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각지대라는 말 없어지도록… 많은 사람이 함께 나서주길”

아산미래포럼 지난 5일,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와 아산나눔재단, ㈔문화예술사회공헌네트워크가 기획한 ‘아산미래포럼-사각지대 청소년의 자립과 성장을 위한 민간부문의 솔루션 모색'(이하 아산미래포럼·사진) 콘퍼런스가 을지로 페럼타워에서 개최됐다. 이날 행사는 지난 6개월간 가정 외 보호·미혼모·탈북·장애·비행 청소년의 5개 분과에 선정된 학계 및 현장 전문가 36인이 총 25회의 좌담회를 통해 제작한 실태 조사 연구보고서와 컨설팅 리포트를 공유하는 시간이었다. 정부, 학계, 기업, 시민단체 등 다양한 분야의 관계자 150여명이 참석했다. 아산나눔재단 정진홍 이사장은 이날 환영사를 통해 “많은 분이 함께 ‘사각지대’라는 말이 없어질 수 있도록 노력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봉주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가정 외 보호 분과)는 “일반인들은 20대 후반~30대 초반 사이 직장을 얻고 결혼을 하면서 자립을 하는데, 가정 외 보호 청소년은 18세가 되면 시설 또는 그룹홈에서 퇴소를 해야 한다”며 “아동복지사업도 지자체에서 재정을 담당하기에 지원의 수준이 일정치 않다”고 밝혔다. 최승희 평택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미혼모 분과)는 “양육 의지를 보이는 청소년 미혼모의 수가 늘어나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경제적 지원과 양육에 대한 지식교육이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오후에는 탈북, 장애, 비행 분과의 발표가 이어졌다. 최재성 연세대 사회복지대학원 원장(탈북 분과)은 “국가 기관의 적응 교육이 끝난 후 탈북 청소년이 사회에 원만히 적응하도록 특화된 브리지(Bridge) 전문교육시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경수 한양사이버대 사회복지학부 교수(장애 분과)는 완주군 장애인복지관의 사례를 들며 “발달장애인 학생들이 지역사회에서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도록 장기적 전환서비스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비행 분과)는 “비행청소년의 사회복귀를 위해서는 쉼터와 보호관찰제도의

문화공연으로 소외계층에 행복 선물

현대자동차 H-페스티벌 “빨리 뛰어와! 맨 앞자리에 앉아서 공연을 봐야 한다고!” 지난달 16일 저녁, 서울 서초구의 국립국악원 예악당이 시끌시끌해졌다. 입장 시작 10분도 지나지 않아 공연장은 600여 관객으로 꽉 찼다. 흥분된 목소리들이 조금씩 잦아들 무렵, 조명은 어두워졌고 이내 가야금·해금·대금·장구 소리가 무대에 울려 퍼졌다. “바람 따라 떠난 내 님 언제쯤 오시려나, 하루하루 지나가도 오실 생각 않네~.” 신국악단 소리아(SOREA) 밴드의 ‘바람에 실어’ 공연을 보는 아이들의 어깨가 좌우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뒤에서 공연을 바라보던 어르신들도 손뼉을 쳤다. 가수 정인의 열창과 MBC 오디션 프로그램 ‘위대한 탄생’의 우승자인 가수 한동근의 K팝 공연도 이어졌다. 흥분을 감추지 못한 남자 아이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차차차!” 구령을 함께 외치기도 했다. 이날 행사는 현대자동차그룹의 송년 문화 나눔 공연 ‘H-페스티벌’ 현장이다. 현대차그룹은 작년부터 문화예술 분야의 발전을 지원하기 위한 사회공헌 프로그램 ‘문화 나눔 캠페인’을 시작했다. 우선 지난달 13일 광주를 시작으로 12월 말까지 서울, 울산, 전주, 창원, 인천 등 계열사별 주요 사업장이 위치한 10개 지역에서 ‘H-페스티벌’을 개최하고 있다. 회사 봉사활동을 통해 관계를 맺은 결연 단체 및 소외 이웃 7000여명을 초대했다. 어호선 현대차그룹 사회문화팀 과장은 “종전의 일회적 연말 기부나 봉사활동에서 한발 더 나아가, 문화 행사를 통해 직원 봉사단과 수혜자들이 정서적인 교감을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날 공연을 관람한 서윤정(가명·16)양은 “좋아하는 가수의 공연을 보고 싶어도 돈이 모자라 마음을 접곤 했는데, 무료로 좋은 공연을 볼 수 있게 돼서

