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영리단체도 정보통신기술 알아야 한다

푸르른지역아동센터, 페이스북 활용… 연간 후원금 1300만원까지 늘어나 소셜미디어로 소통 창구 넓히면 대중에 더 큰 파급효과 미칠 것 ‘콘텐츠, 데이터, 리더십.’ 이 3가지는 지난 4일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열린 ‘2015 비영리 기술 콘퍼런스(Nonprofit Technology Conference·NTC)’의 큰 화두였다. 올해 14년째인 이 행사에는 전 세계 비영리 관계자 2000여명이 2박 3일 동안 참여했다. 콘퍼런스에 참여한 방대욱 다음세대재단 대표는 “작년에는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새로운 플랫폼이 화두였는데, 올해는 플랫폼이 아무리 좋아도 콘텐츠가 나쁘면 안 된다는 공감대 속에 어떤 콘텐츠를 생산하고 대상 층을 누구로 할지 등이 큰 주제였다”고 했다. 둘째 주제는 구글이나 페이스북을 이용한 빅데이터 분석 틀을 어떻게 활용하고, 이를 시각화할 것인가에 관한 것이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하게 다뤄진 요소는 바로 ‘리더십’이었다. “아무리 좋은 IT 플랫폼이 생겨도 비영리 조직 리더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소용없습니다. 다음세대재단에서 지난해 국내 비영리 조직의 디지털 미디어 활용을 조사해보니, 뉴미디어를 잘 쓰려면 리더의 적극성과 혁신적인 조직 문화가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왔거든요. 이는 전 세계 비영리단체가 모두 비슷한가 봐요. ‘어떻게 리더를 설득할 것인가’ ‘조직원들이 IT 플랫폼을 함께 쓰기 위한 동기 부여를 어떻게 할 것인가’ 등 리더십 섹션이 무척 커졌어요.” 방대욱 대표는 “해외 비영리 단체 중엔 최고기술책임자(CTO)나 최고정보관리책임자(CIO)를 두고 있는 곳도 많고, 비영리단체가 IT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중간 지원 조직도 상당히 많다”며 “‘비영리단체에서 기술을 요긴하게 잘 활용한다면 더 큰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깎아도 너무 깎아… 우리가 자원봉사단체인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비영리단체에 쏟아지는 기업의 甲질 “하다못해 부부가 갈라설 때도 숙려 기간을 갖지 않습니까? 두 단체가 수년을 같이 일해왔는데, 이런 식으로 관계를 끊어버리면 기관 간의 관계는 그렇다치고 이 사업에서 수혜받는 아이들한테는 갑자기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못하게 된 걸 대체 어떻게 설명합니까?” 아동 관련 사업을 진행하는 모 비영리 재단 관계자 A씨의 말이다. 이 재단은 3년 전 한 기업이 제안을 해와 파트너십을 맺고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다. 프로그램 ‘브랜딩’ 작업에서부터 파일럿 프로그램 개발과 프로그램 실제 진행에 이르기까지 사업을 잡아나가는 어려움만큼 보람도 컸다. 이후 3년을 함께 진행했다. 프로그램도 자리가 잡히고 브랜드도 굳어졌다. 3년 사업이 끝난 후 다음해 사업도 당연히 함께 진행하는 것으로 얘기가 됐지만, 한순간에 뒤집혔다. 기업에서 “사업은 계속 진행할 예정이지만, 여러 비영리단체 간 입찰 경쟁을 부쳐 시행 단체를 결정하겠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결국 이 재단의 약 10배 규모인 다른 비영리 재단에서 같은 사업을 가져가게 됐다. A씨는 “좋은 사업인데 기업에서 관두지는 않는 게 그나마 다행인가 싶다”면서도 “우리를 지금까지 3년 동안 공들여 함께 사업을 쌓아올려 온 파트너라고 여기긴커녕 자기들이 돈 낸 사업 대행해주는 ‘하도급업체’로 여기는 게 극명히 드러난 것 같아 씁쓸하다”고 했다. 기업과 비영리단체, 두 기관의 파트너십을 두고 ‘기업의 갑(甲)질이 도가 지나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쏟아지고 있다. 기업과 비영리단체 갑을 관계가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기업의 사회공헌’이 비영리단체 후려치기와 경쟁, 줄세우기로 왜곡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경기가 안 좋아지고 기업

