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예방 위해 서명해주세요”

아동보호 전문단체 3곳, 공동 캠페인 시작 아동보호 전문기관을 운영해 온 민간 단체 3곳이 정부의 ‘아동 학대 예방 전달체계’ 지원을 촉구하기 위해 모였다. 굿네이버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세이브더칠드런 등은 지난 11일부터 아동 학대 예방을 위한 제도 개선 캠페인 ‘대한민국이 미안해, 약속해’를 공동으로 진행키로 했다. 현재 전국 50곳 아동보호 전문기관 중 굿네이버스는 25곳을,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7곳, 세이브더칠드런은 5곳을 운영 중이다. 우리나라 아동보호 전문기관은 전국 244개 지자체 중 50개만 설치돼 있어 50개 기관이 평균 5개 지자체의 아동 학대 사건을 담당한다. 이순기 굿네이버스 복지사업부장은 “지역에 따라 상담원이 출동하는 데만 3~4시간씩 걸리는 등 어느 지역에 거주하느냐에 따라 아동보호 체계가 달라진다”며 “미국, 영국 등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아동 학대 전문 상담원 또한 10분의 1에 불과해 아동 학대 예방 및 보호 인프라 확충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올해 9월 29일부터 시행 예정인 ‘아동학대특례법’에 근거해 책정됐던 예산은 기획재정부에 의해 전액 삭감됐다〈4월 8일자 더나은미래 C1·C3면(http://futurechosun.com)〉. 민간 단체들은 공동 캠페인을 통해 ▲지자체에 맡긴 아동 학대 예방사업을 국가 사무로 환원하고 ▲전 지역 시·군·구 단위에 아동보호 전문기관을 설치하고 상담원 인력을 확충할 것을 촉구할 계획이다. 민간 단체들은 100만명의 서명을 모아 관련 정부 부처에 전달키로 했다. 온라인 서명은 각 단체 홈페이지에서 참여할 수 있다. 5월 어린이 주간에는 전국에서 집중 서명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다. ※온라인 서명에 참여하려면 굿네이버스(www.goodneighbors.kr), 초록우산어린이재단(www.childfund.or.kr), 세이브더칠드런(www.sc.or.kr) 홈페이지를 클릭.

[Cover Story] [아동학대 예방정책, 이대로 괜찮은가] ① 아동학대 특례법, 이대로라면… 실효성 없는 법조문으로 끝날 가능성 크다

[아동학대 예방체계, 이대로 괜찮은가](1) 전국 아동보호전문기관 전수조사 작년 12월, ‘아동학대 범죄 및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아동학대 특례법)이 제정됐다. 울산에서 계모의 학대로 갈비뼈 16대가 부러져 사망한 ‘울주군 서현이 사건’이 계기가 됐다. 2000년 아동학대 예방 사업이 시작된 지 13년간의 숙원 사업이 풀린 셈이다. 아동학대 사건에 개입할 법적 기반은 확보됐지만, 과연 대한민국 아동보호 체계는 바뀌게 될까. 조선일보 더나은미래는 오는 9월 아동학대 특례법 시행을 앞두고 아동학대 예방정책을 긴급 점검해봤다. 편집자 주 “사실 인터뷰를 하고 싶지 않습니다. 저와 서현이를 돌봐주던 상담원, 많은 분에게 이 사건은 여전히 큰 아픔으로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수화기 너머로 당시 서현이 사례 상담 팀장이었던 김지수(가명)씨의 목소리가 미세하게 떨렸다. 사건 발생 3년 전인 2011년 5월 13일, 포항 아동보호 전문기관에서 상담팀장으로 근무하던 김씨는 “동네 유치원에 다니는 한 아이의 몸에서 멍이 발견됐다”는 신고 전화를 받고 상담원 2명을 현장에 파견했다. 긴 옷 차림의 서현이 옷을 벗기자 발바닥, 배와 등에 심한 멍 자국이 발견됐다. “학대 행위자였던 박씨에게 전화를 걸었어요. 자신의 행위가 학대인지는 몰랐다고 말했지만, 폭행 사실은 순순히 인정하면서 앞으로 절차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했습니다.” 5일간 현장 조사와 면담을 마친 뒤,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전체 회의를 소집해 서현이를 ‘원가정에서 보호하되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서비스 개입을 진행하자’고 결정했다. 사례를 전담하는 상담원으로는 A씨가 선정됐다. “직접 현장조사를 했던 터라 서현이 사례에 각별한 애정을 갖고 일을 하더라고요.” 이후 두 달 동안 가해자인 박씨(13회)와 친아버지(1회), 유치원 교사를

