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8일(목)

“기업·대학의 협력은 더 나은 미래 위한 시대의 과제”

산학협력 재능기부 강연

방송인 이윤석씨
방송인 이윤석씨

“강의실에서 얘기를 들어보면 빨리 기회가 왔으면 좋겠다는 학생이 많아요. 하지만 기회는 얼굴에 기회라고 쓰고 다가오는 게 아니에요. 기회는 평범하게 생겼거든요.”

방송인 이윤석씨의 얘기 한마디 한마디에 청중들은 웃거나 고개를 끄덕였다. 대부분이 대학생인 청중을 향해 이윤석씨는 때론 선배처럼, 때론 선생님처럼 얘기했다.

“모든 일에서 최선을 다하다 보면 나중에 지나봤을 때 그게 기회라는 걸 알 수 있더라고요. 쉬운 방법이나 빠른 방법이 뭘까 찾는 학생들을 보면 좀 안타까워요. 우리 주위엔 많은 방법이 있어요. 그 방법들을 낭비하지 않고 하나하나 몰입하다 보면 그 안에 기회가 있어요.”

이윤석씨가 오늘의 청년들에게 준 ‘사회생활의 팁’은 “주어지는 모든 미션에 최선을 다하기, 팀워크를 챙기기,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 중 선택해야 한다면 우선은 잘하는 일을 시작해보기”였다.

보통 청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강의가 이상과 꿈에 대한 얘기로 흐르는 데 반해 이윤석씨는 조금 더 현실적인 이야기들을 했다. 개그맨으로 살아오고, 공부를 하고, 예술전문학교의 교수로 활동하며 몸으로 체험한 교훈들이었다.

“목표가 없이 산다고 기성세대에게 욕을 먹는 청년들도 있잖아요. 하지만 처음부터 목표를 갖고 달려가서 성공하는 사람도 있지만 내 앞에 주어진 일들을 열심히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정표를 만나는 사람도 많아요. 그러니 나에게 꿈과 비전이 없다고 스스로를 자책하지 말자고요. 그건 평범한 거예요. 대신 자책할 시간에 좀더 노력을 해보자는 거죠.”

산학협력 대학생 홍보단 링크(LINC)와 교육과학기술부 이주호 장관, 하이닉스반도체 윤상균 부사장, 방송인 이윤석씨가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맨 뒷줄 왼쪽에서 여덟 번째가 이주호 장관, 열 번째가 윤상균 부사장, 열두 번째가 방송인 이윤석씨.
산학협력 대학생 홍보단 링크(LINC)와 교육과학기술부 이주호 장관, 하이닉스반도체 윤상균 부사장, 방송인 이윤석씨가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맨 뒷줄 왼쪽에서 여덟 번째가 이주호 장관, 열 번째가 윤상균 부사장, 열두 번째가 방송인 이윤석씨.

웃고 있는 청중을 향해 이윤석씨는 친근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맺었다.

“일등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홈런타자도 중요하지만 팀에서 일정한 역할을 하면서 오래 하는 사람도 필요하죠. 포볼로 나가고 가끔 안타도 치면서 팀에 기회를 주는 선수들처럼요. 일등을 못하더라도 사회와 팀에서 일정한 역할을 하고 좋은 분위기를 만들면 생활을 잘할 수 있어요. 그게 우리처럼 평범한 사람들의 생활 아닐까요?”

지난 28일, 교육과학기술부는 방송인 이윤석씨를 2011년 교육과학기술부 산학협력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이날 청년들을 위한 재능기부강의는 산학협력 홍보대사로서의 첫 번째 활동이었다. 이윤석씨는 “그동안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어떻게 방송현장과 교육 현장이 밀접하게 연계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며 “대학과 기업이 상호 발전적인 관계를 만들고 산학협력 활성화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날은 이윤석씨의 강의와 함께 “2011산학협력 대학생 홍보단, 링크(LINC)”의 발대식이 있었다. 전국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공개 모집한 산학렵력 대학생 홍보단은 14개팀으로 이루어져 앞으로 다양한 산학협력 홍보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실행할 예정이다. 이윤석씨 다음으로 재능기부강의에 나선 하이닉스반도체 권오철 대표는 이 대학생 홍보단을 위해 산학협력의 개념과 의미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며 강의를 시작했다.