“돕기만 하다 지친 직원에게 휴식을 주자”

비영리단체 리더가 뽑은 2015년 ‘우리의 화두’ 대부분 수당 없는 야근·주말 업무 일에 대한 고민·교육 위한 시간 부족 후원자 소통 강화해 기부 끌어내야 다수 후원자들이 당장의 성과 기대 단체별 활동 알리는 창구 마련 필요 “소외된 이웃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일하는 직원들이 정작 자신의 행복을 찾지 못한다. 별도의 수당 없이 야근·주말 근무가 계속되니, 열정을 갖고 일하던 직원들이 하나 둘 떠난다.”(M단체 사무국장) “비영리단체는 인건비 없이 일하는 곳이란 편견을 깨고, 당장의 성과를 기대하는 대중들에게 꾸준한 나눔이 사회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알리는 것이 숙제다.”(S단체 사무총장) ‘직원 역량 강화’와 ‘후원자 소통’. 국내 비영리 리더들이 꼽은 2015년 화두다. 지난 1월 30일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와 동그라미재단이 주최하고 문화예술사회공헌네트워크가 주관한 ‘비영리 리더를 위한 원데이(one day) 네트워킹 포럼’에서는 중견 규모 비영리단체·사회적기업 사무총장 20명의 다양한 고민이 쏟아졌다. 이들은 “비영리단체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입을 모았다. ◇대중의 선입견, 업무 과다… 직원 전문성 높이는 교육 필요해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은 한국해비타트는 지난달 5개년 계획을 세웠다. 외부 전문가를 초빙해 7차례 토의를 하고, 내·외부 환경 분석과 조직 진단을 거쳤다. 이 과정에서 국내외 주거 복지 향상을 위한 한국해비타트의 향후 10년 목표와 과제가 구체적으로 도출됐다. 김홍대 한국해비타트 경영본부장은 “영리 기업에서 27년간 일하다가 비영리단체로 왔는데 6시 퇴근이 조퇴하는 느낌일 정도로 치열하고 업무가 과중하더라”면서 “앞으로는 비영리단체도 영리 기업 못지않은 조직 관리 없인 지속 가능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더나은미래·동그라미재단 공동기획] ‘비영리 리더스쿨’ 지면 강의 ③ 마케팅 3.0 시대, 기업이 NPO(비영리단체)에 주목한다

더나은미래·동그라미재단 공동기획 ‘비영리 리더스쿨’ 지면 강의 ③ 고객 행복 목적인 마케팅… 가치 중심 비영리와 닮아… NPO, 차별화로 승부하라 마케팅은 과연 돈벌이 수단이기만 할까. 현대 마케팅의 대부인 필립 코틀러는 “사회적 가치를 통해 소비자의 영혼을 움직여야 하는 시대가 온다”며 ‘마케팅 3.0’ 시대를 예견했다. 사람들에게 물질이 아닌, 가치를 파는 비영리단체엔 절호의 기회다. ‘비영리 리더 스쿨’ 8~9회차 강의는 영리와 비영리를 뛰어넘는 마케팅·브랜딩의 실제를 다뤘다. 지난 2주간의 강의 내용을 Q&A로 압축해 풀어본다. 상세 내용은 공익 전문 온라인 저널 ‘더퍼스트(thefirstmedia.net )’에서 확인할 수 있다. 편집자 주   -왜 비영리단체가 마케팅에 주목해야 하나. “마케팅은 고객의 고민·불편함을 찾아서 해결해주는 것이다. 물건 하나를 더 파는 얄팍한 기술이 아니라, 행복을 전달하는 방법이다. 이젠 소비자가 가치를 가진 기업에 귀를 기울인다. IT가 발달하고 소셜네트워크 시대에 개인이 연결되면서, 소비자 권력이 강해졌다. 이젠 매뉴얼대로 움직일 수 없다. 소비자 속으로 들어가서 이들이 원하는 것을 발견해야 한다. 고객이 무엇을 불편해하는 것인지 찾아내려면 ‘진정성’이 필요하고, 이를 ‘창의적’으로 해결해야 경쟁력이 있다. 비영리가 가진 ‘가치’가 각광받는 시대다. 신발 한 켤레를 팔 때마다 한 켤레를 기부하는 ‘탐스슈즈’나’환경보호를 위해 우리 제품을 사지 말라’고 광고하는 의류회사 파타고니아의 성공 사례를 보라. 영리의 마케팅 개념이 바뀌고 있다는 지점에서 비영리의 강점이 작용할 수 있다.” -국내 비영리단체·사회적기업을 보면 유사한 활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 “‘차별화’는 고객(후원자)으로 하여금 나를 선택할 이유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다르다는 느낌을 못 주면 죽은

