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저녁이면 우리 집에서는 아이를 일찍 재우기 위한 작전이 진행된다. 그래야 저녁 10시 30분에 시작하는 음악 경연 프로그램의 본방을 사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프로그램을 보면서 매회 놀라곤 하는 것은 노래 잘하는 사람이 정말 많다는 것이다. 치열한 예선을 치르고 방송 출연의 기회를 얻은 분들이니 실력이야 검증받은 셈이지만 경이롭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음악 서바이벌 프로그램 시청을 멈추기 어려운 가장 큰 이유를 꼽으라면 경연 과정을 통해 ‘성장’해 나가는 참가자들을 볼 때의 감동 때문이다. 매주 경쟁과 탈락이라는 긴장의 순간을 마주하면서도 기어이 더 발전한 모습을 선보이는 참가자들에겐 감정이입을 하게 된다. 그렇기에 가장 안타까운 순간은 그간 꾸준히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 실력자들이 탈락하는 때다. 노래를 잘하는 것만으로 유명한 가수가 될 수는 없다는 현실은 뼈아프다. 그래서일까, ‘탈락’이라는 성적표를 받아 든 순간에 보여주는 참가자들의 모습을 유심히 보게 된다. 아이러니하게도 이것이 경연 프로그램에서 가장 멋진 순간이 아닌가 싶다.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하며 결과를 담담히 받아들이는 모습, 예상치 못한 결과에 당황하는 표정, 경쟁자를 축하하거나 고마움을 전하는 모습, 하염없이 눈물을 보이는 사람들…. 살면서 내가 하는 일들의 성적표를 바로바로 받아볼 기회는 적다. 그것도 한 번의 무대에서 운명이 판가름 나는 결과라니. 마치 매주 수능을 보는 기분이 아닐까? 하지만 이렇게 괴로운 탈락의 순간에도 ‘후회 없는 무대’였다는 소감을 전하는 참가자들이 있다. ‘후회 없다’는 이 네 글자가 주는 울림은 상당히 크다. 다른 사람의 평가로 매겨진 결과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