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민
유지민(거꾸로캠퍼스 재학생)
[모두의 칼럼] 휠체어 탄 패셔니스타를 꿈꾸다

사람은 누구나 멋 부리고 싶은 욕구가 있다. 나도 마찬가지다. 계절별로 옷을 사서 예쁘게 옷을 입고 싶지만, 내 몸과 휠체어 때문에 불가능할 때가 많다. 휠체어를 타기 때문에 입고 싶어도 입기 어려운 옷을 세 가지 꼽자면 롱스커트, 청바지, 니트류다. 첫 번째 롱스커트. 지체장애인인 나는 치마를 입기 곤란하다. 하반신 마비 때문에 다리가 쉽게 차가워지고, 손상을 입어도 알아차리기 어렵다. 게다가 롱스커트는 휠체어 바퀴에 걸리고 바닥에 쓸린다. 이런 이유로 여름에만 아주 가끔 치마를 입는다. 두 번째는 청바지다. 청바지처럼 신축성이 없고 몸에 딱 붙는 옷, 특히 하의는 스스로 입고 벗기가 너무 어렵다. 집에서는 바닥에 누울 수 있기 때문에 어떻게든 가능하지만, 밖에서 화장실에 갔다가 바지를 올려야 하는 경우에는 팔로 몸무게를 지탱하며 바지까지 끌어올리긴 거의 불가능하다. 외출할 때 도와줄 친구나 어른이 없는 날에는 청바지를 입지 않는다. 꼭 입고 싶을 때는 허리 부분이 고무줄로 된 청바지를 입는다. 마지막으로 니트류. 요즘에는 전동휠체어를 이용하기 때문에 그나마 괜찮지만, 수동으로 바퀴를 밀 때 니트류의 옷은 그야말로 최악이다. 소매가 모두 더러워지고 해지기 때문이다. 니트를 포함해 겨울옷 대부분이 휠체어를 이용하는 내게는 불편하다. 두꺼운 옷 때문에 몸이 무거워지는 것도 싫고, 휠체어에서 다른 곳으로 옮겨 앉아야 하는 상황에서도 지탱하는 게 힘들다. 옷의 종류뿐 아니라 사이즈를 고를 때도 문제가 있다. 어릴 때부터 휠체어를 타서 상체와 하체의 비율이 달라 상체는 성인 코너, 하체는 키즈 코너에서 골라야 한다. 미리 입어보는

유지민(거꾸로캠퍼스 재학생)
[모두의 칼럼] 선한 도움, 무례한 도움

내 취미는 혼자 시내에 나가 노는 것이다. 코로나로 인해 최근에는 조금 어렵게 됐지만, 기회가 되면 무조건 나가려고 하는 편이다. 특히 대중교통 이용하는 걸 좋아한다.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내게 사람들은 ‘힘들지 않느냐’고 묻지만 그 힘듦과 비교할 수 없는 뿌듯함이 있다. 자립적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이 늘어간다는 건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물론, 대중교통을 타고 환승하고 길거리를 돌아다니는 과정엔 늘 어려움과 돌발상황들이 있지만 그럴 땐 주저하지 않고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한다. 이렇게 만나는 사람 중에는 선량한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무거운 짐을 함께 들어주고, 난처한 상황에 처했을 때 도움이 필요한지 먼저 물어봐 주는 친절한 사람들을 만나고 나면 종일 기분이 좋다. 필요하지 않을 때 도움을 주겠다는 사람들에게도 ‘감사하다’고 말한다.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선한 도움’과 기분을 망치는 ‘무례한 도움’을 구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착하고 선량한 사람이 더 많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선한 사람 열 명보다 무례한 사람 한 명이 더 오래 기억에 남는 건 어쩔 수 없다. 기억을 곱씹어본다. “어린애가 웬 휠체어 신세냐”며 내 손에 1000원을 쥐여주던 어르신, “휠체어 탔는데도 예쁘네!”를 칭찬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혼자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내게 “다음부턴 어른과 함께 타라 “며 승객들 다 들리게 쩌렁쩌렁 소리치던 버스 기사, “하나님 믿어야 장애가 고쳐진다”며 버스 이동 시간 30분 내내 설교하던 어르신, 전동휠체어를 탄 나를 쫓아오며 달리기 경주를 하는 초등학생들…. 막상 적다 보니 끝도 없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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