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이 서호성 어글리랩 대표를 만났다. 서 대표는 "어글리랩은 못생긴 것들로부터 가치를 찾는다"며 "우리는 쓰레기 분리배출에 집중했다"고 했다. /임화승 C영상미디어 기자
“문앞에 내놓은 쓰레기를 수거합니다”… 생활폐기물 처리 스타트업 ‘어글리랩’

[인터뷰] 서호성 어글리랩 대표 어글리랩은 비대면 생활폐기물 수거 서비스 ‘오늘수거’를 운영하는 스타트업이다. 소규모 사업장이나 일반 가정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를 분리배출하는 불편을 해소한다. 이용자들이 세척, 분리되지 않은 쓰레기를 문 앞에 두면 어글리랩 직원들이 폐기물을 문전 수거한다. 지난달 27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서호성 어글리랩 대표는 “문앞에 내놓은 쓰레기를 처리하는 서비스는 거의 없다”면서 “앞으로 폐기물 처리 분야의 수요가 점점 늘면서 서비스도 세분화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수학을 전공했다. 갑자기 스타트업 창업에 뛰어들게 된 이유는? “수학 배우는 것을 좋아해서 수학과로 대학교에 들어갔는데 막상 전공을 배우다 보니 ‘수학이 우리 인생을 변화시키는데 얼마나 영향을 줄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그러던 중 ‘효율적 이타주의’에 관련된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실제로 우리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스타트업, 사회적 기업들에 관심을 갖게 됐다.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게 매력적으로 다가와 스타트업에 뛰어들었다.” -이 길을 택한 것에 대한 후회는 없는지? “아직까지는 전혀 없다. 내가 살아갈 방향이 명확하게 정해지니까 어느 방향으로 걸어도 결국 마지막엔 내 발걸음이 한 곳으로 귀결될 것이라는 확신이 생겼다. 또 돈을 많이 버는 것이 내게는 가장 중요한 가치가 아닌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어느 정도 리스크가 있더라도 내가 하고 싶고 재미있는 일을 하는 중이다.” -어글리랩을 창업하기 까지의 구체적인 과정이 궁금한데? “언젠가 배달음식을 시켜 먹고 뒷정리를 하는데 음식물을 버리고 용기를 씻고 분리해서 버리기까지의 과정이 너무 귀찮고

이현신 지구촌나눔재단 WFK 청년중기봉사단장. /이신영 C영상미디어 기자
“해외봉사, 현지인과 ‘협치’로 국경 허문다”

[인터뷰] 이현신 지구촌나눔운동 WFK 청년중기봉사단장 코로나19로 여전히 국경을 넘기 어려웠던 지난 1월, 메콩강 주변 4국과 한국 청년 130명이 온라인에서 모였다. 국내·현지의 만 39세 이하 청년들이 국가별 연합팀을 구성해 메콩 지역 이슈 해결을 위한 봉사활동을 벌이기 위해서다. 봉사단원들은 난민 인권(태국), 산모 보건(캄보디아), 장애인 인권(베트남), 지뢰(라오스) 등 문제 해결을 위해 매주 연락을 주고받았다. 공여국 주도의 기존 국제개발 방식에서 벗어나 현지인의 관점을 전체 봉사 과정에 반영한 것으로, 국제구호개발의 ‘새로운 거버넌스’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달 25일 메콩 지역의 평화와 인권을 지키자는 공동성명서를 채택하면서 공식 일정은 마무리됐다. 이번 프로젝트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의 ‘월드프렌즈코리아(WFK):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청년중기봉사단’ 사업의 일환으로 운영됐다. 지구촌나눔운동은 지배구조(G) 부문을 맡아 협력의 구조를 만들었다. 지난 13일 서울 광화문의 한 카페에서 이현신(56) 지구촌나눔운동 WFK 청년중기봉사단장을 만났다. 이 단장은 “이번 사업에서는 다양한 구성원의 ‘협치’에 집중했다”면서 “코로나19 이후에도 이어갈 수 있는 모범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개발의 새로운 모델 -큰 프로젝트가 끝났다. 온라인으로 해외봉사를 한다는 새로운 시도가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처음에 ‘거버넌스’라는 주제를 받아들고 막막했다. 그러다 새로운 국제구호활동 모델을 만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도 해본 적 없는 방식이었지만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거버넌스 키워드를 해외봉사에 어떻게 적용했나. “‘협치’에 초점을 맞췄다. 다양한 구성원이 협력할 수 있는 구조와 환경을 만들 방안을 고심했다. 지금까지 해외봉사는 주로 공여국 위주로 진행됐다. 이번에는 국가별 이슈를 선정하고 해결하는 것까지 모두 현지 단원과 함께 결정하고 시행했다. 현지 단원은 현장

