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더나은미래·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기쁜 기부, 해피플’ 캠페인] ④ “구두와 봉사, 내가 평생하고픈 두 가지”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기쁜 기부, 해피플’ 캠페인 (4) 한국 최초 웨딩슈즈 디자이너 김리온씨 장애인 아티스트들의 후원자 자처해… 자신의 갤러리를 나눔의 장으로 활용 창작 활동 제한 없도록 공간·비용 지원 “2000개의 구두를 샀죠. 구두 수백만 켤레에 발을 넣고 빼면서 ‘구두가 이렇구나’를 몸으로 배웠죠. 나눔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최근 가장 ‘핫(HOT)’한 구두 디자이너로 손꼽히는 김리온(39·사진) ‘신(SYNN)’ 대표의 말이다. 지난 2005년 구두 디자인을 시작한 지 올해로 10년. 김씨의 신발 가게는 김남주·김연아 등 유명 여자 연예인들의 ‘단골집’으로 자리매김했다. 모든 신부들이 결혼식 때 두꺼운 흰색 통굽 구두를 신던 시절 그녀는 감각적인 디자인 수제화로 ‘웨딩슈즈’ 개념을 도입했고 ‘한국 최초의 웨딩슈즈 디자이너’로 이름을 날렸다. 장진 감독의 영화 ‘하이힐’, 세계적인 디자이너 베라왕 패션쇼의 구두 모두 그녀의 손을 거쳤다. 지난 10년간 늘어난 구두 매출은 10배 이상. 그녀의 구두 디자이너로서의 성공 스토리는 드라마(MBC ‘아이두 아이두’) 소재가 되기도 했다. 그런 그녀가 기부·봉사에 푹 빠졌다. 장애시설·영아원·요양원·미혼모의 집 등 곳곳을 찾아 다니며 봉사한 시간만 벌써 30년. 장애인 아티스트들의 작품 전시회를 기획·후원하고, 선천성 뇌병변을 앓는 장애 아동의 평생 후원자가 되는 등 나눔에 대한 애정이 곳곳에서 묻어나고 있다. ◇장애인 아티스트들을 무대 위로 올리다 “사업을 시작한 지 3년쯤 지났을때 정규 미대를 나오고 실력이 뛰어난데도 장애인 아티스트들에겐 전시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단 이야길 접했어요. 우리 회사 구두와 장애인 아티스트의 그림을 컬래버레이션(협업)한 전시회를 열었죠. 반응이 너무 좋았어요.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장애인 아티스트 지원 사업에

다양하고 간편하게… 기부의 흐름이 바뀐다

공익신탁 Q&A 기부의 패러다임이 바뀐다. 수백명이 아동학대 피해 아동을 돕는 기부 펀드를 운용하거나, 부동산·주식을 분할 기부하면서 생활비를 지원받는 등 다양한 형태로 기부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지난달 23일엔 국내 최초로 5개의 공익신탁이 출범했다. 김현웅 법무부 장관을 비롯한 법무부 직원 600여명이 아동학대 피해 아동을 위해 설립한 ‘파랑새공익신탁’, 독립유공자 후손의 생계 및 교육 지원을 위해 배우 유동근씨가 설립한 ‘나라사랑 공익신탁’, 지구촌 이슈에 관한 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국제구호 전문가 한비야씨의 ‘세계시민학교 공익신탁’, 분당서울대병원과 월드비전이 협력하는 ‘난치성 질환 어린이 치료를 위한 공익신탁’, 법무부 임직원들의 급여 ‘끝전 기부(천사운동기금)’로 조성한 ‘범죄피해자·난민·수용자 가족 생계비 지원 공익신탁’이 바로 그것. 올해 3월 시행된 공익신탁법을 통해 누구든지 간편하고 투명하게 공익신탁을 설립할 수 있게 됐다. 공익신탁이란 개인 또는 단체가 ▲학문·문화·예술 증진 ▲아동·청소년 육성 ▲근로복지 향상 ▲사고·재해 예방 ▲수용자 교화 ▲교육·스포츠 발달 ▲평등사회 구현 ▲통일 ▲환경 보호 ▲지역사회 발전 ▲소비자 보호 등 공익 증진 목적 사업을 위하여 내놓은 자산을 수탁자가 운용 목적 사업에 맞게 지출하는 제도이다. 공익신탁이 기존의 기부와 다른 점은 무엇일까. 또 어떤 장점이 있을까. 조선일보 더나은미래가 이제 막 걸음마를 뗀 공익신탁에 대한 궁금증을 Q&A로 풀어봤다. Q: 기부금이 크지 않아도 공익신탁이 가능한가? A: 금액에 상관없이 누구나 공익신탁을 이용할 수 있다. 금전뿐만 아니라 부동산과 같은 현물도 출연 가능하다. 재산은 한 번에 기부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계약에 따라 여러 번으로 나눠 출연할 수 있다. 혼자

