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가(宗家)문화명품화 프로젝트_ 서울대 김경선 교수 요즘 ‘디자인’이라는 단어는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하지만 디자인을 왜,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마음에 다가오도록 답을 주는 사람은 드물다. 서울대 디자인학부 김경선(40) 교수와의 만남은 좋은 자극이 됐다. 김경선 교수는 경상북도의 ‘종가(宗家) 문화 명품화 프로젝트’에 참여해 500년 종가들의 문장을 디자인해주고 있다. “디자인은 한마디로 본질이 무엇인지 알 수 있게 해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음식의 포장은 이 음식이 어떤 맛이 날지, 어떤 향이 날지, 이 음식에 담겨 있는 사람의 노력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는 통로 같은 것입니다.” 종가의 문장을 제작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종가들은 그 가문이 가지고 있던 소중한 물질적인 가치와 정신적인 가치들을 여전히 지키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외부에 어떻게 표현되고 전달될지에 대해서도 이제는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입니다.” 없는 문장을 굳이 만들 필요가 있느냐는 질문에 직면해서도 김경선 교수의 뜻은 흔들리지 않았다. “종가에서 만든 된장이 대량 생산된 제품처럼 플라스틱 용기에 판매된다면 제대로 된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이라고 보기 힘들 겁니다. 종가의 가치를 그 가치만큼 드러나도록 보여줄 수 있는 방법들을 고민해봐야 한다는 겁니다.” 김경선 교수는 종가의 문장이 그런 역할을 하는 시작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종가의 문장이 종가에서 만든 제품이나 서비스와 결합되어 종가다운 브랜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경선 교수가 종가의 문장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영국 유학시절 그를 사로잡았던 것은 거리 곳곳에서 발견되는 오래된 간판들이었다. “왠지 간판에 관심이 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