‘지구촌나눔가족 희망편지쓰기대회’

올해 6회째를 맞는 굿네이버스 ‘지구촌나눔가족 희망편지쓰기대회’가 3월 3일부터 오는 5월 31일까지 3개월간 진행된다. 참여 방법은 지난해와 동일하다. 우선 학교를 통해 단체로 참여할 수 있다. 학교에서 나눔 교육 영상이 담긴 CD와 편지지가 들어 있는 ‘희망편지쓰기대회 키트(KIT)’를 받으면, 가정에서 가족이 다 함께 이 CD를 시청한 후 편지를 작성해 학교로 제출하면 된다. 개인적으로 참여하고자 하는 학생은 가족과 함께 홈페이지(hope.gni.kr)에서 영상을 시청한 후 온라인 편지를 써서 보내면, 자동으로 희망편지쓰기대회에 응모된다. 이번 희망편지쓰기의 주인공은 방글라데시의 집 짓는 12세 소년 ‘아리프'<사진>다. 올해에는 아리프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쌍둥이 동생, 할머니, 담임선생님의 생생한 인터뷰까지 확인할 수 있다. 전국대회 수상자는 오는 여름, 아리프를 만나러 방글라데시로 자원봉사활동을 떠나게 된다. 특히 이번 대회는 재밌는 방식의 참여 캠페인이 많다. 먼저, 홈페이지에서 ‘희망학교 만들기’를 클릭하면 자신이 꿈꾸는 희망학교를 직접 꾸밀 수 있다. 선정된 우수작은 실제 방글라데시에 건립될 ‘희망학교’의 외벽 타일로 제작돼 부착될 예정이다. 좀 더 손쉽게 희망편지쓰기대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희망편지’도 개발됐다(앱스토어나 구글플레이 스토어에서 ‘희망편지’를 검색하면 내려받을 수 있다). 이 앱을 휴대폰에 설치하면 간단하게 ‘희망비행기 날리기’ 게임에 참여할 수 있다. 아리프에게 편지를 써 희망비행기를 완성한 후 방글라데시 방향으로 드래그하여 날리면, 날아간 거리만큼 기부 포인트로 전환된다. 적립된 포인트는 신한생명이 그 포인트만큼 기부하는 매칭그랜트(matching grant) 방식으로 기금이 조성돼 전달된다. 참여 문의는 굿네이버스 희망편지쓰기대회 운영본부(02-3278-2284, hope.gni.kr)로 하면 된다.

망치 들고 돌 깨던 소년… “이젠 책 들고 학교 가요”