지난달 23일 만난 이범재 유니버설하우징협동조합 대표는 "유니버설디자인을 흔히 '모두를 위한 디자인'이라고 말하지만, 이 말을 뒤집으면 '모두가 조금씩 불편을 나누는 디자인'과 같다"고 말했다. /이건송 C영상미디어 기자
모두가 불편을 나누는 디자인… ‘유니버설 공동주택’ 확산을 꿈꾸다

[인터뷰] 이범재 유니버설하우징협동조합 대표 “주거 취약계층은 아파트보다 빌라, 다세대, 연립주택에 살 가능성이 커요. 문제는 장애인이나 고령자입니다. 이분들은 집안에 있는 낮은 문턱도 굉장히 불편하게 느껴요. 가장 편하게 지내야 할 주거 공간에 유니버설디자인을 적용하는 게 목표입니다.” 지난달 23일 서울 당산동 사무실에서 만난 이범재(61) 유니버설하우징협동조합 대표는 “모두가 편한 사회를 꿈꿔볼 수도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모두가 불편을 나누는 사회가 더 실현 가능하고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유니버설디자인(Universal Design·UD)이란 나이·성별·장애 등에 제약 없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설계를 뜻한다. 그의 바람은 지난 2016년 협동조합을 꾸리면서 실현되기 시작했다. 유니버설하우징협동조합은 일반 주택조합이나 재건축조합과 같이 소비자로 주택을 분양받기 위해 모인 곳이 아니다. 조합원들은 유니버설디자인을 적용한 집을 임대주택으로 시장에 공급하기 위해 뜻을 모았다. 장애인과 전문가들이 설계한 ‘UD 주택’ 가장 눈여겨볼 점은 조합원의 구성이다. 이범재 대표는 조합 출범 때부터 장애인이나 노인 입주자에게 적절한 의료나 돌봄서비스 제공할 수 있도록 목표를 설정했다. 이 때문에 조합원을 장애 당사자와 관련 분야 전문가로 구성했다. 장애 당사자 그룹으로는 지체장애인 심미경(43) 부장을 포함해 시각장애인, 뇌병변장애인이 있다. 이들은 설계 단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소형주택에 유니버설디자인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어떤 것들이 필요한지 의견을 내고, 수정 단계에서도 도움을 준다. “집 안에 단차가 없으면 이동에 불편을 줄일 수 있어요. 그런데 습식 화장실에 단차를 없애버리면 물이 넘치게 되니까 어쩔 수 없이 단차를 둬야 합니다. 이때 어느 정도 높이면 휠체어 이용자들이 어렵지 않게 넘나들 수 있는지 자문하고

지난달 31일 만난 김재순 유스보이스 대표는 "청소년에게 국어, 영어, 과학만큼 ‘나다움’ 교육을 필수로 다루는 날이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건송 C영상미디어 기자
“‘나다운 게 뭔데?’… 이 질문에 답을 찾아드립니다”

