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 내역 공개·소액 기부 가능…젊은 세대 참여율 높다

‘블록체인 기부’ 중간 점검해보니 굿워터 프로젝트, 클릭 몇 번으로 기부 기존 복잡한 절차 빼 참여 이끌어냈지만 기부금 사용 과정 몰라 ‘투명성’엔 문제 카카오의 블록체인 계열사 ‘그라운드X’가 국제개발 NGO ‘굿네이버스’와 함께 블록체인 기부인 ‘굿워터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프로젝트가 시작된 건 지난달 16일. 한 달 만인 이달 14일 기준 1639명이 블록체인 기부에 참여해 7만4714.17 클레이(Klay)를 기부했다. 현금으로 환산하면 약 5600만원이다. 카카오톡과 연동된 암호 화폐 지갑 클립(Klip)에 가서 ‘기부’ 버튼만 누르면 가상 자산인 클레이가 굿네이버스의 가상 지갑으로 이전되는 방식이다. 굿네이버스는 모금 종료 시점인 이달 31일 이후 클레이를 현금화해 잠비아 아동의 물 부족 문제 해결에 사용할 예정이다. 이번 블록체인 기부가 주목받는 이유는 카카오톡과 같은 수퍼앱에서 블록체인 기부를 도입한 세계 최초의 사례이기 때문이다. 그라운드X는 “기존의 블록체인 기부는 복잡한 인증 절차를 통해 계좌를 개설해야 해서 시간도 오래 걸리고 사용자의 불편함이 컸다”면서 “클립을 통한 기부는 사용자의 편의성을 높여 단 몇 번의 클릭만으로 기부를 가능하게 한 게 특징”이라고 했다. 블록체인 기부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췄다는 것이다. 블록체인 기부는 비교적 기부 참여율이 저조한 젊은 세대의 동참을 이끌어 낸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한 달여간 굿워터 프로젝트에 참여한 사용자들의 연령대를 분석해본 결과, 20~30대 비율이 60%에 달했다. 지난 2019년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30대 기부율은 각각 17.6%, 29.1%로, 40·50대의 기부율인 35.9%, 31.8%보다 낮았다. 상대적으로 기부를 적게 하는 20~30대가 블록체인 기부에서만큼은 두각을 나타낸 셈이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좋은 뜻으로 기부했는데 ‘세금 폭탄’… 구제할 법제도 없다고?

현행법상 규정 없어 법정 다툼 이어져 공익법인 통해 기부받을 단체 지정을 올바른 공익기부 돕는 장치·제도 필요 42억원 기부에 부과된 세금 27억원. 백범 김구 선생의 가문은 해외 대학에 출연한 기부금에 매겨진 세금 탓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김구 선생의 차남인 고(故) 김신 전 공군참모총장은 2006년부터 미국 하버드대, 브라운대, 터프츠대와 대만 국립대 등 여러 대학에 10년에 걸쳐 42억원을 기부했다. 기부금은 장학금을 비롯해 한국학 강좌 개설, 항일 투쟁의 역사를 알리는 김구포럼 개설 등 대한민국을 알리는 데 쓰였다. 김 전 총장이 낸 기부금에 대해 국세청은 세금 27억원(상속세 9억원, 증여세 18억원)을 그의 자녀들에게 부과했다. 김 전 총장 사망 2년 후인 2018년 10월이었다. 국세청은 국내 공익법인에 출연하지 않고 해외 단체에 직접 기부한 점을 문제 삼았다.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이하 상증세법)상 공익법인이 아닌 단체에 기부하면 세금을 내야 하기 때문이다. 김신 전 총장 자녀는 과세처분에 불복하고 지난해 1월 조세심판원에 구제를 요청했다. ‘선의의 기부자’에 과세 처분 잇따라 공익 목적의 고액 기부에 ‘세금 폭탄’이 떨어지는 일은 기부업계의 오랜 과제다. 대부분 기부자가 미리 세법을 살피지 못한 탓이 크지만, 공익 기부에 막대한 세금을 매기는 사례는 종종 발생한다. 문제는 이를 마땅히 구제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선의로 출발한 기부가 법정 다툼으로 이어지는 이유다. 몇 해 전에도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 기부자로부터 180억원을 증여받은 공익재단에 증여세 140억원을 부과한 ‘수원교차로 사건’이다. 생활정보지 수원교차로 창업주인 고 황필상 박사는 지난