美·英 나눔문화 전문가 2인에게 듣다

재단센터(Foundation Center) 연구부처 소장 스티븐 로런스(Steven Lawrence) 카프(CAF·Charities Aid Foundation) 제인 아노트(Jane Arnott) 글로벌 네트워크장 나눔 문화가 한 단계 도약하고, 비영리 영역의 저변을 넓히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할까. 지난 몇 년간 국내 비영리 섹터는 눈에 띄게 성장했다. 개인 기부가 증가했고, 모금 경쟁은 치열해졌다. 2012년 기준 국내 기부 총액은 11조8400억원. 2006년 8조1400억원이었던 기부 총액은 6년 만에 1.5배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여전히 갈 길이 멀다. 90% 상당의 개인 기부는 종교기관에서 이뤄진다. 비영리 섹터 규모가 훨씬 크고 역사가 오랜 미국과 영국에서는 우리의 현 고민을 이미 마주하지 않았을까. 지난 5일, 한국NPO공동회의·한국국제교류재단·사회복지협의회 등이 주최한 ‘2014 국제나눔문화선진화 콘퍼런스’를 위해 방한한 미국과 영국의 대표적인 두 비영리 중간지원조직, 재단센터(Foundation Center)의 스티븐 로런스(Steven Lawrence)와 카프(CAF·Charities Aid Foundation)의 제인 아노트(Jane Arnott)를 만나 그간의 노력을 들었다. “재단끼리 정보 공유해야사각지대 없는 나눔 가능” 재단 투명해야 사람들이 ‘공익’ 위해 존재한다 느껴… 단체 간은 물론 대중도 쉽게 정보에 접근하게 해야 ―한국에도 공익재단들은 많지만, 재단센터와 같은 허브 역할을 하는 곳은 아직 없다. 재단센터가 만들어진 배경은 무엇이었나. “1950년대 미국에선 공익재단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경제 성장과 맞물리면서 이전까지 500개 남짓하던 재단이 4~5년 만에 1000여개로 늘고, 총 자산 규모도 2배 가까이 많아졌다. 하지만 사람들의 불신도 팽배했다. 재단은 사람들에게 ‘공익’을 위해 존재한다는 존재 의의를 인정받을 필요가 있었다. 당시 카네기재단 대표였던 러셀 레핑웰(Russell Leffingwell)은 ‘재단들이 유리 주머니처럼 투명해야 한다’며 사람들이 정보에 쉽게

[작지만 강한, 강소(强小) NPO] ③ 연예인 홍보대사만 200여명… 이 비영리단체의 성장 비결은?

