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의 힘으로 집의 가치를 회복하다…일촌나눔하우징

“얼마 전 당고개 인근 달동네 가구에 시공점검을 간 적이 있어요. 오랜 기간 할머니 혼자 사시던 집인데, 저희가 수리를 해드린 뒤 자식들이 돌아와서 함께 살고 있더라고요. 집이 제 모습을 갖추면서 가정까지 회복된 거죠. 저희가 수리를 할 때 항상 바라는 것이 ‘집의 가치를 회복하는 것’ 이거든요. 몸을 누일 수 있다고 다 집이 아니잖아요. 따뜻하고, 안전하고, 쉼이 있는 공간. 할머님께 그런 집을 돌려드렸단 생각에 뿌듯했습니다.” (박창수 일촌나눔하우징 대표·사진) 수리를 통해 ‘집’의 진정한 가치를 회복하는 곳이 있다. 2010년 설립된 사회적기업 ‘일촌나눔하우징’이 그 주인공이다. 2011년 서울시 서울형 사회적기업에 선정된 일촌나눔하우징은 현재 연 매출은 50억원 이상을 기록하는 알짜 기업으로 성장했다. 서울시·노원구청이 발주하는 저소득가구 개보수공사, LH공사와 SH공사의 임대주택 환경 개선사업 등 소외계층의 집을 수리하는 예산사업을 주로 맡는다. 한국에너지재단의 사회공헌 활동 중 하나인 ‘에너지효율개선사업’도 함께 한다. 이렇게 돌아가는 시공 현장만 매일 15군데가 넘는다. 발주기관마다 다르지만, 가구당 배정되는 주거환경 개선 지원 예산은 약 60~150만원 선. 도배지와 장판만 교체해도 100만원 가량이 필요한 상황에서, 유리창이 깨지거나 문이 너덜거려도 이를 함께 수리하기란 쉽지 않다. 예산 범위를 벗어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촌나눔하우징이 시공을 맡은 가구는 이런 고민을 한 시름 덜 수 있다. 일촌나눔하우징을 중심으로 다양한 주거지원 사업이 모이다보니, 여러 곳의 자원을 활용해 꼭 필요한 공사를 마무리 할 수 있기 때문이다. “LH공사의 전세 임대주택이 60만원 정도를 지원 받는데 방 한 칸 도배·장판하고 나면 예산이 바닥납니다.

사회적기업 제품으로 특별한 연말 선물 어떠세요?…역발상 소비 캠페인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역발상 소비 캠페인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이하 사경센터)가 “일자리와 가치를 생산하는 소비-역발상 소비 캠페인을 진행한다”고 8일 밝혔다. ‘역발상 소비’는 불경기로 가치 있는 기업이 어려움을 겪을 때, 소비자가 나서서 기업을 지지하자는 취지를 담고있다. 캠페인에 참여하는 기업은 ▲트래블러스맵 ▲페어트레이트코리아 그루 ▲아시아공정무역네트워크 ▲책농장 ▲힐링필링공예협동조합 ▲우리동생 ▲이풀약초협동조합 ▲에이유디사회적협동조합 ▲아름다운커피 ▲아름다운가게 등 서울시에 위치한 사회적경제조직들이다.  국내 최초의 공정여행사 트래블러스맵은 상생의 가치를 담은 국내외 여행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운영하고 있다. ‘페어트레이드코리아그루’는 네팔,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여성들이 생산한 의류와 수공예품, 모로코 여성협동조합이 생산하는 유기농 최상급 아르간오일 화장품 라인 ‘그루 테라피’ 등 공정무역 상품으로 생활의 대안을 제안한다. ‘아시아공정무역네트워크’는 말린망고, 캐슈넛, 계피, 카카오닙스 등 트렌디하고 품질 좋은 먹거리로 국내 공정무역 상품의 저변을 넓히고 있다. ‘책농장’은 아동용 독서 간이부스 ‘북텐트’ 등을 개발하고 있다. ‘힐링필링공예협동조합’은 공예전문가들이 직접 운영하는 교육·체험·제작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우리동생’은 사람과 동물이 더불어 건강하게 사는 마을을 지향하는 협동조합 동물병원이다. ‘이풀약초협동조합’은 우리 농부가 바르고 정직하게 재배한 약초로 만든 차를 소비자에게 공급한다. ’에이유디사회적협동조합‘은 듣지 못하는 이들에게 문자 통역 등 소통의 기회를 제공한다.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공정무역 커피를 출시한 ‘아름다운커피’는 기호식품 시장에서 공정무역의 비중을 높이고 있다. 아름다운가게는 공익쇼핑몰 ‘뷰티풀마켓’을 통해 국내 공익 상품 생산자들과 함께 ‘마스코바도 감귤젤리’ 등 다양한 협업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12월 16일까지 ‘세모편지(http://sehub.blog.me)’의 이메일 뉴스레터를 구독하면 공정여행 상품권, 아르간 오일 화장품, 커피 세트, 카카오차와 말린망고 등을 증정하는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기존 구독자인 경우, 다른 사람에게 ‘구독 추천’을 하면 캠페인에 참여할 수

