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조수현 샛별학교 대표 “오늘은 병원 예약할 때 쓰는 표현부터 연습해볼게요.”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열린금호교육문화관의 한 교실. 어르신, 청소년, 외국인이 함께 앉아 수업을 듣는다. 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는 대부분 대학생이다. 이곳은 조수현(22) 대표가 설립한 청년 참여 비영리 평생교육기관 ‘샛별학교’다. 샛별학교는 배움의 기회를 놓친 어르신, 다문화가정, 학교 밖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다. 한국어 문해교육부터 검정고시 준비까지, 주 6일 수업을 연다. 총 28개 강좌 모두 맞춤형, 전액 무료다. ◇ 독일·미국서 배운 ‘사회적 책임’ 조 대표가 ‘사회’를 고민하기 시작한 건 고등학교 1학년 때였다. 학교를 자퇴한 그는 국제로타리클럽의 ‘청소년 외교대사 프로그램’에 참가해 독일로 떠났다. 세계 각국의 청소년들이 현지 가정에 머물며 학교에 다니고, 지역사회 활동에 참여하는 과정이다. “홍콩 이민자 가정, 환경 운동가 가정…그들과 지내며 난민 차별과 환경 문제를 피부로 느꼈어요. 독일 로타리클럽 어르신들께 파독 광부와 간호사 이야기를 들으면서, 지금 우리가 누리는 것들이 누군가의 희생 위에 있다는 걸 깨달았죠.” 이 경험은 그에게 ‘사회적 책임’이라는 단어를 각인시켰다. 이후 미국 국무부 초청 장학생으로 아칸소주에 4개월간 머물면서 그는 또 다른 현실을 마주했다. “터널을 처음 본 사람들, 비행기를 타보지 못한 가정도 있었어요. 선진국 안에도 계층 격차가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사회문제를 해결하려면 배경에 대한 이해가 먼저라는 걸 배웠습니다.” ◇ 검정고시 준비하며 키운 ‘교육봉사’의 꿈 2020년 귀국한 조수현 대표는 검정고시로 대학 진학을 준비했다. 이 과정에서 교육 사각지대의 현실을 절감했다. “서울 대학에 가려면 검정고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