[작지만 강한, 强小 NPO ](3)’소통을 위한 젊은재단(W재단)’ 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투발루는 50년 안에 사라질 위기다. 1993년 이후 해수면은 9㎝ 이상 상승했고, 1999년에는 9개 섬 중 하나인 사빌리빌리섬이 아예 바다 속으로 자취를 감췄다. 해발고도가 3m에 불과한 이웃나라 키리바시도 마찬가지다. 두 나라 모두 지구온난화로 매년 조금씩 물에 잠기고 있고, 해수면 상승으로 담수는 오염되고, 식수까지 부족한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2012년 설립된 ‘소통을위한젊은재단'(이하 W재단)은 지구온난화·환경오염 등으로 고통받는 ‘기후 난민’을 돕는 비영리단체(NPO)다. 이욱(26) W재단 이사장은 “2011년에 제1차 한·태평양 도서국 장관급회의에서 피지 장관 수행 비서를 맡으면서 남태평양 섬들의 심각한 환경문제를 접하게 됐다”면서 “중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에 상응하는 실천이 필요했다”고 했다. 이욱 이사장은 대학교 1학년 때부터 과외·아르바이트로 모은 로스쿨 학비를 비영리단체 설립에 고스란히 사용했다. 젊은 청년의 무모함이 새로운 기회를 만들었다. 이욱 이사장은 한국의 유명 작곡가 연락처를 수소문해 전화를 돌리기 시작했다. 한국판 ‘위아더월드(We are the world)’를 만들겠다는 아이디어밖에 없었다. 30년 전 마이클 잭슨, 레이 찰스, 스티비 원더 등 당대를 대표하던 45명의 수퍼스타가 아프리카 기아 난민을 돕기 위해 만든 프로젝트 앨범 ‘위아더월드’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2억달러 모금에 성공했다. 작곡가 윤일상씨가 흔쾌히 참여 의사를 밝히자, 프로젝트는 순풍에 돛을 달았다. 작곡가가 있고, 노래도 만들어지니 연예인 섭외는 문제없었다. 첫 공익 캠페인 영상 ‘뷰티풀 월드(Beautiful World)’ 프로젝트에 가수 인순이, 조성모, 바다, JK김동욱, 걸그룹 시크릿 등 유명 연예인 60여명이 참여했다(캠페인 영상 http://www.wisdomforfuture.org).

[Cover Story] 사람 냄새 물씬 나는 이 동네는 지금 36.5℃

공익의 메카로 떠오른 성수동 값싼 임대료·편리한 교통 등 입지 좋아 주택가에 둥지 튼 사회적기업·비영리단체 청년 창업·공정무역 가게 늘어나고 토크콘서트 등 주민과 소통의 장 열리기도 서울 성수동 서울숲 인근이 공익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여의도 공원을 6개 합친 크기의 서울숲(35만평)이 개원한 지 10년째, 서울숲 5분 거리에 위치한 성수1가 일대가 사회혁신가들의 움직임으로 들썩이는 모양새다. 서울숲에 들어서면 분양 당시 평당 4000만원이 넘는 최고급 아파트로 주목받았던 갤러리아포레가 눈길을 끌지만, 뒷골목은 연식이 20~30년은 더 된 낡은 저층 주택들이 밀집해있다. 3년 전부터 이 주택가 곳곳에 비영리단체·사회적기업들이 하나둘씩 모여들더니, 올해는 사회혁신가 16명의 공동 주거 공간(셰어하우스·sharehouse)까지 만들어졌다. 지난 3년, 이 변화의 흐름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페인트칠이 벗겨진 단독주택, 어지럽게 가로지르는 전깃줄, 골목 바깥으로 삐죽 나와 있는 쓰레기봉투… 3~4년 전 서울숲 뒷골목 풍경이다. 재개발에 묶인 동네는 활기가 부족했고, 정육점·식당·미용실 같은 동네 상가엔 손님이 드물었다.  2012년 6월, 아시아공정무역네트워크(지도2)가 성수1가에 사회적기업으로는 가장 먼저 자리를 잡은 이유도 값싼 임대료 때문이었다. 우준석 영업총괄팀장은 “임대료가 저렴하면서도, 서울숲 공원, 편리한 교통 등 여러모로 입지가 좋았다”고 했다. 이곳은 성수대교만 지나면 서울 압구정동과 연결되는 교통의 요지다. 이 때문에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이나 압구정의 비싼 임대료에 밀려온 예술가들의 공방이나 연예기획사 연습실 등도 둥지를 틀었다. 변화의 조짐은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2003년 서울숲공원을 조성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비영리단체인 서울그린트러스트(지도8)가 지난해 초 서울숲으로 이전하면서, 단독주택을 개조해 담장문을 활짝 열었다. 작년 가을에는 ‘성수동 동네꽃축제’를 기획하며

