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인도 주민들에게 긴급식량을 제공하고 있다. /월드비전 제공
“식량 위기, 여성에게 더 가혹하다”… 기아 인구 59%는 여성

전 세계 기아에 시달리는 사람 중 3분의 2는 여성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30일(현지 시각) CNBC는 국제구호단체 ‘케어’(CARE)가 유엔과 세계은행(WB)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한 보고서를 인용해 이 같이 보도했다. 지난해 기아로 고통받은 전 세계 인구는 약 8억2800만명이다. 이 가운데 여성은 약 4억8800명으로 전체의 59%를 차지했다. 보고서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쟁으로 인한 식량난과 인플레이션이 겹친 것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보고서 작성자 중 한명인 에밀리 자노크 케어 수석이사는 “전쟁으로 인해 전 세계 비료 가격이 상승하면서 농업에 큰 악영향을 미쳤다”라고 강조했다. 유엔(UN)의 ‘2022년 세계 식량 안보 및 영양 현황’을 살펴보면 여성이 남성보다 더 식량 위기를 겪는 건 세계적인 현상이다. 보고서는 “109개 국가에서 성 불평등이 증가함에 따라 식량 위기에 시달리는 정도도 증가하는 경향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특히 남반구에 있는 개발도상국에서 격차가 두드러진다. 세계은행이 2020년 매긴 수단의 성 평등 점수는 6점 만점에 2.5점이다. 약 600명의 수단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여성의 65%는 식량이 부족하다고 응답한 반면 남성은 49%로 나타났다. 레바논의 경우 코로나 유행이 시작된 2020년에 약 1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식사 때 섭취량을 줄였다’고 응답한 여성 비율이 84.85%로 남성(57.14%)보다 높았다. 방글라데시에선 식량 문제로 가정 내 폭력까지 발생했다. 케어가 지난 6월 방글라데시 빈곤층과 극빈층 가구원 약 47만5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여성 응답자 중 중 21%가 식량 문제로 가정 내 폭력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에밀리 자노크 수석이사는 CNBC 보도를 통해 “전 세계

27일 월드비전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인한 난민들의 경제적 위기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월드비전 제공
월드비전 “우크라 사태 6개월, 난민들 경제적 위기 국면”

지난 2월 24일(현지 시각) 러시아의 침공으로 발발한 우크라이나 전쟁이 6개월 차에 접어들었다. 국제구호개발 NGO 월드비전은 27일 일부 국가의 난민 지원 축소와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난민들이 새로운 위기 상황에 놓이게 됐다고 경고했다. 이날 월드비전이 공개한 우크라이나 긴급 수요 조사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실향민의 45%는 “내가 머물고 있는 도시에서 얼마나 더 지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응답했다. 주거 영역 설문에서 임대료를 지불한다고 응답한 실향민 비율은 25%였다. 나머지 37%는 집주인 가족과 함께 지내고 있으며, 25%는 학교·교회 등 국내 실향민 센터에서 지내는 것으로 집계됐다. 피난민 부모의 절반 이상은 일자리와 소득 부족을 주된 걱정거리로 꼽기도 했다. 엘리너 몬비엇 월드비전 중동·동유럽 대륙사무소 총책임자는 “우크라이나 난민 수용국과 인근 국가들이 여름 휴가철을 맞이하면서 실향민들이 무료로 지내오던 루마니아와 불가리아 해변 도시의 숙박시설을 떠나야 하는 상황”이라며 “심지어 일부는 우크라이나로 귀환하고 있다는 보고도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우크라이나 내에는 630만명의 실향민이 있다”고 덧붙였다. 1일 우크라이나 난민 보호 클러스터(Cluster·업무 조정 네트워크)에 따르면, 난민들이 우크라이나로 돌아가는 이유는 ▲고갈된 재정 ▲부정적인 고용 전망 ▲향수병 ▲언어 장벽 ▲사회적 지원으로부터 독립 등이다. 특히 난민의 경제적 어려움이 가장 큰 문제로 꼽혔다. 몬비엇 총책임자는 “난민들은 숙박비를 내는 것에 큰 부담을 느낀다”며 “적당한 가격의 임시 거주지를 찾거나 위험을 무릅쓰고 자국으로 돌아가는 방법”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월드비전은 전쟁 장기화로 인한 아동의 정신건강도 우려했다. 최근 국제월드비전이 발표한 ‘우크라이나 아동의 정신 건강 위기: 노 피스

