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계권
아이들 목소리 모아 법·제도 바꿨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아동 옹호 사업 10년 성과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여러 사건의 중심에는 아이들이 있었다. 올 초 국민적 공분을 샀던 ‘정인이 사건’을 비롯해 지난해에는 이른바 ‘n번방’이라는 디지털 아동 성착취 사건도 있었다. 2019년 ‘민식이법’ ‘하준이법’ 등 피해 아동 이름을 딴 교통 안전 강화를 위한 법률 개정도 화제였다. 사건이 벌어지면 굵직한 변화가 일어나지만, 목소리를 내고 국정에 의견을 반영하는 건 성인에게도 어려운 일이다. 국내 아동 옹호 비영리단체들은 사각지대에 놓인 아동의 의견을 모아 국회에 보내고, 국민 대상의 서명운동을 벌인다. 일부에서는 “이렇게 해서 무슨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느냐”고 푸념하기도 하지만 원근감을 달리해 수년간의 활동을 보면 괄목할 만한 성과가 보인다. 징계권 규정, 63년 만에 역사 속으로 아동 옹호 사업의 핵심은 아이들의 목소리를 제도나 정책에 반영시키는 것이다. 올해로 아동 옹호 사업 10년을 맞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활동 내역을 살펴보면 공(功)을 들인 만큼 성과도 있었다. 최근 주목할 성과는 올해 1월 민법상 친권자의 징계권 규정(제915조) 삭제다. 징계권은 ‘친권자가 아동의 보호나 교양을 위해 필요한 징계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한 조항으로 가정 내 체벌을 합리화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징계권 폐지가 포함된 민법 개정안은 재석 264명 중 찬성 255명, 기권 9명으로 지난 1월 본회의를 통과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굿네이버스, 세이브더칠드런, 사단법인 두루,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등과 함께 지난 2019년부터 징계권 폐지를 요구하는 캠페인 ‘Change915: 맞아도 되는 사람은 없습니다’를 벌였다. 당시 국민 서명운동에만 3만2000명이 참여했다. 재단은 민법 징계권 삭제 촉구 의견서를 보건복지부와 법무부에 전달하고, 21대 국회의원 후보자와 정당에

한국, 아동체벌 금지 국가에 합류… 전 세계 62번째

한국이 아동에 대한 체벌을 금지한 62번째 나라가 됐다. 26일 국제구호개발 NGO 세이브더칠드런에 따르면, 국제단체 ‘아동폭력 근절을 위한 글로벌 파트너십’은 최근 한국을 아동체벌 금지 국가에 포함하면서 “아동 인구가 900만명인 한국이 합류하면서 전 세계 3억명의 아동이 법적으로 보호받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는 지난 1월8일 민법 제915조 ‘친권자는 그 자를 보호 또는 교양하기 위하여 필요한 징계를 할 수 있다’는 일명 ‘징계권’ 조항이 삭제된 데 따른 것이다. 글로벌 파트너십은 “전 세계 아동 3분의 2 이상이 여전히 양육자로부터 체벌을 받고 있다”며 “이번 법 개정은 한국 아동을 보호하는 중요한 단계일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도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아동체벌 금지는 1979년 스웨덴을 시작으로 핀란드(1983년), 노르웨이(1987년) 등 북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법제화됐다. 이후 독일(2000년), 스페인·뉴질랜드·네덜란드(2007년), 브라질·아르헨티나(2014년), 몽골(2016년), 네팔(2017년), 프랑스·남아프리카(2019), 일본·기니(2020), 대한민국(2021년) 등 현재 62개국이 가정 내 자녀의 체벌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이날 세이브더칠드런은 체벌금지 법제화를 넘어 구체적인 이행 전략이 마련될 수 있도록 국민권익위원회, 법무부, 여성가족부, 보건복지부, 교육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등 6곳에 정책제안서를 전달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이 제안한 정책은 민법 징계권 삭제 홍보와 체벌금지 이행을 위한 조치를 골자로 한다. 구체적으로는 ▲출생신고·양육수당 신청 시 체벌금지 조항 및 취지 안내 ▲체벌 없는 양육 가이드라인 제공 ▲아동학대 신고 의무자 교육에 체벌금지 입법화 취지와 내용 추가 ▲체벌금지 법제화 영향 평가 국회 보고 등이 포함돼 있다. 강태연 더나은미래 인턴기자 kite@chosun.com

자녀 징계권 63년 만에 민법에서 삭제

자녀에 대한 친권자의 징계권 규정이 63년 만에 삭제됐다. 1958년 민법 제정 이후 단 한 차례도 개정되지 않은 조항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 것이다. 국회는 8일 본회의를 열고 민법 제915조(징계권) 조항을 삭제하는 민법 일부개정법률안을 통과시켰다. 재석 264명 가운데 찬성 255명, 기권은 9명이었다. 징계권은 ‘친권자가 아동의 보호나 교양을 위해 필요한 징계를 할 수 있고, 법원의 허가를 받아 감화나 교정기관에 위탁할 수 있다’고 규정한 조항이다. 하지만 자녀를 훈육할 수 있다는 근거로 쓰이면서 가정 내 체벌을 ‘사랑의 매’라는 이름으로 합리화하는데 악용됐다는 지적도 있었다. 우리나라 민법의 징계권에 대해서는 꾸준히 문제 제기돼 왔다. 2019년 유엔아동권리위원회는 제5·6차 대한민국 국가 심의를 통해 특정 환경에서 여전히 체벌이 합법인 점을 우려하면서 “당사국 영토 내 모든 환경의 법률 및 관행상의 간접체벌과 훈육적 처벌을 포함한 모든 체벌을 명시적으로 금지할 것”을 권고했다. 지난해 4월에는 법무부의 ‘포용적 가족문화를 위한 법제개선위원회’에서 민법의 징계권 조항 삭제를 요구했고, 같은 해 8월 국가인권위원회 역시 같은 내용을 지적했다. 국내 아동권리옹호단체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사단법인 두루, 세이브더칠드런,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굿네이버스 등 5개 단체는 지난 2019년부터 징계권 조항 삭제를 요구하는 캠페인 ‘Chang915: 맞아도 되는 사람은 없습니다’를 진행해 왔다. 이날 5개 단체는 공동 논평을 통해 국회의 결정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냈다. 이들은 공동 논평에서 “이번 법률 개정은 아동이 어떠한 환경에서도 폭력으로부터 보호받아야 할 권리 주체라는 점을 국가가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깊다”면서 “법률 개정이 형식적인 선언에 그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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