사회적기업은 디자인 중요성 느끼고 디자이너는 또 다른 길 경험해 “모두 윈윈”

‘스프링’ 프로그램 도입한 디자인 회사 슬로워크 임의균 대표 1년 2번, 디자인 전공 대학생 선발해 비영리단체·사회적기업 활동 참여 ‘비영리단체와 디자이너, 모두 윈윈(win-win)할 순 없을까.’ 디자인 회사 ‘슬로워크’가 지난해부터 도입한 ‘스프링’ 프로그램의 아이디어다. 스프링은 슬로워크가 1년에 두 번, 디자인 전공 대학생을 선발하는 ‘예비 디자이너 인큐베이팅’ 프로젝트다. 선발된 학생들은 두 달 동안 슬로워크 인턴으로 활동하며 디자인 실무를 경험하고, 이후 두 달은 파견단체(비영리단체·사회적기업 등)의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4개월간 급여는 슬로워크가 부담한다. 조성도(사진 오른쪽·31) 슬로워크 디렉터는 “비영리단체·사회적기업엔 조직 내부에서 ‘디자인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는 기회이고, 디자인 전공생들은 친환경·사회적 디자인이라는 ‘제3의 길’을 경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1기 스프링 프로그램에 선발돼 ‘열린옷장'(잘 입지 않는 정장을 가진 사회 선배들과 면접용 정장이 필요한 청년 구직자들을 연결하는 공유기업)에서 디자이너로 일했던 이혜인(25)씨는 “사업 초기라 명함부터 소책자까지 다양한 디자인 작업을 할 수 있어 좋았다”고 했고, 김소령 열린옷장 공동대표는 “디자인적 사고를 바탕으로 사업을 기획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했다. 지금까지 6개 단체에 6명의 디자이너를 파견했고, 3기 ‘스프링’ 프로그램은 오는 6월부터 진행될 예정이다. 이 프로그램의 탄생은 10년이 넘는 비영리단체와의 파트너십에서 비롯됐다. 임의균(사진 왼쪽·38) 대표가 회사를 창업한 2002년, 첫 고객이 비영리단체였다. “아름다운재단에서 공익광고 CF를 만든다고 1500만원 정도 예산을 책정했어요. 사실 그 돈이면 40초짜리 영상물에 음원, 더빙작업만 하면 끝이에요. 거기다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하니, 다른 스튜디오에서 퇴짜를 맞았나봐요. 제가 시민단체에서 디자인 작업도 했으니, 해줄 수 없겠냐고 찾아왔습니다.”(순수 회화를 전공했던

배움에 목마른 NGO 리더들, 우리는 어디서 배우나요?