아나스타샤 샤포발 굿네이버스 우크라이나 긴급구호 자원활동가
[사회혁신발언대] 누구도 난민이 되고 싶은 사람은 없다

지난 2월 24일 아침, 음악 수업이 있어 우크라이나 서부 도시 르비우(Lviv)로 향하던 중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갑작스런 분쟁 발생으로 수업이 취소되었다는 내용이었다. 사실 2월 중순부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분쟁 가능성은 주요 뉴스 중 하나였다. 당시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은 ‘설마 21세기에 무슨 전쟁이 일어날까’하며 단순 루머일 뿐이라 생각했다. 믿을 수 없게도, 현실로 마주한 분쟁의 현실은 참담했다.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불안감이 몰려왔다. 바로 전날까지도 나는 선생님을 꿈꾸던 평범한 학생이었다. 하지만 분쟁 발생 직후 아이들에게 영어와 음악을 가르치고 싶다는 꿈도,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싶은 소망도 하루아침에 무너지고 말았다. 내가 살고 있던 이즈마일(Izmail) 지역에서 20km 떨어진 군 시설이 폭격 되면서 가족들은 서둘러 짐을 쌌다. 20여 년의 추억이 담긴 고향을 떠나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선택이었지만, 언제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두려웠다. 평소엔 루마니아 국경까지 2시간 거리였지만, 밀려드는 피란민 행렬로 10시간 만에 루마니아에 도착했다. 낯선 땅 루마니아에서의 첫 달은 고비였다. 무작정 우크라이나를 벗어나긴 했지만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막막했고,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매일 밤잠을 이루지 못했다. 독일, 스위스 등 다른 나라로 뿔뿔이 흩어진 친구들이 그리웠고, 매일 연주하던 피아노가 생각났다. 이곳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가족, 친척과 함께 안전한 공간에 머무는 것뿐이었다.    루마니아에서 지내며 한국에서 시작된 NGO(비영리기구) 굿네이버스의 지원을 받게 됐다. 이를 계기로 자원활동가로 함께 할 기회를 얻게 됐다. 같은 어려움을 겪은 우크라이나인을 위로할

세이브더칠드런이 루마니아 국경지대에서 아동에게 장난감을 선물하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 제공
우크라戰 100일… 글로벌 NGO, 보건의료부터 교육까지 폭넓은 긴급구호

지난 2월 24일(이하 현지 시각)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100일이 흘렀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이번 전쟁으로 인해 발생한 난민은 1일 기준 690만명을 넘어섰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UN OHCHR)가 집계한 민간인 사상자는 9100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267명은 아동이다. 글로벌 NGO들은 지난 100일간 난민의 생계와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 위생·보건, 식료품부터 교육·심리상담까지 폭넓은 범위에서 구호활동을 펼쳤다. 최근에는 전쟁이 장기화할 상황을 고려해 신규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우크라이나 철도청과 협력해 동부의 입원 환자들을 서부 의료시설로 이송하기 위한 의료대피전용기차(Medevac)를 운영했다. 지난 3월 31일 첫 이송을 시작으로 지난달 20일까지 총 22차례에 걸쳐 594명의 환자를 호송했다. 환자를 이송하는 모든 과정에는 국경없는의사회 의료진이 동행했다. 의료대피전용기차는 우크라이나 위험 지역에 거주하는 홈리스 아동을 대피시키는 데에도 활용됐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우크라이나 자포리쟈(Zaporizhzhia) 보육원에 있던 78명의 아동을 르비우의 보육원으로 이송했다. 이 밖에도 국경없는의사회는 우크라이나 남부 도시 오데사(Odessa) 병원에 의약품을 전달했다. 우크라이나 서부 르비우(Lviv)에 있는 의료기관에서는 대규모 사상자 대응 훈련을 시행하기도 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전쟁이 길어질수록 당뇨병, 천식, 고혈압, HIV(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 등의 만성질환 환자들의 의약품 수요도 점점 커지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내부로 의료 물자를 안전하게 운송할 수 있도록 더 고도화된 열차를 준비 중”이라고 했다. 굿네이버스는 국외실향민의 원활한 이동을 위해 버스를 제공했다. 우크라이나 접경지인 루마니아 이삭차(Isaccea)와 수도 부쿠레슈티(Bucharest)를 잇는 버스를 하루 1~2회 운행했다. 현재까지 버스를 통해 이동한 난민은 총 2225명이다. 우크라이나 난민 아동 690명에게는 굿네이버스가 자체 제작한 워크북을 공급했다. 워크북은 아동이 심리적인 안정감을