[Cover Story] ‘청년 기부왕’ 박철상

[Cover Story] 주식으로 수백억 자산가 된 대학생… 장학기금만 6개, 매년 3억7000만원 후원 “장학생 선발 면접을 보러 온 학생들이 앞에 앉은 저를 보고 깜짝깜짝 놀라요. 보통 장학기금 설립자라고 하면 중년의 사업가나 나이 지긋한 어르신을 생각하는데, 또래 청년이 앉아있으니까요(웃음).” 5일 경북대학교 캠퍼스, 체크무늬 셔츠에 뿔테 안경을 낀 박철상(31·경북대 정치외교학과 4년)씨는 여느 대학생과 다를 바 없어 보였다. 학비를 모으기 위해 끼니를 거르던 그는 20대 초반에 주식투자를 시작해 수백억대 자산가가 됐고, 그렇게 번 돈을 장학사업에 기부했다. 현재 박씨가 100% 개인자산으로 운용하는 장학기금은 6개, 매년 새로 들어가는 기부금만 3억7000만원에 이른다. 그는 ‘대학생’이지만 ‘청년 자산가’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고액 기부자’다. 하지만 기존의 어떤 말로도 그를 표현하기에는 부족했다. 자신의 능력보다 사회적 책임을, 공로보다 영향력을 생각하는 특별한 청년 박철상의 숨겨진 이야기를 들었다. ◇아무도 몰랐던 수백억대 청년 자산가의 이야기 박철상씨가 처음 주식을 접한 것은 중학생 때다. 15살 생일을 맞아 아버지가 만들어준 0원짜리 증권 계좌는 그에게 실용경제 감각을 일깨워줬다. 그에게 주식은 돈벌이가 아닌 세상을 배우는 과정이었다. “학창 시절에 4년 정도 모의투자를 하면서 공부를 많이 했어요. 시장의 흐름을 보려면 경제학뿐만 아니라 세계 정세, 인문학, 사회학, 철학 등 다방면의 지식이 필요하거든요. 자기계발서와 재테크서적을 빼곤 거의 모든 종류의 책을 가리지 않고 읽었던 것 같아요. 성인이 돼서 실제로 자산을 운용할 때 그 시절의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됐죠.” 과외 아르바이트로 번 돈과 장학금 등을 모아 자산