비영리 활동가 위한 공간 ‘동락가’ 서울 종로에 문 열었다

국내 비영리 활동가들이 안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 서울 종로에 마련됐다. 29일 다음세대재단은 “비영리 활동가들을 위한 공간인 ‘동락가(同樂家)’의 현판식을 28일 개최하고 공식적인 운영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동락가는 ‘즐거운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

대기업·연예계 스타, 코로나19 극복 위한 기부 행렬

코로나19 예방과 피해 지원을 위한 민간 기부가 잇따르고 있다. 26일 삼성은 의료용품과 생필품 등을 포함해 총 300억원 규모의 긴급 지원을 결정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14개 계열사는 손소독제, 자가 격리자와 취약계층을 위한 생필품 키트, 의료진을 위한 면역력 강화 건강식품 등 구호물품과 성금을 전국재해구호협회에 전달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50억원을 전국재해구호협회에 기부하고 코로나19 피해가 큰 대구·경북 지역에 집중 지원하도록 할 방침이다. 또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찾아가는 방역서비스를 조기에 실시하고, 방역물품과 생필품이 제때 공급되도록 지원한다. SK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50억원의 성금과 4억원 상당의 생필품·의료물품을 지원했다. LG 역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50억원을 기탁해 코로나19 피해 지원에 손을 보탰다. 특히 LG생활건강은 10억원치 핸드워시 제품을 별도로 지원하기로 했다. 롯데는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함께 대구·경북 지역 아동복지시설 휴관으로 고립된 어린이와 취약계층 노인을 지원하기 위해 10억원 규모의 지원을 결정했다. NH농협은 대한적십자사 경북지사를 통해 성금 5억원을 전달했다. 연예계 스타를 비롯한 셀럽의 기부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27일 김연아는 팬 연합과 함께 총 1억850만원을 유니세프한국위원회에 기부했다. 기부금은 경북 권역의 책임 의료기관인 경북대병원에 전달돼 코로나 바이러스 치료에 사용될 예정이다. 배우 김혜수는 전국재해구조협회에 1억원을 전달했고, 배우 손예진과 정우성, 공유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각각 1억원을 기탁했다. 배우 이혜리는 세이브더칠드런에 대구·경북 지역의 저소득가정과 조부모가정, 난민가정 아동을 돕기 위해 1억원을 내놨다.   [문일요 더나은미래 기자 ilyo@chosun.com] – Copyrights ⓒ 더나은미래 & futurechosun.com,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기자가 해봤다] 복잡한 인증 문턱 넘기자… 내기부금의 발자취 확인할 수 있었다