[인터뷰] 김재순 유스보이스 대표 학창시절, 장래희망을 묻는 어른들의 질문에 답을 망설였던 경험이 누구나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비영리스타트업 ‘유스보이스’는 청소년에게 미래 모습을 스스로 그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을 한다. 막연한 미래는 아니다. 흔한 드라마 대사처럼 ‘도대체 나다운 게 무엇인지’를 찾아가는 길을 동행하는 역할을 한다. “흔히 청소년에게 미래에 뭐 할 건지 꿈을 꾸라고 말하는데, 사실 아이들은 아직 다양한 경험을 해보지 않았어요. 10대 때부터 미래에 대해 빨리 정하라고 어른들이 말하고, 그게 마치 정답인 것처럼 당연시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지난달 31일 서울 종로구 동락가에서 만난 김재순(37) 유스보이스 대표는 우리 사회에서 청소년을 대하는 어른들의 태도를 지적했다. 유스보이스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현재의 나에 대해 깊게 고민해볼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현재 진행 중인 ‘TMI 프로젝트’에선 청소년이 미션에 참여해 자기 발견하고 고민한 시간만큼을 시급으로 계산해 준다. 입버릇처럼 시간이 없다고 이야기하는 청소년들의 시간을 사서, 그들이 현재의 나에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일반적인 청소년 교육은 달성 목표가 뚜렷한 편이다. 성과 지표는 변화된 모습이다. 하지만 유스보이스는 그저 ‘청소년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에 집중한다. 이는 김 대표가 학창시절 유스보이스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느낀 것들이 반영된 결과이기도 하다. “유스보이스는 21년 된 사업이에요. 제가 학창시절에 참여했던 프로그램이기도 하고요. 2년 전 다음세대재단의 사업에서 비영리 사단법인 형태로 스핀오프(독립 법인화)한 거죠. 열여덟 살 때 유스보이스를 처음 접하고, 주말마다 광주에서 서울로 버스를 타고 4시간씩 오가며 모든

박경돈 플립 대표/ 이건송 C영상미디어 기자
“한 달에 한 번, 청각장애인 플로리스트가 만든 꽃다발을 배달합니다”

[인터뷰] 박경돈 플립 대표 박경돈(30)씨는 한 주의 시작을 꽃으로 연다. 월요일 새벽이면 화훼 시장에 들러 다양한 꽃을 구입한다. 정성스럽게 고른 꽃을 청각장애인 플로리스트들과 예쁘게 구성해 포장하고, 전국으로 발송한다. 박씨는 청각장애인 플로리스트를 양성하고, 이들이 만든 작품으로 정기구독 서비스를 운영하는 사회적기업 ‘플립(FLIP)’의 대표다. 현재 구독자만 2000명에 달한다. “저도 제가 꽃으로 사업을 하게 될 줄 몰랐어요. 친구 손에 이끌려 플로리스트 원데이 클래스를 들은 적이 있는데 그때부터 화훼 산업에 흥미를 갖게 됐어요. 그리고 원래 관심 있던 여성 청각장애인 취업 문제와 연결지어봤죠. 알고 보니 청각장애인과 플로리스트라는 직업이 ‘찰떡궁합’이더라고요.” 지난달 24일 서울 마포의 한 카페에서 박 대표를 만났다. 시야 넓고 색감 활용 능력 뛰어나 -왜 플로리스트가 청각장애인에게 좋은 직업인가요? “청각장애인은 비장애인보다 시각이 발달했어요. 시야가 1.5배 넓고 시각 정보 습득이 빨라요. 색감 활용과 배치 능력도 뛰어나서 플로리스트 활동에 적합하죠. 여성 청각장애인들은 적성에 맞는 직업을 가져서 좋고, 화훼 업계는 능력 있는 플로리스트를 얻어서 좋아요. 서로 ‘윈윈(win-win)’하는 구조입니다. 문제라면 플로리스트는 수입이 불안정하다는 거예요. 졸업식, 크리스마스 같은 행사가 몰린 겨울에 비해 여름에는 수익이 뚝 떨어집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생각한 방법이 꽃 정기구독이었어요. 제철 꽃을 배송해 소비자에게 계절감을 선물하죠. 구독자 300명이 생기면 청각장애인 플로리스트 1명이 직업을 얻는 구조입니다.” -실제로 직원들의 만족도는 어떤가요? “경남 양산에서 서울까지 플립의 교육을 들으러 왔던 친구가 있어요. 지금은 정직원으로 채용돼서 서울로 이사를 왔고요. 주변 환경을 모두 바꿀

"우리도 어엿한 '배구팀'이랍니다" 하나더하기의 안덕희(앞줄 가운데) 대표와 발달장애인 배구팀. /시흥=주민욱 C영상미디어 기자
발달장애인이 숨차게 운동하고, 마음껏 일하는 곳… 사회적기업 ‘하나더하기’