책·공연으로 배운 건강, 귀찮던 양치질도 즐거워요

한국다케다제약 건강연극 “허수아비야 안녕. 나는 도로시라고 해. 아무리 노래를 불러도 목이 상하지 않고 건강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맞은편에 있던 허수아비도 자신의 소원을 이야기했다. “난 볏짚으로 된 내 다리가 더 튼튼했으면 좋겠어. 오즈에 어떤 소원도 들어준다는 건강마법사가 살고 있대. 우리 함께 마법사를 만나러 가는 게 어때?” 극단 ‘뜨락’의 배우들이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한국다케다제약과 ㈔문화예술사회공헌네트워크가 지난 7월부터 선보이고 있는 건강연극 ‘도로시와 건강마법사’ 공연의 한 부분이다. 동화 ‘오즈의 마법사’ 내용을 각색한 이번 연극은 수도권의 보육원 및 지역아동시설에 거주하는 6~10세 아동을 대상으로 식습관, 운동, 영양 등 건강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마련됐다. 연극에서 가장 인기있는 순간은 ‘튼튼 체조’. 배우들이 목을 좌우로 돌리고, 팔과 다리를 쭉 뻗는 체조를 선보이면 아이들도 자리에서 일어나 동작을 따라 하는 시간이다. 2011년 발표한 한국비만학회의 자료에 따르면 1998년부터 2009년 사이에 저소득가정의 2~18세 소아·청소년 비만율은 5%에서 9.7%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일반 구성원들의 하루 에너지·지방 섭취량이 감소하거나 큰 변동이 없었다는 사실과 대조되는 점이다. 빈곤 아동은 운동·식이요법·체중 관리 등 올바른 생활 습관을 길러줄 기회를 얻지 못하고, 건강 관련 정보로부터도 소외되기 때문에 더욱 각별한 관리와 교육이 필요하다. 이에 한국다케다제약은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건강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건강연극이 끝나면 아이들은 ‘건강일기장’을 한 권씩 받는다. ‘손을 깨끗이 씻었는지”칫솔질을 했는지”잠은 충분히 잤는지’ 등 아이들이 건강 습관을 직접 체크할 수 있는 내용이 담겨 있다. 현장의 변화도 조금씩 감지되고 있다.

빛나는 실적, 아쉬운 상생

더나은미래팀이 선정한 2013 기업 사회공헌 10대 뉴스 ‘경제 민주화’와 ‘상생’은 새 정부의 국정 과제와 맞물려 올 한 해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군 이슈였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필두로 대기업 총수들의 신년사엔 ‘기업의 사회적책임’이란 키워드가 어김없이 등장했다. 그만큼 2013년은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기업의 역할이 강조된 한 해였다. 이에 더나은미래가 지난 1년간 화두로 떠오른 기업 사회공헌의 10대 뉴스를 짚어봤다. 01 정부 눈치에 경쟁사 눈치… 기업 사회공헌 예산 쏠림현상 새 정부가 경제 재도약을 위한 키워드로 ‘경제 민주화’와 ‘맞춤형 고용·복지’를 선택하면서, 기업들은 올해 바쁜 한 해를 보냈다. 지난해까지 교육 기부, 미소금융, 녹색성장에 쏠렸던 기업 사회공헌 예산이 현 정부 국정 과제에 맞춰 쏠리기 시작한 것이다. 삼성·롯데·CJ 등 10개 그룹은 정부의 ‘고용률 70% 달성’ 정책에 맞춰 시간선택제 근로자 1만명을 뽑는 채용박람회를 열었다. ‘서민 살리기’와 ‘상생’이 강조되자 SK·KT·롯데백화점·금융권 등 전통시장으로 사회공헌을 집중하는 기업들도 눈에 띄었다. 한편 부족한 복지 예산을 충당하기 위해 정부 부처별로 돌아가면서 대기업 사회공헌 담당자를 소집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02 CEO들 “CSR, 지출 아닌 투자” 기업 내부 사회공헌 전담 강화 2013년 국내 대기업 CEO들 상당수가 CSR을 ‘지출이 아닌 투자’로 생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4월 더나은미래가 국내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 CEO를 대상으로 ‘CSR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90%가 CSR에 사용되는 비용을 ‘투자’라고 답했다. ‘임원급 CSR 전담부서가 있다’고 응답한 CEO도 77%에 달했다. 올해 초 국내 주요 15개 그룹은