기부 시장이 갈수록 얼어붙는다. 통계청의 ‘2019년 사회조사’를 보면 지난 1년간 한 번도 기부하지 않았다는 사람이 전체의 74.4%나 됐다. 2011년 첫 조사 때보다 10.8%P 늘었다. 기부하지 않은 이유로는 여러 가지가 있었지만 ‘투명성’을 꼽은 사람이 많았다. ‘기부단체를 신뢰할 수 없다’는 사람이 14.9%나 됐다. 전문가들은 ‘블록체인’이 기부 투명성을 강화할 해법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신뢰 결핍’을 해결할 기술로 블록체인을 지목했다. ▲거래내역이 자동으로 기록되고 ▲누구나 살펴볼 수 있으며 ▲수정되거나 사라지지 않는 특성이 있어서 기부와 궁합이 잘 맞는다는 분석이다. 블록체인을 활용한 기부가 실제로 어떻게 진행되는지 궁금했지만, 주변에 경험자가 없었다. 그래서 직접 해보기로 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효과적이다. 그리고 믿을 수 있다. 다만 진입 장벽이 높다. 기부를 완료하기까지 거쳐야 하는 절차가 생각보다 복잡했다. 기부까지 한나절, 포기할 뻔했다 블록체인 기부 플랫폼이 ‘암호화폐’로 굴러가는 생태계라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 암호화폐를 기부받아서 다시 수혜자에게 나눠 주거나, 현금·현물로 바꿔 전달하는 구조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범용 암호화폐를 취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SVC”BHFT’ 등 현금과 가치가 연동되는 기부 전용 암호화폐를 쓰는 곳도 있다. 기부가 이뤄진 순간부터 수혜자나 배분 기관이 이를 현금·현물로 교환할 때까지 암호화폐의 여정을 추적한다는 기본 개념은 같다. 기자는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가 2018년 설립한 바이낸스자선재단을 통해 우간다 여성들에게 생리대를 지원하는 ‘핑크 케어 토큰(Pink Care Token)’ 프로젝트에 기부하기로 마음먹었다. 우선 준비할 것은 ‘암호화폐 지갑(Crypto currency wallet)’이었다. 은행 거래를 할

빅워크, 개천절 기념 기부 마라톤 ‘라이트런’ 개최

소셜벤처 빅워크가 개천절을 기념해 오는 10월 13일 서울 광진구 뚝섬한강공원에서 기부 마라톤 ‘라이트런(Light Run)’을 개최한다. 빅워크는 2012년 걷기로 포인트를 쌓아 돈처럼 기부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걷기·달리기’와 ‘기부’를 접목한 여러 행사를 진행해왔다. 이번에 마련된 라이트런은 ‘역사’라는 키워드를 추가한 기획행사로, 지난해 8월 광복절을 기념해 개최한 ‘815런’, 지난 3월 삼일절을 기리며 진행한 ‘무궁화런’의 후속이기도 하다. 빅워크는 “20~30대 젊은 세대가 나라를 생각하는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자 지난해부터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날에 러닝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참가자는 걷기 팀과 뛰기 팀을 선택할 수 있으며, 빅워크 앱을 켜고 뚝섬한강공원 일대 5km 구간을 완주하면 된다. 비경쟁 마라톤으로 기록은 측정하지 않는다. 참가비는 4만원(현장 접수)이며, 온라인에서 ‘얼리버드 참가 티켓’을 구매하면 20% 할인받을 수 있다. 참가비 일부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쉼터인 나눔의집에 기부된다. 자세한 내용은 라이트런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승희 더나은미래 기자 heehan@chosun.com] – Copyrights ⓒ 더나은미래 & futurechosun.co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키워드 브리핑] 기빙플레지

“제게는 남들과 나눠야 할 과도한 양의 돈이 있습니다. 계속 신중하게 자선 활동에 임하겠습니다. 금고가 텅 빌 때까지 나누고 베풀겠습니다.” 지난 5월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의 전 아내 매켄지 베이조스는 이혼 위자료로 받은 40조원 상당의 재산을 자선 활동에 쓰겠다고 공개적으로 맹세했다. 세계 내로라하는 부자들이 참여한 기부 캠페인 ‘기빙플레지(The Giving Pledge)’에 204번째 참가자가 되면서다. 기빙플레지는 말 그대로 ‘기부(giving)를 서약(pledge)’하는 것이다.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부부의 주도로 2010년 시작됐다. 캠페인에 참여하려면 순자산이 10억달러(약 1조 2000억원) 이상인 ‘울트라 갑부’여야 한다. 참여 방법은 간단하다. 이 요건을 충족한 부자들이 ‘재산의 절반 이상을 기부하겠다’고 공개 서약을 하면 된다. 시작 첫해에만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 부부,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피에르 오미디아르 이베이 회장 부부 등 50여 명이 기부 서약을 했고, 매년 10~20명가량이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 미국 내 억만장자를 대상으로 시작된 캠페인이었지만 현재 해외로도 전파돼 인도·러시아·중국 등 해외 22개국 최고 부자들이 참여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정확히 얼마를 어디에 기부하겠다는 구체적 계획을 밝히지 않아도 되고, 심지어 실제로 서약을 지켰는지 감시하는 조직도 없기 때문에 실효성 논란도 있지만 기부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기빙플레지에서 영감을 얻은 비슷한 기부 서약 캠페인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기업가들이 수익의 2% 이상을 비영리단체에 기부할 것을 공개적으로 약속하는 ‘파운더스플레지(Founders pledge)’, 기업 또는 개인이 수익의 1%에 상응하는 돈이나 물품을

