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원
아동 보호 최전선의 상담원들 폭염 속 길거리에 나선 까닭은?

장화정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관장에게 들어본 ‘릴레이 1인 시위’ 배경 유난히도 더웠던 올여름, 아동 보호의 최전선에서 일하는 상담원들이 거리에 섰다. 뙤약볕 아래 몸을 곧게 세우고 팻말을 들었다. 아동보호전문기관(이하 ‘아보전’)의 직원들이다. 아보전은 지난달 16일부터 이달 24일까지 서울 광화문광장과 세종시 기획재정부 청사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진행했다. 이번 시위는 2001년 아보전 출범 이후 첫 집단행동이다. 이들은 왜 현장이 아닌 광장에 나오게 됐을까. 장화정(54)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관장을 만나 40일간의 투쟁을 되돌아봤다. ◇”지금 이 순간에도 아동 학대는 계속되고 있다” “한계 상황에 다다랐다고 판단했어요. 수많은 아이가 고통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현재의 인력과 예산으로는 전국의 아동 학대 사건을 해결할 방법이 없습니다. 내부에서도 고민이 많았고, 수많은 회의 끝에 시민들 앞에 섰습니다. 저희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적극적인 방법은 릴레이 1인 시위밖에 없었어요. 우리가 모두 거리로 나와버리면 아이들은 어떡합니까?” 장화정 관장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아보전은 학대 아동을 발견하고 치료·예방 사업을 하는 보건복지부 산하 기관이다. 전국에 배치된 62곳 상담원 715명이 지자체 226곳을 맡는다. 지난해 아동 학대 신고는 3만4185건으로, 5년 전보다 3배가량 늘었다. 장 관장은 “상담원들이 24시간 당직 근무 체제로 일해도 쏟아지는 신고 건수를 감당하기 어렵다”며 “상담원 한 명이 연 50건 가까이 담당하는 이런 위태로운 구조를 국민에게 알려야 했다”고 말했다. 시위 시작과 동시에 진행한 청와대 국민 청원에는 6만5060명이 동참했다. “청와대가 답변 의무를 갖는 20만명이 넘었으면 좋았겠지만, 6만명도 정말 많은 숫자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111년

[아동학대 예방정책, 이대로 괜찮은가] ⑦·끝 “가족 회복 공들이지 않고 신고 처리 급급한 한국… 40년 전 미국 보는 듯”

[아동학대 예방정책, 이대로 괜찮은가] (7·끝)미국의 사례로 살펴본 우리나라 아동보호 체계 개선 방향- 원혜연 한국심리극·예술치료연구소 소장 인터뷰  더나은미래는 지난 4월부터 ‘아동보호 예방 체계, 이대로 괜찮은가’라는 주제로 기획 시리즈를 연재했다. 전문가들은 “전국 51곳 아동보호 전문기관 상담원 300여명이 아동보호에 관한 모든 업무를 담당하는 현 시스템이 아닌, 장기적인 시각으로 아동보호 체계를 갖춰나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40년 전, 우리나라와 사정이 비슷했던 미국은 어떨까. 1974년 미국에서 ‘아동학대 예방 및 치료에 관한 법률’이 제정됐을 당시, 미국 또한 우리나라처럼 ‘아동보호 전문기관’이 현장 조사와 상담을 함께 해왔다고 한다. 이 방식의 한계가 지적되면서, 차츰 지금의 아동보호 체계로 자리 잡았다. 숭실대 사회복지학 석사, 미국 뉴욕대 연극 치료 석사를 전공한 후, ‘뉴욕아동센터’ 아동학대 예방 프로그램에서 사회복지사로 5년간 근무한 원혜연(43) 현 한국심리극·예술치료연구소 소장을 만나 우리보다 앞서 같은 고민을 거쳐 간 미국의 아동보호 체계를 물었다.(‘뉴욕아동센터’는 1953년 설립된 비영리기관으로, 아동학대, 우울증, 약물중독 등에 대해 아동과 청소년 및 가족에게 심리치료, 약물검사 및 예방 프로그램 등을 지원하는 사회복지 기관이다. 뉴욕시에서 발생하는 아동학대 사건에 대한 예방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 편집자 ―미국의 ‘아동보호 체계’가 궁금하다. 어떤 구조로 아동학대 보호 및 사후 대처가 이뤄지나. “‘국가가 하는 역할’과 ‘민간기관이 하는 역할’이 철저히 분리돼 있다. 모든 아동학대 신고는 각 주·도시에 위치한 아동학대 관련 공공기관인 ‘아동보호국’(CPS·Child Protective Services)으로 보내진다. 아동보호국에서 현장조사를 하고 학대인지 아닌지, 예방조치가 필요한지를 결정한다. 가해자로부터 시급히 아동을 분리해야 하거나 가해자

