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시 뉴스에 모금 더하니… 대중 참여도 ‘껑충’ 올랐네

SBS 뉴스 기부 플랫폼 ‘눈사람’ 뉴스 사연 주인공에 기부창구 열어… 9개 프로젝트서 기부금 2800만원 ‘뉴스가 이슈를 한 번 다루는 데서 그치지 말고,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는 없을까.’ 지난해 12월, SBS는 뉴스와 크라우드 펀딩이 결합한 새로운 기부 플랫폼 ‘눈사람’을 오픈했다. 뉴스에 나온 도움이 필요한 사연의 주인공에게 직접 기부를 할 수 있는 온라인 창구를 만든 것. 이슬기 SBS 브랜드전략팀 차장은 “방송사의 사회공헌 방향을 고민하다 보니, 공신력과 확산력이 강점인 뉴스 플랫폼에 기부가 가능한 툴이 더해진다면 실질적인 도움으로 이어질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기획 배경을 전했다. 뉴스를 보다 특정 사연에 기부하고 싶은 사람들은 SBS 홈페이지에 접속해 희망내일 프로젝트 ‘눈사람’에 들어가면 된다. 5000원부터 500만원까지 기부 가능하다. 애초에 정한 목표액을 달성할 경우 SBS 임직원이 모아둔 사회공헌기금에서 같은 금액만큼 매칭된다. 모금이 완료되면 SBS는 투명한 기부금 사용과 효율적인 집행을 위해 밀알복지재단을 통해 어떤 방법으로 도움을 줄지 결정한다. 방송 뉴스와 크라우드 펀딩을 연결하는 새로운 방식을 두고 ‘기대 반 걱정 반’이었지만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과연 얼마나 모일지 보도국에서도 걱정이 많았어요. 처음에는 취재파일에만 살짝 붙여봤는데 반응이 나쁘지 않아 8시 뉴스로 넘어갔어요. ‘에너지 빈곤층 시리즈’로 시작했는데 8시 뉴스 방송 처음으로 내보내고 다음 날 11시에 확인하니 몇 시간 만에 600만원 가까이 모였더라고요. 100만원 이상 기부한 분들도 계셨고요. 뉴스가 신뢰성을 갖고 있다 보니 크라우드 펀딩을 하기에 좋은 요소를 갖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이슬기 차장)

美·中·日… 한류 열풍 타고 팬 기부 문화도 확산

페이팔로 모금하고 기부절차 실시간 공유 윤호 해외 팬 카페, 쌓인 금액 870만원 달해 나라마다 한국어 능통한 팬으로 기부 주도 지난 1월 말,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모금팀으로 국제전화가 수차례 걸려왔다. “동방신기 멤버 유노윤호(본명 정윤호·29)의 2월 6일 생일을 맞아 팬들이 모은 돈을 기부하고 싶다”는 문의 전화였다. 일본·미국·중국 등 연락을 취해온 나라도 다양했다. 전 세계 유노윤호 팬카페로부터 기부 전화를 받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서울남부지역본부 최유진 모금 담당자는 “사전에 기부할 단체에 대해 충분히 공부하고 구체적인 기부 절차나 방법을 묻는 모습에 깜짝 놀랐다”면서 “지난 2월 6일 일본·미국·중국·한국 등 4개국 유노윤호 팬카페로부터 기부받은 금액만 870만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한류(韓流) 열풍이 해외 팬들의 기부 문화를 확산시키고 있다. 동방신기·빅뱅·2PM 등 한류스타의 전 세계 팬클럽들이 국내외 비영리단체에 기부하는 것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한류스타의 팬이 수만명에 달하다 보니 기부 규모도 남다르다. 지난해 말 2PM 준호(본명 이준호·25)의 태국·일본·한국 팬들은 2800만원을 모아 에티오피아 식수 펌프를 후원했다. 월드비전 홍보대사인 2PM 준호가 에티오피아 봉사활동을 다녀온 뒤 트위터에 올린 짧은 글귀가 계기가 됐다. ‘후원 아동이 사는 지역의 식수 펌프를 지원하고 싶다’는 글을 본 팬들이 자발적으로 모금을 한 것. 기부 캠페인을 해외 팬클럽이 직접 기획, 진행하기도 한다. 2013년 JYJ의 멤버 박유천의 일본 팬들은 스타의 사진, 일러스트 등 애장품을 모아 일본에서 자선 경매를 열었고, 이날 모인 666만7240원으로 월드비전을 통해 한국 저소득 가정에 도시락 2222개를 기부했다. 김샤론 월드비전 미디어기업팀 과장은 “스타

