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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제, 정부 지원금만으로 해결 안돼… 사회적 금융 키워야”

한국사회투자 3년간 694억원 집행소셜하우징, 사회적기업 지원 등 사회혁신 사업에 마중물 “작은 사회적기업이 담보와 신용 등급만 중요시하는 기존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기란 거의 불가능했다. 개인 돈이 아니면 급한 자금을 운용할 길이 없어 직접 대출을 받기 시작했고, 카드론을 쓰기도 했다.” 전남의 사회적기업 ‘해들녘애’는 결혼 이주 여성, 고령자 등 취약 계층과 함께 강진 특산품을 직접 개발, 제조하는 사회적기업이다. 기형적 유통 구조에 눌려있던 지역의 ‘명인’을 발굴해 소비자와 이어주는 역할도 하고 있다. 지금은 연매출 10억원을 웃돌아 안정적이지만, 박상선 대표가 창업 초기부터 지난 6년간 감당해야 했던 짐은 상상 이상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한층 수월하게 신제품 개발에 매진할 수 있었다. 해들녘애의 사회적 가치를 보고 선뜻 제조비 1500만원을 빌려준 곳이 있었기 때문이다. 대출을 해준 곳은 사회적기업들의 자조기금(‘사회혁신기금’)에서 출발한 ‘한국사회혁신금융㈜’. 소셜벤처·NGO 등을 위한 금융상품을 개발해 저금리(연 4%)로 대출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까지 총 38건, 6억8000만원 상당의 융자금을 지급했고 연체율은 ‘0%’다. ◇담보·신용 등급보다 가치를 보는 투자 한국사회혁신금융㈜이 처음부터 이런 규모의 융자 사업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회원사 88곳이 출자한 1억8000만원이 대출재원의 전부였다. 기업당 대출도 3개월 단위 평균 500만원 정도였다. 하지만 올해 6월, (재)한국사회투자에서 2억원을 지원받은 후부터 사정이 달라졌다. 6개월 단기 상품(2000만원 한도)과 1년 중기 상품(5000만원 한도)을 신설하는 등 대출 서비스의 폭이 넓어진 것. “기업이 크려면 먼저 관련 금융시스템이 발전해야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국내에는 사회적기업의 옥석을 가려줄 리서치 기관, 사회적 투자로

사회투자, 영국이 만든 가장 자랑스러운 창조물

英 민관 협력 현장을 가다<中> 세계 최초 사회투자은행 BSC 지난달 26일, 영국 런던 시내를 흐르는 리젠트 운하(Regent’s Canal)에 다다르자 수십여 채의 보트가 눈에 들어왔다. 가로 길이 3~5m짜리 보트의 창문 틈으로 침대, 탁자, 주방용품들이 보였다. 이른바 ‘주거용 선박’이다. 치솟는 런던 집값을 감당 못한 3만여명이 물 위의 삶을 선택한 것. 런던의 월평균 주택임대료는 1472파운드(약 257만원)로, 전년 대비 10% 넘게 올랐다. 런던에서 24평 아파트를 구입하려면 평균 33억원이 필요하다(한국은 4.3억원, 뉴욕은 18억원). 이에 영국 정부는 지난해 세계 최초의 사회투자은행인 ‘빅소사이어티캐피털(이하 BSC·Big Society Capital)’을 통해 민간과 함께 주거 문제를 해결하는 ‘좋은 집(Homes for Good) 프로젝트’를 시도했다. 주거 불평등 해소를 위해 활동해온 사회적기업·자선단체를 발굴해, 이들의 프로젝트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하는 금융기관과 투자자들을 모은 것. 투자에 참여하는 기업 및 투자자들에겐 세제 혜택을 줬다. 지난 1년간 9950만파운드(약 1700억원)가 혁신적인 사회적기업 45곳에 투자됐다. 그 결과 저소득층이 안전하게 살 수 있는 주택 425곳이 마련됐고, 청년 노숙인 900명이 집을 찾았다. 이렇게 재무적 이익뿐만 아니라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투자를 ‘사회투자(Social Investment)’라 한다. 영국 정부는 부족한 예산을 사회 투자로 보완하고, 사회적기업·자선단체·기업·금융기관 등 민간과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큰 사회(Big Society)’ 모델을 적극 확대하고 있었다.   ◇세계 최초 사회투자은행, BSC를 가다 “우리는 도매상입니다.” 지난달 영국 런던에서 만난 알래스테어 발렌타인(Alastair Ballentyne) 대외협력 이사는 세계 최초의 사회투자은행인 ‘빅소사이어티캐피털(BSC)’을 이렇게 소개했다. BSC는 2012년 4월 영국 정부가 사회투자 시장 확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