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알복지재단이 주최하고 보건복지부 등이 후원한 ‘제4회 장애인 스토리텔링 공모전(이하 스토리텔링 공모전)’에서 이영순씨의 ‘기적’이 보건복지부 장관 수상작으로 뽑혔다.
밀알복지재단은 지난 27일 서울 강남구 밀알복지재단에서 스토리텔링 공모전 시상식을 개최했다. 장애와 관련된 일상의 이야기를 주제로 진행된 이번 공모전에는 총 393편의 작품이 접수됐다.
보건복지부 장관상의 영예를 안은 이영순씨의 ‘기적’은 청각장애로 인해 사소한 일에도 어려움을 겪는 어머니의 일상을 그린 작품이다. 청각장애인을 배려하는 세상을 따뜻하게 써내려간 이야기로, 어머니가 수화를 배우며 세상과 소통을 하는 모습을 ‘기적’이라고 표현했다. 사고로 중도장애를 입은 뒤 현실을 인정하지 못하고 과거에 머물러있는 자신을 카멜레온의 보호색에 비유한 박화진씨의 작품 ‘보호색’은 국민일보 사장상에 이름을 올렸다. 장애를 감추는 것이 결코 자신을 보호해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화자는 용기를 내 ‘보호색’을 벗고 스스로의 장애를 받아들일 것을 다짐한다.
에이블뉴스 대표상을 수상한 윤종환씨의 ‘엄마의 브로콜리’는 아이의 울음소리를 듣지 못하는 청각장애인 엄마의 사연이 담겼다. 소리를 들을 수 없는 엄마는 자신이 잠든 사이 아이에게 무슨 일이 생길까 무서워 잠들지 못한다. 눈 밑에 짙은 그늘이 드리워진 그에게 비장애인인 화자는 “다크서클에 브로콜리가 좋다”며 위로를 건넨다. MBC나눔 사장상에는 김민철씨의 ‘같은 마음’이 선정됐다. 이번 공모전에 신설된 사진부문 수상작으로, 장애 학생과 비장애 학생들이 함께 어울리는 모습이 담겼다.
밀알복지재단 이사장상에는 이병언씨의 ‘내 도전사의 원동력’이 뽑혔다. 10대 때 찾아온 진행성근이영양증으로 중도장애인이 된 주인공은 자식 때문에 가슴 아파하는 어머니의 눈물을 보고 도전을 시작한다. 대학 진학, 장애인전국체육대회 출전, 사회복지사 자격증 취득, 공무원시험 등 환갑을 넘어서까지 도전에 도전을 거듭한다. 주변의 걱정에도 여전히 도전정신을 불태우는 주인공은 사랑하는 가족들의 눈물과 기도가 자신의 원동력이었다고 말한다.
이 밖에도 김세훈씨의 ‘춤추는 구두’ 등 4개 작품이 우수상을 받았으며, 손은석씨의 ‘네겐 너무 높은 10cm’ 등 9개 작품이 가작을 수상했다. 최종 선정된 18편의 수상작에는 총 590만원의 상금이 수여됐다. 수상작은 추후 밀알복지재단을 통해 장애인식개선 콘텐츠로 활용될 예정이다. 수상작 전문은 밀알복지재단 홈페이지(www.miral.org)를 통해 볼 수 있다.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수상한 이영순씨는 “작품을 통해 장애인과 소통하는 법을 소개할 기회가 주어져 기쁘다”면서 “작품에 나오는 ‘어머니’처럼 글자를 모르는 청각장애인 및 언어장애인이 많은데 이들에게 맞는 수화교육법들이 많이 나오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형석 밀알복지재단 상임대표는 “4회째를 맞이한 공모전이 장애인들에게는 공감과 위로를, 비장애인들에게는 장애 인식개선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