우크라이나가 개시한 첫 전범재판에 바딤 시시마린 러시아군 하사가 회부됐다. 시시마린 하사는 법정 피고인석에 설치된 보호용 강화유리 안에서 고개를 숙였다. /로이터 뉴스1
우크라 첫 전범재판, 민간인 사살한 러 병사에 ‘종신형’

우크라이나 사법당국이 첫 전쟁범죄 재판을 개시했다. 법원은 비무장 민간인을 살해한 러시아 병사에게 종신형을 선고했다. 23일(이하 현지 시각)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종신형을 선고받은 피고인은 러시아 육군 칸테미로프스카야 전차사단 소속 바딤 시시마린(21) 하사다. 시시마린 하사는 개전 사흘 뒤인 2월 28일 오전 11시경 우크라이나 북동부 수미주의 추파히우카 마을에서 무장하지 않은 62세 남성을 총으로 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관련기사 유엔인권위원회 “러시아 전쟁범죄 심판한다”> 세르히 아가포노프 판사는 평결에서 “시시마린이 상급 군인의 형사 명령을 수행하면서 자동 무기로 피해자의 머리를 향해 몇 발의 총알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시시마린 하사는 이날 법정 피고인석에 설치된 보호용 강화 유리 안에서 별다른 표정 변화없이 재판부의 판결문 낭독을 들었다. 시시마린의 변호사 빅터 오브샤니코프는 “판결에서 사회의 압력이 있었기 때문에 항소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지난 18일 개최된 첫 공판에서 시시마린 하사는 그의 혐의를 인정했다. 이튿날 열린 결심 공판에서 우크라이나 검찰은 시시마린 하사에게 종신형을 구형했다. 시시마린은 법정에 나온 피해자 부인을 향해 사과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전쟁에 연루된 러시아 군인 48명을 추가로 기소하기로 결정했다. 23일 가디언에 따르면, 이리나 베네딕토바 검찰총장은 이날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화상 연설을 통해 “1만3000건에 달하는 전범 사건 조사를 개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전쟁범죄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받는 군인 600명 명단도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베네딕토바 검찰총장은 지금까지 확보한 정보를 바탕으로 러시아의 전쟁범죄 혐의를 확인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군이 민간인과 병원·교육시설·주거용 건물 등의 민간

지난 3월 인도 외곽 지역 들판에서 트랙터에 탄 농부가 밀을 수확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인도는 밀, 인도네시아는 팜유 수출 금지… 전 세계 ‘식량 안보’ 비상

글로벌 식량 위기가 본격화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에 우크라이나 전쟁, 가뭄까지 겹치면서다. 주요 식료품 생산국은 내수 시장 보호를 위해 수출을 금지하는 등 식량보호주의를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4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세계 제2의 밀 생산국인 인도 정부는 이날부터 밀 수출을 전면 금지했다. 중앙 정부의 허가를 받은 물량만 수출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세계 곡물 가격이 치솟으면서 자국 내 식량 안보부터 확보해야 한다는 이유다. 세계 1위 팜유 수출국인 인도네시아 정부도 자국 내 식용유 가격을 낮추기 위해 지난달 말부터 팜유 수출을 중단했다. 식품 가격은 코로나19 팬데믹, 미국·캐나다의 흉작 등으로 인해 작년부터 고공행진했다. 지난 2월부터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팜유·밀·옥수수·비료 시장이 타격을 받았다. 우크라이나는 세계 밀 수출의 10%, 옥수수 수출의 14%, 해바라기유 수출의 50%를 담당하고 있다. 미국 팜벨트 주요 지역에서는 악천후로 봄 재배가 지연되면서 농작물 수확량이 줄었다. 12일 미국 농무부는 2022~2023년 세계 밀 비축량이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한 2억6700만t으로, 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밀 선물가격은 올해 초 이후 50% 넘게 올랐다. 옥수수 가격은 30%, 콩은 20% 이상 인상됐다. 식량 위기로 피해가 가장 큰 곳은 개발도상국이다. 밀 수요의 45%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 의존하는 스리랑카는 최악의 경제난을 겪고 있다. 팬데믹으로 인한 관광 수입 감소, 높은 외채 부담, 세수 감소에 식량 가격 상승까지 겹치면서 상황이 더 악화했다. 이란에서는 설탕·식용유 같은 주요 품목 가격이

