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하는 그들 모습 보면 당신의 편견, 바로 깨질 거예요

장애인 재활 숙박업소 ‘호텔엘린’ 제주공항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있는 푸른색 빌딩 ‘호텔엘린’. 이 호텔은 일반적 호텔과 다르다. 사회적기업이자 국내 최초의 장애인 재활 숙박업소이기도 하다. 중증장애인직업재활시설인 ‘엘린’의 사업장인 호텔엘린에서 일하는 장애인은 13명. 또 다른 사업장인 청소 용역 업체 ‘엘린클린’의 37명까지 포함하면 장애인 50명이 일한다. 시각장애, 지체장애, 정신장애, 지적장애, 자폐성장애 등 장애 유형도 다양하다. ‘서비스 직종에서 장애인들이 일하는 게 가능할까.’ 이곳에서 만난 장애인들은 편견을 깨기에 충분했다. 비취색 원피스와 흰색 앞치마를 두른 양수민(가명·23·지적장애 1급)씨는 “침대 시트 가는 일이 제일 까다로워요” 하며 순식간에 침대를 고르게 매만졌다. 바쁘게 욕실로 발걸음을 옮기더니, 거울과 세면대, 바닥을 닦고 또 닦았다. “끝이에요?” 묻는 말에 “마무리요!” 크게 외치더니, 마른 걸레로 욕실 전체를 다시 닦고 휴지와 비품까지 꼼꼼히 확인한 후에야 “끝났다”고 나지막이 내뱉었다. 4년째 호텔엘린의 룸메이드로 일하는 수민씨는 “일하는 게 힘들지만 그래도 재미있다”며 말이 끝나자마자 다시 청소기를 잡았다. “보통 중증 장애인 직업 재활 하면 김치, 비누, 쿠키 만들기처럼 단순 임가공 업무를 많이 떠올려요. 직업의 다양성이 없죠. 그런데 장애인들도 비장애인처럼 하고 싶은 분야가 분명히 있거든요. 제주도라는 지역 특성에 맞는 사업을 고민하다가 서비스업을 떠올렸습니다.” 한봉금 엘린 원장이 입을 열었다. 호텔엘린의 장애인 직원은 객실 및 복도 청소, 프런트 객실 예약 등을 담당하고 엘린클린 직원들은 대리석, 계단, 유리창 등 건물 청소와 관리를 담당한다. 고객들을 응대해야 하는 서비스업이다 보니 사업 초기에는 어려움도 컸다. “장애인들이 청소하고 관리한다고

제262호 창간 14주년 특집

지속가능한 공익 생태계와 함께 걸어온 1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