극지 종단하며 모금가 자처…3년째 ‘종단 기부 프로젝트’ 벌인 김채울씨

김채울(26)씨는 극지 탐험가이면서 모금가 역할을 자처한다. 지난 2017년부터 매년 극지 종단에 도전하며 크라우드 펀딩으로 모금을 진행했다. 햇수로 3년째. 지금까지 ‘종단 기부 프로젝트’의 누적 모금액은 1500만원에 이른다. 이 돈은 고스란히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에 기부됐다. 지난 5일 만난 김씨는 자신이 걷고 또 걷는 이유를 “타인을 위한 삶을 살고 싶어서”라고 했다. 대륙 종단하며 기부 프로젝트 벌여…3년째 1500만원 모금 올해 종단 코스는 아일랜드 중부에서 남부로 향하는 200km의 긴 여정. 김채울씨는 지난 7월 11일부터 20일까지 열흘간 거대한 빙하 위를 지나고 화산 지대를 넘었다. 가끔 통신이 연결되면 현장의 사진을 개인블로그와 SNS에 올려 모금을 독려했다. 그는 “귀국하자마자 이번 종단 기부에 참여한 65명의 기부금 317만원을 푸르메재단에 전달했다”며 웃었다. 김씨의 기부 프로젝트는 지난 2017년 나미비아 사하라 사막마라톤에 참여하면서 시작됐다. 사하라 사막 마라톤은 하루 10시간씩 총 250km의 거리를 달려야 하는 극한의 코스다. 맨몸으로 움직이기도 어려운 사막 코스를 식량과 장비를 메고 달려야 한다. “당시만 해도 초보티를 벗지 못했어요. 운동을 시작한 지 오래되지 않았고, 그렇게 큰 대회에 나서는 것도 처음이었거든요. 또 무릎 수술한 지 1년 밖에 안된 때라서 컨디션도 완벽한 상태가 아니었어요.” 다소 무리한 도전같았던 극지 마라톤에 도전한 이유는 단 하나. 희귀난치병을 앓는 은총이라는 아이 때문이다. 김씨는 “우연히 참여한 ‘은총이와 함께하는 철인3종 대회’에서 은총이 아버지가 휠체어에 앉은 은총이를 밀고 끌면서 수영·사이클·마라톤을 완주하는 모습을 보고 큰 망치로 머리를 맞은 기분이 들었다”며 “극한의 도전에 나서는