우크라이나 마리우폴 지역 건물이 러시아군의 공격에 무너진 모습. /AFP 연합뉴스
WHO 유럽 회원국, 러시아 제재 결의… 찬성 43, 반대 3

세계보건기구(WHO) 유럽 회원국이 우크라이나 병원을 폭격하는 등 비인도주의적 공격을 단행한 러시아에 대해 제재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10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제네바에서 열린 WHO 유럽 특별회의에서 러시아에 대한 정치적 제재 방안을 담은 결의안이 찬성 43표, 반대 3표, 기권 2표로 채택됐다. 우크라이나를 포함한 대부분 국가가 찬성했으나 러시아와 벨라루스, 타지키스탄이 3국은 반대표를 던졌다. 결의안에는 러시아 군사행동으로 인한 대량 인명피해와 전염병 확산, 만성질환 환자 문제 등 우크라이나의 보건 비상사태가 언급됐다. 결의안 채택에 따라 러시아 소재 WHO 지역사무소 폐쇄, 러시아 내 회의 개최 중지 등 제재가 진행될 전망이다. 로이터통신은 “찬성한 회원국은 모스크바를 고립시키는 것이 정치적으로 중요한 조치라고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결의안 채택 이후 안드레이 플루트니츠키 러시아 특사는 WHO 고위 관계자 회의에서 “이번 조치는 세계 보건의료 시스템에 큰 피해를 입힐 것”이라며 “매우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더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부 외교관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주요 회의에서 러시아 투표권을 빼앗는 등의 조치를 했어야 하지만, (회원국들이) 법적 절차 때문에 포기했다”고 비판했다. 현재 우크라이나에 환자를 받을 수 있는 병원은 거의 없다. 러시아 침공으로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한 우크라이나인 만성질환자는 최소 3000명에 달한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 개전 이후 의료시설에 대한 공격이 200건 발생했다”며 “의료시설에 대한 공격은 인도주의 법 위반”이라고 말했다. 최지은 더나은미래 기자 bloomy@chosun.com

[우크라이나 난민 르포] 부서진 터전, 사라진 삶 되찾을 때까지

“이곳을 떠나야 한다. 국경을 넘어라. 러시아 군인들이 들어오면 어떤 짓을 저지를지 모른다. 엄마와 함께 일단 떠나라.” 아버지가 딸에게 말했다. 우크라이나 항구도시 ‘오데사’에서 출발해 이웃 나라 몰도바를 거쳐 루마니아까지 직접 차를 몰고 가야 하는 험난한 피란길이었다. 2월 24일(이하 현지 시각)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며 전쟁이 시작됐다. 러시아 군함이 들이닥친 오데사에서는 총성이 끊이지 않았다. 아버지의 설득에 못 이겨 옐리자베타 마르첸코(22)는 엄마와 함께 피란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57세의 아버지는 고향에 남아야 했다. 18~60세 우크라이나 남성을 대상으로 전시 총동원령이 내려지면서 출국이 금지됐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딸을 위해 차를 정비했다. 기름도 가득 채워넣었다. 3월 2일 새벽, 모녀는 집을 나섰다. “건강해야 한다. 그리고 아무나 믿지 말아라.” 헤어지기 전 아버지는 딸에게 여러 차례 당부했다. 가족은 부둥켜 안고 울었다. 그날은 옐리자베타의 스물두 번째 생일이었다. 두 달 넘게 계속된 전쟁으로 4월 말 기준 우크라이나 국민 1300만명이 피란민 신세가 됐다. 전체 인구(약 4100만명)의 4분의 1이 넘는 숫자다. 530만명은 국경을 넘어 다른 나라로 떠났고, 770만명은 국내를 떠돌고 있다. 난민들이 처한 인도적 위기 상황을 취재하기 위해 국제구호개발 NGO인 ‘한국월드비전’과 함께 루마니아를 찾았다. 지난 4월 12일부터 16일까지 루마니아 수도 ‘부쿠레슈티’, 제2의 도시인 ‘이아시’,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인 ‘시레트’ 등을 돌며 우크라이나 난민을 만났다. ‘루마니아월드비전’ 자원봉사자로 합류한 옐리자베타가 한국 팀의 일정을 함께 하며 통역을 도왔다. # 전쟁을 목격한 눈동자 루마니아 이아시 공항에서 차로 4시간을 달려 국경 검문소가 있는

