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O
“NGO 간 協力, 유엔 지지해줄 버팀목 될 것”

유엔 DPI 사무처장 인터뷰 “SDGs(지속 가능 개발 목표·Sustain able Development Goals)는 너무 크고 넓은 문제를 다루기 때문에 모든 NGO가 힘을 합치지 않으면 이뤄낼 수 없습니다. 우리(유엔과 NGO)가 함께 만들어갈 변화를 이야기한 자리였다고 생각합니다” 전 세계 4000여명의 시민사회 관계자가 참석한 제66차 유엔 NGO 콘퍼런스가 막을 내렸다. 역대 최대 규모의 NGO 콘퍼런스를 마친 지금 유엔은 어떤 미래를 그리고 있을까. 콘퍼런스 마지막 날인 지난 1일 크리스티나 갈라크(56·Cristina Gallach·사진) UN DPI(유엔 공보부) 사무처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SDGs의 원만한 이행을 위해 UN과 NGO의 파트너십이 강조되고 있다. 시민사회와 함께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시민사회에 유엔의 역할이 잘 알려지려면 풀뿌리 단계에서 UN의 정책과 목표를 지지해줄 NGO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이에 UN DPI는 유엔의 의제(평화·안보·개발·인권 촉진)에 관심이 있는 NGO와 우선적으로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파트너 NGO에는 관심 분야에 맞는 유엔 브리핑 자료를 포함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또 NGO 간에 원활한 협력이 이뤄질 수 있도록 플랫폼 역할도 하고 있다. 협력 기관이 되면 이번 NGO 콘퍼런스와 같은 유엔 공식 행사에도 보다 쉽게 참여할 수 있다.” ―콘퍼런스의 결과로 세계 시민 교육 촉진과 평등한 교육 기회 마련을 다짐하는 ‘경주액션플랜(경주선언문)’이 발표됐다. 구체적인 이행 계획이 있나. “우리의 일은 콘퍼런스가 끝난 직후부터 시작된다. 먼저 협력 NGO들과 위원회를 구성해 경주액션플랜의 이행 과정에 힘을 실어줄 예정이다. 회원국 모니터링도 병행한다.” ―어떻게 하면 UN DPI의 파트너 NGO가 될 수 있나. “웹

[비영리활동가의 일과 삶의 균형] 진정으로 행복한 삶은 하루하루 균형 잡힌 삶을 사는 것②

기업의 한 이사님께 질문을 드린 적이 있다. “일과 삶의 균형을 어떻게 맞추세요?” 이사님은 말씀하셨다. “저는 워크(work)밸런스만 맞춥니다.” 그렇다. 수많은 자기계발 서적들은 일과 삶의 균형을 통해 성공한 케이스들을 장황하게 늘어놓으나 현실은 우리에게 이야기한다. 조직에서 일과 삶의 균형 찾으려거든 승진할 생각 하지 말라고. 해외 유명 만화 사이트 ‘도그하우스 다이어리’가 나라별 특징을 담은 세계지도(What Each Country Leads the World in)에서 한국은 일 중독자를 의미하는 ‘워커홀릭’이라고 표기하였다. 워커홀릭이 다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성공한 사람들은 거의 워커홀릭이다. 명망 있는 공익활동가들 중에 기업임원 못지않은 워커홀릭들도 많이 봤다. 2013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36개 회원국을 조사한 결과, 한국인의 연평균 근무시간은 2,090시간으로 OECD 평균 1,776시간을 크게 웃돌았으며, ‘일과 삶의 균형’ 부문에서는 조사 대상 36개국 가운데 34위를 차지했다(Business Watch, 2014.07.25.). 열심히 일하는데 근무시간은 길고 수면시간은 짧아 노동생산성은 현저히 떨어진다. 인간은 누구나 다 잘 먹고 잘 살고 싶어 한다. 고진감래(苦盡甘來). 힘든 걸 참으며 하루 종일 공부하고 일하는 이유도 잘 먹고 잘 살기 위해서다. 한국사회에서 유독 먹방이 먹히는 이유는 삼시세끼 먹고 살려고 일하는데, 정작 일하느라 한 끼도 제대로 챙겨먹지 못하는 현실에 대한 보상심리라고 할 수 있다. 유발하라리는 그의 저서 <사피엔스>에서 기원전 9000년경 채집이 아닌 정착을 통한 농경사회가 인간의 삶의 방식을 크게 개선시켰으나 더 나은 삶을 위한 일련의 개선은 농부들에게 더 많은 노동과 불안을 안겨 주었다고 말한다. 수확량이 증가하자 출생률이 증가하고 더 많은 식량이 필요해지자 더

