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등록아동
17일 서울 중구 누리마당에 마련된 출생 미신고 아동 추모벽에 한 시민이 글을 남기고 있다. /유니세프한국위원회
‘출생 미신고 사망’ 더는 없도록… 비영리 56단체 합동 아동 보호대책 마련 촉구

“이름, 생일 없는 아이들의 죽음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어른인 우리가 미안해. 하늘의 별이 된 소중한 생명이 잊히지 않도록 이제 어른들이 나설게.” 17일 서울 중구 누리마당에 노란색 포스트잇 100여 장이 붙은 추모벽이 마련됐다. 포스트잇에는 세상을 떠난 출생 미신고 아동을 추모하는 글들이 적혀 있었다. 시민의 손글씨에는 안타까움과 미안함이 묻어 있었다. 이날 추모벽을 마련한 월드비전·굿네이버스·유니세프한국위원회 등 56단체는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출생 미신고 아동 사망 예방’과 ‘출생 등록 권리 보장’을 위한 정부의 실질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행사에 참석한 관계자들 80여 명은 사망한 아동을 추모하고,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냈다. 단체들은 “출생 미신고 아동 현황과 사망 원인, 배경에 대한 정확한 추적 조사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지원 방법과 충분한 예산 확보 방안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8대 대책을 정부에 제안했다. ▲출생 미신고 아동 전수조사에 기반한 미신고 사유와 사망 원인·배경 심층조사 ▲외국인 아동을 포함한 모든 아동의 출생 등록 권리 보장 ▲아동 유기의 근본적인 원인 파악과 종합 대책 수립 ▲보편적 임신과 출산·양육 지원 체계 강화 ▲복합위기가정에 대한 사회적 지원 확대 ▲아동보호체계 강화와 관련 예산 증액 ▲청소년 부모에 대한 생애주기적 정책지원 강화 ▲아동을 부모의 소유물로 보는 사회적 인식 개선과 아동기본법 제정 등이다. 16일 보건복지부의 전수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1~5월 태어났으나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아동 144명 중 7명은 이미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복지부는 지난 2015~2022년 출생 아동

광주광역시의 한 산부인과에 신생아들이 누워있다. /조선DB
‘임시번호’만 있는 영아도 위기아동 발굴 대상에 포함한다

출생신고 기록이 없는 아동이 정부의 위기아동 발굴 대상에 포함될 수 있도록 시행령이 개정된다. 보건복지부는 13일 ‘사회보장급여의 이용․제공 및 수급권자 발굴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이번 조치는 태어난 기록은 있지만 출생신고가 되지 않아 생사가 불분명한 ‘그림자 아동’을 찾기 위해 시행됐다. 감사원은 지난달 보건복지부 정기감사에서 2015~2022년생 중 출생 미등록 아동 2236명을 발견했다. 보건복지부는 경찰, 지방자치단체와 이들의 행방을 확인하기 위한 전수조사를 시행했다. 이 과정에서 경기 수원시 소재 아파트에서 냉장고에 보관된 아동 시신이 발견되는 되는 등 영아 살해 문제가 수면위로 드러나 사회적 파장을 불렀다. 정부는 현재 ‘e아동행복지원사업’을 통해 학대 위기아동을 발굴, 조사하고 있다. 필수예방접종 미접종, 아동수당 미지급, 어린이집·유치원 출석 월 6일 미만 아동 등이 대상이다. 이번 개정령안은 ‘예방접종통합관리시스템에 등록된 아동 중 임시신생아번호, 임시관리번호로 남아있는 아동과 그 아동의 보호자 정보’를 발굴 대상으로 추가했다. 임시신생아번호는 출생 후 1개월 이내에 예방접종의 기록 관리, 비용 상환을 위해 의료기관에서 발급하는 번호다. 출생신고 후 임시신생아번호는 주민등록번호로 통합된다. 임시관리번호는 출생신고가 1개월 이상 지연되는 상황 등으로 인해 주민등록번호가 없는 경우 예방접종력 관리를 위해 보건소에서 발급한다. 이 번호도 출생신고 후에는 주민등록번호로 통합된다. 두 번호 모두 출생등록 후에는 주민등록번호로 통합되기 때문에, 이 번호가 남아있다는 건 출생신고가 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보건복지부는 “현재 예방접종 미접종 아동 등의 정보를 입수해 학대 위기아동을 발굴·조사하는 ‘e아동행복지원사업’을 운영 중이지만, 주민등록번호 없이 의료기관 등에서 발급한 임시신생아번호만 있는 아동은 법적 근거

아동학대 행위자와 분리돼 아동보호전문기관으로 이동하는 모습.
사회복지시설 입소한 ‘미등록 아동’ 269명… “출생통보제 도입 논의돼야”