‘더나은 패션’으로 가는 길…사회적기업 ‘라잇루트’

성수동에 위치한 사회적기업 ‘라잇루트(Right Route)’ 매장에는 같은 옷이 단 한 벌도 없다. 평상복으로 알맞은 맨투맨 티셔츠부터 패션쇼에서나 볼 법한 독특한 드레스까지. 제품 하나하나 개성이 빛난다. 청년 디자이너들이 손수 만든 작품이기 때문이다. 전시된 옷 위에는 디자이너의 사진과 약력이 함께 걸려있다. ‘옷을 만든 사람’에 대한 존중이 절로 느껴지는 모습이다. 라잇루트(Right Route)는 기존 패션업계의 높은 진입장벽에 가로막혀 옷을 만들어 볼 기회조차 갖기 못한 디자이너 지망생들에게 실무경험을 제공한다. 청년 디자이너들이 만든 옷을 소비자에게 유통하는 것도 라잇루트의 몫이다. 신민정(27·사진) 라잇루트 대표는 “라잇루트가 패션업계에 ‘올바른 길’을 제안하길 바랐다”며 상호명의 이유를 밝혔다. 창업자치고는 많지 않은 나이. 패션과는 거리가 있어 보이는 건축설계학 전공자가 패션회사 창업을 결심한 계기는 무엇일까. 두 시간이 넘어가는 긴 인터뷰에도 그는 지치는 일 없이, 조리 있게 자신의 신념을 설파했다. “자취집을 고르는 제1 기준이 ‘옷장의 유무’일 만큼 옷을 좋아해요. 취미로 패션블로그도 운영했고요. 자연스레 청년 디자이너들과도 만날 수 있는 기회도 많았는데, 얘기를 들어보니 상황이 너무 열악했어요. 최저시급도 안 지키고, 채용 기준을 신체 치수로 정하고…. 좋아하는 분야였기 때문에 그들의 고충이 마치 내 문제처럼 느껴졌던 것 같아요. ‘이 사람들을 위한 회사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제가 좋은 옷을 계속 구매하려면 패션업계가 좀 더 건강해져야겠더라고요.” ◇열정페이, 몸뚱아리 차별…패션업계 ‘검은 관행’ 깨는 사회적 기업 패션업계에서 청년 디자이너들이 겪는 부조리는 하루 이틀일이 아니다. 스튜디오에 취업하려면 낮은 임금과 비인간적인 대우를 감당해야 한다. 디자이너

사회적 기업을 위한 국제적인 기준선은? (上)