“웃으며 기부하는 문화 만드는 것… 나눔 기획자 된 이유죠”

나눔콘텐츠 기획사 명랑캠페인 오호진 대표 영화·공연계 미다스의 손 영화 ‘친구’, 발레 ‘로미오와 줄리엣’ 등 기획하는 것마다 대박 행진 나눔 기획자로 제2의 인생 ‘공연 때마다 반드시 소외계층 초청’ 조항 사회적기업 ‘태양의 서커스’ 공연이 계기 “즐겁게 기부하자” 공감 영화제·낭독 연극·댄스마켓부터 나눔 관심자 대상 나눔 대학도 진행 2005년 1월, 한 청년의 이야기가 520만 관객을 울렸다. 상영 첫 주부터 흥행 1위를 고수하더니, 입소문을 타고 개봉 한 달 만에 전국 관객 400만명을 돌파했다. 영화 ‘실미도(2003)’ ‘태극기 휘날리며(2004)’ 이후 최고 인기였다. 다섯 살 지능을 가진 스무 살 초원(2급 지적장애)군의 마라톤 완주를 다룬 영화 ‘말아톤’ 이야기다. ‘말아톤’은 2001년 춘천마라톤 풀코스를 2시간57분07초 만에 질주한 배형진군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다. 스포츠·장애 등 흥행하기 어려운 요소를 두루 갖췄음에도, 관객의 열렬한 호응을 이끌어낸 비결에 영화계는 주목했다. 그 중심엔 1년 반 이상 장애 현장을 다니며 기획의 완성도를 높인 여성이 있었다. 바로 오호진(41·사진)씨다. “춘천마라톤을 완주한 배형진군 기사를 조선일보에서 접하고, 가슴이 ‘쿵’ 내려앉았어요. 좋은 영화로 만들어내고 싶었죠. 장애인학교인 육영학교를 비롯해 장애 관련 단체들을 직접 찾아다녔어요. 영화를 기획하려면 일단 저부터 발달장애인에 대해 충분히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배형진군 어머니를 인터뷰하고 몇 달간 함께 지냈어요. 입버릇처럼 ‘아들보다 하루 더 사는 게 소원’이라던 어머니 말씀에 같이 울기도 했고요. 이런 생생한 스토리가 담긴 덕분인지 기존 목표치였던 80만명보다 무려 7배 이상 많은 관객이 영화를 찾아주셨어요.” 그녀의 손을 거친 영화와 공연들은