“전쟁 최대 피해자인 아이들 위해 ‘NGO의 연대’ 보여줘야”

[인터뷰] 조명환 한국월드비전 회장 조명환 한국월드비전 회장이 우크라이나 난민 구호 현장을 돌아보기 위해 지난 4월 12~16일 루마니아를 찾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이 두 달 넘게 이어지면서 국내외를 떠도는 우크라이나 난민 수가 1300만명을 넘어선 상황. 조명환 회장은 “전쟁으로 가장 피해 보는 것은 아이들”이라며 “무자비한 전쟁의 포화 앞에서 NGO들이 연대의 힘을 보여줄 때”라고 말했다. 루마니아 현지 난민센터에서 조명환 회장을 인터뷰했다. ―현장에서 난민들을 만난 심경은? “가슴 아픈 사연을 가진 사람들, 터전을 잃은 사람들, 가족·친구와 생이별해야 하는 난민들을 보면서 한국전쟁이 떠올랐다. 나의 부모님도 6·25 당시 피란길에 올랐고 아버지는 북한에 두고 온 가족과 다시는 만나지 못했다. 그래서 난민들의 마음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 난민 지원의 거점인 ‘루마니아월드비전’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나. “30년 역사를 가진 루마니아월드비전은 설립 이래 가장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월드비전은 글로벌 차원에서 내부 긴급 구호 전문가 42명을 루마니아월드비전으로 파견, 현장 조사를 하고 대응 계획을 수립했다. 긴급 구호 물자(식량·비식량), 아동 보호와 심리 지원, 난민센터 지원 등 크게 세 방식으로 지원하고 있다. 루마니아와 조지아에서는 직접 지원을 하고, 사무소가 없는 우크라이나, 몰도바에서는 파트너 기관을 통해 지원하고 있다.” ―한국은 어떤 식으로 동참하고 있나. “우크라이나 난민을 돕기 위한 한국월드비전의 모금액이 4월말 현재 13억원을 넘어섰다. 우리 국민이 기부한 돈이 난민에게 전달되는 식량과 생필품, 위생 키트 등을 구입하는데 쓰이고 있다.” ―이번에 루마니아 현지 물류센터도 방문했는데. “수도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WB) 총재. 맬패스 총재는 전쟁으로 인한 우크라이나의 물리적 피해를 약 600억 달러(약 74조6200억원)로 추산했다. /조선DB
세계은행 총재 “우크라 전쟁 피해액 74조원 추산”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WB) 총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기간(基幹)시설·건물 등에 입은 물리적 피해가 600억 달러(약 74조62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21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맬패스 총재는 이날 미국 워싱턴DC에서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의 연차 총회 부대 행사로 열린 우크라이나 금융 지원에 관한 회의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맬패스 총재는 “우크라이나의 피해액 추정치는 ‘좁게’ 잡은 것”이라며 “점증하는 전쟁의 경제적인 비용은 포함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전쟁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고 그 비용 역시 올라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침공으로 인한 경제적인 손실을 만회하려면 매달 70억 달러(8조7000억원)가 필요하다고 발언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 모든 피해를 추후 재건하려면 수천억 달러가 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데니스 슈미갈 우크라이나 총리는 “러시아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의 국내총생산(GDP)이 30~50%까지 감소할 수 있다”며 “현재까지 직·간접적인 손실만 5600억 달러(약 696조 2500억원)에 이른다”고 했다. 이는 우크라이나 경제 규모의 3배가 넘는 금액이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우크라이나 경제 규모는 1555억 달러(193조3300억원)다. 슈미갈 총리는 “우리가 이 전쟁을 함께 중단시키지 않는다면 손실은 급격하게 불어날 것”이라며 “마셜플랜(Marshall Plan)같은 재건 계획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셜플랜은 제2차 세계대전 후 미국이 4년간 서유럽 16개국을 상대로 한 대외원조계획이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재건 비용의 일부를 부담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세웠다. 그러면서도 미국에 있는 러시아 중앙은행의 동결 자금을 사용하는 것은 국제 사회의 협의·동의가 필요하며 면밀한 검토가 선행돼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18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를 빠져나온 난민 가족이 루마니아 국경에 마련된 쉼터로 가고 있다. /AFP연합뉴스
美 국경 못 넘는 우크라 아이들… 보호자와 강제 분리