[더나은미래 논단] 끊어진 연결고리

[더나은미래 논단] 미국가이드스타의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기부자들은 자신이 후원하는 기관에 관한 다양하고 세분화된 정보를 원한다. 특히 많은 기부자가 비영리 기관의 재무 정보에 관심을 갖고 있다. 또한 기부자들은 비영리 기관 정보 중 재무 정보를 가장 쉽게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미 국세청(IRS)은 물론 170개가 넘는 비영리 공시 및 평가 기관들이 이 정보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영리 공시 및 평가 기관이 전무해 비영리 기관의 재무 정보를 찾아 헤매는 한국의 기부자들에게는 참으로 부러운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미국 내에서도 기부자들이 재무 보고서의 단순 금액만으로 비영리 기관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평가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심심치 않게 들린다. 많은 기부자가 재무 보고서를 볼 때 운영비 비율에 가장 높은 관심을 보인다. 이 운영비는 직원 급여, 모금 비용, 기부자 관리, 사무실 운영 등에 사용되는 비용이다. 보통 개인 기부자들은 운영비 비율이 자신의 기부금이 사업비에 많이 사용되는지, 아니면 운영비와 모금 비용으로 과도하게 낭비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확인하는 대표적인 정보라고 생각한다. 운영비 비율이 효율성 평가 수단으로 쓰이는 것은 불가피한 면도 있다. 하지만 기부자들은 운영비 비율에 관한 복잡하지만 중요한 세부 사항들을 쉽게 간과하곤 한다. 이러한 세부 사항이 비영리 정보와 기부자 사이의 ‘끊어진 연결고리’로 기부자들이 비영리 정보를 왜곡하게 만든다. 지난 2013년 미국 비영리를 대표하는 메이저 기관 미국가이드스타(GuideStar USA), 비비비(BBB Wise Giving Alliance), 그리고 채러티 내비게이터(Charity Navigator) 3곳에서 비영리 기관과 기부자 사이의 끊어진 고리를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기쁜 기부, 해피플’ 캠페인] ③ “기부는 마약 같아… 기쁨 알면 멈출 수 없죠”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기쁜 기부, 해피플’ 캠페인(3) 친구 제안으로 시작한 나눔, 25년째 이어와 회사 매출 1% 나눔… ‘기부의 달인’으로 불려 “너무 찾고 싶은 친군데, 찾을 길이 없네요.” 지난 2일, 서울 중구의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하 어린이재단)에서 만난 유종국(60·사진) 솔로몬산업㈜ 대표가 안타까운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나눔이고 기부고 전 그런 게 있는 줄도 몰랐어요. 아등바등 살기도 힘들었죠. 그때 제게 나눔을 알게 해준 친구였어요. 내 인생 이야기를 듣더니 함께 어린이를 돕자고 했죠.” 1991년의 일이다. 유 대표의 인생이 바뀐 시점이기도 하다. 유 대표는 “진짜 고마운 친구”라고 몇 번이고 강조했다. 은인을 찾을 순 없지만, 보답할 길은 있다. 자신도 누군가에게 ‘그 맛’을 알게 해주는 것이다. “제가 후원자로 끌어들인 사람들도 훗날 저한테 큰 은혜를 느낄 거예요(웃음). 제가 지금 그 친구에게 그런 것처럼요.” 유대표가 기부 중독자에 더해 나눔 전도사라는 별칭을 얻게 된 이유다. ◇25년간 기부 손길 이어온 ‘기부의 달인’ 유종국 대표의 삶에서 ‘기부’라는 두 글자의 비중은 크다. 1991년에 처음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끊긴 적이 없는 어린이재단 정기 후원은 월 10만원까지 금액이 늘었고, 2005년부터는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 매출액(현재 약 50억)의 1%를 기부하고 있다. 모교인 강원도의 속초중학교와 재단법인 금강장학회를 통해서도 매년 장학금을 지급하며 고향 후배들을 챙긴다. 발달장애인인 딸이 다녔던 밀알학교(밀알복지재단)에서 후원과 봉사를 한 지도 5년이 넘었다. 올여름엔 자신의 후원 인생 25주년을 맞아 결식아동 25명에게는 방학 기간 급식비를, 가정 형편이 어려운 25가정에는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기쁜 기부, 해피플’ 캠페인] ② 한 명의 수술로 두 명을 살리는 기부의 힘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기쁜 기부, 해피플’ 캠페인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해피플’ 2호 이동열 원장 10년간 형편 어려운 학생에게 무료 수술… 수술비의 1% 기부, 직원도 급여 나눔 실천 “7년 전인데 아직도 벅차요. 무려 15장의 손 편지를 보내온 여대생이 있었어요. ‘원장님이 해주신 것처럼 저도 나중에 훌륭한 사람이 되어서 나 같은 (어려운) 사람에게 무언가를 베풀고 원장님을 찾아뵙겠다’고 하더군요. 내 나눔이 또 다른 나눔을 만드는 것 같아 가슴이 벅찼죠.” 부산 서면에 있는 하이뷰안과 이동열(46) 원장은 올해 개업 10주년을 맞았다. 그와 함께 ‘사랑의 1%’을 한 지도 정확히 10년째다. 그가 아이디어를 낸 이 나눔 사업은 크고 작은 모든 수술비의 1%를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기부하겠다는 약속이다. 2006년 개원 후 첫 수술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거른 적이 없다. “개원을 하면서 기부도 무조건 함께 시작했죠. 주위를 보니 ‘여유가 생기면 기부해야지’ 하지만 아무도 하지 않더라고요. 당시 수술 기계 대출값이 만만치 않았지만 처음부터 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 싶었습니다. 개원할 때 하지 않았으면 아마 이것저것 재다 저 역시 아직 시작도 못 했을 겁니다.” 기부금 실천만이 아니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안과 치료를 받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무료 수술을 시작한 지도 10년이 다 됐다. 처음에는 모교인 동아대 후배 6명에게 해주던 것이 한 해 두 해 요청이 늘면서 현재는 부산·경남 지역 6개 대학교 50여명의 학생을 무료로 수술해준다. “왜 자꾸 무료 수술을 늘리느냐”고 반대하던 직원 40명은 올해 개원 10년차를 맞아 이제 한