[인터뷰] 안덕희 하나더하기 대표 “발달장애인에게 운동은 필수예요. 하지만 성인이 되고 나면 그나마 학교에서 했던 체육 활동마저 할 수 없게 되죠. 초중고 학생부터 성인까지, 모든 발달장애인이 건강한 체육 활동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어요.” 안덕희(51) 대표가 운영하는 사회적기업 ‘하나더하기’에서는 발달장애인이 마음껏 운동을 배울 수 있다. 2011년부터 발달장애인이 기초 체력을 올릴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배구, 태권도, 하키 등 종목도 다양하다. 지난 4월에는 시흥도시공사와 발달장애인 배구선수를 육성하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선수 육성에 나섰다. 하나더하기의 도전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발달장애인에게 직업 재활 훈련 기회를 제공하는 공동작업장을 2015년부터 운영 중이다. 하나더하기 이름을 건 과자와 생활용품을 판매한다. 수익금은 다시 발달장애인 스포츠 복지 사업에 사용한다. 학생 50명, 성인 70명. 총 120명이 하나더하기의 구성원이다. 지난달 23일 경기 시흥의 ‘동키마켓’에서 안 대표를 만났다. 하나더하기 작업장과 연계된 카페로 바리스타 교육을 받은 발달장애인들이 직원으로 일한다. 노란색 그늘막을 지나 매장에 들어서니 밝은 음악과 커피 원두 가는 소리가 가득했다. 발달장애인의 ‘운동할 권리’ -가게가 정말 예쁘다. “그런가(웃음). 카페형 매장으로 꾸며봤다. 커피뿐 아니라 지역 생산품을 함께 판매하고 있다. 하나더하기 공동작업장에서 제작한 먹을거리와 생활용품도 있다. 건빵, 두부과자, 고구마 스틱 같은 먹거리를 대량 구매 후 소분해 판다. 협력업체인 생활공작소가 만드는 락스, 섬유유연제, 물티슈 같은 생활용품은 하나더하기에서 포장을 맡아서 하고 있다.” -다양한 도전을 하고 있다. 하나더하기의 주 사업은 무엇인가? “하나더하기의 시작이자 주축은 발달장애인을

메트라이프생명 사회공헌재단의 '인클루전 플러스'는 국내 유일의 '금융포용' 주제 액셀러레이팅·임팩트투자 프로그램이다. 황애경 메트라이프생명 사회공헌재단 이사는 "올해 프로그램이 오는 15일 모집을 시작한다"면서 "솔루션을 가진 혁신 조직들의 참여를 기다린다"고 말했다. /이신영 C영상미디어 기자
솔루션을 가진 기업, ‘인클루전 플러스’에 도전하라

[인터뷰] 황애경 메트라이프생명 사회공헌재단 이사 5년차 ‘인클루전 플러스’국내 유일의 금융포용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 금융 소외 해결책 제시한사회혁신 조직 발굴·지원 ‘무방’은 목돈을 마련하기 어려운 청년들을 위해 ‘보증금 0원’으로 주거 공간을 임차할 수 있게 도와주는 플랫폼이다. 학생, 구직자, 사회 초년생 등 금융 거래 기록이 없는 ‘신 파일러(서류가 얇다는 뜻)’들은 신용 등급이 낮아 은행에서 보증금을 대출받기가 어렵다. 보증금을 안 내도 되는 집은 주거 환경이 열악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무방은 입주자의 ‘월세 지불 능력’을 자체 검증 시스템으로 평가한 뒤, 심사를 통과한 청년들이 보증금 없이 집을 임차할 수 있게 중간에서 보증을 서준다. 임대인은 임차인이 월세를 체납하더라도 무방을 통해 정해진 날에 월세를 받을 수 있다. 2019년부터 무방을 이용한 임차인은 3만4000여 명. 해결한 보증금 총액은 210억원에 달한다. 지난달 17일 만난 황애경(49) 메트라이프생명 사회공헌재단 이사는 “어렵고 복잡해 보이는 사회문제에도 반드시 ‘솔루션’은 있다”고 말했다. 재단이 2018년 시작한 ‘메트라이프 인클루전 플러스’도 솔루션을 찾는 프로그램이다. 청년, 소상공인, 이주노동자, 플랫폼 노동자, 고령자 등 제도권 금융을 이용하기 어려운 이들에게 솔루션을 제공하는 사회혁신 조직을 선발해 지원한다. 청년 주거 빈곤 문제를 금융의 관점에서 접근해 해결책을 제시한 ‘무방’도 그중 하나다. “인클루전 플러스는 ‘금융포용(Financial Inclusion)’을 주제로 하는 국내 유일 액셀러레이팅·임팩트투자 프로그램이에요. 저소득·저신용 계층의 금융 접근성과 가용성을 높여 불평등과 양극화를 해소하는 게 금융포용이죠. 프로그램 운영 5년 차를 맞은 올해는 기존의 금융포용에 ‘헬스케어’ 분야를 더해 지원 대상을 확장했어요.” 해외에서는 ‘금융포용’이 대세 ―한국에서