‘사회적기업 돕는 소셜벤처’…바이맘, 빅이슈코리아에 ‘착한에어컨’ 70대 기부

소셜벤처 바이맘이 폭염에 취약한 사회적기업 빅이슈코리아 잡지 판매원들의 고충을 덜기 위해 나섰다. 29일 바이맘은 “홈리스 자립을 돕는 빅이슈코리아에 자체 제작한 소형 냉방기기 ‘착한에어컨’ 70대를 기부했다”고 밝혔다. 바이맘은 겨울철에는 실내 난방텐트, 여름철에는 착한에어컨으로 에너지 빈곤층을 돕는 소셜벤처다. 특히 착한에어컨은 올해 첫 선을 보인 혹서기 대비 제품이다. 착한에어컨은 유지비가 따로 들지 않는다. 상대적으로 주거 환경이 열악한 빅이슈 잡지 판매원에게 꼭 필요한 제품이다. 작동 원리도 간단하다. 얼린 아이스팩 6개를 본체에 넣으면 바로 찬바람이 기기 밖으로 나오는 식이다. 본체는 얼음이 천천히 녹으면서 찬바람이 밖으로 나가는 구조로 만들어졌다. 이 때문에 전력 공급도 필요없다. 먼 거리까지 냉방은 어렵지만 15cm 거리에선 10도 이상, 30cm 거리에선 7도 이상 주변 온도가 낮아진다. 유지비는 거의 ‘제로(0)’에 가깝다. 냉장고만 있으면 된다. 냉동실은 내부가 꽉 차 있을수록 에너지 효율이 오히려 높아지기 때문에, 착한에어컨 작동에 필요한 아이스팩을 냉동시키더라도 전기사용량에는 큰 차이가 없다. 빅이슈코리아는 “낮시간 땡볕에서 일하면서도 냉방비 부담에 더위를 그대로 참고만 있던 잡지 판매원에게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바이맘의 기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겨울, 빅이슈코리아로부터 잡지 판매원들이 추위를 어렵게 버티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난방텐트 70대를 전달한 바 있다. 김민욱 바이맘 대표는 “올해 첫 냉방기기인 착한에어컨이 출시됐는데, 난방비가 무서운 사람들은 냉방도 마차가지일 것이라는 생각에 냉방기기도 선물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착한에어컨 자체가 주거 취약계층을 위해 만든 제품이라 취지에 꼭 맞는 곳에 전달됐다고 생각한다”며 “에어컨을

[진실의방] 어느 자산가의 계획적 기부

  10억, 10억, 24억, 10억…. 지난 8년간 네 번에 걸쳐 총 54억원을 기부한 80대 자산가가 있습니다. 모교인 고려대학교에 평생 모은 재산을 순차적으로 기부하고 있는 유휘성(81)씨 얘깁니다. 2011년과 2015년 각각 현금 10억원을 기부했고, 2017년에는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 있는 24억원 상당의 아파트를 통째로 고려대에 넘겼습니다. 2년 만인 지난 12일, 또 한 번 10억원을 쾌척해 화제가 됐는데요. 고려대 고액기부 담당자는 “점심이나 먹자며 찾아온 유휘성 기부자가 갑자기 10억원짜리 수표를 건네서 다들 깜짝 놀랐다”고 했습니다. 유씨의 기부엔 여러모로 특이한 점이 많습니다. 펀드레이저(모금 전문가)들에 따르면 10억원 이상의 고액기부를 이렇게 주기적으로 실천하는 케이스 자체가 국내에 거의 없다고 합니다. 전문가들은 유씨의 기부를 전형적인 ‘계획기부(Planned Giving)’라고 설명합니다. 기부의 목적과 형태, 규모를 신중하게 설계하고 결정해 계획적으로 자산을 기부하는 것을 뜻하는 말이죠. 최근 주목받고 있는 ‘유산기부’도 계획기부의 한 종류입니다. 미국과 같은 기부 선진국에서는 1970년대부터 계획기부가 이뤄졌지만 한국에서는 2000년대 초반 들어서야 개념이 도입됐다고 합니다. 실제로 유씨는 재산을 어떻게 사용할지, 언제 얼마나 기부할지에 대해 본인만의 분명한 플랜을 갖고 있습니다. 살아있는 동안 일정한 시기를 두고 재산을 적당히 끊어가며 모두 주고 가겠다는 계획이죠. 다 못 주고 세상을 떠날 경우에는 유산을 기부하겠다는 유증(유언을 통해 재산을 증여하는 것)을 해둔 상태입니다. 본인의 기부 스케줄이 확실하게 정해져 있고 거기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돈을 줄 땐 상당히 ‘쿨’합니다. 반면 본인의 돈이 제대로 쓰이는지에 대해서는 무척 깐깐하게 ‘감시’합니다. 수시로 학교에 연락해