[비영리활동가의 일과 삶의 균형] 행복한 활동가가 행복한 세상을 만든다①

“세계를 움직이려고 하는 사람은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먼저 움직여야 한다.” – 소크라테스(Socrates) NGO/NPO에서 일하는 활동가를 생각하면 제일 먼저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머리에 빨간띠를 두르고 정경들과 몸싸움을 하는 과격한 투사(?), 사회의 부조리함을 고발하고 바로잡는 정의의 사도(?), 소외된 이웃들을 따뜻한 관심과 정성으로 돌보는 천사(?). 최근에는 깔끔한 오피스룩을 한 비즈니스맨 같은 활동가들도 많이 보인다. 활동가가 투사, 사도, 천사, 비즈니스맨 무엇으로 보이든 그들의 공통점은 너무 “고단하다”는 것이다. 자신과 조직의 사명에 매료되어 기운이 펄펄 넘쳐나는 활동가를 좀처럼 만나볼 수 없다. 행복한 세상을 꿈꾸며 좋은 일, 가치 있는 일을 하는 활동가들이 왜 행복하지 못한가. 가장 큰 이유는 너도 알고 나도 알지만 어떻게 할 수 없는 “직무 과부하”의 문제일 것이다. 조직의 규모와 상관없이 인력, 시간, 자원이 충분한 조직은 존재하지 않는다. 특히, 이익을 추구하지 않는 비영리조직은 인적, 물적자원이 더욱 제한적이어서 활동가의 업무량은 늘어나고 이로 인한 직무소진(Job Burnout)은 높아져만 간다. 직무소진은 ‘대인관계 접촉이 잦은 직무들에서 직무수행자가 장시간 스트레스 요인에 노출됨으로 인해 겪게 되는 부정적인 심리적 경험’을 의미한다. 직무소진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그 중에서도 직무 과부하가 가장 심각한 원인으로 나타난다. 대한민국은 유치원생부터 수험생, 군인, 직장인에 이르기까지 장시간 근로가 일상화되어 있는 나라다. 심지어 월화수목금금금, 월월월월월월월이라는 단어가 위키에서 검색된다. 대한상공회의소와 글로벌 컨설팅 전문업체인 맥킨지가 국내 기업 100개사 및 임직원 4만 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한국기업의 조직건강도와 기업문화 종합보고서’에 의하면, 한국 기업의 조직 건강도는 글로벌