지난달 27일 서울 종로구 언더독스 사옥에서 만난 조상래 대표는 "최근 몇 년 새 창업 문턱이 많이 낮아졌다"면서 "이제는 수도권을 벗어나 전국 각 지역에서 소셜 밸류를 창출하는 창업가들을 발굴하고 육성하고 싶다"고 말했다. /주민욱 C영상미디어 기자
“창업 교육 목표는 ‘실행’시키는 것… 언더독의 반란 꿈꾼다”

[인터뷰] 조상래 언더독스 대표 아이템·팀구성·수익모델 가장 어려원빈손으로도 창업 첫 문턱 넘도록 지원 새 목표는 청년 창업을 통한 지역 활성화성공해도 떠나지 않도록 ‘정착형’ 교육커뮤니티 기반 재미 찾게 하는 게 중요 초기 창업가는 가진 게 없다. 마땅한 비즈니스 모델도, 함께할 팀원도 없다. 사회 혁신에 대한 의지만으로 창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창업교육기관 언더독스는 “일단 도전하라”고 말한다. 2015년을 시작으로 언더독스를 거쳐 간 창업교육생은 지난 3월 기준 전국 1만360명에 이른다. 사회혁신 분야 단일 교육기관으로서는 최대 규모다. 창업가 육성 사업은 수도권을 벗어나 지방으로 확장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서울 종로구 언더독스 사옥에서 만난 조상래(38) 대표는 “창업 교육의 목표는 ‘실행’시키는 것”이라며 “전국 지역의 수많은 자원을 어떻게 활용하는지는 결국 실행력에 달렸다”고 말했다. 그 실행력 덕분일까. 언더독스의 매출은 창업 이래 매년 100% 이상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연 매출 50억원을 넘겼다. 올해 하반기에는 김정헌·조상래 공동 대표 체제에서 조 대표 단독 경영 체제로 전환할 예정이다. 김정헌 대표는 언더독스의 모회사인 ‘뉴블랙’ 대표로 임팩트투자와 액셀러레이팅을 전담하고, 조 대표는 창업가 교육에 집중한다는 복안이다. 지역에 뿌리내릴 청년 창업가 키운다 “창업 교육은 많습니다. 창업가 육성이라기보다 스타트업 육성에 가깝습니다. 사업 아이템이나 팀원, 비즈니스 모델을 이미 마련한 곳을 대상으로 해요. 창업해 보면 압니다. 이 세 가지가 가장 어려운데, 이걸 풀어주는 교육은 거의 없어요. 교육 대상에도 들지 못하는 초기 창업가들이 빈손으로 와도 창업의 첫 문턱을 넘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서 출발했습니다.”