기부 바통터치·한 평 공간체험… 모금 마케팅이 변한다

나눔·감동 두 마리 토끼 잡는 기부 캠페인 라이스 버킷 챌린지 쌀 30㎏ 못 들면 기부 후 참가자 지목… 릴레이 형식이라 확산 효과 커 “아유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 무거운 걸….” 폐질환으로 요양보호사의 도움을 받아 생활하는 이정자(69·경기 수원시) 할머니가 한가득 쌀을 지고 온 동사무소 관계자를 보며 안타까운 듯 말했다. 김종호(64) 할아버지는 “얼마 전 옆방에 살던 양반이 쓰러졌는데, 이 쌀 한 포대(10㎏)면 우리 둘이서 보름은 먹을 수 있겠다”며 “겨울에는 난방비 부담 때문에 특히 더 힘든데, 봉사자들이 이렇게 찾아와 쌀까지 주니 참 고맙다”고 했다. 칼바람이 매서웠던 지난 12일 오후. 경기도 수원의 평동주민센터로 낯선 이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사회적기업 ‘나눔스토어’의 기부 캠페인 ‘라이스 버킷 챌린지’를 통해 모인 쌀 2000㎏을 인근 쪽방 주민들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다. 라이스 버킷 챌린지는 루게릭 환자를 돕기 위해 얼음물을 뒤집어쓰는 릴레이 캠페인 ‘아이스 버킷 챌린지’에서 착안한 것으로, 참가자가 쌀 3포대(30㎏)를 들지 못하면 쪽방촌에 쌀을 기부한 뒤 다음 참가자 두 명을 지목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12월 3일 시작돼 현재(2월 13일 기준)까지 230여명이 참가해 1만360㎏을 기부했다. 이렇게 모인 쌀은 수원을 시작으로 부산(3360㎏)과 인천(2000㎏), 서울(3000㎏) 등에 전달됐다. 릴레이로 진행되는 라이스 버킷 챌린지에서 캠페인 참가자는 기부자이자 펀드레이저(fund raiser·모금가)다. 쌀가마 5포대를 짊어졌던 이재준 수원제2부시장은 손혁재 수원시정연구원장과 이내응 수원시체육회 사무국장을 다음 도전자로 지목하고, 전달식에도 직접 참여해 일손을 보탰다. 자발성이 높은 만큼 확산 효과도 크다. 라이스 버킷 챌린지 물결을 본 김병기

관심만 가진다면… 교통카드·이면지·커피 한 잔으로도 기부가 된다

기부와 함께한 24시 기자의 현장 르포 습관(習慣). 거듭 반복해 버릇이 된 이 행동을 두고 도스토옙스키는 “인생을 바꾸는 힘”이라 말했다. 을미년 첫날, 수많은 새해 결심이 오가는 가운데 기자 역시 ‘일상 속 기부’라는 새로운 습관을 익히기 시작했다.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단지 평소처럼 출근하고, 밥을 먹는 동안 약간 관심을 기울였을 뿐이다. 하지만 이 습관은 머지않아 누군가의 인생을 바꾸는 작은 힘이 될 예정이다. ◇7:50am~ 일회용 교통카드의 재발견: 550원 새해를 맞아 한산한 금요일 아침, 지하철역에서 일회용 교통카드를 샀다. 회사로 가는 지하철 운임은 1450원, 여기에 카드 보증금 500원을 더하면 1950원이 된다. 뚝섬역에 도착하자 흰색 교통카드 모금함이 기자를 맞았다. “1000원이면 연탄 2장, 5000원이면 우유 10팩을 지원할 수 있습니다.” 모금함에 쓰인 안내 문구다. 다 쓴 교통카드와 함께 주머니에 있던 잔돈을 집어넣었다. 모금된 카드의 보증금 500원은 서울 사회복지공동모금회로 기부된다. 운임이 남은 카드와 현금도 기부할 수 있다. 그때 청년 한 명이 쭈뼛거리며 다가왔다. “이거 카드도 되는 거예요?” 기자가 고개를 끄덕이자 청년은 들고 있던 교통카드를 어색하게 모금함에 넣었다. 2010년 첫선을 보인 교통카드 모금함은 수도권 지하철 206개 역사에 비치돼 있다. 기부도 꾸준히 늘어 2012년 3083만원에서 2014년 5349만원으로 1.7배 이상 성장했다. 기부금은 서울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저소득층의 생계·의료비와 서울시내 사회복지시설 지원에 쓰인다. ◇12:30pm~ 기부 복권과 함께 매너 있는 점심식사: 3000원 정오를 조금 넘긴 시각, 점심식사를 위해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의 레스토랑 ‘포포나무’로 이동했다. 테이블에 앉자마자