희망편지쓰기 대회 5년간의 이야기 매년 꾸준히 증가한 참여율 2009년, 171만명 시작으로 작년엔 238만명으로 늘어 연예인의 참여도 활발 성장하는 프로그램 아이의 변화 스토리와 해당국의 자세한 설명 더해 2013년 공식홈페이지 오픈 올해는 서울시 초등학생의 학교폭력예방교육 등 나눔교육 함께 진행할 계획 의사를 꿈꾸던 아프리카 르완다 소년 자말(12)은 매일 아침 6시면, 어깨에 10㎏짜리 물동이가 아닌 책가방을 멘다. 이젠 돈을 벌러 물을 팔지 않아도 된다. 그토록 꿈꾸던 등굣길이다. 똑똑하고 적극적인 성격 덕분에 학교에선 그룹 리더도 맡았다. 아프던 엄마도 이젠 일상생활에 무리가 없을 정도까지 좋아졌다. 집도 없어 월세로 버티던 자말의 가족에겐 식료품 가게를 겸한 새집까지 생겼다. 이 모든 변화는 제4회 ‘지구촌나눔가족 희망편지쓰기대회’ 212만통의 편지 덕분에 가능했다. “이렇게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니 정말 힘이 나요. 시각 장애인 친구의 편지엔 깜짝 놀랐어요. 힘든 상황에서도 열심히 생활하고 있더라고요. 저도 더 분발해야겠어요.”(자말의 편지 중) ◇”이젠 쓰레기·망치 대신 책을 들게 됐어요” 희망편지쓰기대회 주인공 5인방은 이제 어엿한 학생이다. 더 이상 하루 벌어 하루 살 것을 고민하는 소년소녀 가장이 아니다. 방글라데시의 수존(2회 주인공)은 쓰레기를 줍지 않아도 되고, 캄보디아의 락스미(3회 주인공)는 오리농장에서 일할 필요가 없다. 지난해 네팔의 돌 깨는 소년으로 주목받았던 비샬(5회 주인공)은 ‘매일 아침 친구들과 함께 학교에 가고 싶다’는 소원을 이뤘다. 소아마비 때문에 발 대신 두 손으로 땅을 짚고 다녔던 아프리카 차드의 이삭(1회 주인공)은 초록색 휠체어를 선물받았다. 올해 희망편지쓰기대회 참가자는 1000만명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Cover Story] 950만통의 편지 950만명의 변화

cover story 굿네이버스 희망편지쓰기대회 올해로 6년째 맞은 대회···1000만명 가까운 아이들 지구촌 또래의 삶 엿보고 직접 응원 메시지 보내 나눔이 낳은 나눔 현지 방문한 서유진양 해외봉사 동아리 만들어 기부행사·거리모금으로 200만원 모아 물품 전달 안정현·안수현 자매 가족···요양원 가족봉사단 활동···용돈 줄이고 두 아이 후원 방글라데시 소년 아리프(12)는 매일 인력시장으로 출근한다. ‘오늘은 일할 수 있을까’. 초조한 아리프의 눈빛이 흔들린다. 다행히 일꾼으로 선발돼 공사현장에 가면 ‘맨손으로’ 시멘트와 모래를 섞고 벽돌을 옮겨야 한다. 안전모도, 작업복도 없다. 이렇게 하루를 꼬박 일해 버는 돈은 70타카(약 1100원). 아리프는 아픈 할머니와 쌍둥이 여동생 제미(12)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어린 가장이다. 아버지는 쌍둥이 남매가 태어난 지 2주 만에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고, 그로부터 2주 뒤 엄마도 집을 나갔다. 3년 전 할아버지마저 돌아가시자, 사정은 급격히 나빠졌다. 결국 아리프는 가족을 위해 공부 대신 ‘일’을 선택했다. 아리프는 제6회 ‘지구촌나눔가족 희망편지쓰기대회’ 주인공이다. 이 대회는 국제구호개발 NGO인 굿네이버스가 전국의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대표적인 세계시민 교육 프로그램이다. 저개발국 빈곤 아동의 삶이 담긴 영상을 보고, 가족과 함께 온·오프라인으로 응원 편지를 작성하는 대회다. 2009년 시작된 이 대회는 올해로 6년째, 그동안 1만3451개 학교에서 949만6426명이 편지를 썼다. 지구촌 또래 친구들의 고된 삶을 엿본 것은 1000만명에 달하는 국내 아이들의 마음속에 무엇을 남겼을까. ◇인생의 전환점이 된 방글라데시, 개발도상국 교육자를 꿈꾸다 올해 ’14학번 새내기’가 된 서유진(18·한국외대 영어교육과 1년)양은 “방글라데시에 다녀온 뒤로 많은 것이 바뀌었다”고 했다. 2010년,