영국문화원은 남아시아의 사회적 기업의 현황을 연구했다. 트리스탄 에이스 (Tristan Ace)씨가 연구 결과의 요점을 전하려고 한다. 사회적 기업 지지자들의 이야기는 그럴듯하다. 어떻게 기업 이익과 사회적 임팩트를 동시에 창출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을 가지고 설득되지 않을 수 있느냐고 말이다. 하지만, 말로는 부족하다. 근거가 중요한데 현재로는 사회적 기업이 우리가 직면한 가장 긴급한 문제의 해결책이라고 사람들을 설득하기에는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 영국 문화원은 이 근거의 기반을 만들기 위해서 사회적 기업을 지원하는 주요 기관들과 함께 협업하여 야심차게 여러 세계 시장의 사회적 기업들을 위한 베이스라인을 구축하는 시도를 했다. 우리는 우선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에서 설문조사를 시행했고 결과도 확인할 수 있다(결과 확인하기). 설문 조사 결과는 우리가 가정했었던 내용들을 뒷받침했고, 생각지 못했던 놀랄만한 내용도 있었다. 이런 결과는 정치인, 기업가, 후원자들이 자원을 더 전략적으로 배치하는데 목표를 두도록 생각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고, 이것이 결국 더 포괄적이고 지속적인 미래를 만드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청년층이 이끄는 신생 분야 남아시아의 사회적 기업은 최근 몇 년간 가파르게 성장했다. 인도의 사회적 기업의 절반 이상인 약 67%가, 지난 5년 내에 창업됐다. 방글라데시의 사회적 기업은 평균 업력이 6년이며, 설문에 응한 파키스탄의 사회적 기업 절반 이상은 2013년 이후 설립됐다. 남아시아의 실업 상태의 청년들의 증가와 연관된 위험에 관한 많은 응답이 있었다. 설문조사 결과는 사회적 기업의 대부분이 신생기업이라는 것과, 이 지역 사회적 기업가들의 연령이 낮다는 것도 보여줬다. 방글라데시와 파키스탄의

[국내 1세대 사회적기업이 말하는 혁신] ③ 엔비전스, 전시로 편견을 깨다

어둠속의대화, ‘엔비전스’ “보는 눈을 감고, 통찰의 눈을 떠라.” 지난 28년 동안 유럽·아시아·미국 등 30개국 160여 도시에서 950만 명의 관람객이 경험한 전시 ‘어둠속의대화’의 캐치프레이즈다. 한국에서는 2009년 네이버의 투자를 받은 자회사형 장애인표준사업장인 ‘엔비전스’가 2010년부터 상설 전시를 이어나가고 있다. 엔비전스는 현재 시각장애인 25명과 비장애인 10명, 총 35명을 고용하고 있는 사회적기업이다. ‘어둠속의대화’는 완전한 어둠 속에서 100분간의 전시가 진행된다. 관람객은 오로지 로드마스터에 의지해 시각 외의 청각·촉각·후각 등의 감각만으로 전시를 체험해야 한다. 한국에서는 서울 북촌에 상설 전시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오전 11시부터 저녁 8시(토,일, 공휴일은 오전 10시부터 저녁 7시)까지 15분 간격으로 하루 총 37회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매 회차마다 최소 1명에서부터 8명까지 팀을 이뤄 전시를 체험하게 된다. 인터파크 예매를 통해 분기별로 티켓을 판매하고 있는데, 현재 전시/행사 주간 랭킹에서 10월~12월 전시가 3위를 차지하고 있다.  관람객들의 반응도 뜨겁다. “처음에는 당황스러움이 앞서지만 끝날 때쯤에는 끝내기 싫을 정도로 너무 즐거운 시간이었다”, “30년 동안 겪었던 경험 중 단연 최고의 경험”, “꼭 소중한 사람에게 권하고 싶다”는 등 색다른 데이트나 경험을 원하는 이들에게 안성맞춤이라는 평이 많다. 사실 상설전시장을 열고 초기 몇 년은 적자를 봤지만, 지금 서울 전시장의 누적 관람객 수는 25만 명이 넘는 등 독일 함부르크와 이스라엘 홀론 다음으로 반응이 좋다. 송영희 엔비전스 대표는 “전시 산업은 최소 2년은 지속해야 성과를 낼 수 있다”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초기 투자를 유치하는 것”이라고 했다. 현재 엔비전스의 월 매출은 1억에서 1억5000만원