지난 2020년 이후 사회복지시설에 입소한 아동 중 출생신고 되지 않은 ‘미등록 아동’은 269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출생 미등록 아동의 시설 입소 현황’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 7월까지 출생 미등록 상태로 시설에 입소한 아동은 269명이며 이 중 40명은 입소 후에도 여전히 미등록 상태였다. 현재 출생신고 제도는 신고 의무자인 부모가 신고를 하지 않을 경우 아동의 출생 사실을 확인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출생신고의 의무는 부모가 지고 있기 때문이다. 예외적으로 부모가 출생등록을 하지 못하는 경우 동거하는 친족이나 의사, 조산사 등이 대신 신고가 가능하다. 출생신고를 하지 못해 주민등록번호 확인이 불가능한 아동의 경우 사회복지 전산관리번호를 부여받고 있다. 이를 통해 의료지원, 영아수당, 출생수당 등을 지원받는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올해 7월까지 시설에 입소한 출생 미등록 아동 40명 중 15명은 사회복지 전산관리번호를 부여받지 못하고 시설을 퇴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시설에 입소한 출생 미등록 아동 269명 중 101명은 아동학대 사례관리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학대 사례관리는 학대 경험이 있는 아동에게 상담과 치료, 재학대 방지를 위한 모니터링을 실시하는 등 피해 아동 회복을 위한 조치다. 신 의원은 “모든 학대 피해자에게 사례관리를 실시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아동학대 피해를 받은 출생 미등록 아동은 이보다 더 많을 수 있다”고 밝혔다. 신 의원은 “아동 한명, 한명을 보호하기 위해 출생 미등록 아동에 대한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는

보편적출생신고네트워크가 2018년 실시한 ‘I am Sorry’ 캠페인 영상 화면. / 보편적출생신고네트워크 제공
“출생신고 누락 아동 없어야”… 보편적출생신고네트워크, ‘출생통보제’ 법제화 촉구

보편적출생신고네트워크는 15일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아동의 인권 보호를 위해 정부와 국회가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날 보편적출생신고네트워크는 성명을 내고 “미등록 아동이 인권의 사각지대에 방치되지 않도록 국회와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과 진정성 있는 의무이행을 바란다”고 밝혔다. 보편적출생신고네트워크는 비영리단체 등 20개 조직이 연대해 결성한 단체다. 2015년부터 모든 아동에게 ‘출생등록에 대한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인식 제고 캠페인, 입법 노력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미등록 아동이 보육과 교육, 기초보건과 의료에 대한 권리를 박탈당한 채 자라는 것을 막는 것이 목적이다. 현재 국회에는 2개의 관련 법안이 발의된 상태다.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은 출생통보제 법제화를 담았다. 의료기관이 아동의 출생 사실을 국가기관에 우선으로 알리도록 하는 제도다. 부모가 출생신고를 하지 않으면 국가가 아동의 출생을 확인할 수 없는 현행 제도를 보완할 수 있다. 이 법안은 지난 3월 발의됐지만 여전히 국회에 계류된 상태다. <관련기사 “미등록 아동의 비극 막자”… 시민단체 ‘출생통보제’ 도입 촉구> ‘외국인 아동의 출생등록에 관한 법률안’은 출생신고 대상을 대한민국 국적자로 한정하는 것이 아니라, 외국인 아동까지 포함하기 위한 제도적·실질적 기반을 마련할 방안을 포함한다. 성명서는 “체류자격이나 국적과 무관하게 모든 외국인 아동이 출생등록을 신청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또 “신청 과정이나 출생증명서상의 정보로 체류자격이나 체류자격 유무가 드러나지 않도록 명확한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며 “출생등록 사무에서 취합된 정보가 출입국사범 단속 등 출입국행정 목적으로 이용되지 않도록 법과 지침, 매뉴얼 등을 분명히 확인해야

17일 국회소통관에서 출생통보제 도입과 보편적 출생등록 체계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세이브더칠드런 제공
“미등록 아동의 비극 막자”… 시민단체 ‘출생통보제’ 도입 촉구

보편적출생신고네트워크는 17일 국회 소통관에서 최혜영 의원실, 한국아동복지학회와 함께 ‘출생통보제’ 도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출생통보제란 부모가 아닌 의료기관이 아동의 출생 사실을 국가기관에 우선적으로 알리는 제도다. 부모가 출생신고를 하지 않으면 국가가 아동의 출생을 확인할 수 없는 현행 제도를 보완할 수 있다. 보편적출생신고네트워크의 조사에 따르면 최근 2년 동안 아동양육시설에 거주하는 출생 미등록 아동 146명 중 약 20%는 지난해 조사 당시에도 여전히 미등록 상태였다. 학대 피해 아동 신고 사례 중에도 매년 50~70명이 출생 미등록 사례로 추정된다. 출생신고를 하지 않으면 아동은 보육과 교육, 기초보건과 의료에 대한 권리를 박탈당한 채로 자라게 된다. 이에 지난 2일 ‘출생통보제 도입에 관한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일부개정법률안’이 국무회의를 거쳐 국회에 제출됐다. 2019년 5월 정부가 출생통보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지 3년만이다.<관련기사 “신생아 출생신고 빠짐없이”··· 법무부, 출생통보제 입법예고> 이 법안을 발의한 최혜영 의원은 “지난해 의료기관의 출생 통지 법제화를 골자로 하는 가족관계등록법 개정안을 발의하고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이제라도 정부가 출생통보제도를 도입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다는 점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세상에 태어났으나 공적으로는 인정받지 못하는 아동이 더 이상 생기지 않고, 모든 아동이 출생 등록될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해당법의 조속한 통과와 출생통보제 도입을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김아래미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도 “아동정책 관련 의사결정에서 아동의 존엄성 보장은 최우선 가치로 고려돼야 한다”며 출생통보제 도입을 촉구했다. 현행 제도의 문제점과 앞으로 개선해야 할 점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이환희 재단법인 동천 변호사는