“우리 하이닉스 반도체를 예로 들어볼게요. 세상의 디지털화는 인류가 겪고 있는 혁명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어요. 그리고 반도체는 이런 디지털 혁명의 기반 기술이죠. 하지만 반도체는 점점 물리적인 한계에 도달하고 있어요. 그 어느 때보다 풍부하고 창의적인 인재들의 도움이 필요한 시기인 셈이죠.”

미상_사진_산학협력_권오철_2011권오철 대표에게 반도체 산업은 ‘인재집약적 산업’이다. “과학과 기술에 기초한 많은 인재가 필요”하다 보니 기업 내부의 인력뿐만 아니라 이공대 대학생, 석사와 박사, 교수, 특성화고의 학생들 등 과학인력의 도움이 필요하다.

“대학과 회사가 기술을 협력하고 공동으로 개발하는 과정에서 우수한 학생들과 교수들의 창의력을 빌려야 합니다. 또 미래에 회사에 들어와서 일할 인재도 양성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하이닉스는 R&D인력, 반도체 제조의 공정 엔지니어, 첨단 장비의 유지보수 엔지니어, 공장을 운영할 오퍼레이터 등의 고급 기술 인력이 필요해서 13개 대학과 4개 전문대, 104개 고교와 산학협력을 전개하고 있다. 매년 120억원 정도의 산학협력 예산을 사용하고 있다. 대학에 산학협력 분야의 정규강좌를 개설해 직원 강사를 파견하거나 반도체 관련 연구실 기술 세미나를 개최해 메모리 산업의 비전과 연구 방향에 대한 조언도 한다. 산업현장에서는 노후하지만 대학에서는 활용할 수 있는 장비들을 대학에 기증한 것만 3년간 64억 원 규모다.

“사실 산학협력은 새로운 게 아닙니다. 우리나라 같은 반도체 후발 국가가 90년대 중후반 이후 주도권을 잡을 수 있었던 이유 중의 하나가 산학협력이었으니까요.”

그리고 이어진 질의응답은 산학협력에 대한 이번 강의가 단순히 대학과 기업의 연계라는 주제를 뛰어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지식기반 사회에서 ‘인재’란 어떤 사람을 의미합니까?”

“공학 위주의 산학협력에 대해 주로 말씀하셨는데 인문사회부문과 문화예술부문에서 산학협력은 어떻게 가능할까요?”

짧은 시간의 강의와 질의 응답이었지만 이 시대 청년들이 겪는 문제들과 고민, 그리고 대학이 요구받는 사회적 의미 등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오고 갔다.

강의를 마친 권오철 대표는 ‘인생의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주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살면서 보니 많은 사람이 어떤 학교에 갈까, 어떤 전공을 선택할까, 어떤 회사를 다닐까 하는 선택의 문제에만 집중합니다. 하지만 여러분, 선택은 선택이지 결과가 아닙니다. 길은 어느 길로 가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얼마나 열심히 가서 어디에 도달하느냐가 중요합니다. 모든 인생의 길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고 행복이 있고 끝까지 열심히 갔을 때 하늘이 알고 내가 아는 충족감과 행복, 보상이 있습니다. 내 인생의 반경에 있는 인연을 소중하게 바라보십시오. 그중에 선택할 수 있습니다. 선택을 했다면 열정을 다하십시오.”

이날 행사에 참석한 교육과학기술부 이주호 장관은 “산학협력은 중요한 시대적 과제”라며 “산학협력의 중요성에 대해 기업과 대학 그리고 사회의 공감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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