그의 사진엔 환하게 웃는 아프리카가 있다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이요셉 색약으로 교사 포기한 후 주변 일상부터 찍기 시작 “슬픈 아프리카 아닌 평범한 모습 담고 싶었다” 사진전 열고 지인 모금 통해 차드에 우물 10개 만들기도 “큰딸이 올해 여섯 살인데, 만날 이것저것 가리키면서 ‘무슨 색인 것 같으냐’고 물어요. 대체로 틀리거든요. 그럼 ‘아빤 진짜 색깔을 잘 모른다’면서 놀려요(웃음).”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이요셉(37)씨의 말이다. 그는 색의 일부분을 식별하지 못하는 ‘색약’이다. 같은 색도 적색 옆에선 녹색으로, 녹색 옆에선 적색으로 보인다. 초등학교 교사를 꿈꿨지만, 재수 끝에 신체검사에서 탈락했다. ‘색약’ 때문이었다. 그런 그가 사진을 찍게 된 건 왜일까. “사는 게 허무하게 느껴졌어요. 빨리 나이 들고 싶기만 했고요. 이렇게 지나면 너무 허무할 것 같아, 순간순간을 기록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전엔 색도 구분 못 하는 제가 사진은 절대 못 찍을 거라 생각했었죠.” 평소 주로 무얼 찍느냐는 질문에 그는 “주변의 작은 일상을 찍는다”고 했다. 요구르트 아주머니, 밭 매는 할머니, 갓 태어난 아들. 모두가 그의 사진 속 주인공들이었다. 인터넷과 책을 통해 찍은 사진을 나누면서, 그의 사진을 찾는 사람들도 조금씩 늘어갔다. 이요셉씨를 만나기로 한 건 그가 아프리카에서 찍어온 사진들을 보고 나서였다. 그는 2007년부터 굿네이버스에서 재능나눔으로 사진을 찍었다. 아프리카의 케냐, 에티오피아, 차드, 르완다, 탄자니아에서부터 인도에 이르기까지 굿네이버스 지부가 위치한 외곽 곳곳을 찾아다니며 사진을 찍었다.”사진 찍는 일이 나에게 주어진 역할이라면, 이 일을 통해 내가 할 수 있는 뭔가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슬픈 사진들이 넘쳐나는

왕복 4시간 거리에 性범죄 노출… 탄자니아 소녀들에게 등굣길은 가혹하기만

“임신하게 될 거라곤 상상도 못했어요. 할머니는 아이를 지우라고 하셨는데, 무서워서 그럴 수 없었어요.” 하와(15)양을 만난 건 지난 4일, 탄자니아 다르에스살람 외곽의 마붸판데지역 천막촌에서였다. 앳된 얼굴로 한껏 부른 배를 안고 있었다. 임신 7개월째다. ‘어린 엄마’가 될 하와양은 중학교 1학년이다. 왕복 4시간 거리인 중학교를 오가는 길, 하루에도 몇 번씩 오토바이로 태워주겠다는 삐끼삐끼(오토바이 운전사)들을 만났다. 지난 5월 ‘못 이긴 척’ 오토바이 뒷좌석에 탔던 것이 화근이었다. 10월까지는 어떻게든 학교에 나갔지만 더는 부른 배를 감출 수도, 먼 길을 오갈 수도 없었다. “간호사가 꿈이었다”던 하와양은 학교를 떠났다. 같은 마을에서 만난 파투마(16)양도 같은 이유로 3개월 된 아들을 둔 ‘엄마’. 파투마양은 “주변에도 임신하거나 아이를 낳아 학교를 못 다니게 된 친구들이 많다”고 했다. 탄자니아에서 ‘여학생 임신’은 가장 심각한 사회문제 중 하나다. 2012년 탄자니아 정부 기초교육통계에 따르면, 2011년 한 해 동안 임신으로 학교를 관둔 12세에서 16세 여학생은 5157명에 이른다. ‘먼 등굣길’ 때문에 많은 여학생은 성매매·성폭력 위험에 노출된다. 에이즈에 걸릴 확률도 높다. 탄자니아 에이즈 환자는 전체 인구의 약 5%에 달하는 140만명, 세계 5위에 해당한다. 유에스에이드(USAID·미국원조청)는 2007년부터 라디오나 현수막 등을 이용, 대대적인 ‘파타키(Fataki·성인 남성이 여학생에게 교통수단·음식 등을 대가로 성매매·성폭행하는 것) 근절 캠페인’을 벌였지만, 원거리 통학이 사라지지 않는 상황에서 별 효과가 없었다. 지난해 10월, 굿네이버스 탄자니아 앞으로 편지 한 통이 도착했다. 다르에스살람 주지사로부터였다. ‘여자아이들이 안전하게 고등교육을 지속할 수 있도록 여자 기숙 고등학교를 짓는