뉴욕 브루클린도 반해버린 성동구의 진짜 이야기

[인터뷰] 8년째 성동구 이끄는 정원오 구청장 ‘붉은 벽돌 건물’은 서울 성수동의 상징이다. 카페, 레스토랑, 옷 가게, 펍, 공유 오피스 등 건물에 들어선 트렌디한 공간들이 붉은 벽돌의 분위기와 묘하게 어우러지면서 청년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어느 날 저절로 이뤄진 게 아니라 성동구의 치밀한 계획과 디자인 아래 ‘만들어진 상징’이다. 지난달 21일 만난 정원오(54) 성동구청장은 “2014년 구청장 취임 후 8년간 벌인 여러 일 중의 하나가 ‘붉은 벽돌 건축물 지원 사업’”이라고 했다. “붉은 벽돌로 명소가 된 뉴욕 브루클린처럼 되고 싶어서 ‘한국의 브루클린’을 대놓고 표방하며 오래된 붉은 벽돌 공장과 주택들의 수선·건축비를 지원하는 조례를 만들었어요. 이제는 건물 짓는 사람들이 자체적으로 붉은 벽돌로 건물을 올리고 있어요. 지원금과 별개로요.” 지난 3월에는 뉴욕의 ‘브루클린 상공회의소’ 대표단이 서울을 다녀갔다. 성수동을 직접 탐방하고 싶다며 구청에 연락해온 것이다. “브루클린 상공회의소장이 성수동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가장 놀란 것은 붉은 벽돌 건물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젠트리피케이션’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을 같이 했다는 점이었어요. 성동구의 핵심이 여기에 있습니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을 바탕에 깔고 성장해 나간다는 겁니다.”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들 성수로 몰린다 ―브루클린 상공회의소장이 또 어떤 이야기를 하던가요? “랜디 피어스(Randy Peers) 소장은 브루클린을 ‘변화를 선도하는 데 집중하는 도시’라고 소개했어요. 성동구에 대해서도 비슷한 인상을 받았다고 하더군요. 우리가 하는 여러 정책을 수입하고 싶다는 이야기도 했어요. 성동구의 기업들을 같이 데려와서 설명을 해달라고 했습니다. 앞으로 두 지역 간에 협력할 부분을 찾아나가며 교류하자고요.”

[인터뷰] ‘한 권으로 끝내는 ESG 수업’ 저자 신지현 “ESG, 작은 조직일 때 체계 잡아야”

[인터뷰] ‘한 권으로 끝내는 ESG 수업’ 저자 신지현 “작년까지만 해도 정부와 대기업이 ESG 경영을 주도했어요. 정부는 2021년을 ESG 경영의 원년으로 선포했고, 대기업들도 뒤따랐죠. 올해는 점점 아래로 내려오고 있어요. 이제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 비영리기관도 ESG를 외면할 수 없습니다. 문제는 막상 시작하려니 무엇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헤맨다는 거예요.” 지난달 28일 서울 광화문에서 만난 신지현(44) 웰로 최고지속가능책임자(CSO)가 말했다. 글로벌 IT 기업에서 CSR 담당자로 근무했던 신씨는 현재 맞춤형 정책 추천 스타트업 웰로에서 비즈니스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창출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지속가능경영 체계를 다양한 기업으로 확산하기 위해 기업을 대상으로 ESG 조언과 교육도 한다. 지난 2월에는 지난 십수년간 축적된 전문성을 담은 책 ‘한 권으로 끝내는 ESG 수업’을 펴냈다. 현장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조언이 많아 실무자 사이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설립 초기에 ESG 체계를 잡아야 건강한 조직 문화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대기업이나 유니콘 기업이 된 다음에 도입하기는 쉽지 않죠. 작은 기업일 때부터 제대로 세팅해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싶었습니다.” ―글로벌 IT 기업과 스타트업에서 지속가능경영 업무를 맡았다. 어떤 점이 달랐나. “글로벌 기업은 ESG 관련 기준이 높은 편이다. 전 직장의 경우 100년 넘는 역사 동안 굉장히 많은 리스크를 몸소 체험했기 때문에 리스크가 재발하지 않도록 예방 절차가 잘 마련돼 있었다. 글로벌 감사팀이 리스크를 미리 체크하고 시정하도록 했다. 스타트업은 그럴 여력이 없다. 아직 생계 유지가 쉽지 않은 조직이니까.