나눔의 기적 수놓은 얼굴들… 다음 주인공은 당신입니다

‘아너 소사이어티’ 7년만에 회원 710여명 대다수가 소액 기부로 장기간 기부 활동 다양한 직종·회원 간 네트워킹이 비결 국내 대표 고액 기부자 클럽인 ‘아너 소사이어티(Honor Society)’ 회원이 710명이 됐다(2014년 12월 31일 기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이하 ‘공동모금회’)가 1억원 이상을 기부한 사람의 모임을 창단한 지 딱 7년 만이다. 2008년 6명으로 시작된 회원은 매년 약 2배씩 가파르게 늘어, 7년 동안 100배 이상 덩치가 커졌다. 특히 지난해에만 전체 회원의 약 40%에 달하는 인원(272명)이 가입했다. 비결이 무엇일까. 더나은미래와 공동모금회의 분석 결과 ▲단계별·맞춤형 나눔 플랫폼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 간 네트워킹 ▲다양한 직종의 회원 참여 확대 및 홍보 등이 성공 요인으로 꼽혔다. 지난 12월 30일, 아너 소사이어티 700호 주인공이 된 정형철(49)씨는 2004년 공동모금회에 기부한 10만원을 시작으로, 꾸준히 나눔을 늘려왔다. 17년째 제주도 노형동에서 고깃집을 운영하고 있는 그는 매년 100만~150만원씩 제주도 장애인체육회·공동모금회·모교인 제주 오현고 등에 기부를 이어갔고, 2009년 7월부턴 수익금의 일부를 정기 기부하는 공동모금회의 ‘착한가게’에도 가입했다. 10년간 꾸준히 나눔을 지속한 구력(球歷) 덕분일까. 지난해 평소 친분이 있던 지인으로부터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 가입 권유를 받았을 때도, 정씨는 선뜻 1억원 기부를 약정했다. 강학봉 공동모금회 일반모금사업본부 본부장은 “다수의 회원분이 일시에 고액 기부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소액 기부로 시작해서 최소 3년 이상 착한가게 등 정기 기부 캠페인에 꾸준히 참여한 뒤 아너 소사이어티에 가입한다”면서 “기존 모금회 누적 기부금을 포함해 5년내 1억원 완납을 약정해도 아너 소사이어티에 가입할 수 있고, 가입

다이어트 했을 뿐인데… 어려운 이웃 돕게 돼서 보람차네

생명보험재단 ‘건강나눔도심걷기’ 팀별 미션·경쟁 통해 체중 감량해… 상위팀 상금은 복지 소외계층 기부 지난달 11일 서울시 서초구 양재노인종합복지관에 어르신 겨울나기를 위한 기부금 825만원이 전달됐다. 이는 소위 ‘땀내 나는 돈’이다. 지난 6월부터 100일 동안 직장인 20팀이 살 빼기 경쟁을 펼쳤는데, 최고점을 받아 수상한 LG전자의 ‘헬스킹’ 팀이 상금의 절반을 쾌척한 것. 지난달 27일, 어린이 겨울 운동용품 구입을 위해 서울시지역아동센터협의회에 기부된 365만원, 이튿날 국제구호단체 기아대책을 후원한 76만원 역시 같은 성격이다. 모두 직장인 건강증진 사업 ‘건강나눔도심걷기’ 상금으로부터 나왔다. ‘헬스킹’ 팀의 이호진 과장(LG전자·CTO연구지원실)은 “고도비만으로부터 고생하던 몸을 바꿔보겠다는 일념으로 열심히 뛰었는데, 그 열정이 주변 소외계층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져 더 뜻깊다”고 말했다. ◇백해무익(百害無益)의 몹쓸 병, 세계는 지금 ‘비만’과의 전쟁 중 전 세계 비만 추정 인구는 약 21억 명. 3명 중 한 명이 ‘과체중’인 셈이다. 강재헌 인제대 서울백병원 비만센터 교수는 “비만은 당뇨병, 고혈압, 심장병, 혈관계 질환 등 다양한 병의 근원”이라며 “이로 인해 환자 본인과 가족이 노동력을 잃고, 경제적 부담은 쌓이면서 갖가지 사회적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했다. 지난달 20일, 글로벌 컨설팅회사 맥킨지는 “비만으로 인해 전 세계가 지출해야 하는 비용이 연간 2조달러(약 2221조원)”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는데, 이는 전쟁의 여파와 맞먹는 수준이다. 미국은 한 해 평균 비만 관련 의료비로만 약 20조원을 쏟아 붓는다. 우리나라에선 10여 년 전부터 각 자치구 보건소 등에서 건강증진 사업을 펼치며 비만 예방에 힘써 왔지만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김창보 서울시 복지건강실