[더나은미래·굿네이버스 공동기획 | 교육으로 여는 더 나은 미래] ② 미래 탄자니아 대통령, 꿈을 배우고 있어요

[더나은미래·굿네이버스 공동기획] 교육으로 여는 더 나은 미래 – 아프리카 축복의 땅, 탄자니아② 탄자니아 다르에스살람 – 초등학교는 많지만 인재 양성할 중학교는 부족 NGO 아닌 지역 주민 스스로 학교 지을 수 있도록 도와 스쿨버스 운영하기 시작하자 결석하는 아이들도 줄어 학교 계기로 주민회의 열어 교육 문제 등 정기적 논의 “여자 대통령이 될 거예요. 어려운 사람들을 많이 도울 거예요. 그러려면 공부를 열심히 해서 지식을 쌓아야 할 것 같아요. 마음가짐도 중요한 것 같아요. 나만 생각하면 안 되고, 사람들을 잘 이끌어야 하잖아요!” 당찬 목소리로 ‘대통령의 덕목’을 읊는 수잔(14)양은 “중학교가 가까이 생겨 아주 좋다”고 했다. 위로 언니만 다섯. 수잔양의 나이에 결혼했던 언니도, 초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어머니를 도와 장사를 하는 언니도 있지만, 중학교에 입학한 건 형제 중 처음이다. 수잔양이 ‘전교 학생회장’까지 도맡아 하며 대통령의 꿈을 키우게 된 건 지난 5월 생긴 ‘마엔델레오 중학교’ 덕분이다. 아프리카 대륙 동부 탄자니아 다르에스살람은 최대의 ‘경제 수도’다. 일자리를 찾아 많은 사람이 이곳으로 모여들다 보니, 도심 외곽엔 집을 구하지 못한 가난한 이들이 자리 잡았다. 나가상퀘 지역도 그중 하나다. 길이 닦이지 않은 곳도, 전기가 들어오지 않은 곳도 태반이다. 그나마 초등교육이 무상·의무교육이 되고, NGO·국제기구 등이 초등학교를 짓기 시작하면서 나가상퀘가 속한 구의 초등학교는 228개. 문제는 턱없이 부족한 중학교다. 중학교는 137개에 불과하고, 그중 공립은 고작 46개다. 그나마 나가상퀘 지역에는 중·고등학교가 아예 없었다. 1500명의 초등학생이 졸업하면, 왕복 5시간을 걸어서 다른

쓰레기속 고철 대신 미용가위·재봉틀… 일하는 행복 느껴요

나이로비 단도라직업훈련학교 고철 팔아 일당 벌던 청소년들 컴퓨터·용접·목공 등 배우고 개인 가게 운영하거나 취업 월 수입 6배 늘어난 졸업생도 “이곳이 머리를 잘한다고 이웃 사람이 소개해줘서 왔어요.” 지난 15일, 나이로비의 단도라직업훈련학교 1층 미용실습실에서 만난 아이링(Iring·40)씨는 파마 후 컨디셔닝(모발을 보호하는 미용단계) 중이었다. 그녀는 “싼 가격뿐만 아니라 네일아트, 패디큐어 등 다른 미용실에는 없는 서비스도 받을 수 있어 좋다”고 했다. 기존 미용실 가격이 300~400실링(약 4200~ 5600원)인데, 단도라직업훈련학교에서는 30% 수준인 100실링(약 1400원) 정도다. 미용반 강사 파울링(pauline·36)씨는 “11월이 6개월 코스의 마지막 달인데 오전 9시부터 1시간 30분가량 이론 수업을 진행한 후 오후 4시까지 실전 수업이 진행 중”이라면서 “연습생이 거리로 직접 나가 모객한다”고 설명했다. 한 명의 손님을 데리고 오면 지불 비용의 30%를 인센티브로 받을 수 있다. 단도라 지역은 쓰레기마을 고로고초와 쌍벽을 이루는 케냐의 슬럼가. 80만명의 인구 중 60% 정도가 30세 미만 청년층이지만 실업률은 무려 90%에 육박한다. 단도라로 가는 길 내내 아프리카대머리황새, 돼지, 아이들이 뒤섞여 길 중간중간에 있는 쓰레기더미를 뒤지는 걸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14년 전, 굿네이버스가 들어와 아동 결연, 지역 초등학교 개보수 등 교육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2004년에는 미용 수업을 시작으로 14세 이상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단도라직업훈련학교를 만들었다. 로즈(Rose·43) 굿네이버스 단도라사업장 매니저는 “미용, 재봉, 목공, 용접, 컴퓨터 교실 총 5개 수업이 진행 중”이며 “가정방문을 통해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우선 선발한다(단 컴퓨터 수업은 선착순으로 신청받음)”고 했다. 피터(Peter·31)씨는 2008년 단도라직업훈련학교