안심하고 보내는 어린이집… 비결은 낮은 문턱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국공립 어린이집 지원 사업 개원하면서 모든 시설 개방 학부모가 직접 책 읽어주고 가족 행사·아빠캠프 개최 아이들은 정서 안정되고 부모는 참관해 신뢰감 쌓아 “신데렐라는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마지막 구절을 읽으며 책을 덮는 정세민(33)씨. 하지만 ‘산새소리반’에 둘러앉은 아이 12명의 시선은 여전히 정씨에게 꽂혀있다. “신데렐라 재밌었어요?”라는 물음에 아이들은 조그만 입을 큼지막하게 벌리며 “네~”라고 외친다. 옆 교실 ‘예쁜꽃잎반’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학부모 임여진(34)씨는 다람쥐·기린·하마 등의 성대모사를 서슴지 않으며 분위기를 돋운다. ‘친구 엄마’의 구연동화 솜씨에 아이들은 넋을 잃는다. 지난 4일 오전 경기도 오산 세교지구에 있는 ‘오산생명숲어린이집’에선 학부모들의 ‘책품앗이’가 한창이었다. 책품앗이는 부모가 자녀가 있는 반에 직접 들어가 책을 읽어주는 활동이다. 송정 오산생명숲어린이집 원장은 “책품앗이는 한 달에 20명 이상의 학부모가 참여할 정도로 잘 정착됐다”고 말했다. 올해 3월 1일 건립한 오산생명숲어린이집. 연면적 1099㎡(332평)에 지상 2층 규모로, 총 24명(원장 포함)의 교직원이 158명의 아동을 돌본다.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이 건립 후 위탁 운영까지 맡고 있다.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은 설립 초기부터 ‘어떻게 하면 안전한 어린이집을 만들고, 학부모의 활발한 참여를 이끌 수 있을까’ 고민했다. 이에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이 시작한 것이 ‘위드맘(With Mom)’ 캠페인이다. 어린이집의 문턱을 낮추고, 부모를 어린이집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토록 하는 게 캠페인의 골자다. 임대아파트 단지인 지역 특성상 맞벌이 부부가 많기 때문에 영·유아기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부모와의 소통이 부족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현재 국내의 맞벌이 가정은 약 510만 가구인데, 이 가정에 속한 영·유아 2명 중 1명은 조부모가

멘토 필요한 학생들이 멘토링을 한다?

대학생 멘토링의 허와 실 전문성 없는 대학생들 학습·진학 상담 원활하지만 위기 청소년 돕기엔 무리 사회공헌 확대하는 기업들 대학생 멘토링 선택하면서 활동기간 2~6개월로 한정 “먹는 것을 유독 밝히는 아이가 있었어요. 자기 것은 절대 뺏기려 하지 않았죠. 어느 날 그 아이가 과자 한 봉지를 건네는 거예요. 주변에선 ‘쟤가 누구한테 음식 주는 거 처음 봤다’고 난리가 났죠. 제 가르침이 행동의 변화를 이끌어 냈다고 생각하니 무척 보람되더라고요.” 대학생 소유민(가명·22)씨는 국내 대기업에서 진행하는 ‘대학생 멘토링’ 초창기 멤버다. 멘토로 뽑힌 대학생이 저소득층 중학생들에게 영어와 수학을 가르치는 방과 후 학교 프로그램이다. 수학을 맡았지만 공부 이외의 것도 돌봤다. ‘일진’과 ‘왕따’ 사이의 다리 역할도 하고, 다니던 대학도 구경시켜줬다. “내 시간이 아닌 날 학교를 방문해 보충수업을 해준 적도 있다”고 한다. 고등학생 때부터 꾸준히 교육 봉사를 이어올 정도로 ‘멘토링’에 애정이 많았던 소씨. 하지만 최근엔 “회의가 느껴진다”고 한다. 멘토링 활동을 ‘꿀알바’로 부르며, 진정성 없이 아이들을 대하는 멘토들이 너무 많아졌기 때문이다. 소씨는 “참여 대학생들의 태도가 이렇다 보니 주최 측에서도 그들을 ‘언제든 갈아 낄 수 있는’ 부속품처럼 대하고, 멘티 학생들의 열의도 떨어지는 것 같다”고 했다. ◇대학생 멘토 체계 구축, 세심함 필요 바야흐로 대학생 멘토링 전성시대다. 사회공헌 활동의 일환으로 멘토링을 택하는 기업들이 많아진 이유다. 삼성(드림클래스), KT(드림스쿨), 현대카드(멘토스쿨), KB(희망공부방), LH(멘토와 꼬마친구), SKT(행복동행 청소년 꿈·진로 멘토링아카데미) 등이 대표적이다. 주로 학습 지원의 역할을 하고, 최근에는 돌봄과 컨설팅까지 멘토링이