[청세담 비영리 명사 특강] ④끝 탈북자·NGO 단체… ‘부적응자’ ‘배달부’ 아닌 좋은 파트너 될 수 있어

청세담 비영리 명사 특강 <끝>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와 현대해상이 함께하는 소셜에디터(Social Editor) 양성 아카데미 ‘청년 세상을 담다’의 비영리 명사 특강이 지난달 16일 막을 내렸다. 대미를 장식한 주인공은 탈북자 청소년 대안 학교인 여명학교의 조명숙 교감(4회)과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권찬 부회장(5회). 이들은 특강을 통해 “올바른 비판은 올바른 이해로부터 나온다”고 강조했다. 10여년간 탈북 청소년들의 어머니로 살아온 조명숙 교감은 북한과 우리의 차이를 이해해야 그들에게 더 가까이 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명숙 여명학교 교감 / 권찬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해외부문 부회장 “북한 사람들은 ‘왜?’라는 질문을 할 줄 몰라요. 묻는 즉시 정치범으로 몰리니까요. 반면 수평적 관계에선 공격적으로 변합니다. 상대를 비판해야 살아남거든요. 생김새나 언어 때문에 우리와 비슷할 거라 생각하기 쉽지만, 오히려 외국인 노동자나 난민들보다 더 다른 사람들이 바로 탈북자입니다.” 조 교감은 북한 사회에 대한 이해가 없는 상태에서 남한 사회 적응 프로그램이 운영되면서 탈북자들이 ‘부적응자’ ‘문제아’로 내몰리고 있다고 했다. 조 교감은 “지금까지 탈북자들을 남한 시스템에 적응시키려고만 했다면, 이제는 적응을 넘어서 그들과의 조화를 생각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비영리 명사 특강의 마지막 주자로 나서 ‘국내 NGO의 특성과 현실’을 주제로 강연한 권찬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해외부문 부회장은 NGO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는 지적도 있어요. 기부를 해도 고스란히 전달되지 않는다는 얘기죠. 하지만 NGO엔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있습니다. 아프리카는 이웃집의 간격이 1㎞ 이상 떨어진 경우가 허다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구호 물품을 전달할 때 들어가는

[Cover Story] 빌게이츠재단은 백신 개발, 코카콜라는 유통… 기업과 NGO ‘전략적 同志’가 돼라

[Cover Story] 세이브더칠드런 글로벌 콘퍼런스서 본 기업 파트너십 혁신 현장 “빈곤·교육문제, 기업과 NGO 홀로 해결 불가능… 협업 점점 늘어날 것” “글로벌 기업의 사회공헌 흐름이 확 바뀌고 있다.” 국제구호개발 NGO ‘세이브더칠드런’ 최혜정(54) 마케팅본부장의 말이다. 그녀는 지난 6월 중순 영국 런던의 ‘글로벌 기업 파트너십 콘퍼런스(GCPC·Global Corporate Partnership Conference)’에 다녀온 이야기를 했다. 매년 열리는 이 콘퍼런스는 30개 회원국이 모여 최근 기업과 NGO가 어떻게 협업하는지 모델 사례를 공유하는, 세이브더칠드런 내부의 학습장이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전 세계 120여개 사업장, 159개 이상의 기업과 파트너십을 체결한 97년 역사의 NGO다. 기업들의 후원금만 1700억원(2014년)으로, 영국 내에서 모금액 기준 2위 단체다. 이 때문에 이 콘퍼런스는 글로벌 기업 사회공헌의 흐름, 세계 각국의 이슈를 가장 잘 볼 수 있는 현장이다. 재작년에는 유니레버 부사장이 ‘공급망(value chain) 측면에서 원료 공급부터 생산, 판매 소비 전 과정에서 어떻게 CSR 활동이 전개되는지’를 발표했다고 한다. NGO가 여는 콘퍼런스에 글로벌 기업 부사장이 직접 나와 사례 발표를 하는 모습을 우리나라에서는 상상조차 하기 힘들다. 하지만 글로벌 NGO에선 이런 경우가 드물지 않다고 한다. 6조원의 사회공헌 비용을 쓰고도, NGO로부터 “갑질하는 기업” “NGO가 사회공헌 하도급 업체냐”라며 비판받는 한국 기업의 ‘파트너십 문화’에 주는 시사점은 없을까(2014년 전경련 사회공헌백서 기준, 주요 기업은 2조8000억원, 기업재단은 3조2000억원을 사회공헌으로 썼다). 지난 2일 최혜정 본부장을 만났다. 이어 리타 지로티(Rita Girotti) 세이브더칠드런의 글로벌기업파트너십 그룹(GCPG·Global Corporate Partnership Group) 대표를 이메일 인터뷰했다. 이들을 통해 글로벌 기업

