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나미 책꽂이] ‘누구도 멈출 수 없다’ ‘사람을 옹호하라’ 외

누구도 멈출 수 없다 “빈곤 문제를 해결하려면 먼저 그 나라 여성의 권리를 증진하라.” 세계적인 자선단체인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의 공동설립자인 멜린다 게이츠는 아프리카 빈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여성의 삶부터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1997년 마이크로소프트 설립자인 남편 빌 게이츠와 함께 재단을 설립한 후 20년 넘게 진행해온 개발도상국 여성 권익 보호 활동과 빈곤 퇴치 활동이 한 권의 책에 정리돼 있다. 피임, 여아 교육, 직장 내 성평등 등 7가지 주제를 통해 여성 권리 증진과 공동체 발전의 연결고리를 꼼꼼하게 짚어준다. 멜린다 게이츠 지음, 강혜정 옮김, 부키, 1만8000원     무지개는 더 많은 빛깔을 원한다 “동성애하면 에이즈 걸리는 거 아니에요?” 한국 사회에 만연한 성소수자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책이다.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부 교수, 김승섭 고려대 보건정책관리학부 교수, 자캐오 대한성공회 신부 등이 필진으로 참여해 성소수자들에게 우리 사회가 가하는 차별을 하나하나 풀어낸다. 촘촘히 모인 논리는 ‘근거 없는 차별과 혐오를 멈추라’는 묵직한 외침으로 이어진다. 내년 1월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는 한국성소수자연구회가 쏘아 올린 첫 신호탄이다. 한국성소수자연구회 지음, 창비, 1만8000원     1.5도, 생존을 위한 멈춤 100점 만점에 28.53점. 지난 10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제25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발표된 한국의 기후변화대응지수(CCPI)다. 우리나라는 61개국 중 58위의 성적을 기록하며 대응이 ‘매우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텀블러나 에코백 사용 등 개인적 실천도 중요하지만, 산업 구조와 정책을 바꾸는 게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이 책은 전 세계가

[더나미 책꽂이] ‘서툴지만 혼자 살아보겠습니다’ ‘낯선 이웃’ 외

장애학의 도전 40년 넘게 ‘장애’를 사유해온 김도현 노들장애인야학 교사·노들장애학궁리소 연구활동가가 지난 10년 동안 축적한 ‘장애학’ 연구 성과를 한 권의 책으로 정리했다. 저자는 장애가 사회적으로 만들어진 개념이라 지적하며, “장애인은 차별받음으로써 장애인이 된다”고 주장한다. 신체적 손상이 ‘장애’로 인식되는 건 우생학에 뿌리를 둔 사회적 위계 때문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장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장애인도 더 단결하고 스스로 권리 의식을 높여야겠지만, 궁극적으로는 비장애인이 바뀌고 비장애인 중심의 사회가 바뀌어야 한다”고 말한다. 김도현 지음, 오월의봄, 2만2000원     서툴지만 혼자 살아보겠습니다 쉬운 단어와 간결한 문장으로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소셜벤처 ‘소소한소통’이 펴낸 발달장애인 자립생활 안내서다. ▲먹기 ▲입기·빨래하기 ▲씻기 ▲정리하기 ▲청소하기 ▲안전하게 살기 ▲재미있게 지내기 등 7개 챕터로 구성돼 있다. 시설을 나와 자기만의 삶을 꾸려가고 있는 네 명의 발달장애인이 경험에서 우러난 깨알 같은 조언을 전한다. 소소한 소통 지음, 소소한소통, 1만7000원       낯선 이웃 난민을 주제로 한 기획 기사로 ‘국제엠네스티 언론상’을 받은 ‘한겨레21’ 기자가 난민을 둘러싼 한국 사회의 오해와 차별, 혐오를 조명했다. 난민이 국내 일자리를 빼앗고 범죄율을 높인다는 근거없는 믿음을 조목조목 반박한다.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이 고향땅을 떠나 한국에 정착한 난민들의 이야기도 실었다. 이재호 지음, 이데아, 1만7000원       퀴어는 당신 옆에서 일하고 있다 성소수자에게 남녀 구분 체계가 지배적인 일터는 지옥이다. 먹고살기 위해선 성 정체성을 숨기는 ‘패싱(passing)’이 불가피하다. 단기 일자리를 전전하는 삶을 피하려면, 가상의 이성 애인과의