[더나은미래·굿네이버스 공동기획 | 교육으로 여는 더 나은 미래] 아프리카의 뿔, 케냐 ①

희망은 역시 학교에 있었습니다 운동장에 펜스 설치한 학교 총기사고·갱단 패싸움 줄어 거리 아이들 위한 수업은 정규 학교 입학으로 연결 책 읽기도 힘들었던 아이가 방과 후 수업으로 토론까지 여성 할례 등 性학대 문화 인형극 동아리가 개선 나서 세계 빈곤을 줄이자는 새천년개발목표(MDGs)의 8가지 목표 중 두 번째는 ‘보편적 초등교육 실현’이다. 배움은 희망의 전제 조건이기 때문이다. 한국전쟁 이후 폐허 속의 나라를 다시 일으킨 힘도 ‘빵’ 아닌 ‘책’으로부터 나왔다. 굿네이버스의 ‘희망학교지원사업’은 그런 취지에서 시작됐다. 학교 지원을 통해 사람이, 마을이, 국가가 변하는 현장을 다녀왔다. 편집자 주 발을 내딛자, 하얀 신발이 온통 까매졌다. 오물이 뒤섞인 진흙은 금세 운동화 바닥으로 스몄다. 두 사람이 간신히 지나갈 만한 통로. 중앙엔 거무튀튀한 도랑이 흘렀다. 양쪽 벽을 의지해, 5m가량 두 팔을 벌려 엉금엉금 기다시피 했다. “여기가 학교 복도예요.” 케냐의 쓰레기 마을 고로고초에 위치한 ‘케어 테이커스(care takers)’학교의 자블론(Zablon·33) 교장 선생님이 말했다. 벽과 지붕은 한 겹으로 된 양철판을 얼기설기 덧댄 것이 전부. 이 학교의 학생인 재닛(Janet·13)양은 “낡은 양철판 때문에 뛰어놀다 다치는 일이 많다”고 했다. 매캐한 쓰레기 냄새는 걸음마다 코끝을 자극했다. 자블론씨는 “이 지역의 사람들은 대부분 마약 판매나 성매매, 혹은 쓰레기장에서 고철 더미를 팔아 생활한다”고 말했다. 80%의 지역 주민들이 하루 1달러 미만으로 생활하며, 한 달 평균 소득은 20달러(약 2만1000원)에 불과한 곳이다. ◇새로운 교실이 가져온 변화… 쓰레기 마을에도 희망이 피었다 이곳을 떠나 10분 정도 걷자,