월드비전, 아프리카 자립마을 위한 ‘소울챔버오케스트라 콘서트’ 개최

월드비전이 아프리카 마을의 자립을 돕는 ‘제8회 소울챔버오케스트라 콘서트: The Gift’를 오는 23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개최한다. 소울챔버오케스트라는 지난 2009년 전문 연주자 12인이 결성한 국내 최장수 재능기부 오케스트라다. 지난 10년간 총 7번의 나눔 콘서트를 통해 얻은 공연 수익금 3억8000여만원을 아프리카 5개국의 식수위생사업과 자립마을사업에 후원했다. 올해 콘서트에는 윤승업 지휘자를 비롯해 김성훈 색소포니스트, 한아름 팝소프라노, 박완 크로스오버 테너 등 70여 명의 전문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재능기부로 참여한다. 티켓 판매금 전액은 아프리카 탄자니아 레이크 에야시(Lake Eyasi) 지역 마을의 자립을 돕는 ‘드림빌리지’ 프로젝트에 기부된다. 드림빌리지 프로젝트는 주민 스스로 마을을 지키고 아이들을 돌볼 수 있도록 지역사회와 가정에 식수 지원을 비롯해 교육·농업 분야를 지원하는 월드비전의 지역개발사업이다. 소울챔버오케스트라를 이끄는 김인경 음악감독은 “깨끗한 물뿐 아니라, 자립마을사업 후원을 목표로 콘서트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민영 더나은미래 기자 bada@chosun.com] – Copyrights ⓒ 더나은미래 & future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부, 별것 아냐… 나처럼 평범한 사람도 세상 바꿀 수 있다오”

순탄치 않은 인생이었다. 정봉호(71)씨는 30대의 젊은 나이에 병으로 아내를 잃고 홀로 어린 두 자식을 키웠다. 가진 건 튼튼한 몸뚱이 하나밖에 없었기에 닥치는 대로 일을 했다. 섭씨 40도를 오르내리는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 건설 현장에서 2년간 건물을 지었다. 한국으로 돌아온 뒤에는 사무용품 제조회사, 출판사 세일즈맨, 운전기사, 기관차 선로 조차(操車) 관리인 등 안 해본 일이 없었다. 일흔 살이 넘어서야 치열함이 가고 편안함이 찾아왔다. 자식들은 제 앞가림을 할 정도로 잘 자라줬고, 부유하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여유도 생겼다. 그제야 주변을 돌아볼 마음이 생겼다.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 고민 끝에 그는 국제구호단체인 국경없는의사회를 찾아가 ‘유산기부’를 약속했다. 전 재산인 서울 노원구의 아파트 한 채와 예금 등을 자신이 세상을 떠날 때 국경없는의사회에 기부하기로 결정했다. 한국 국경없는의사회의 첫 유산기부자가 탄생한 순간이었다. 약속을 확실히 하기 위해 변호사 사무실에서 유언 공증까지 받았다. 최근에는 아프리카 어린이들을 돕는 데 4000만원을 내놓기도 했다.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서 경비원으로 일하는 정씨를 지난 11일 만났다. 이 아파트에서 경비원으로 일한 지도 벌써 10년이 됐다. “아내가 세상을 떠난 뒤 아이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돈 버는 일만 생각했어요. 시간이 흐르고 아이들이 장성하니, 아내 생각이 많이 났어요.” 지난해 여름, 우연히 국경없는의사회를 알게 된 정씨는 병으로 세상을 떠난 아내가 떠올랐다고 했다. 병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서 곧바로 단체에 전화를 걸어 유산기부를 약속했다. 자식들도 아버지의 결정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애들한테 말했더니 ‘아버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