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하는 K팝 팬덤 기후산업을 바꾸다

[Cover Story] 거세지는 ‘K팝 팬덤 기후행동’ BTS·블랙핑크 모델로 내세우며 성장한印尼 ‘토고피디아’에 친환경 행보 요구 세계 곳곳 팬들 힘 모아 기후 위기 대응온라인 플랫폼 ‘케이팝포플래닛’ 결성도SNS로 빠르게 소통하며 기후 이슈 확산 “BTS(방탄소년단)와 블랙핑크를 모델로 내세우며 회사가 성장했으니, K팝이 추구하는 건강한 지구 만들기에 동참해 주세요!” 지난 1일(현지 시각) 인도네시아 최대 전자 상거래 업체 ‘토코피디아’ 사무실 앞에 현지 K팝 팬들이 모였다. 토코피디아에 친환경 행보를 요구하는 서한을 전달하기 위해서다. 이들의 요구는 세 가지다. ▲2030년까지 회사 운영에 필요한 전기를 100% 재생에너지에서 얻을 것 ▲토코피디아가 발생시키는 탄소발자국을 대중에게 공개할 것 ▲파리협정과 같은 국제 표준에 따라 장기적인 탈탄소 계획을 수립할 것. 전 세계 K팝 팬 2083명이 이 서한에 동의하는 온라인 서명을 마쳤다. 토코피디아는 BTS와 블랙핑크를 홍보 모델로 내세우며 성장한 유니콘 기업이다. 회사 규모가 커지면서 회사 운영에 필요한 전력량도 크게 늘었다. 전국 데이터센터에서는 컴퓨터 수천 대가 하루종일 돌아간다. 문제는 인도네시아에서는 전력의 87% 이상이 석탄·가스·석유 같은 화석연료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토코피디아를 대상으로 이번 기후행동을 주도한 K팝 팬 누를 사리파(22)씨는 “전 세계적으로 1억명이 넘는 K팝 팬덤이 있다”면서 “팬으로서, 그리고 세계 시민으로서 지구를 위해 연대하면 어떤 단체보다 강력한 힘을 발휘하며 기업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K팝 팬덤의 기후행동이 거세지고 있다. 누를 사리파씨는 지난 3월 온라인 플랫폼 ‘케이팝포플래닛’을 결성했다. 전 세계 K팝 팬이 모여 함께 기후 위기에 대응하고자 만든 네트워크 형태의 조직이다. K팝 팬

팬덤 기부 경험자 10명 중 6명 “다른 자선활동 함께 하고 있어요”

[팬덤 필란트로피] (下) 팬덤 기부 동력, 518명에게 물었다 팬덤 기부 참여 이유는… “건강한 문화 확산” 다수…팬심보다 대의가 앞서 기부금 年 10만원 미만 최다…3040세대 가장 적극적 팬덤 기부 더 활성화될까? 올해 예상 기부액 증가…좋은 일 하고, 팬으로 뿌듯 ‘집단적 의사표현’으로 봐야…기부 규모 계속 커질 듯 최아린(가명·34)씨는 지난해 방탄소년단 멤버 진의 이름으로 100만원 넘게 기부했다. 정확히 123만원이다. 본인 명의로 기부한 게 아니라 연말정산 혜택은 못 받았지만, 올해도 같은 방식으로 기부할 생각이다. 올해로 직장생활 10년 차인 최씨는 “어차피 좋은 곳에 쓰일 돈인데 꼭 내 이름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지인 중에 딸의 생일에 자녀 이름으로 기부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와 비슷한 마음”이라고 했다. 이들이 스타의 이름으로 기꺼이 돈을 내는 이유는 뭘까? 단지 스타를 향한 팬심(心)일까? 더나은미래가 팬덤 기부 경험이 있는 10~40대 남녀 518명에게 속마음을 물었다. 팬덤 기부, 3040세대가 이끈다… 연 100만원 이상 기부하기도 지난 3일 SM C&C의 설문조사 플랫폼 틸리언프로에 의뢰해 설문을 진행했다. ‘팬덤 기부에 참여한 이유는 무엇입니까'(중복 응답)라는 질문에 가장 많은 사람이 선택한 답은 ‘건강한 기부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144명)였다. 언뜻 팬심이 팬덤 기부의 가장 큰 동력일 것 같았지만 대의(大義)가 더 앞섰다. 다음으로는 ‘스타의 기부 활동에 영향을 받아 동참'(117명), ‘스타의 이름으로 기부하면서 얻는 뿌듯함'(115명) 등이 꼽혔다. 전체 응답자의 20%는 ‘새로운 기부처를 알아보다가'(105명)를 꼽았고, ‘스타의 선한 이미지를 형성하기 위해'(97명)는 가장 적은 선택을 받았다. 미국 보스턴에서