“전쟁 최대 피해자인 아이들 위해 ‘NGO의 연대’ 보여줘야”

[인터뷰] 조명환 한국월드비전 회장 조명환 한국월드비전 회장이 우크라이나 난민 구호 현장을 돌아보기 위해 지난 4월 12~16일 루마니아를 찾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이 두 달 넘게 이어지면서 국내외를 떠도는 우크라이나 난민 수가 1300만명을 넘어선 상황. 조명환 회장은 “전쟁으로 가장 피해 보는 것은 아이들”이라며 “무자비한 전쟁의 포화 앞에서 NGO들이 연대의 힘을 보여줄 때”라고 말했다. 루마니아 현지 난민센터에서 조명환 회장을 인터뷰했다. ―현장에서 난민들을 만난 심경은? “가슴 아픈 사연을 가진 사람들, 터전을 잃은 사람들, 가족·친구와 생이별해야 하는 난민들을 보면서 한국전쟁이 떠올랐다. 나의 부모님도 6·25 당시 피란길에 올랐고 아버지는 북한에 두고 온 가족과 다시는 만나지 못했다. 그래서 난민들의 마음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 난민 지원의 거점인 ‘루마니아월드비전’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나. “30년 역사를 가진 루마니아월드비전은 설립 이래 가장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월드비전은 글로벌 차원에서 내부 긴급 구호 전문가 42명을 루마니아월드비전으로 파견, 현장 조사를 하고 대응 계획을 수립했다. 긴급 구호 물자(식량·비식량), 아동 보호와 심리 지원, 난민센터 지원 등 크게 세 방식으로 지원하고 있다. 루마니아와 조지아에서는 직접 지원을 하고, 사무소가 없는 우크라이나, 몰도바에서는 파트너 기관을 통해 지원하고 있다.” ―한국은 어떤 식으로 동참하고 있나. “우크라이나 난민을 돕기 위한 한국월드비전의 모금액이 4월말 현재 13억원을 넘어섰다. 우리 국민이 기부한 돈이 난민에게 전달되는 식량과 생필품, 위생 키트 등을 구입하는데 쓰이고 있다.” ―이번에 루마니아 현지 물류센터도 방문했는데. “수도

김익훈 이지무브 대표. /안양=이건송 C영상미디어 기자
“휠체어 장애인 위한 ‘안락한 자동차’ 만듭니다”

[인터뷰] 김익훈 이지무브 대표 “법적으로는 장애인 150명 당 장애인 콜택시 1대가 운영돼야 해요. 하지만 2020년 기준 보급률은 83.4%에 불과합니다. 장애인 콜택시 한 번 타려면 2시간씩 대기해야 하는 이유죠. 생산의 혁신이 필요합니다. 보급률을 빠르게 높여서 이동 약자도 안전하고 편리하게 차를 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장애인 이동기기를 제작하는 사회적기업 ‘이지무브’의 김익훈(55) 대표가 말했다. 이지무브는 2010년 장애인 이동권 향상을 위해 설립됐다. 전동휠체어, 전동스쿠터 같은 장애인 이동 보조기기를 꾸준히 개발했다. 2014년부터는 ‘장거리 이동권 확보’를 위해 장애인 특수차(복지차) 시장에 뛰어들었다. 우리나라에는 충분한 기술력을 갖춘 기업이 없었다. 이지무브는 출자회사인 현대차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장애인이 휠체어를 타고도 탑승 가능한 복지차를 생산한다. 최근에는 장애인 콜택시 확산을 위해 지방자치단체와 민간 플랫폼 기업에 납품하는 등 본격적으로 장애인 복지차 시장 넓히기에 나섰다. 지난 15일 경기 안양 이지무브 본사에서 김익훈 대표를 만났다. -장애인 복지차 시장에 뛰어든 계기는. “사업 초기부터 제작한 의료용 스쿠터나 전동 휠체어 같은 이동 보조기기는 최대 이동 거리가 25~30km라서 단거리를 이동할 때 주로 쓴다. 이 제품을 판매하면서 고객 삶을 들여다보니 불편한 점이 여전히 많았다. 장애인도 장거리를 이동할 일이 많다. 그럴 땐 차량을 이용해야 한다. 단거리 이동을 하더라도 이동 보조기기에 장애인을 태우려면 보호자가 하루에도 몇 번씩 들어올려야 한다. 체력적으로 너무 힘든 부분이다. 휠체어에 앉은 채로 타고 내릴 수 있는 복지차가 꼭 필요하다. 하지만 2012년 조사를 해보니 국내 복지차 시장은 매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