결혼식·자녀 탄생… 기쁜 날마다 기부 약속

기쁜기부, 해피플 캠페인 2월 14일 자신의 생일을 맞아 214만원 기부하기, 매년 11월 15일 결혼기념일에 기부 약정하기,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후원을 시작한 8월 8일을 기념해 88만원 기부 약속하기…. 자신의 가장 기쁜 날, 나눔을 약정한 ‘기쁜기부, 해피플 캠페인’에 참가한 후원자(해피플)들이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이처럼 결혼식, 환갑, 자녀 탄생, 졸업, 취업 등 자신의 행복하고 기쁜 날 기부를 통해, 기쁨을 나에게서 끝내지 않고 다른 사람과 나눠 더 의미 있는 날을 만들고자 ‘기쁜기부, 해피플 캠페인’을 전개한다. 해피플은 기념일 날짜를 의미하는 일시 후원금을 지급하거나(예를 들어, 1월 15일의 경우 115만원 혹은 1150만원), 매년 해당 기념일마다 특정 금액을 정기 기부하는 약정을 할 수 있다. 지난 8일 캠페인 홍보대사로 위촉된 송경애 BT&I 사장은 “나눔은 누군가에 대한 연민이 아니라, ‘행복하고 기쁜 마음’으로 실천하는 것임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생일, 결혼기념일, 수상 등 특정 날짜에 맞춰 기부하며, ‘날마다 기부하는 여자’라는 별칭이 있는 그녀는 자신도 이러한 습관으로 기부를 일상화할 수 있었다고 이야기한다. 또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이러한 해피플들의 기부와 나눔을 독려하기 위해, 연 1회 전국적인 해피플 모임인 ‘더 해피데이(The HAPPY DAY)’를 개최하고 인증패 전달 및 우수 해피플 포상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제훈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회장은 “이번 캠페인을 통해 기부가 일상화되고, 즐거운 문화로 정착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희망 허브] ‘복지사회 원동력’·’행복의 연장선’… 나눌수록 더 나은 미래가 찾아옵니다

창간 5주년 특집 / 기부왕 10인이 말한다 정부의 복지는 한계 있어 대기업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후원받은 학생이 성장한 후 또 다른 선행을 실천했으면 매일 밥을 먹는 것처럼 나눔도 삶의 일부로 거듭나길 전쟁 고아 도와주던 부모님 더불어 사는 삶 중요성 느껴 미국의 공익 전문 매체 ‘크로니클 오브 필란스로피(The Chronicle of Philanthropy)’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고액 기부자 톱 50인이 낸 기부금은 110조원(약 1020억달러)에 달한다. 우리나라 올해 보건복지 예산 52조원의 두 배를 훌쩍 넘는 금액이다. 19억2000달러(약 2조1000억원)를 기부한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게이츠와 그의 아내가 ‘기부왕’을 차지했고, 프로풋볼(NFL) 버팔로 빌스의 전 구단주인 랄프 윌슨 주니어(Ralph C. Wilson Jr.)가 10억달러(약 1조800억원)를 유산 기부해 2위를, 스포츠 기념물 등 수집품을 판매하는 MBI의 창업자 테드 스탠리(6억5239만달러·약 7000억원)가 3위에 올랐다. 비단 미국뿐만 아니다. 2010년 5월 국내 유일의 공익 섹션으로 창간한 조선일보 ‘더나은미래’는 다 함께 행복한 사회를 꿈꾸는 국내의 수많은 ‘숨은 기부왕’을 만나왔다. 창간 5주년을 맞아 그동안 ‘더나은미래’를 응원해준 숨은 기부왕 10인에게 ‘당신이 기부를 통해 꿈꾸는 미래는 무엇인지’를 물었다.(가나다순) 편집자 주   1 김종훈 한미글로벌 회장 “‘기업이 사회를 더 밝고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 나의 소신이다. 정부에서 어렵고 소외받는 우리 이웃을 모두 책임질 수는 없다. 자본주의 사회의 핵심인 기업들, 특히 대기업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눔에 앞장서야 한다. 세상은 혼자서 살 수 없고 함께 가야 더 멀리 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바로