슬프고 불쌍한 대륙? 편견 걷어낸 아프리카엔 희망이 넘쳤다

NGO들의 개도국 바로보기 ‘죽어가는 아이들의 땅’ ‘굶주린 곳’ 동정·희화화 없이 개도국 바로봐야 아프리카인사이트, 사진전 개최 국제개발 NGO 6곳, 국내 최초로 미디어 가이드라인 발표해 호응 “아이들 편식하면 ‘아프리카 애들은 그것도 없어서 못 먹는다’는 말 쉽게 하잖아요. 이런 게 다 편견이거든요. 개그나 예능 프로그램을 봐도 아프리카는 항상 희화화되고요.” 허성용(31) ‘아프리카인사이트’ 대표의 말이다. 아프리카인사이트는 아프리카를 온전히 세상에 알리기 위해 설립된 청년 비영리단체다. 허 대표는 “편견을 가지면 제대로 도울 수 없다”며 “외부 기관에서 파준 우물이 몇 년도 안 돼 말라 버리고, 학교나 병원 시설이 방치되는 것도 그 때문”이라고 했다. 허 대표와 아프리카의 인연은 2008년 굿네이버스 봉사단원으로 탄자니아를 방문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아프리카를 전혀 몰랐어요. 거만한 마음도 있었죠. 그런데 정반대였어요. 우리가 ‘불쌍하다’고 치부하는 사람들이 진취적이고 꿈도 많았죠. 도움받는 건 늘 나였어요.” 4년여 아프리카 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그는 2013년 뜻을 함께하는 동료 6명과 함께 ‘아프리카인사이트’를 설립했다. “무의식적으로 ‘아프리카는 죽어가는 아이들의 땅’이라고 학습되는 것을 막고 싶었다”는 이유에서다. 아프리카인사이트는 교육이나 옹호(Advocacy) 활동, 문화·예술 등을 통해 진짜 아프리카를 볼 수 있도록 돕는다. 그중 하나가 다음달 28일 까지 제주도 아프리카박물관에서 열리는 ‘내가 만난 아프리카전(展)’이다. 김보화 아프리카인사이트 아트디렉터는 “사진을 통해 아프리카의 다양한 모습을 접하면 대중매체에 나오는 모습이 ‘아프리카의 전부’가 아니란 것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아프리카를 비롯한 개발도상국을 바로 보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주요 NGO들도 이런 접근 방식에 동참한다. “제 이름은 프레셔스(Precious)예요. 앞으로

캠페인송·율동 통해 희망 피어나는 교실

아동 권리 옹호 캠페인 강화하는 NGO 최근 국제구호개발 NGO들의 아동권리 교육과 캠페인이 활발해지고 있다. ‘저개발국의 가난한 아동을 돕자’고 눈물로 호소하던 전략에서 한발 더 나아가, ‘세상의 모든 어린이는 행복할 권리가 있다’는 옹호(Advocacy) 활동이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니세프한국위원회는 올 초 직제 개편을 통해 ‘아동권리본부’를 신설하고, 국내 아동 권리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권리지킴이 학교’를 통해 상담형 아동권리 교육을 진행하고, 어린이에게 친화적인 환경을 갖춘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아동친화도시’를 지정한다. 또 최근에는 어린이들이 쉽게 참여하는 놀이 문화를 개발하는 ‘나가서 놀자’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다. 굿네이버스는 지난 7월 아동권리팀 내에 연구 파트를 신설, 석·박사급 연구원들을 신규 채용했다. 굿네이버스는 유아와 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인형극을 통해 이해하는 ‘아동성폭력 예방교육’을 진행하는 등 연령대별 눈높이에 맞춘 아동권리교육을 진행해왔다. 김정미 굿네이버스 아동권리사업본부장은 “아동권리가 중요하다는 인식이 많이 확대됐지만, 아직 국가의 제도나 법이 따라가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며 “NGO들이 앞장서서 이런 인식을 높이면 ‘아동학대 특례법’이 만들어진 것처럼 정책과 제도를 촉구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월드비전은 이미 2003년 5개 지역에 아동권리위원회를 시범 실시하면서 국내의 아동옹호사업을 본격 시작했다. 현재 12개 지역에서 매년 200여명의 아동·청소년들이 직접 아동권리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학교폭력이 이슈화되자, 2012년부터 학교폭력 예방 캠페인 ‘교실에서 찾은 희망 캠페인’을 계속해오고 있다. 학생들이 캠페인송과 ‘플래시몹’ 율동을 연습해 유튜브에 동영상으로 올리는 활동인데, 지금까지 2만4457명의 학생과 교사가 참여했다. 월드비전 고유희 아동권리담당 차장은 “2012년에 이어 2013년에는 캠페인 참여자 수가 2배로 늘 정도로 교사와 학생들의 호응을