[국내 1세대 사회적기업이 말하는 혁신] ② 오르그닷, 친환경 패션부터 생산자 대안 플랫폼까지

친환경 패션의 선구자, ‘오르그닷’ ‘페트병을 재활용한 소재로 만든 유니폼이 야구 선수 경기용으로 적합할까?’ 친환경 옷을 만드는 사회적기업 ‘오르그닷’은 회사의 사활을 건 실험에 들어갔다. 바로 프로야구 SK 와이번스 구단의 유니폼 100여 벌을 제작하는 것. 야구 선수들이 슬라이딩을 해도 찢어지지 않아야 하기에, 무려 300㎏의 무게를 견디는 원단을 만들어내야 했다. 친환경 옷이 경기력에 문제가 없단 것을 증명하기 위해 4달간의 개발 과정이 걸렸다. 오르그닷의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이 경기를 뛸 때마다, 이기기를 빌었다. 결과는 9전 8승. 친환경 원단으로 개발된 옷이 기능성 옷으로도 전혀 부족함이 없다는 것을 바로 증명했다. 지난 2010년, SK 프로야구 구단의 유니폼을 친환경으로 만들어내는데 성공하며 ‘오르그닷’은 친환경 브랜드 의류 회사로 자리매김하는데 성공했다. 올해로 8년째 접어든 오르그닷. 이들은 버려진 빈 페트병과 버려진 어망을 이용해 실을 뽑아내고, 무표백‧무형광 면으로 만든 옷, 가방, 앞치마 등을 판매한다. 오르그닷의 대표 제품은 바로 ‘무가공면’ 티셔츠이다. 탈색, 염색 등을 전혀 하지 않고 100% 면으로 만든다. 단점이라면 아이보리색 하나밖에 없다는 것. 그러나 일반적으로 우리가 입는 새하얀 옷들은 모두 형광증백제를 사용한 제품이다. 형광증백제는 장기간 인체에 사용될 경우 피부염 등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고, 심하면 암까지 일으킬 수 있는 화학물질이다. 연 매출은 11억원 정도. 홈페이지로 단체복 제작 의뢰를 받아 판매하는 것이 주된 비즈니스다.  올해부터는 ‘디자이너스앤메이커스(Designers & Makers)’라는 플랫폼을 론칭하며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쉽게 말해 생산자와 디자이너를 매칭하는 시스템이다. 현재 디자이너(회사)는 6000명, 봉제 공장은 500곳

[국내 1세대 사회적기업이 말하는 혁신] ① 동부케어 “마을이 돌봄의 중심입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지원, ‘동부케어’ “반와상 상태로 거의 누워 지내시던 어르신이 있었어요. 장기요양보험 3등급에다, 식사도 우유로만 드실 정도였어요. 이분이 다른 기관에서 요양보호사들에게 성희롱적 발언을 종종 해서 다들 도망간 상황이었어요. 저희는 성희롱 시 대처 매뉴얼을 철저하게 교육하거든요. 담당 선생님(요양보호사)이 매뉴얼에 따라 지혜롭게 잘 대처하신 덕분인지, 1년이 채 안 된 상황에서 정기적인 돌봄을 받지 않아도 될 정도로 상태가 호전됐어요. 이젠 간호사가 한 달에 두 번 정도, 고혈압약은 잘 드시는지 체크하는 정도입니다.” 사회적기업 ‘동부케어’에서 2년 6개월째 사회복지사로 근무하고 있는 양용님(45)씨는 “어르신처럼 (사회복지 서비스를 받고) 증상이 완화된 분이 너무 많다”고 했다. 양씨는 “실적에 연연하는 다른 기관과는 달리 사회적기업으로서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면서 “섬김의 자세로 이웃을 돌보는 것을 강조하는 철학이 남다르다”고 덧붙였다. 지난 2008년 경기도 화성에 설립된 ‘동부케어’는 노인 장기요양 서비스, 중풍·치매 어르신 대상 주·야간 보호 서비스, 산모와 신생아를 위한 돌봄 서비스 등 전 세대에 이르는 사회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적기업이다. 올해로 업력이 9년인 명실상부한 1세대 사회적기업 중 하나다. 지난해 매출은 32억원, 종업원 수는 326명. 이 중 노인·장애인 등 취약계층 고용 비율은 54%에 이른다. 매달 600~800명에게 사회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동부케어가 관심을 가지는 것은 ‘마을 단위의 돌봄’이다. 김경곤 동부케어 이사는 “노인 한 분을 돌보더라도 요양보호사, 간호사, 작업치료사까지 다양한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면서 “사회서비스는 갈수록 통합성과 유연한 시스템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필요한 시점에 적절한 사회 서비스가 적용되기

“사회문제, 정부 지원금만으로 해결 안돼… 사회적 금융 키워야”