[아동학대 예방정책, 이대로 괜찮은가] ② “인력 턱없이 부족, 기존 사례만 관리해도 더 많은 학대 막을 텐데…”

[아동학대 예방정책, 이대로 괜찮은가] (2)아동보호전문기관 상담원 동행취재 울주와 칠곡의 아동 학대 사망 사례로 인해 전국이 떠들썩하다. 아동 학대 현장의 최전선에 있는 전국 50개 아동보호 전문기관에선 매일 이 같은 사건을 접하지만, 정작 아동 한 명이 죽기 전에는 주목조차 받지 못한다. 지난 11일 더나은미래 주선영 기자는 경기 지역의 한 아동보호 전문기관 상담원의 하루를 동행 취했다. 편집자 주 “근래 아슬아슬한 현장이 많았어요. 며칠 전 한 초등학생이 아버지로부터 온몸에 멍이 들 정도로 심하게 맞아 긴급 분리한 사건이 있었어요. 아버지는 ‘내 아이 돌려주지 않으면 농약 먹고 자살하겠다’고 난리였고요. 오늘 현장에선 어떤 돌발 상황이 있을지 모르겠네요.” 오전 10시. 간단한 브리핑이 끝나자 김정환(가명·30) 상담팀장이 이날 동행할 신고 사례를 설명했다. “할머니가 중학생, 초등학생 남매를 돌보는데, 아이들끼리만 지내서 보호가 안 되는 상황이라고 엊그제 신고가 들어왔다”고 했다. 우선 학교에서 해당 아동을 만나기로 하고, 김 팀장과 올해 경력 4년차인 박민주(가명·27) 상담원이 2인1조로 함께 차에 올랐다. 아동보호 전문기관을 출발한 차는 고속도로로 내달렸다. 이 기관에서 담당하는 시(市)는 총 4곳이다. 서울시의 3배에 달하는 면적을 상담원 9명이 담당한다. 지자체 담당 공무원에게 “아동 학대 사건이 이렇게 많으니 인력 예산을 지원해달라”고 몇 차례 설득한 끝에 그나마 올해 계약직 상담원 1명을 늘린 것이라고 했다. 신고 현장까지는 2시간 넘게 걸렸다. 학교 담당 교사의 도움을 받아 정예솔(가명·11)양을 상담실에서 만났다. 긴장한 모습이 역력한 정양은 “할머니가 가끔 다녀가시고, 중학생인 오빠는 집에 잘 안

아픈 마음 달래주는 상담원, 그들도 아프다

전화상담 36년… 현실은 역행 작년 ‘생명의전화’ 10만건 넘게 상담 10년 전 比 70% 늘어 상담원 처우는 제자리 대부분 봉사자에 의존 감정 이입해 대화하니 내담자의 고통 그대로 트라우마로 남아 상담자 후유증 치료와 전문적 교육과정 절실 “근데 남편은 왜 이혼을 안 해 줄까요?” 김선경 용문상담심리대학원 교수가 질문을 던졌다. “아이 때문 아닐까요?” “남자 심리상, 애 때문은 아닐 거예요” “이혼해야죠, 평생 이렇게 (맞으며) 살 텐데…”라는 전화상담 자원봉사자들의 의견이 여기저기서 쏟아졌다. 잠시 후, 김 교수가 또 한 번 물었다. “그런데 이 내담자가 30분 이상 전화통화 한 후 받은 도움은 뭘까요?” 이날 상담사례를 발표했던 한현순(69)씨는 잠시 주저하더니 “쌓였던 얘기를 실컷 하고 마음이 좀 풀렸던 것 같아요”라고 답했다. 다른 참석자들도 “마음이 후련하겠죠” “내 편이 있다고 느끼죠”라며 맞장구를 쳤다. “하지만 그분의 삶이 고통스럽다는 건 하나도 변하지 않았죠. 상담의 주제를 아주 작게 줄이는 것, 그래서 구체적인 방법이 나오게 하는 것이 전화상담의 키포인트예요.” 지난 3월 29일, 서울 마포구 공덕동에 위치한 사랑의전화 상담센터 ‘카운셀24’ 1층 회의실에 상담 자원봉사자 5명이 모였다. 이 세미나는 상담 자원봉사자들이 서로 상담사례를 공유하고, 상담 과정에서 겪는 애로점을 전문가들로부터 조언받는 자리다. 3년차 자원봉사자 김봉연(가명·56)씨는 “봉사 초기에는 너무 황당한 사연이 잦아 힘들었는데, 이런 자리를 통해 가짜 사연으로 장난전화를 일삼는 내담자가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됐다”고 했다. ◇”자원봉사자 없으면 운영 못해”… 국내 전화상담 현실 1976년 국내에 처음 도입된 전화상담 역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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