소셜커머스·스마트폰 배경화면… 네티즌 만나기 위한 비영리단체의 실험

IT 플랫폼 활용한 NGO 홍보·모금 활동 지난 4월 25일, 소셜커머스 업체 티켓몬스터(www.ticketmonster.co.kr) 홈페이지 메인화면에 한 아이의 사진이 게시됐다. 사진을 클릭하면 안구가 없이 세상에 태어난 동건(2·가명)군의 사연이 등장했다. 동건군의 인공안구삽입 수술·재활치료를 돕기 위해 밀알복지재단에 1000원을 기부해달라는 코너도 있었다. “온라인 모금은 ‘콘텐츠를 얼마나 알리는가’가 성과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인 만큼, 2~3년 사이에 이용자가 급속도로 증가한 소셜커머스 시장은 중요한 홍보의 장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이희성 밀알복지재단 온라인나눔팀 대리)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한 달여간 ‘동건이의 소원을 들어주세요’ 캠페인을 티켓몬스터와 함께 진행한 결과, 8955명의 네티즌이 모금에 참여해 5322만원을 모을 수 있었다. 이 대리는 “소셜커머스라는 플랫폼에 소액기부 방식을 접목함으로써 온라인 쇼핑을 하러 온 대중의 기부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고 성공 요인을 분석했다. 최근 다양한 IT 플랫폼을 활용해 홍보나 모금을 시도하는 비영리단체들의 움직임이 늘고 있다. 특히 SNS(소셜네트워킹서비스)나 온라인·모바일 업체와의 협업을 시도하는 점이 두드러진다. 굿네이버스는 지난달 11일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자회사 ‘버즈피아’와 사회공헌협약을 체결하고 가난 속에서도 미래의 축구선수를 꿈꾸는 아프리카 아동을 응원하는 ‘원 골, 원 드림(One Goal, One Dream)’ 홈팩(스마트폰 바탕화면)을 제작했다. 김충경 굿네이버스 e-나눔팀 팀장은 “발매 열흘 만에 다운로드 수가 5000건을 넘었으며, 최대 800만명의 스마트폰 유저들에게 굿네이버스의 나눔 활동을 소개할 기회를 얻게 된 점이 큰 수확”이라고 밝혔다. 이 외에도 굿피플, 아름다운재단 등에서는 교보문고에서 진행하는 ‘엔젤북’ 캠페인에 함께하고 있다. 제휴를 맺은 기업 및 단체 임직원들이 온라인으로 책을 구매하면 결제금액의 1~3%를 비영리단체들이