한국사회투자 3년간 694억원 집행소셜하우징, 사회적기업 지원 등 사회혁신 사업에 마중물 “작은 사회적기업이 담보와 신용 등급만 중요시하는 기존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기란 거의 불가능했다. 개인 돈이 아니면 급한 자금을 운용할 길이 없어 직접 대출을 받기 시작했고, 카드론을 쓰기도 했다.” 전남의 사회적기업 ‘해들녘애’는 결혼 이주 여성, 고령자 등 취약 계층과 함께 강진 특산품을 직접 개발, 제조하는 사회적기업이다. 기형적 유통 구조에 눌려있던 지역의 ‘명인’을 발굴해 소비자와 이어주는 역할도 하고 있다. 지금은 연매출 10억원을 웃돌아 안정적이지만, 박상선 대표가 창업 초기부터 지난 6년간 감당해야 했던 짐은 상상 이상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한층 수월하게 신제품 개발에 매진할 수 있었다. 해들녘애의 사회적 가치를 보고 선뜻 제조비 1500만원을 빌려준 곳이 있었기 때문이다. 대출을 해준 곳은 사회적기업들의 자조기금(‘사회혁신기금’)에서 출발한 ‘한국사회혁신금융㈜’. 소셜벤처·NGO 등을 위한 금융상품을 개발해 저금리(연 4%)로 대출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까지 총 38건, 6억8000만원 상당의 융자금을 지급했고 연체율은 ‘0%’다. ◇담보·신용 등급보다 가치를 보는 투자 한국사회혁신금융㈜이 처음부터 이런 규모의 융자 사업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회원사 88곳이 출자한 1억8000만원이 대출재원의 전부였다. 기업당 대출도 3개월 단위 평균 500만원 정도였다. 하지만 올해 6월, (재)한국사회투자에서 2억원을 지원받은 후부터 사정이 달라졌다. 6개월 단기 상품(2000만원 한도)과 1년 중기 상품(5000만원 한도)을 신설하는 등 대출 서비스의 폭이 넓어진 것. “기업이 크려면 먼저 관련 금융시스템이 발전해야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국내에는 사회적기업의 옥석을 가려줄 리서치 기관, 사회적 투자로

⑧아시아, ‘임팩트 투자 지형’을 묻다

“아시아의 ‘임팩트 투자 지형’은 어떨까.” 아시아 전 지역을 포괄하는 임팩트 투자 선구자들이 한데 모였다. 인도와 샌프란시스코에 자리 잡은 유나이터스 CEO 제프 “체스터” 울리, 싱가포르에서 임팩트투자 논의를 끌어가고 있는 ‘Impact Investment Exchange Asia(IIX) 로버트 크레이 빌, 대만의 ‘B current Impact Investment(BII)’의 스티븐 양(Steven Yang), 중국 사회적기업연구소(Social Enterprise Research Center) 지아웨이 창(Ziawei Zhang), Aspen Network of Development Entrepreneurs(ANDE)·제니 에버렛(Jenny Everett)까지, 투자자부터 중간 매개조직까지 한 자리에 모였다. 사회=리처드 로케(Richard Roque), SA 캐피털 리미티드·중국 아시아 국가들은 각기 문화나 경제·정치 사회 발전 정도가 다르다. 결과적으로 아시아 중에서 나라별로 임팩트 투자의 발전 양상이 각각 다르다.  2015년 초, 글로벌 임팩트투자네트워크(GIIN)라는, 220명의 임팩트 투자자들이 속해있는 단체에서 약 157명의 회원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총 임팩트투자 규모는 152억달러(약 17조 8100억원)였다. 총 7500개 기업에 투자 됐다.  투자자의75%가 북미 유럽기반이었고, 개도국에 기반한 이들이 약 20% 정도였다. 지역별로 가장 많은 투자를 받았던 곳은 아프리카 지역으로, 전체의 60% 정도였다. 영역별로는 농 식품·헬스케어·주택·에너지·소액금융 등에 많은 투자가 이뤄졌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6년 총 투자규모는 177억달러(약 20조 740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많은 이들이 동남아시아에서 임팩트투자를 늘릴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렇듯 아시아에서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 뒤에는 아시아 임팩트 투자를 이끌어 온 선구자들이 있었다고 할 수 있다. 각각 돌아가면서 이야기를 해달라. ◇유나이터스 임팩트(Unitus Impact) CEO 제프 체스터 울리(Geoff “Chester” Wolley) 유나이터스는 2000년 창설된 임팩트 투자 기관이다. 나를

