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하 기자가 간다] (4) 장애인 18명 질주한 싱가포르국제마라톤대회 “레디… 셋… 고!” 시작을 알리는 총소리와 함께, 휠체어 바퀴가 힘차게 굴렀다. 1일 오전 7시10분(현지 시각), 5만4000여명이 싱가포르국제마라톤대회에 참가하려고 에스플레네드(Esplanade) 거리에 모였다. 10㎞ 코스의 시작을 가장 먼저 알린 이들은 휠체어를 탄 선수 12명이었다. 30도에 육박하는 후덥지근한 날씨는 대회 열기를 한층 높였다. 이중 태극기를 단 한국 선수는 정종대(29·뇌병변1급), 이금천(34·지체2급), 최재웅(25·지체1급)씨. 뒤를 이어 목발을 짚고 레이스에 참가한 유일한 선수, 황윤천(46·지체2급)씨가 딸 황함지(18)양과 함께 했다. 지난달 29일부터 12월 4일까지, 한국장애인재활협회가 에쓰오일과 함께 마련한 ‘감동의 마라톤’ 프로젝트로 싱가포르국제마라톤대회에 참가한 18명(시각1명, 청각4명, 지체5명, 지적3명, 자폐2명, 뇌병변3명)의 도전현장을 찾았다. ◇국제마라톤대회에서 만난 장애인 국가대표 선수들 5㎞를 알리는 반환점을 돌자 20m 앞에 한 선수가 보였다. 속도를 점점 높여 힘껏 양팔을 돌렸다. 거리는 조금씩 줄어들었다. 피니시 라인(finish line)을 2㎞ 정도 남기고, 드디어 앞 선수를 제쳤다. “브론즈 메달리스트, 종대 정!” 10㎞ 휠체어 부문 대회(보통 휠체어마라톤은 장애 등급별로 경쟁하나 싱가포르대회는 장애 등급과 상관없는 ‘오픈이벤트’로 진행됐다)에서 정종대씨는 33분23.85초로 3위를 차지했다. 정씨는 “정말 죽기살기로 뛰었다”고 귀띔했다. 대회 입상을 계기로 ‘한국장애인 선수들에게 국제무대 경험이 보다 쉽게 열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다. 금메달을 딴 호주의 리처드 콜만(Richard Colman·25분53.86초)은 싱가포르국제마라톤대회에서 엘리트 선수로 초청된 케이스다. 장애인 국가대표 운동선수에게 국제대회 경험은 ‘꿈의 무대’에 가깝다. 운동을 하면 일은 그만둬야 하지만, 실업팀에 들어가기도 쉽지 않다. 육상 국가대표 선수인 채창욱(32·뇌병변3급)씨는 “국가대표를 선발하는 전국체전이 1년에 5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