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네이버스 30년] ⑤기부금 30년새 1500배 성장시킨 ‘모금의 기술’

한국에서 시작된 토종 NGO 굿네이버스의 창립 30주년 기념 강연 ‘세상을 위한 좋은 변화, 30년의 발자취’가 15일부터 17일까지 사흘간 진행된다. 이번 강연은 사회복지, 국제개발 분야 전문가 5명이 굿네이버스 30년사를 연구·분석한 주제 강연으로 채워진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으로 진행된 이번 강연에서 전문가들은 글로벌 NGO의 조직경영·국제개발사업·모금 등에 대한 다양한 분석을 내놨다. [굿네이버스 30년 기념 강연] ① 우연은 없다… 창의와 도전의 역사 ─이봉주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② 법제도 개선 앞장… 아동복지사업 방향성 제시 ─안재진 가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③ 국제개발협력 거버넌스 구축으로 글로벌 경영 가속 ─문경연 전북대 국제인문사회학부 교수④ 국제개발도 사회적경제로… 지역서 국가 단위로 확장 ─홍지영 경희대 국제개발협력연구센터 교수⑤ 기부금 30년새 1500배 성장시킨 ‘모금의 기술’ ─강철희 연세대 사회복지대학원 교수 “굿네이버스 설립 첫해 모금액은 약 4700만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기준으로는 약 1745억원이 됐습니다. 지난 30년 동안 1557배 가까이 성장한 셈이죠. 모금액 측면에서 보면 기적적인 성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강철희 연세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 교수는 17일 굿네이버스 창립 30주년 기념 강연의 마지막 연사로 나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모금의 진화’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 강 교수는 모금 부문 성장 과정을 크게 네 단계로 구분해 ‘모금명분’ ‘모금기술’ ‘회원관리’ 등의 모금 핵심 구성요소를 통해 분석했다. 1991년부터 2000년까지는 모금의 토대를 다졌던 ‘기반 마련과 개척’의 시기다. 강 교수는 “국내외 이웃의 어려움을 명분으로 모금 활동을 전개하면서 모금액 100억원을 달성했다”면서 “다양한 명분에 따라 실험적 모금 노력을 전개하면서 굿네이버스의 모금 기반을 다진 시기”라고 설명했다. 굿네이버스는

[강철희의 NPO 이노베이션] 미국 부자들, 재단 대신 LLC 설립한다

최근 미국에서는 일부 고액 자산가들이 새로운 방식으로 자신의 부를 기부하고 있다. 전통적 방식인 재단 설립 대신 ‘LLC’(Limited Liability Company)라는 유한책임회사를 설립하고 이를 통해 부의 사회환원을 통제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지난 2015년 페이스북 지분의 99%(약 450억 달러)를 평생에 걸쳐 기부하겠다고 밝힌 마크 저커버그를 비롯해 애플 창업주 스티브 잡스의 부인인 로렌 파월 잡스와 이베이 공동 설립자인 피에르 오미디아르 등이 LLC를 선택한 대표적인 인물들이다. 전통적 방식인 재단 대신 LLC를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법적으로 LLC는 조합원들이 출자한 자본으로 운영되는 ‘조합’에 가깝고 동시에 본인이 출자한 지분만큼만 유한책임을 지는 ‘주식회사’의 특성을 함께 가지고 있다. 이런 LLC는 미국뿐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국가에서 공익재단과는 다르게 세법상 비과세 혜택을 받지 못하는 제한점을 갖는다. 그럼에도 고액자산가들이 LLC를 택하는 이유는 장점을 갖기 때문이다. 예로 LLC는 일반 재단들과는 다르게 투자영역에 대한 자율성을 갖는다. 동시에 유한회사의 운영에 대한 일반적인 사적 권리 및 통제권을 갖는다. 미국의 경우, 재단은 의결권이 있는 타 기업 주식을 20% 이상 보유할 수 없고, 매년 순 투자자산 총액 중 5%를 공익적 목적을 위해 의무적으로 지출(5% payout rule)해야만 하고, 이를 어기면 엄청난 세금을 추징당한다. 즉 재단은 세제상 혜택을 받는 것만큼 투자, 지출, 운영 면에서 규제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반면 LLC는 자유를 누릴 수 있다. 예로, 영리조직과 비영리조직의 구분 없이 원하는 곳에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고, 심지어는 정치적 의사를 표명하고 이를 위해