[공익뉴스 브리핑] 1㎞ 달릴 때마다 1000원 기부 외

1㎞ 달릴 때마다 1000원 기부… 자전거로 美 대륙 횡단한 직장인 책 출간 자전거 한 대로 미국 대륙을 횡단한 13년 차 직장인의 이야기〈2013년 6월 25일 더나은미래 D2면〉를 담은 책 ‘곧 마흔, 자전거를 타고 시간 변경선에 서다'<사진>가 출간됐다. 저자 양금용씨는 전경련 국제경영원 CEO포럼팀에서 국내 기업 CEO들을 대상으로 교육, 세미나, 학술대회·네트워크 등 지식 공유 플랫폼을 기획·운영했으며, 현재 SM C&C 이사로 인생 2막의 첫 장을 열고 있다. 책 속에는 LA에서 뉴욕까지 5130㎞를 자전거로 횡단하며 겪은 우여곡절과 다양한 만남들이 60일간의 다이어리 속에 생생하게 담겨 있다. 저자가 1㎞를 달릴 때마다 1000원씩 적립한 기부금과 책의 수익금은 가정 형편이 어려운 아동·청소년들에게 전액 기부된다. 다음커뮤니케이션… ‘인터넷하는 돌하르방’ 후원 전달식 다음커뮤니케이션(이하 다음)은 지난 2일 제주도 다음 스페이스닷원 1층 교육장에서 ‘인터넷하는 돌하르방’ 4분기 후원 전달식을 가졌다. ‘인터넷하는 돌하르방’은 도움이 필요한 제주 도민의 사연을 인터넷에 올리면 소원을 들어주는 다음의 지역공헌 사업으로, 제주 사랑의열매와 함께 진행하고 있다. 2008년부터 현재까지 192건의 소원을 접수, 약 2억1200만원을 후원해왔다. 이번 행사에서 다음은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책을 마음껏 읽을 수 없었던 이유석(가명)군 등 개인 소원을 신청한 8명에게 500여만원 상당의 물품을 후원했다. 또한 장애인종합복지관 ‘아이마루’ 시설 보강과 가족사랑쉼터의 가정폭력 피해자 도자기 작가 양성 프로그램 등 5개의 지역단체에도 2000여만원을 지원했다.   대한사회복지회·조세현 작가… 18일부터 ‘천사들의 편지’ 사진전 대한사회복지회와 조세현 사진작가가 진행하는 제11회 ‘천사들의 편지’ 사진전이 오는 18일부터 23일까지 서울 종로구

[미래 Talk!] 어디로 갔을까요… 공동모금회가 필리핀에 지원한 100만달러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이하 공동모금회)는 긴급구호를 하는 한국 NGO들이 많단 사실을 모르는 것 같습니다.” 지난달 21일, 필리핀 타클로반에서 만난 한 국제구호 NGO 관계자의 말입니다. 태풍 ‘하이옌’의 참사 현장에서 수많은 한국 NGO 활동가를 만났습니다. 20여개 단체 실무자들은 SNS로 실시간 정보를 공유하며, 매일 밤 모여 정부·지자체와의 소통 방법, 배분 상황, 일정 등을 놓고 새벽까지 토론했습니다. ‘기안(Guiuan)’ 마을에서 만난 WFP(유엔세계식량계획) 관계자는 “피해 상황을 신속하게 파악하고 구호하는 한국 NGO들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혀를 내둘렀습니다. 그러나 정작 이런 한국 NGO들의 역량을 국내에선 몰라주고 있습니다. 공동모금회는 지난달 12일 “태풍 하이옌으로 막대한 인명·재산 피해를 입은 필리핀에 100만달러(약 10억)를 지원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어느 단체에 지원됐는지는 밝히지 않았는데, 취재해 보니 각각 50만달러씩 WFP와 IOM(국제이주기구)에 전달되었습니다. 공동모금회는 2010년 1월 아이티 대지진 때에도 긴급구호 지원사업비 50만달러와 국민성금 50억원을 WFP에 기부했습니다. 우리 국민의 성금을 모아 매번 국내 NGO가 아닌 해외 구호단체에 기금을 전달해온 것입니다. 당시 긴급구호를 진행했던 한 국내 NGO 담당자는 “공동모금회에 지원을 요청했는데, ‘해외 단체에 지원하니 수송기에 사랑의열매 로고를 박아주는 등 홍보 효과가 더 좋고, 극진 대우를 해주더라’는 답변을 듣고 당황한 적이 있다”고 했습니다. 다른 국제구호단체 활동가는 “아이티 현장에서 만난 WFP 관계자가 ‘우리도 사랑의열매로부터 많은 돈을 지원받았다. 한국 단체들은 사랑의열매한테 전달받은 기부금으로 어느 마을을 도왔는지 궁금하다’고 물어보는데, 대답을 할 수 없어 얼굴이 화끈거렸다”고 귀띔했습니다. 이에 대해 공동모금회 나눔사업본부 관계자는 “긴급구호가 발생하면 사무처에서 관련 자료를 검색하고,

