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6일(화)

113년간 청각문제 해결 외길…덴마크 CSR 선두기업의 중심엔 ‘사람 최우선’ 철학

세계 1위 청각솔루션그룹 ‘윌리엄디만트 그룹’ 소렌 넬슨 회장 인터뷰 

 

소렌 넬슨 회장은 인턴으로 입사해 20년만에 윌리엄디만트그룹의 CEO가 됐다. ⓒC영상미디어 한준호

 

피플 퍼스트(People First)

세계 1위 청각솔루션그룹 윌리엄디만트(William Demant)의 경영 이념이다. ‘사람을 최우선으로 하고, 고객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비즈니스 전략을 구현해온 윌리엄디만트는 2016년 매출 2616억원 달성, 전 세계 30개국에서 12000명이 일하는 글로벌 선두 기업이다. 보청기·인공와우·진단장비 및 개인통신기기 등을 연구 개발 및 판매, 오티콘(Oticon)·버나폰(Bernafon)·소닉이노베이션(SONIC)·메이코(MAICO) 등 다양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7일 한국에 첫 방문한 소렌 넬슨(Søren Nielsen) 윌리엄디만트그룹 회장을 만나, 113년간 비즈니스를 통해 청력 손실이라는 사회문제를 해결해온 덴마크 혁신 기업의 지속가능경영 전략을 들었다. 소렌 넬슨 회장은 인턴으로 입사해 통합사업팀(Business Unit team) 리더, 최고운영책임자(COO)를 거쳐 2017 4CEO로 취임했다.

인턴으로 시작해 회장이 되기까지 20년간 함께해온 윌리엄디만트는 어떤 기업인가.

당시 윌리엄디만트그룹이 연구·개발하던 보청기 기술은 불가능에 가까운 고난도 과학이었다. 엔지니어로서 사회·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제품을 만들고 싶지 않았던 내게 이곳은 최고의 회사였다. 윌리엄디만트는 기술 개발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사회 이슈를 해결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실현하고 있더라. 창립자 한스 디만트(Hans Demant)는 청각장애를 가진 아내를 위해 청력 솔루션 회사를 설립했고,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기업이 되자는 그의 비전은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비영리법인 오티콘재단(Oticon foundation)’이 윌리엄디만트그룹의 최대주주이자 최상층에 있는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거버넌스(Governance)가 주는 장점은 무엇인가.

창립자 한스 디만트는 1957년 자신이 가진 모든 주식을 기부해 오티콘재단을 설립했다. ‘청각 문제를 해결한다는 비전을 지속가능한 모델로 실현하려면 비영리 구조가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때부터 오티콘재단은 윌리엄디만트그룹의 지분을 항상 55% 수준으로 유지한다. 단기 수익을 중시하는 이들이 대주주가 되면 회사의 비전과 철학 자체가 훼손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구조는 윌리엄디만트그룹이 100년 넘게 유지돼온 중요한 균형점(Balance) 역할을 했다. 장기적인 안목을 가진 대주주가 있다는 사실이 기업의 신뢰성, 안정성을 높여 일반 주주들의 투자를 이끌어온 것이다.”

오티콘재단은 청각연구센터인 ‘에릭스 홀름 리서치센터’를 지원하고 있다. ⓒ윌리엄디만트그룹

-2015년부터 서울대병원 청각평형센터에 약 11억원 상당의 청각 진단 장비 및 보청기를 기증하고 다양한 연구 및 실습 교육을 지원해왔다. 이번 방한도 한국에 추가 기기를 지원하기 위함이라고 들었다. 윌리엄디만트는 매해 170억원의 사회공헌 비용을 어디에, 어떻게 지원하고 있는가?

전 세계 인구의 10%가 난청인이지만 그 중 보청기를 사용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중국엔 2700만명 이상이 청력을 상실하고 있지만 보청기 기술을 가진 학자 등 전문가는 2만명에 불과하다. 오티콘재단은 개도국을 중심으로 이동 청력 클리닉을 설립하고, 전세계 대학, 청각연구센터, 병원과 협력해 청력 손실을 예방하는 다양한 연구 및 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 서울대병원에는 한국 신상애 난청 선별검사를 촉진하기 위해 약 1억원 상당의 기기를 지원하기로 했다. 2016년 청력 손실 예방 프로젝트를 위한 기부금만 2200만 달러( 236억원)에 달한다. 비영리기관(IDA Institution)을 통해 초기 난청 진단자들을 위한 연구·교육·상담을 진행하고, 난청으로 인한 불편함을 개선하기 위한 미래 청각 기술 연구도 이뤄진다. 연구 개발한 지식은 누구나 활용할 수 있도록 오픈한다. ‘청력 관리에 관한 백서를 발간하는 등 인식개선 활동도 한다.”

오티콘재단은 올해 서울대병원에 난청 선별검사 촉진을 위해 약 1억원 상당의 기기를 기부했다. ⓒ윌리엄디만트그룹

보청기를 판매하는 회사가 난청 예방을 위해 노력하면 장기적으로 수익이 떨어질 수 있다는 내부 우려는 없나.

오히려 소비자와 전문가들로부터 기업의 신뢰를 높이는 비결이 됐다. ‘고객의 청력 손실을 돕겠다는 진정성과 명확한 비전 덕분에 더 나은 기술을 끊임없이 개발하고 고객 만족도를 높였다. 오티콘재단 산하에는 임팩트투자(Impact Investment·재무적 수익뿐 아니라 사회·환경적 가치를 고려해 투자)를 하는 윌리엄디만트 인베스트먼트가 있다. 인공관절이나 의수를 제작하는 회사, 풍력발전회사 등 고객의 건강을 위하고 그린에너지를 찾는 기업에 투자한다. 석탄, 석유 등 사회나 환경에 피해를 끼치는 기업에 절대 투자하지 않는다. 미래 세대를 위한 지속가능하고 장기적인 투자를 한다.”

전세계적으로 인권, 상생, 환경 등 지속가능경영(CSR) 이슈가 떠오르고 있다. 윌리엄디만트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일단 공급망을 좁게 설계했다. 협력업체를 우리 회사의 일부로 보고 인권, 안전 등 CSR 교육 및 모니터링을 철저히한다. 저렴한 인건비를 이유로 개도국에 공장을 만들거나 아웃소싱하지 않는다. 제품을 생산할 때 에너지를 적게 사용하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전세계 사무실에서 최소한의 전기를 사용하도록 하고 매년 목표치를 얼만큼 달성했는지 모니터링하고 개선해나간다. 여성 임원 비율을 높이기 위해 각종 공고나 브랜딩 자료에 남성과 여성의 보이스를 균형있게 담고, 취업박람회 등 대외 커뮤니케이션을 여성이 대표한다. 여성 임원 등 경영진 비율이 200919%에서 2016 26.6%로 상승했다. CSR 관련 모든 정보는 홈페이지와 보고서를 통해 투명하게 공개하고 내외부 평가를 통해 개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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