전쟁을 피해 미국으로 간 우크라이나 아동들이 국경을 넘지 못하고 보호소에 발이 묶여 있다. 특히 아동들은 보호자와 강제로 분리된 상황이라 심리적 충격이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뉴욕타임즈는 19일(현지 시각)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서 최소 50명의 미성년자가 당국의 승인을 기다리며 체류 중이라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국민이 멕시코에 입국할 때는 비자가 필요 없어 멕시코는 미국 입국의 주요 경로로 활용된다. 미국에 친척 등 지인이 있는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은 대부분 부모가 아닌 보호자와 국경에 도착하고 있다. 아버지는 징집 대상자나 예비군으로 소집되고, 어머니도 이동이 어려워 지인에게 맡겨진 경우다. 미국 정부는 2008년 시행된 ‘인신매매 방지법’을 근거로 부모나 합법적인 보호자와 동행하지 않은 미성년자를 보호소로 이송하고 있다. 당국이 인신매매 징후를 확인한 뒤에 입국을 절차를 밟을 수 있다. 이 법안은 주로 멕시코, 온두라스 등에서 오는 중미 미성년자에게 적용됐다. 다만 이들은 입국 전 보호소에 잠시 머물러야 한다는 사실을 미리 알고 있어 대비가 가능했다. 우크라이나 미성년자에게는 예기치 못한 상황이다. 공증서 등 필수 서류를 확인하는 데는 최소 이틀이 걸린다. 이 기간에 아동은 우크라이나에서부터 함께 온 보호자와 떨어져 있어야 한다. 경찰관이 휴대폰과 수화물을 압수해 보호자와 연락이 닿지 않기도 한다. 확인 기간에 미국에 있는 지인이나 동행한 보호자는 아동의 행방을 알 수 없다. 처리 기간은 길면 한 달이 걸리기도 한다. 국경에 있는 한 보호소에서는 아동과 여성들이 한 방에서 얇은 담요 한 장만 깔고 잠을 청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즈는 전했다.

우크라發 에너지 대란… ‘그린수소’에 투자 몰린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에너지 가격이 치솟으면서 그린수소에 대한 투자가 급증하고 있다. 2030년 가격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예상했던 그린수소가 벌써 활용 가능한 에너지원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블룸버그는 10일(현지 시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천연가스 가격이 오른 데다 유럽 내에서 러시아 천연가스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저탄소 수소 시장을 구축하기 위한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린수소는 천연가스 같은 전통 에너지보다 생산비용이 많이 들어 2030년까지 기술이 더 발전되고 나서야 가격 경쟁력이 생길 것이라고 예상됐다. 하지만 지난해 유럽에서 천연가스 가격이 450%가량 급등하면서 그린수소 생산비용을 절감할 필요성이 줄었다. 탄소세가 지난해 거의 2배로 뛰어오른 것도 그린수소가 매력적인 투자처가 되는 데 영향을 미쳤다. 에너지 시장 분석 업체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BNEF)에 따르면 현재 정유·비료 산업에서 사용되는 수소 에너지를 그린수소로 교체하는 것만으로도 EU 내 가스 수요를 12% 줄일 수 있다. 호주 광산업체 포스테큐 메탈 그룹(FMG)은 독일 최대 에너지 그룹 이온(E.ON)과 수소 공급망 확충을 위해 500달러 규모의 프로젝트를 계획 중이다. 노르웨이 스카텍은 50억 달러 규모의 생산 시설을 건설하고 있으며, 투자펀드인 Hy24는 수소 인프라 구축에 16억 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다. 지난달 BNEF가 개최한 라운드테이블에서는 수소 생산업체 관계자와 사용자, 투자자의 약 93%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그린수소 산업 발전을 촉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포스테큐 설립자인 앤드류 포레스트 CEO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전쟁으로 에너지 안보의 필요성이 부각되면서 (그린수소에 대한) 돈의 흐름이 가속화됐다”고 말했다. 영국의 연료전지 기술업체 세레스파워홀딩스의 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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