자 측을 대표해 출범식에 참석한 이동철 KB국민카드 대표(사무금융우분투재단 이사)도 ‘상생’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사무금융우분투재단이 불평등과 양극화를 해소할 초석이 되기를 희망한다”며 “노동 시장에서의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질적인 해결방안을 노사가 함께 모색하고 꾸준히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노동계를 대표해 출범식에서 발언한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은 정부와 국회에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을 조속히 비준할 것을 촉구했다. 박 위원장은 “ILO 핵심협약이 비준되면 라이더를 비롯한 수많은 노동자가 정식으로 노조할 권리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노동절인 지난 5월 1일 출범한 우리나라 최초의 라이더(배달 노동자) 노조인 라이더유니온은 현재 ‘법외노조’ 상태다. 결사의 자유를 보장하는 제87호·제98호, 강제노동을 금지하는 제29호 등 3개의 ILO핵심협약의 비준 논의는 오는 9월 정기국회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한편 이날 출범식에서는 사무금융우분투재단이 지난 2월 27일부터 3월 21일까지 진행한 ‘비정규직 양극화 해소 위한 사업 아이디어 공모전’ 시상이 이뤄졌다. 보육원과 연계해 보호종료 아동에게 직업교육을 지원하는 계획을 제안한 윤인원씨가 대상을 받았다.
[장지훈 더나은미래 기자 jangpr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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