“나의 스타 이름으로 착한 일 할래요” 유행처럼 번진 ‘팬덤 기부’

[팬덤 필란트로피] (上) 기부계 큰손으로 떠오른 팬덤 생일·데뷔일 등 기념일에 ‘특별한 축하’ 공동 기금 모으고, 투표로 기부처 결정 가수 강다니엘 팬덤, 3년간 7억원 ‘훌쩍’ 팬들 선행에 스타도 기부 동참해 화답 팬덤 기부, 문화로 정착 위한 노력 필요 팬덤(fandom)의 힘은 강한 구매력과 동원력에서 나온다. K팝 시장의 폭발적 성장은 조직화된 팬덤이 있기에 가능했다. 최근에는 이들이 기부에도 아낌없이 지갑을 열기 시작했다. 좋은 일 하면서 응원하는 아티스트의 기를 살려주자는 취지다. 팬덤의 기부 방식은 독특하다. 생일이나 데뷔일에 맞춰 온라인으로 빠르게 결집하고 적극적으로 기부에 동참한다. 일주일도 안 되는 짧은 기간에 수천만원을 모을 정도다. 한 아티스트를 지지하는 팬덤도 여럿인 경우가 많아 기부 규모를 집계하기는 쉽지 않다. 전문가들은 팬들의 한 해 기부 총액을 십억원 이상으로 추산하고 있다. 익명의 팬들이 만들어가는 새로운 기부 트렌드 ‘팬덤 필란트로피’ 현상을 들여다봤다. 한 달 만에 2억원 모은 폭발적 기부 화력 “이번 생일 서포트는 축하 광고 및 기부 활동에 집중하기 위해 목표액(1000만원)만큼만 진행하고자 하오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입금 후 반드시 폼을 작성해주세요. 모금액은 강다니엘님의 서포트를 위해 사용됩니다.” 가수 강다니엘의 팬카페에 ‘생일 기념 서포트’ 안내글이 올라왔다. 생일을 한 달 앞둔 지난해 11월이었다. 팬덤은 ‘덕질’에 필요한 비용을 조달하기 위해 공동 기금을 운영한다. 주로 응원하는 아티스트의 이름으로 기부하거나 온·오프라인 생일 축하 광고를 집행하는 데 쓴다. 기부처는 온라인 투표를 통해 한국어린이난치병협회로 결정됐다. 기부액은 1210만원. 강다니엘의 생일인 12월 10일을 상징하는

[2020 제3섹터 키워드10] 일상이 된 ‘시민모임’, 경제가 된 ‘임팩트투자’

  올해 제3섹터에서는 ‘임팩트’라는 단어가 유독 강조됐다. 사회적·환경적 성과를 추구하는 임팩트 투자 확대로 자본시장의 새로운 질서가 형성됐고, 임팩트 효과를 측정하고 평가하려는 각계의 시도도 이어졌다. 2020년 경자년(庚子年)에는 어떤 트렌드가 제3섹터를 장식할까. 더나은미래는 기업사회공헌, 비영리, 사회적경제, 학계 등 각 분야에서 활동 중인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2020년 제3섹터 키워드’ 10개를 꼽았다.   셀프 애드보커시 운동(Self Advocacy movement) 차별과 편견, 불평등과 부조리에 맞서 누군가의 권리를 보호하고 대변하는 것을 애드보커시(advocacy·옹호) 활동이라고 한다. 내년 제3섹터에서는 문제의 당사자들이 스스로 자신들이 처한 상황을 알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에 나서는 ‘셀프 애드보커시 운동(Self Advocacy movement)’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당사자가 전면에 나서서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나아가 ‘법제도 개선’까지 요구하는 형태다. 보호종료아동 자립 지원 캠페인 ‘열여덟 어른’은 대표적인 셀프 애드보커시 운동이다. 아름다운재단이 지원하는 이 캠페인은 만 18세가 되면 보육원에서 나와 자립 정착금 500만원으로 홀로서기를 해야 하는 보호종료아동들의 실상을 당사자의 목소리로 전해 사회적 지지를 받았다. 당사자들이 경험한,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전해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애드보커시보다 파급력이 크다.   공유경제 2.0(Sharing economy 2.0) 오피스 공유 스타트업 위워크가 심각한 경영난에 빠졌다. 올 3분기에만 12억5000만달러(약 1조4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한때 공유경제의 성공 신화로 불리던 위워크의 몰락으로 전문가들은 공유경제 시장의 극적인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공유경제 2.0’은 소비 활동을 소유에서 대여로 전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소비자와 노동자가 경제 주체로 자리 잡는 패러다임을 의미한다. 공유경제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