어디에 기부할지 정할땐 ‘대중매체’ 영향 크고, 연평균 32만1000원 기부

‘기빙코리아 2014’ 연구결과 발표 지난달 20일 아름다운재단에서 주최한 제14회 기부문화 심포지엄 ‘기빙코리아 2014’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난 한 해 자선단체에 순수 기부한 금액은 늘었지만 참여율은 다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자선단체 연평균 기부 금액은 32만1000원, 기부 참여율은 48.5%로 드러났다. 2011년 한국인의 연평균 기부 금액이 21만9000원, 참여율은 57.5%였던 것과 비교하면 순수 기부액은 10만9000원 가량 늘었지만, 참여율은 9% 정도 떨어진 셈이다. 한편 자선단체 기부율은 떨어졌으나, 종교적 기부나 경조사비 같은 상호부조적 기부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2011년 대비 소득 2·4·8분위의 규모가 눈에 띄게 떨어진 것으로 보아중산층 이하 나눔 참여도와 기부 액수가 많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조사 결과 ‘어디에 기부할지’를 정하는 데에 ‘대중매체’와 ‘지인’이 가장 중요한 요소로 드러났으며, 개인이 기부를 결심하는데 ‘동정심’이 가장 큰 내적 동기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월평균 3만원 정도 기부하는 상황에서 연말정산 세제 혜택은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아니었다. 자료를 분석한 강철희 연세대 사회복지대학원 교수는 “경제 여파로 인해 전반적인 나눔 참여의 저변은 악화했지만, 정기성이나 금액, 시간 등의 측면에서 볼 때 참여하는 이들의 강도는 좋아졌다”며 “어려운 시기엔 비영리단체들이 새 시장을 개발하기보다는 기존 고객에게 열중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박란희 편집장, 미국 비영리를 해부하다] ③ “내 돈을 맡길 만한 곳인가”… 비영리단체 투명한 운영ㆍ성장 돕는 중간 조직들

박란희 편집장, 미국 비영리를 해부하다 (1)기부 패러다임이 바뀐다 (2)핵심 가치에 집중하라 (3)비영리 생태계를 풍성히 하라 재단센터 – 임원 연봉ㆍ기부금ㆍ배분 내역까지 공개 모금전문가협회 – 편드레이징 교육부터 법ㆍ제도 제정 앞장 채리티 내비게이터 – 자선단체 평가로 똑똑한 기부 끌어내 “미국에서 규모가 큰 상위 100개 재단 정보를 보고 싶은가요? ‘파인드 펀더(Find Funder)’ 코너에 들어가면 다 볼 수 있어요. 미국재단에서 하는 연구를 보고 싶으면 ‘이슈랩(issuelab)’을 보세요. 각 재단의 재무 상황도 다 나옵니다. 자, 우리 조직인 재단센터를 한번 볼까요? 서열 2위인 리사 필립씨는 전략부서 부회장인데, JP모건에도 근무했고 자선기금 마련 분야에 25년 경력을 갖고 있어요. 연봉이 2억원 남짓 됩니다. 재단센터는 연봉 10만달러(약 1억원) 이상 받는 직원이 21명 정도 되는군요.” 재단센터(Foundation Center)의 상급사서 겸 모금강사인 수잔 시로마씨의 말이다. 재단센터는 1956년에 설립된 자선 분야의 지식 뱅크이자 허브 역할을 하는 곳이다. 전 세계의 자선과 관련된 데이터를 수집·분석하고, 비영리 종사자를 교육시키고, 기부를 받고자 하는 개인이나 단체에 재단의 공모 사업이나 협력 프로그램 정보를 제공한다. 한 해 2200만달러(약 220억원)가량의 예산을 쓰고 직원만 150명가량 된다. 뉴욕, 워싱턴DC, 애틀랜타, 클리블랜드, 샌프란시스코 등 5개 지부를 두고 있으며, 재단센터에 수록된 미국 내 재단 및 기관 데이터가 무려 12만개라고 한다. “재단의 고위급 임원 연봉까지 공개하는 이유가 뭐냐”는 질문에 수잔씨는 “재무 자료를 공개하는 것은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고 했다. “영리 분야에서 일하던 전문가들이 비영리단체에 지원을 할 때 연봉 체계를 미리