비영리단체들, 아동권리·국제개발 전문화에 포커스

대형 NGO 조직 개편 단행 사업 본부 통합하거나 기능 확대하고 전담팀 신설 아동복지 분야 역할 키우고 국제개발 전문성 위해 대륙별에서 사업별로 개편 ‘선택과 집중’. 최근 대형 비영리 단체들의 잇따른 조직 개편에서 보이는 키워드다. 5~6개로 쪼개졌던 본부를 3개 이내로 통합하거나 ‘팀’ 단위로 이뤄졌던 사업을 ‘실’로 격상하는 등 단체의 방향성이 크게 달라지는 모습이다. ‘아동 권리 옹호’와 ‘국제 개발사업의 전문성 강화’가 두 축이다. 지난해 말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하 어린이재단)’은 아동 권리를 위한 ‘옹호사업팀’을 신설했다. 기존에 복지사업본부에서 일부 담당했던 기능을 확대, 전담팀을 구성한 것이다. 이영균 어린이재단 경영기획실장은 “최근 재단이 운영하는 전국 70여개 사업 현장에서 아이들의 권리와 삶의 질을 향상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계속 제기돼왔다”면서 “조직 내에 있는 아동복지연구소를 중심으로 ‘아동안전지수’ 등 관련 지표와 통계를 발표하고, 학교를 중심으로 나눔 교육을 확산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유니세프한국위원회(이하 유니세프)는 기존에 운영되던 ‘아동권리국’을 ‘아동권리본부’로 격상시키고 올해부터 국내 아동을 위한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도한다.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아동 친화 도시’를 선정하고, 관련 정책 및 매뉴얼을 공유할 계획. 민준호 유니세프 기획본부팀장은 “국내 후원이 꾸준히 증가해온 만큼 한국 아동에게 꼭 필요한 사회적 이슈를 찾아 집중할 계획”이라면서 “본부 내에 ‘어린이친화도시 인증위원회’를 설치해 각 지자체의 아동 친화 실태를 조사·평가 및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굿네이버스 역시 2014년 1월을 기점으로 아동권리사업팀을 별도로 조직하고, 인력을 보강했다. 아동 보호 전문 기관을 운영해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전담팀을 중심으로 아동 학대 예방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인력·규모 줄이기 vs 전국으로 발 넓히기

한국 거리모금의 오늘 대형 NGO들 거리모금 통한 후원 줄자 공익 마케팅 연계하거나 직원 역량 강화에 투자 신규 NGO들 “거리모금, 홍보에 필수 “현재 활동 비중 유지하고 지역도 확대하기로 2013년 국내 비영리단체들의 거리모금 캠페인(Face to Face Campaign, 이하 거리모금) 성적표는 어떨까. 대형 NGO들은 거리모금 인력 및 규모를 줄이는 추세다. 밀알복지재단은 올해부터 거리모금을 점차 줄이고,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새로운 모금 전략을 세웠다. 황대벽 밀알복지재단 CSR협력팀장은 “2010년을 기점으로 거리모금을 하는 단체는 많아진 반면, 후원자는 매년 줄고 있다”면서 “거리모금만 하기보다는 장애인 인식 개선 캠페인과 연결하거나, 지하철에서 도서를 판매하는 공익 연계 마케팅과 연계할 때 시너지가 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니세프 역시 설립 20주년을 맞은 올해를 기점으로 거리모금 캠페인을 전면 재검토한다. 기존의 거리모금 방식을 중단하고, 시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캠페인을 마련할 예정이다. 민준호 유니세프 기획본부 팀장은 “기존엔 후원자를 1명 더 만나는 게 목적이었다면, 올해부턴 유니세프를 통해 후원한 아동들이 어떻게 변화되는지, 다양한 체험을 통해 직접 느낄 수 있도록 방향을 전환했다”고 말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장소 섭외 등의 어려움으로 거리모금을 확대하지 않기로 했다. 박영의 세이브더칠드런 홍보팀장은 “대신 거리모금 캠페인을 나가는 직원들의 역량 강화 교육, 해외 사업장 방문 프로그램 등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했다. 지난해 밀알복지재단, 유니세프, 세이브더칠드런 등 세 단체의 거리모금 평균 비중은 전체의 10~20%를 차지했다. 대형 NGO들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전문가들은 “거리모금을 통한 정기후원자 수가 점차 줄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고