[더나미 책꽂이] ‘우린 일회용이 아니니까’ ‘왜 하필 교도관이야?’ 외

인디고 서원에서 공생의 책읽기 부산 수영구 남천동에 자리 잡은 청소년을 위한 인문학 서점 ‘인디고 서원’이 펴내는 ‘인디고 서원에서 책읽기’ 시리즈의 세 번째 책. 주제는 ‘공생(共生)’이다. 환경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사계절 자연 수업’ ‘10대와 통하는 동물 권리 이야기’, 타인을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법을 가르쳐주는 ‘우정 지속의 법칙’ ‘선량한 차별주의자’, 주체적 삶의 태도에 대해 이야기하는 ‘참된 삶’ ‘나다운 게 아름다운 거야’ 등 공생에 관한 책 40권을 꼽았다. 인디고 서원, 궁리, 1만3000원       우린 일회용이 아니니까 환경운동가 고금숙이 혼자서 또는 여럿이 함께 실천한 ‘플라스틱 없는 삶’에 대해 이야기한다. 애용하는 동네 전통시장에서 비닐봉지를 퇴출하고자 상인들을 끈질기게 설득해 ‘알맹@망원시장’ 캠페인을 벌이고, 온라인 커뮤니티 ‘쓰레기덕질’을 만들어 ‘쓰레기덕후’들과 함께 길에 버려진 프랜차이즈 카페의 플라스틱 컵을 모아 매장에 되돌려주는 ‘플라스틱 컵 어택’에 나선다. 저자는 플라스틱 반대 운동이 “그저 쓰레기를 줄이는 데서 그치지 않고 삶의 속도를 늦춰 보통의 일상과 다른 사람의 안녕과 지구의 건강을 챙기는 여정”이라고 말한다. 슬로비, 1만6000원     공원 사수 대작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에 집과 사무실을 둔 건축가 황두진이 ‘통의동 주민’으로서 사라질 위기에 처한 동네 공원 ‘통의동 마을마당’을 ‘공원을 사랑하는 시민 모임’ 사람들과 함께 지켜낸 과정을 기록했다. 소유자가 민간에 넘어가 버린 마을마당을 되찾기 위해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넣고, 구청과 지역 국회의원실을 찾아가고, 기자 간담회를 열어 상황을 공론화하는 등 2년 반을 싸웠다. “공원의 가치는 당장의 실용보다는 손에 잡히지 않는

[더나미 책꽂이] ‘불평등 트라우마’ 외

불평등 트라우마 불평등과 건강 사이의 상관관계를 연구해온 영국 사회역학자 리처드 윌킨슨 노팅엄대 명예교수와 공공보건학자 케이트 피킷 요크대 교수가 이번에는 ‘정신 건강’에 주목했다. 두 저자는 사회가 불평등할수록 사람들은 남과 자신을 끊임없이 비교하며 자기혐오, 박탈감, 과대망상, 수치심에 시달리게 된다고 지적한다. 건강한 삶, 건강한 사회를 위해서도 불평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저자들은 강조한다. 리처드 윌킨슨·케이트 피킷 지음, 이은경 옮김, 생각이음, 1만9000원     누구나 꽃이 피었습니다 장애인권 전문 변호사인 저자가 ‘주토피아’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등 13편의 영화를 ‘장애인 인권’이란 렌즈를 통해 읽어주는 책. ‘주토피아’에서는 노동 현장의 장애인 이야기를,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에서는 거의 집 안에서만 지내는 여성 장애인 이야기를 길어올리는 식이다. 무심코 지나쳤던 영화 속 장면에서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로 가득한 현실의 단면을 발견한다. 김예원 지음, 이후, 1만4000원     작은 행성을 위한 몇 가지 혁명 사고 싶은 물건을 사면 정말 행복해질까. 기술 발전이 점점 뜨거워지는 지구를 식혀줄 수 있을까. 프랑스 다큐멘터리 감독이자 환경 운동가인 저자는 ‘신상’을 숭배하는 소비주의와 ‘성장’을 향해 달리는 자본주의가 우리의 생각과 행동을 제한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사고방식과 삶의 태도가 바뀌지 않으면 기후 변화 대응책을 촉구하는 시위 참여나 악덕 기업에 대한 보이콧도 ‘계란에 바위 치기’일 뿐이라고 경고한다. 시릴 디옹 지음, 권지현 옮김, 갈라파고스, 1만3000원     바그다드 동물원 구하기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야생동물 보호구역을 운영하던 로렌스 앤서니는 2003년 이라크 전쟁 때 돌연 바그다드로

[더나미 책꽂이] ‘채식의 철학’, ‘임팩트 투자, 투자의 미래’ 외

녹색상담소 지난 4년 동안 생태환경문화월간지 ‘작은 것이 아름답다’에 소개된 환경을 위한 더 나은 선택 41가지가 한 권의 책으로 묶였다. 환경에 해롭지 않은 제설 방법, 재사용과 재활용의 차이, 유전자조작(GM) 식품 감별법, 유기농식품이 비싼 이유, 제습제로 쓰이는 실리카젤의 정체, 가로수의 역할 등 일상에서 우리가 흔히 품을 수 있는 궁금증에 분야별 전문가들과 작은 것이 아름답다 편집부가 친절하게 답해준다. 하나의 정답을 제시하기 보다, 사람들이 환경 문제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하고 새로운 해결책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상담소’ 같은 책이다. 작은것이 아름답다 엮음, 작은것이아름답다, 1만6500원     채식의 철학 채식은 실제로 동물에게 이익이 되는가? 육식과 채식 중 어느 쪽이 더 친환경적인가? 반려동물과 가축을 구분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엄격한 채식 생활을 하는 비건(vegan)이자 철학자인 저자가 일상에서 우리가 채식에 관해 고민할 수 있는 질문들을 조명한다. 채식을 ‘동물의 권리’에만 국한해 논의한다면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기 어렵고, ‘인간의 윤리’와 연결해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기본 논지다. 원제는 ‘동물권을 넘어서 (Beyond Animal Rights)’. 토니 밀리건 지음, 김성한 옮김, 휴머니스트, 1만6000원     줄리엣과 도시 광부는 어떻게 마을과 사회를 바꿀까? 암스테르담의 재생 에너지 관리용 가상화폐 ‘줄리엣’, 서울 금천구 독산4동에서 쓰레기 없는 골목을 만드는 ‘도시 광부’, 마드리드의 시민 참여 민주주의 플랫폼 ‘디사이드 마드리드’, 드론으로 오지에 혈액을 배달하는 르완다의 소셜벤처 ‘짚라인’ 등 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사회 혁신 프로젝트들이 진행 중이다. 더 나은 사회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