[박란희 편집장, 미국 비영리를 해부하다] ② 기부자에게 믿음 주려면… 비전과 핵심 가치에 충실하라

박란희 편집장, 미국 비영리를 해부하다 (2)핵심 가치에 집중하라 빌앤드멜린다게이츠재단 – “빈곤·보건·교육문제 해결되면 문 닫을 것” 국경없는의사회 – 기부자 90%, 사용처 지정 않고 믿고 맡겨 시애틀재단 – 1600여 단체 지원… 공동체 살리는 허브 “우리는 50년 안에 기금을 모두 사용하고 난 후 재단이 없어지는 것을 목표로 세웠습니다.” 빌앤드멜린다게이츠재단의 코디네이터 마리아 레나(Maria Rena)씨의 말이다. 미국 시애틀에 위치한 이곳은 2000년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인 빌 게이츠와 아내 멜린다 게이츠가 세운, 세계에서 가장 큰 민간재단이다. 한 해에 사용하는 기금이 무려 34억달러(3조4000억원·2012년)이다. 우리나라 대기업의 사회공헌 총지출 액수가 3조원가량이니, 이와 맞먹는다. 한 해 13만명이 방문한다는 재단의 방문자센터(2012년 오픈) 입구에는 빨간색 팻말로 이곳이 왜 존재하고, 어떻게 일하는지 보여주고 있었다. “우리는 모든 사람이 건강하고 생산적인 삶을 살 기회를 누려야 한다고 믿는다. 우리는 빈곤·보건·교육을 위해 일하는 단체를 지원한다.” “재단에는 빈곤·보건·교육 파트별로 전담 직원이 있어, 어떤 NGO가 분야별로 가장 잘하는지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자금을 지원합니다. 우리가 모든 걸 다 할 수 없으니까요.”(레나씨) “문제를 해결하고 언젠가 사라지겠다”는 과감한 도전장에 이어, 재단은 “문제를 함께 해결하자”며 끊임없이 ‘협업과 혁신’을 강조한다. 방문자센터 곳곳에는 “당신이 이런 재단을 운영한다면,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지”를 적는 IT기기가 많았다. 또 재단과 함께 문제 해결에 나선 파트너 단체 1만1300개의 리스트를 모두 볼 수 있게 해놓았다. 레나씨는 “저개발국의 가족계획을 위해 제약회사와 협력해 3개월 동안 피임 효과를 지속하는 방법을 개발 중이며, 아이가 아플 때 스스로 휴대폰을