기부가 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

[창간 5주년 특집 인터뷰] 한 해 3000억 기부금 움직이는록펠러 자선자문단 멜리사 버먼 젊은 기부자 대거 등장, 기부뿐 아니라 직접 사회문제 해결 나서 에너지·빈곤 문제 등 정부 대신 민간이 주도해 성공시켜 비영리단체도 함께 ‘해결책’ 제시해야 기부가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지난달 21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벤처필란스로피네트워크(AVPN)’에서는 ‘기부의 미래’에 관한 열띤 논쟁이 벌어졌다. 최근 미국 등 선진국에서 관심이 뜨거운 ‘벤처 기부(Venture Philanthropy)’는 전통적 기부 방식이 아닌, 기부를 사회 투자적인 개념으로 보고 자선단체에 투자한다. 아산나눔재단은 최근 ‘파트너십온’ 프로그램을 출범시킴으로써 우리나라 비영리 영역에도 벤처 기부를 도입했다. ‘더나은미래’는 창간 5주년을 맞아, 전 세계 기부 흐름의 한가운데에 서 있는 세계 최대 자선 자문기관인 ‘록펠러 자선 자문단(Rockefeller Philanthropy Advisory)’ 멜리사 버먼(Melissa Berman·사진) 대표를 인터뷰했다. 싱가포르 AVPN에 참여한 버먼 대표는 “전략적 기부 시대가 열렸다”고 말했다. 편집자 주  -14년째 록펠러 자선 자문단을 이끌어오고 있는 전문가로서, 지난 몇 년 동안 기부와 기부자들의 흐름은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가. “포드 재단, 켈로그 재단,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 같은 거대 재단들을 비롯, 대기업, 고액 기부자 등 기부계의 ‘큰손’들이 우리의 주요 고객이다. 지난 몇 년간 크게 네 가지 흐름이 두드러진다. 하나는 사람들이 이전보다 훨씬 더 어린 나이에, 더 적극적으로 기부를 시작한다는 것이다. 과거엔 많은 이가 죽을 때가 다 돼서야 유언으로 남기곤 했다. 기부금이 어떻게 쓰이는지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것도 흔치 않았다. 이제는 다르다. 기부자들은 이슈에 대해 깊이 있게

8시 뉴스에 모금 더하니… 대중 참여도 ‘껑충’ 올랐네

SBS 뉴스 기부 플랫폼 ‘눈사람’ 뉴스 사연 주인공에 기부창구 열어… 9개 프로젝트서 기부금 2800만원 ‘뉴스가 이슈를 한 번 다루는 데서 그치지 말고,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는 없을까.’ 지난해 12월, SBS는 뉴스와 크라우드 펀딩이 결합한 새로운 기부 플랫폼 ‘눈사람’을 오픈했다. 뉴스에 나온 도움이 필요한 사연의 주인공에게 직접 기부를 할 수 있는 온라인 창구를 만든 것. 이슬기 SBS 브랜드전략팀 차장은 “방송사의 사회공헌 방향을 고민하다 보니, 공신력과 확산력이 강점인 뉴스 플랫폼에 기부가 가능한 툴이 더해진다면 실질적인 도움으로 이어질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기획 배경을 전했다. 뉴스를 보다 특정 사연에 기부하고 싶은 사람들은 SBS 홈페이지에 접속해 희망내일 프로젝트 ‘눈사람’에 들어가면 된다. 5000원부터 500만원까지 기부 가능하다. 애초에 정한 목표액을 달성할 경우 SBS 임직원이 모아둔 사회공헌기금에서 같은 금액만큼 매칭된다. 모금이 완료되면 SBS는 투명한 기부금 사용과 효율적인 집행을 위해 밀알복지재단을 통해 어떤 방법으로 도움을 줄지 결정한다. 방송 뉴스와 크라우드 펀딩을 연결하는 새로운 방식을 두고 ‘기대 반 걱정 반’이었지만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과연 얼마나 모일지 보도국에서도 걱정이 많았어요. 처음에는 취재파일에만 살짝 붙여봤는데 반응이 나쁘지 않아 8시 뉴스로 넘어갔어요. ‘에너지 빈곤층 시리즈’로 시작했는데 8시 뉴스 방송 처음으로 내보내고 다음 날 11시에 확인하니 몇 시간 만에 600만원 가까이 모였더라고요. 100만원 이상 기부한 분들도 계셨고요. 뉴스가 신뢰성을 갖고 있다 보니 크라우드 펀딩을 하기에 좋은 요소를 갖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이슬기 차장)