비전 공유하고 직원들과 소통하는 ‘리더십’ 교육 시급 해외선 NGO 리더십 강화 위해 기업·대학 지원 줄이어 “팀장이 되니 다른 세상에 온 것 같다. 조직 경영, 소통, 재원 조달 등 새로 배워야 할 것이 너무 많은데 막상 배울 곳이 없어 막막하다.”(M단체 홍보팀장) “직원들의 교육 비용을 지원하고 싶어도 ‘기부금을 엉뚱한 곳에 쓴다’는 인식 때문에 조심스럽고, 매번 외부 지원을 받기엔 한계가 많다.”(H단체 경영지원팀장) 최근 비영리단체 팀장급 실무자들은 배움에 목말라있다. 국내 NGO의 모금액 및 조직 규모가 커지면서 전문성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높아지는데, 정작 이들을 위한 역량 강화 교육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 이에 전문가들은 “NGO 직원들의 역량이 높아질수록 후원자들의 기부금도 좀 더 효율적이고 가치있게 쓰인다”면서 “NGO 리더 양성을 위한 새로운 변화와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리더가 필요한 비영리단체, 리더십 교육은 없다? 최근 밀알복지재단은 내부 교육 시스템 개편에 나섰다. 올해 본부 직원 수가 100명으로 껑충 뛰어오르면서, 중간관리자들을 위한 맞춤형 교육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2명에 불과했던 대리급 직원도 1년 새 10명을 넘어섰다. 정민용 밀알복지재단 경영기획팀 과장은 “설문조사 결과 직원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비전 교육’, 2순위는 직장 예절·소통 등 ‘리더십 교육’으로 나타났고, 오히려 실무교육의 니즈가 제일 낮았다”면서 “일반 기업을 대상으로 조직 경영, 관리, 소통 역량을 키우는 강의는 많지만, 이를 곧바로 NGO에 적용하기엔 괴리가 있어 교육 프로그램을 자체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체 교육 프로그램이 없는 NGO들은 주로 외부 강사를

요즘 비영리단체는 인재사냥 중

스카우트 전쟁 벌이는 NPO들 국내 대형 NPO에서 일하던 김민영(가명·28)씨는 지난달 C단체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다. 모금액, 조직 규모, 산하 기관 성격이 비슷해 ‘라이벌 단체’로 불리는 곳이었다. 복지사업을 확장하면서 급히 인력이 필요해진 C단체는 과거 해당 단체에서 적극적으로 봉사활동을 했던 김씨를 떠올렸다. 신입을 채용해 키울 만큼 여유가 없는 데다가, 검증된 인재가 필요했기 때문. 이미 현장에서 활동하면서 C단체 실무자들과 친분이 깊었던 그는 고민 끝에 이직했다. 김씨는 “아동 복지 현장 경험을 더 쌓기 위해 스카우트 제안을 받아들였다”면서 “NPO마다 경력자 찾기에 혈안이 된 느낌”이라고 귀띔했다. 최근 비영리단체 간의 ‘스카우트 전쟁’이 한창이다. 지난 5년간 국내 NPO들의 모금액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전문 인력을 필요로 하는 단체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월드비전·굿네이버스·어린이재단 등 국내 대형 NPO들의 전체 직원 수도 1000명을 넘어선 지 오래. 그동안 금기시됐던 라이벌 단체 간의 이직이 활발해진 이유다. 이에 당당히 공개 채용을 통해 라이벌 단체로 이직하는 실무자도 많아졌다. 평균 700억원을 모금하는 대형 NPO 홍보팀에서 일하던 직원은 올해 2월, 면접·필기 등 공채 과정을 거쳐 라이벌 단체 홍보팀으로 이동했다. B단체에서 홍보 업무를 담당하던 실무자도 지난해 공채를 거쳐 약 400억원을 모금하는 대형 NPO로 자리를 옮겼다. 아무래도 경쟁 단체에서 일했던 담당자들이 현장 경험도 많고 노하우 공유도 가능하기 때문에, 채용 시 우대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NPO 실무자들은 “영리 기업에서 홍보·마케팅·IT 업무를 담당했던 이들이 비영리단체에 적응하지 못하고 중간에 그만두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대신 다른 NPO에서