[오승훈의 공익마케팅] ⑤ 우리의 고객에 대해 서술하시오

오승훈의 공익마케팅 당신의 조직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분명히 보여주겠다. 지금 조직의 구성원들을 한 자리에 모은 다음 A4 한 장씩을 나눠주자. 맨 위에 한 줄만 적어놓으면 된다. ‘우리의 고객에 관해 서술하시오.’ 대부분 조직에서 3가지 중 하나 이상의 현상이 나타난다. 첫째, 구성원마다 다른 고객을 서술한다. 대표는 30대 주부, 팀장은 30~40대 여성, 팀원은 젊은 여성. 이렇게 각기 다른 고객을 서술한다. 고객이 다르면 제품이 다르다. 대표는 30대 주부를 위한 제품을 만들고, 팀장은 30~40대 여성을 위한 제품을 만든다는 의미다. 한 배를 탔으나 서로 다른 목적지를 보고 있다는 증거다. 둘째, 포괄적으로 고객을 정의한다. 31세의 신혼 주부와 39세의 10년 차 주부가 원하는 것은 다를 수 있다. 같은 39세의 10년 차 주부라도 자녀의 나이, 부부의 라이프 스타일, 소득 수준에 따라 필요한 상품은 다르다. 30대 주부 전체를 만족하게 할 수 있는 상품은 없다. 셋째, 서술하지 못한다. 선물을 고를 때도 받을 사람의 직업, 지위, 나이, 성별, 패션 스타일, 습관 등을 고려하는데, 돈을 내고 상품을 구매하라면서 고객에 대해 모르는 것이 가능할까? A4 반 장 이상을 채우지 못한다면 고객을 안다고 할 수 없다. 이런 현상은 고객을 명확히 정의하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해법은 간단하다. 하나의 고객으로 명확히 정의하는 것이다. 이제 우리의 고객을 ‘37세의 결혼 8년 차 주부이며, 5살 남자 자녀가 있고, 남편은 중소기업 과장’처럼 구체적으로 정의하자. 이쯤에서 의문이 생긴다. 저렇게 고객을 정의하지만 실제로

대전 시내, 사회적기업 어디까지 가봤니?

경제적 불평등과 사회양극화. 이 시대가 안고 있는 주요 과제다. 2016년 9월 초,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2016 국제사회적경제협의체 총회(이하 GSEF)’에서는 62개국 330개 도시의 1800여명의 사람들이 우리 사회의 문제를 ‘사회적 경제’ 방식으로 풀어가고자 머리를 맞댔다. GSEF는 2013년, 세계 도시 시장, 국제기구 대표와 사회적 경제 주체들이 모여서 형성한 민관 협력의 국제 네트워크 플랫폼이다. 2016 GSEF에서는 “사회연대경제(Social and Solidarity Economy)는 경제적 효율성과 동시에 사회통합, 지속가능한 개발, 경제와 사회·도시 발전과정 운영에 적극적 참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서 비영리단체, 사회투자 등 경제적 이윤만이 목적이 아닌 모든 영역을 포괄하는 광의의 개념으로 정의했다. 캐나다 퀘백에서는 실업률이 14%로 허덕이던 경제 위기를 ‘사회적 경제’로 돌파한 대표적인 도시다. 퀘백주의 협동조합 조합원 수(880만)는 인구 수(800만)보다 더 많다. 서울, 부산, 인천, 대구에 이어 5번째로 큰 도시. 인구 150만명의 삶의 터전인 대전에서도 ‘사회적 경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대전 사회적 경제 조직들의 특징은 무엇일까. 더나은미래가 지난 9월 탐방한 10곳을 분석해봤다.  ◇ 장애 관련 사회적기업이 강세  특히 더나은미래가 탐방한 대전 시내 사회적기업들 중에는 ‘장애인’ 관련 사업을 펼치고 있는 곳들이 눈에 띄었다. 장애인재활보조공학기기를 개발, 제작하는 사회적기업 ‘터치스톤’이 대표적이다. 터치스톤의조영근 대표는 5년 동안 청각장애인을 돕는 기계 발명에 매달렸다. 그는 청각장애인만 인지할 수 있는 주파수를 제공하는 시스템(텔레코일 존)을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해외의 공공장소에는 일반 소리를 청각장애인용 주파수로 바꿔주는 시스템이 있지만, 우리나라에는 전무했던 현실을 바꾼 것이다. 100번도 넘는 실험 끝에, 휴대폰 이어폰 단자에 꽂기만 하면 텔레코인이 작동할 수 있도록 개발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