[박란희 편집장, 미국 비영리를 해부하다] ① 기부자가 곧 미래… 보여주고, 참여시켜라

[박란희 편집장, 미국 비영리를 해부하다] (1) 기부 패러다임이 바뀐다 유나이티드웨이 – 기부금 어떻게 쓰였는지 수치·사진 등으로 소통 평생 파트너로 생각하고 핵심 사업에 참여시켜 미국월드비전 – 아이들 변화 동영상 보여줘 기부참여율 30% 증가 고액기부자 담당 직원 31명이 단계별로 관리 머시콥 – 방문자센터 안은 체험교육장 등으로 시각화 300개 기업과 파트너십… 봉사·캠페인 기회 늘려 미국 전체의 기부금 총액은 약 335조로, 미국인들은 수입의 2% 정도를 기부한다(2013년). 우리나라의 한 해 예산(357조)과 맞먹는 액수다. 비영리단체 수는 160만개나 된다. 비영리(Nonprofit) 부문은 영리기관 못지않게 경쟁이 치열한 만큼, 혁신을 거듭한다. 기자는 지난 6월 17일부터 26일까지 한국NPO공동회의가 주관하고 한국국제교류재단이 후원한 ‘2014 미국 연수 프로그램’에 참여, 16개 국내 NPO 실무자들과 함께 워싱턴DC·뉴욕·시애틀 등의 비영리기관 9곳을 방문했다. 이를 토대로 미국 비영리 현장을 해부하는 기획 시리즈를 3회에 걸쳐 연재한다. 첫 회는 유나이티드웨이, 미국월드비전, 머시콥 등 3곳이다. 편집자 주 “전 세계적으로 기부자 수는 1250만명에서 930만명으로 감소하고 있어요. 특히 미국에서 매년 5000만명 이상에게 기부 요청을 하는데, 이 중 실제 기부하는 비율이 2005년 이전엔 30%가량이었어요. 지금은 17.8%밖에 안 돼요. 악몽이죠.” 지난달 18일, 유나이티드웨이(United Way) 본부에서 만난 숀 개릿(Sean Garrett) 후원개발부 부대표의 말이다. 워싱턴을 관통하는 포토맥 강이 훤히 내려다보이고, 건물 뒷마당은 100명이 족히 야외 모금 파티를 열어도 될 만큼 널찍한 곳에 위치한 이곳은 미국 최대의 자선·기부 단체다. 지난해 미국에서만 39억달러(약 3조9000억원), 해외에서 13억달러(약 1조3000억원)를 모금해 전체 모금액만 5조원이

후원만 했을 뿐인데 범법자 되다니… 기부문화 발목잡는 규제들

기부금 받기 전에 모금액 미리 등록해야 예측 불가능한 모금 특성 무시한 법안 비현실적인 규제로 모금단체들 신뢰깎여 지난달 15일, 시민단체 ‘정의로운 시민행동’은 아산사회복지재단, 아름다운재단, 월드비전, 아름다운동행, 함께일하는재단, 삼성꿈장학재단, 참여연대, 지구촌공생회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기부금품을 모집하면서 이를 사전에 등록하지 않고, 임의로 사용했다는 내용이었다. 현행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이하 기부금품법)’에 따르면 1000만원 이상의 기부금을 모집하려면 사전에 안행부 또는 관할 시도에 등록해야 한다(제4조1항). 등록 기간 내에 해당 모금액을 넘으면 불법 모금이 되고, 3년 이하의 징역 및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비영리단체들은 “누가, 언제, 얼마를 기부할지 예측이 불가능한데, 이를 사전에 등록하도록 하고 규제하는 것은 현실과 괴리가 크다”며 “기부금품법이야말로 대표적으로 없애야 할 규제법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안전행정부 민관협력과에서 담당해온 이 기부금품법은 원래 불법 선거운동과 관치모금이 많았던 1950년대 기부금품 모집금지법이었고, 1990년대 기부금품 모집규제법에서 2006년 기부금품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로 바뀌어왔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대부분의 모금단체가 이 법의 존재 자체를 잘 모르고, 안행부조차도 법의 해석을 두고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주지 않는 등 오히려 기부의 성장을 방해한다”고 주장한다. 대표적인 예가 기부금 규모다. 국세청 통계에 따른 기부금 총액이 약 12조원인 데 반해, 기부금품법에 따라 행정관청에 등록된 기부금은 524억원(2012년)에 불과하다. 비영리단체(NPO) 수가 1만8000개가 넘지만(한국NPO공동회의), 기부금품법에 따라 기부금 모집을 등록한 단체는 20곳에 불과하다. 이에 진선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비영리단체들의 의견을 담은 기부금품법 개정안을 작년 7월 1일 발의했고, 안행부 또한 그해 11월 말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