[미래 Talk!] 어디로 갔을까요… 공동모금회가 필리핀에 지원한 100만달러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이하 공동모금회)는 긴급구호를 하는 한국 NGO들이 많단 사실을 모르는 것 같습니다.” 지난달 21일, 필리핀 타클로반에서 만난 한 국제구호 NGO 관계자의 말입니다. 태풍 ‘하이옌’의 참사 현장에서 수많은 한국 NGO 활동가를 만났습니다. 20여개 단체 실무자들은 SNS로 실시간 정보를 공유하며, 매일 밤 모여 정부·지자체와의 소통 방법, 배분 상황, 일정 등을 놓고 새벽까지 토론했습니다. ‘기안(Guiuan)’ 마을에서 만난 WFP(유엔세계식량계획) 관계자는 “피해 상황을 신속하게 파악하고 구호하는 한국 NGO들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혀를 내둘렀습니다. 그러나 정작 이런 한국 NGO들의 역량을 국내에선 몰라주고 있습니다. 공동모금회는 지난달 12일 “태풍 하이옌으로 막대한 인명·재산 피해를 입은 필리핀에 100만달러(약 10억)를 지원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어느 단체에 지원됐는지는 밝히지 않았는데, 취재해 보니 각각 50만달러씩 WFP와 IOM(국제이주기구)에 전달되었습니다. 공동모금회는 2010년 1월 아이티 대지진 때에도 긴급구호 지원사업비 50만달러와 국민성금 50억원을 WFP에 기부했습니다. 우리 국민의 성금을 모아 매번 국내 NGO가 아닌 해외 구호단체에 기금을 전달해온 것입니다. 당시 긴급구호를 진행했던 한 국내 NGO 담당자는 “공동모금회에 지원을 요청했는데, ‘해외 단체에 지원하니 수송기에 사랑의열매 로고를 박아주는 등 홍보 효과가 더 좋고, 극진 대우를 해주더라’는 답변을 듣고 당황한 적이 있다”고 했습니다. 다른 국제구호단체 활동가는 “아이티 현장에서 만난 WFP 관계자가 ‘우리도 사랑의열매로부터 많은 돈을 지원받았다. 한국 단체들은 사랑의열매한테 전달받은 기부금으로 어느 마을을 도왔는지 궁금하다’고 물어보는데, 대답을 할 수 없어 얼굴이 화끈거렸다”고 귀띔했습니다. 이에 대해 공동모금회 나눔사업본부 관계자는 “긴급구호가 발생하면 사무처에서 관련 자료를 검색하고,

돌 무더기서 딸을 재운 엄마는 끝내 눈물을 보였다

괴물 태풍이 휩쓴 지 보름… 필리핀 구호현장 르포 구호품 트럭에 수백명 몰려 아이들 도로 한복판서 압사 시신·건물 더미 나뒹굴어 전염병 예방·주택 정비 시급 SNS로 효율성 높인 한국 NGO, 아름다운동행 등 20개 단체 구호 현장 정보 실시간 공유 아이티 참사 때보다 대응 빨라 21일 오후, 한국 공군 수송기에서 내려다본 필리핀 타클로반엔 땅 위로 솟은 물체를 찾기 어려웠다. 세부 공군기지에서 가득 싣고 온 각국 정부·NGO의 구호물자와 함께 공항에 발을 디뎠다. 말이 공항이지, 엿가락처럼 휜 빨간 철골만이 이곳이 공항이었음을 짐작케 했다. ‘탈출’을 기다리는 주민 200여명이 철조망 주위로 빙 둘러서 있었다. 도시의 95%가 쓸려나가고, 서울시 전체 인구보다 많은 피해자 1200만명을 남긴 태풍 ‘하이옌’의 흔적은 보름이 지난 지금도 그대로였다. 긴급 구호 현장의 문제는 이번에도 그대로 드러났다. 이날 오후, 하얀 트럭에 식료품을 가득 실은 해외 NGO가 사람들에게 콜라를 던지고 있었다. 갑작스러운 배분 탓에, 도로 한복판으로 주민 수백명이 몰렸고, 이 과정에서 아이 몇 명이 깔렸다. 뒤늦게 부모들이 발견했지만, 압사한 후였다. 그로부터 30㎞ 떨어진 마을에선 몇몇 국제 NGO가 쌀·생필품·의약품 등을 중복해서 나눠주고 있었다. 이경신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이하 KCOC) 대외협력팀 부장은 “긴급 구호 때 가장 중요한 것이 물품 배분 방법”이라면서 “2010년 아이티 재난 때도 일방적 분배, 중복 지원이 많이 벌어져 반성의 목소리가 나왔다”고 말했다. ◇SNS로 실시간 정보 공유… 협력으로 구호 현장 업그레이드 이번 필리핀 재난 현장에서 긴급 구호 중인 한국 NGO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