이주인권단체 “장기 미등록 아동 체류 대책, 전면 보완해야”

이주인권단체가 국내에서 태어난 장기 미등록 이주 아동에게 체류 자격을 부여하기로 한 정부의 결정을 환영하면서도 전면적인 대책 보완을 요구했다. 이주배경아동청소년기본권향상을위한네트워크는 23일 성명서를 내고 “법무부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지난 22일 보고한 업무 현황에 ‘국내 출생 장기 불법 체류 아동 대책’을 포함한 점을 환영하지만, 여전히 이주 아동의 현실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고 있어 보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네트워크는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사단법인 두루, 아시아의 창, 재단법인 동천 등 17곳으로 구성돼 있다. 법무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 만 19세 이하 미등록 외국인은 2017년 5279명에서 2020년 8466명으로 60.4% 대폭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미등록 외국인이 25만1041명에서 39만4897명으로 57.3% 증가한 비율보다 3.1%포인트 높다. 이날 발표된 성명서에는 “법무부가 체류 자격 부여 대상을 국내에서 출생한 아동으로 한정한 것이 문제”라며 “단순히 한국에서 태어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미 한국에서 오랜 기간 생활해 사회의 구성원이 된 다수의 아동이 불이익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근거가 불분명한 체류 자격 부여 기준도 문제 삼았다. 이들 단체는 “합리적인 근거나 기준 없이 15년이라는 긴 기간을 체류 자격 부여 요건으로 제시한 것도 우려된다”며 “앞서 같은 제도를 도입한 다른 국가의 사례를 보더라도 대체로 2~7년의 체류 기간을 자격 요건으로 제시하거나 국내 사회와의 통합 여부 등을 복합적으로 파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법무부가 제도를 한시적으로 시행하겠다고 발표한 점도 문제”라며 “아동 인권에 대한 더 깊은 고민을 통해 정책을 보완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강태연 더나은미래 인턴기자 kite@chosun.com

불안정 속 고립까지… 미등록 이주 아동 심리적 문제 심각

불안정한 상황·사회적 고립이 원인 문제 지속되면 발달·성장에 악영향 ‘감사 지적’ 불이익에 지원 쉽지 않아 병원·아동센터 등 이용할 수 있어야 #1. 올해 일곱 살인 미등록 아동 A군. 부모나 친구를 깨물고, 때리고, 물건을 던지는 폭력 성향을 보여 얼마 전부터 심리 치료를 받고 있다. 심리전문가는 A군의 이상행동 원인이 성장 환경에 있다고 봤다. 미등록 이주민인 부모는 불안정한 신분으로 생계를 이어가느라 A군을 제대로 돌볼 수 없었다. A군은 혼자 집에 남기 일쑤였고, 훈육은 대부분 거친 체벌로 이뤄졌다. 가끔 ‘죽고 싶다’는 말도 한다. #2. 또 다른 미등록 아동 B양은 감정 표현을 극도로 꺼린다. 올해 여섯 살인 B양은 상담 교사가 불러도 반응이 없거나, ‘좋다’는 식의 반응만 반복한다. 자신의 감정이나 요구 사항을 정확히 표현하지 못하고, 친구나 선생님 등 타인과 관계 맺기도 거부한다. 부모와의 애착도 형성되지 못했다. B양 역시 부모의 불안정한 체류 자격과 어려운 경제적 상황 탓에 제대로 된 돌봄은 이뤄지지 못했다. 미등록 이주 가정의 돌봄 공백이 아동의 심리적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아동의 정서적 안정에는 쾌적한 거주 환경, 양육자와의 애착 관계, 적절한 사회 활동 등이 필요하다. 하지만 불안정한 상황 속에서 사회적 고립까지 겪는 미등록 아동들은 폭력성, 우울감, 사회성 부족 등 다양한 문제를 겪고 있다. 올해로 5년째 미등록 이주 아동을 대상으로 심리 지원 활동을 해온 송정은 아트온어스 대표는 “미등록 아동은 보통의 취약 계층 아동에게서 나타나는 심리적 문제보다 더 심각한 증세를 보이는데 이는 이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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