약 3만개 비영리 단체 만든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의 힘

사회 변화를 이끄는 해외 대학교 ‘창업 기업 수 총 3만9900개. 기업들을 통해 창출된 일자리 540만개. 기업들의 연간 매출액 2조7000억달러(약 3000조원).’ 2012년 10월 스탠퍼드 경영대학원 윌리엄 밀러 교수와 공과대학원 찰스 이슬리 교수는 ‘혁신과 기업가 정신을 통해 스탠퍼드대학이 세계에 미친 경제적 영향’이라는 보고서에서 이와 같이 밝혔다. 발표된 기업들의 총 연간 매출액은 우리나라 GDP(1조1900달러, 2013년 기준)의 두 배에 맞먹는다. 실제로 스탠퍼드대학은 ‘기업가 정신’의 산실로 불린다. 구글은 세르게이 브린(Sergey Brin)과 래리 페이지(Larry Page)라는 스탠퍼드 대학생 두 명이 학교 안 연구실에서 창업한 회사다. 야후의 공동 창립자 제리 양(Jerry Yang)과 데이비드 파일로(David Filo)나 인스타그램의 창업자 케빈 시스트롬(Kevin Systrom)과 마이크 크리거(Mike Krieger) 모두 스탠퍼드대학 출신들이다. 영리 IT 벤처기업뿐만이 아니다. 약 3만개의 비영리 단체 대표들이 스탠퍼드대학을 졸업했다. 글로벌 비영리 임팩트 투자 기관 어큐먼펀드(Acumen Fund) 대표인 재클린 노보그라츠(Jacqueline Novogratz)는 스탠퍼드 경영대학에서 MBA를 취득했다. 70여개국에서 소액신용대출(마이크로 크레디트) 사업을 하는 비영리 기업 키바(kiva)의 대표 매트 플래너리(Matt Flannery)도 마찬가지. 2008년 아쇼카 펠로로 선정되기도 한 그는 스탠퍼드대에서 기호 시스템(Symbolic system) 학사를, 철학 석사를 전공했다. 사회 변화를 위해 사회적기업가들에게 투자하고 연결시키는 것으로 유명한 스콜재단(Skoll Foundation)을 설립한 제프리 스콜(Jeffrey Skoll)이나 아쇼카 U 대표 마리나 킴(Marina Kim) 역시 스탠퍼드대학에서 배출한 인재들이다. 수많은 벤처 기업가와 사회적기업가, 비영리 단체를 만들어낸 스탠퍼드의 비결은 무얼까. ‘혁신’과 ‘기업가 정신’ ‘사회적 영향력’을 통합한 리더를 길러내는 스탠퍼드대의 학풍에 그 답이 있어 보인다. ‘사회적기업’

거리모금, 이렇게 하면 노상강도?

해외의 거리모금 규제 ‘영국의 맨체스터 상가 지역을 방문할 때는 기부를 강요하는 노상강도들을 피하시오.’ 호주의 한 여행 리뷰 사이트에 올라온 맨체스터 여행 후기 내용 중 하나다. 1993년 그린피스가 오스트리아에서 처음 F2F 거리모금을 시작한 이래, 거리모금 캠페인은 해외 비영리단체들의 주요 모금 방법 중 하나로 급부상했다. 16만개의 자선단체가 활동하는 영국에서는 거리모금을 통해 지난 2년간 신규 정기 후원자가 62만5000명 유치됐으며, 후원자들의 기부 액수도 매월 1000만파운드(약 178억390만원)를 넘어설 정도다. 하지만 거리모금 확산에 따른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다. 비영리단체 간 모금 경쟁이 심화되면서 시민들에게 불편을 끼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일리노이와 캔자스 주에서는 교차로에서 신호 대기 중인 차량에 접근해 모금을 시도하는 행위가 교통사고를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또한 영국에서는 2012년 홈리스 지원단체 ‘셸터(Shelter)’의 거리모금가가 시민을 쫓아가 붙잡은 뒤 후원 서명을 할 것을 애원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돼 화제가 됐다. 해외에서는 사람들에게 집요하게 접근해 모금을 유도하는 모금 전문가를 ‘기부 노상강도(Charity Mugger)’라 규정하고, 시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대비책까지 수립하고 나섰다. 153개의 모금 단체가 소속된 영국 공적모금규제협회(Public Fundraising Regulatory Association)는 지난 2012년 8월 과도한 거리모금 확산을 막기 위한 자체 규제안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3걸음 이상 시민을 따라가지 말 것’ ‘상가나 판매대, 횡단보도 등에서 3m 이상 떨어져서 활동할 것’ ‘장애인이나 술에 취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서명을 받지 말 것’ ‘야외에서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접근해 업무를 방해하지 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