[희망 허브] 불면증에 틱 증상까지 보이던 아이… 예술치료 통해 원인 알아내요

굿네이버스 좋은마음센터 “난 못해” 말만 되풀이하던 만성 무력감에 빠진 여고생… 엄마의 지나친 통제 때문 부모에게 ‘칭찬하라’ 처방 아이의 정서·심리 장애, 대부분 부모와 관련 깊어 센터에서 상담치료와 함께 양육 매뉴얼까지 제시 부모가 함께해야 치유 빨라 매일 밤, 유민석(가명·7)군은 엄마와 떨어지는 것을 심하게 불안해했다. 엄마가 유군을 재운 후, 장사를 하러 나가면 다시 잠에서 깨곤 했다. 밤새도록 몇 번씩 전화를 하기 일쑤였다. 잠을 못 자니, 학교 적응도 어려웠다. 낮에는 멍한 상태로 주의집중을 할 수 없었다. 2년 전부터는 ‘틱 증상(눈을 깜빡거리거나 어깨나 목을 움직이고, 코를 들이마시는 행동)’도 시작됐다. 초등학교 친구들은 특이한 증세를 보이는 유군을 놀리기만 했다. “아들이 너무 산만하고 아직도 아기같이 계속 엄마를 찾아요.” 지난 5월, 그녀는 이런 고민을 안고 굿네이버스 좋은마음센터 동작지부를 찾았다. 좋은마음센터는 정서·심리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아동과 가정에 전문적인 심리치료 및 프로그램, 교육을 제공하는 공간이다. 유군이 가장 먼저 흥미를 느낀 놀이는 ‘인형놀이’였다. 서유진 놀이치료사(굿네이버스 좋은마음센터 동작지부)는 첫 만남에 민석군의 수면 장애를 확인했다. “그네를 타야 해서 못 잔다” “휴대폰 게임하느라 잠을 잘 수 없다” 등 수면에 어려움을 느끼는 본인의 상태를 인형에다 표현하기 시작한 것. 4번의 놀이치료가 끝난 후, 유군의 관심은 아톰이 그려진 오뚝이 샌드백으로 옮겨졌다. 샌드백 위에 올라타 목을 조르기도 하고, 주먹으로 흠씬 패기도 했다. 서유진 치료사는 “친구들의 놀림에 아무 말을 하지 못한 아이였기에 분노·공격성을 표현하는 것은 긍정적인 징후”라고 설명했다. 이번에도 4번의 놀이가

내가 건넨 말 한마디에 친구 사이도 달라져요

굿네이버스 학교 폭력 예방 캠페인 ‘내 친구를 지키는 한마디!’ “주디라는 여학생이 케빈이라는 친구에게 문자를 보냈어요. ‘케빈, 너는 마치 고양이와 같아.’ 그런데 문자를 보는 케빈의 얼굴 표정이 별로 좋지 않아요. 왜 그런 것일까요?” 전문 강사가 말을 이어나간다. “주디는 귀여운 고양이를 이야기했는데, 케빈은 공포영화에 나오는 무서운 고양이로 이해한 것이에요. 사소한 말 한마디가 심각한 갈등이나 상처로 이어질 수 있답니다.” 지난 14일 서울 강남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진행된 굿네이버스의 학교 폭력 예방교육 ‘비투게더(Be Together!)’ 수업 현장의 풍경. 굿네이버스는 2012년부터 초등학교의 집단 따돌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교육을 진행해왔다. 특히 아이들이 학교 폭력을 방관하지 않고 피해자에게 힘이 되는 ‘방어자 역할’을 가르치는 데 중점을 뒀다. 올해 상반기에 394개교 7만1126명의 학생이 수업에 참여했다. 아이들이 수업이 끝나면 ‘친구를 괴롭히는 아이가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고 묻는답니다.” 전주은 굿네이버스 아동 권리 전문 강사가 말했다. 굿네이버스는 지난 1년간의 학교 폭력 예방 교육 결과를 바탕으로 학교 폭력 방관자들의 심리 상태와 이를 극복하는 방법을 다루는 교육 프로그램을 현재 시범 사업으로 운영하고 있다. 굿네이버스는 10월 말까지 학교 폭력 예방 캠페인 ‘내 친구를 지키는 한마디!’를 진행한다. 이번 캠페인은 학교 폭력 예방 교육에 참여했던 초등학생 1만5000명을 대상으로 한다. 참가 학생은 21일 동안 ‘좋은마음밴드’를 팔에 차고 학교에서 바른 언어를 사용하는 시간을 갖는다. 학교 활동 이외에도 부모님을 위한 교육 전단을 제작, 일상에서 비폭력 언어 습관을 실천하도록 했다. 온라인 캠페인은 굿네이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