美·中·日… 한류 열풍 타고 팬 기부 문화도 확산

페이팔로 모금하고 기부절차 실시간 공유 윤호 해외 팬 카페, 쌓인 금액 870만원 달해 나라마다 한국어 능통한 팬으로 기부 주도 지난 1월 말,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모금팀으로 국제전화가 수차례 걸려왔다. “동방신기 멤버 유노윤호(본명 정윤호·29)의 2월 6일 생일을 맞아 팬들이 모은 돈을 기부하고 싶다”는 문의 전화였다. 일본·미국·중국 등 연락을 취해온 나라도 다양했다. 전 세계 유노윤호 팬카페로부터 기부 전화를 받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서울남부지역본부 최유진 모금 담당자는 “사전에 기부할 단체에 대해 충분히 공부하고 구체적인 기부 절차나 방법을 묻는 모습에 깜짝 놀랐다”면서 “지난 2월 6일 일본·미국·중국·한국 등 4개국 유노윤호 팬카페로부터 기부받은 금액만 870만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한류(韓流) 열풍이 해외 팬들의 기부 문화를 확산시키고 있다. 동방신기·빅뱅·2PM 등 한류스타의 전 세계 팬클럽들이 국내외 비영리단체에 기부하는 것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한류스타의 팬이 수만명에 달하다 보니 기부 규모도 남다르다. 지난해 말 2PM 준호(본명 이준호·25)의 태국·일본·한국 팬들은 2800만원을 모아 에티오피아 식수 펌프를 후원했다. 월드비전 홍보대사인 2PM 준호가 에티오피아 봉사활동을 다녀온 뒤 트위터에 올린 짧은 글귀가 계기가 됐다. ‘후원 아동이 사는 지역의 식수 펌프를 지원하고 싶다’는 글을 본 팬들이 자발적으로 모금을 한 것. 기부 캠페인을 해외 팬클럽이 직접 기획, 진행하기도 한다. 2013년 JYJ의 멤버 박유천의 일본 팬들은 스타의 사진, 일러스트 등 애장품을 모아 일본에서 자선 경매를 열었고, 이날 모인 666만7240원으로 월드비전을 통해 한국 저소득 가정에 도시락 2222개를 기부했다. 김샤론 월드비전 미디어기업팀 과장은 “스타

“웃으며 기부하는 문화 만드는 것… 나눔 기획자 된 이유죠”

나눔콘텐츠 기획사 명랑캠페인 오호진 대표 영화·공연계 미다스의 손 영화 ‘친구’, 발레 ‘로미오와 줄리엣’ 등 기획하는 것마다 대박 행진 나눔 기획자로 제2의 인생 ‘공연 때마다 반드시 소외계층 초청’ 조항 사회적기업 ‘태양의 서커스’ 공연이 계기 “즐겁게 기부하자” 공감 영화제·낭독 연극·댄스마켓부터 나눔 관심자 대상 나눔 대학도 진행 2005년 1월, 한 청년의 이야기가 520만 관객을 울렸다. 상영 첫 주부터 흥행 1위를 고수하더니, 입소문을 타고 개봉 한 달 만에 전국 관객 400만명을 돌파했다. 영화 ‘실미도(2003)’ ‘태극기 휘날리며(2004)’ 이후 최고 인기였다. 다섯 살 지능을 가진 스무 살 초원(2급 지적장애)군의 마라톤 완주를 다룬 영화 ‘말아톤’ 이야기다. ‘말아톤’은 2001년 춘천마라톤 풀코스를 2시간57분07초 만에 질주한 배형진군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다. 스포츠·장애 등 흥행하기 어려운 요소를 두루 갖췄음에도, 관객의 열렬한 호응을 이끌어낸 비결에 영화계는 주목했다. 그 중심엔 1년 반 이상 장애 현장을 다니며 기획의 완성도를 높인 여성이 있었다. 바로 오호진(41·사진)씨다. “춘천마라톤을 완주한 배형진군 기사를 조선일보에서 접하고, 가슴이 ‘쿵’ 내려앉았어요. 좋은 영화로 만들어내고 싶었죠. 장애인학교인 육영학교를 비롯해 장애 관련 단체들을 직접 찾아다녔어요. 영화를 기획하려면 일단 저부터 발달장애인에 대해 충분히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배형진군 어머니를 인터뷰하고 몇 달간 함께 지냈어요. 입버릇처럼 ‘아들보다 하루 더 사는 게 소원’이라던 어머니 말씀에 같이 울기도 했고요. 이런 생생한 스토리가 담긴 덕분인지 기존 목표치였던 80만명보다 무려 7배 이상 많은 관객이 영화를 찾아주셨어요.” 그녀의 손을 거친 영화와 공연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