[더나은미래 논단] 비영리조직 이사회, 기금 모으고 전문성 채우는 실질적 기여해야

[더나은미래 논단] 국내·외 비영리조직의 이사로 오랫동안 활동해오면서 국내와 해외의 비영리조직과 이사회에 대해 종종 비교해보게 된다. 개인적으로는 국내 비영리조직 이사회에 대해 매우 큰 아쉬움을 느낀다. 그 이유는 많은 경우, 이사회가 그저 거수기 또는 고무도장(rubber stamp)의 기능만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즉, 이사회의 구성원들은 이사회에 참석하고 상정된 안건이 어떠한 내용이든 이를 승인하는 도장만 찍는 형식적인 역할을 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사실 선진국에서도 비영리조직 이사회에는 고무도장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이 붙은 적이 있었다. 그러나 한국과 달리 선진국의 비영리조직 이사회는 이로부터 벗어나려는 다양한 노력을 시도하였고 결과적으로 영리직의 이사회와 같이 실질적인 의사 결정을 수행하며 중요한 과업을 담당하는 기구로 변모하게 되었다. 다시 말하면 이사회가 비영리조직 운영에 필요한 과업을 수행하면서 실제로 파급력(impact)을 창출해내는 이사회로 기능하는 경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비영리조직에 대한 강의 시간에 ‘비영리’ 조직의 단어에 대해 우리말 발음 그대로 “비어 있어서 비영리조직이 되었다”는 우스갯소리로 설명하곤 한다. 다소 과장된 표현이긴 하지만 비영리조직은 채워야 하는 빈 부분이 너무 많다. 인력도 비어 있고, 재정도 비어 있으며, 심지어 전문성이 비어 있기도 하다. 그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영향력도 비어 있고, 사회에 필요한 변화를 창출하는 파급력 부문에서 비어 있기도 하다. 이러한 제한성을 갖는 비영리조직에 이사(理事)는 매우 중요한 자원이다. 이사회의 이사는 제한된 인적자원을 보완해줄 수 있고, 재정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데 기여할 수 있으며, 조직의 전문성을 향상시킬 수도 있다. 또한 비영리조직의 사회적 영향력과 파급력을 창출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그러나

[더나은미래 논단] 비영리조직, 가치를 넘어 성과로 인정받아야

다양한 형태의 비영리조직이 존재하게 된 오늘날에는 남들이 하지 않는 ‘선한 사업을 행한다(doing good business)’는 사실 그것만으로 비영리조직이 존재의 이유를 충분하게 갖지는 못한다. 비영리조직도 ‘선한 사업을 잘하는 경우(doing good business well)’에만 생존이 가능한 시대가 찾아오고 있다. 이제 비영리조직의 운영에서 경쟁을 통한 생존이란 너무나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사회가 비영리조직에 기대하는 것은 바로 선한 일을 넘어 실제로 사회의 변화에 기여하는 높은 성과(high performance)를 창출해 내는 것이다. 이런 조류는 사실 비영리조직에서만 발생되는 현상은 아니다. 공공 영역에서도 뉴 매니지먼트(New Management)라는 패러다임과 함께 높은 효율성과 성과라는 두 마리 토끼 모두에 대한 집중이 강조되는 새로운 경향이 이미 확산되고 있다. 비영리조직의 운영에 대한 새로운 사회적 기대가 부상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런 기대 중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바로 비영리조직의 파급력(impact)에 대한 기대라 생각된다. 최근 출판되는 해외의 비영리조직 관련 전문 서적이나 논문에서는 더 높은 파급력(higher impact) 그리고 더 나아가서 집합적인 파급력(collective impact) 등의 개념을 다루는 경향이 훨씬 증가하고 있다. 이런 경향성은 우리의 비영리조직들도 새로운 기대에 대해 주목할 시점임을 시사해 준다. 파급력에 집중한 한 예로 미국의 자선시장에서 모금을 거의 독점적으로 선점해 온 조직인 유나이티드웨이(United Way)의 사례는 흥미롭다. 유나이티드웨이는 1990년대 초 회장의 비리와 관련된 내홍을 기점으로 모금 활동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동시에 기부자들은 “우리가 그렇게 오랜 기간 기부를 통해 지원해 왔는데, 기부금의 배분을 통해서 우리 지역사회 문제 중 변화된 것이 무엇이 있는가?”라는 핵심적 질문과

모금전문가 3인의 기부·모금 분석

최영우 대표 – 기부자 일상 바꾸는 참여형 캠페인 뜬다 황신애 부장 – 기부형태 다양해질 것 모금전문가 양성해야 강철희 교수 – 고액 기부 토대 마련 제도 변화 대응할 때 최영우 ㈜도움과 나눔 대표 “2000년대 중반까지 유니세프, 월드비전 등 자선NGO들이 주도하는 시기였다면, 2000년대 중반부터 대학을 중심으로 고액기부문화가 등장했다. 2000년대 중반 서울대가 처음으로 하버드대에서 쓰던 고액기부자 대상 모금을 진행, 모금담당 직원이 1명에서 20명으로 늘어났다(하버드대는 모금담당 직원만 500명이다). 이 현상은 다른 대학과 대학병원까지 확산되고 있다. 메릴린치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1년에 100만불 이상 금융자산을 가진 이가 13만명 정도 된다고 한다. 대학과 병원을 중심으로 한 고액기부자 모금시장과 그 기술은 앞으로 비영리단체로도 확대될 것이다. 비영리단체의 근본적이고 질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가벼운 감동만으로는 안 된다. 교육이나 의료 등 문제의 해결책을 찾는 집요함,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협업 시스템 등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비영리단체의 경영 전문성과 조직적인 힘이 늘어나야 한다. 또 기부자들의 일상에 영향을 미치고, 자기 성숙의 욕구를 해결해주는 ‘참여’의 장을 열어줘야 한다. 황신애 건국대 발전기금본부 모금기획부장 “개인 기부는 활발해지겠지만, 기업 기부는 경기의 영향을 받을 것이다. 또한 지금까지 대학, 사회복지 및 국제구호 단체들의 모금이 두드러졌다면, 앞으로는 문화예술단체, 병원 등 다양한 기관의 모금 활동이 두각을 나타낼 것이다. 비용 대비 효과성이 높은 모금은 ‘거액 대면 모금’이다. 비영리단체가 이를 위한 전담팀을 두고자 한다면 그 일을 잘 수행하기 위한 모금 전문가(펀드레이저) 교육을 통해 역량 강화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