돈 많이 드는 건축은 ‘그림의 떡’? 착한 기업에게 기회 제공합니다

소셜하우징 건설 분야 사회적기업이 공공임대주택을 만들면 어떨까. 지난 6일, 사회적기업 ㈜내일은 서울시 도봉구 창동에 있는 4층짜리 원룸을 SH공사의 임대용 주택으로 매각했다. 사회적기업으로서는 첫 성과다. 실력과 전문성이 있다 하더라도,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는 신축 공사는 사회적기업의 입장에서 그림의 떡인 것이 현실이다. ㈜내일은 지난 4년간 과천과학관, 고흥천문관과 같은 전시관과 대형 테마파크 특별전시 등 지금까지 100여개에 달하는 전문 인테리어를 맡았고 연 1000건이 넘는 임대주택 도배·장판 사업을 진행했다. 인테리어나 리모델링이 주된 사업이었던 ㈜내일이 신축사업에 뛰어들 수 있었던 것은 한국사회투자의 ‘소셜하우징 융자사업’을 통해서다. ㈜내일은 총 사업비 9억원 중에서 4억5000만원가량을 빌렸다. 누구나 얻을 수 있는 기회는 아니다. 이 사업은 공익적인 목적을 띤 서울시 소재의 건설 관련 사회적기업 또는 협동조합을 대상으로 하며, 총 사업비(토지매입비·건축비)의 50% 이내를 연 2%의 금리로 융자받을 수 있다. ㈜내일의 사회적 목표는 주거빈곤 가정에 쾌적한 주거환경을 제공하는 것. ㈜내일이 태동한 지점도 지역 봉사 활동이었다. ㈜내일의 김은천 대표는 20년 전부터 강북구의 ‘해뜨는집’이라는 지역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보일러 수리, 도배 공사 등의 봉사 활동을 진행했다. 그는 “공사 과정도 정직하게 진행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윤을 내면서 지역사회에 적극적으로 기여하고 싶었다”고 설립 목적을 밝혔다. 2010년부터 ㈜내일은 영리사업 외에도 서울시 ‘희망의 집수리’ 사업, 강북구 내 복지관 등 지자체와 함께 주거환경개선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특히 노인·장애인 등 취약 계층이 이용하는 시설엔 20~30% 저렴한 가격으로 공사를 진행한다. 지난 3년간 직·간접적으로 혜택을 받은 취약 계층만

주민들의 종잣돈, 지역 공동체 자본금으로 도약

성남주민신협 47명이 1000원씩 모아 4만7800원 ‘신용 품앗이’ 34년만에 자산 1500억원대 지역 금융기관으로 성장 1979년, 4만7800원의 ‘종잣돈’이 모였다. 경기도 성남시 주민교회를 다니던 교인 47명이 십시일반으로 1000원씩 모든 돈이였다. 높은 사채를 대신해, 공동체 내에 필요한 사람에게 돈을 빌려주기 위해서였다. 47명의 ‘신용 품앗이’로 시작한 공동체는 34년이 지난 지금, 조합원 1만3000여명을 아우르는 공동체로 성장했다. 성남시 수정구 ‘주민신협’의 시작이다. 올해 조합원들의 출자금은 113억원, 총 자산은 1500억원대에 이른다. 신용협동조합은 서민들 스스로 사채를 극복하기 위해 만든 사회적 금융기관이다. 지역공동체 안에서 ‘돈을 순환시키는’ 거점이 되는 것이 목표다. 2011년, 반(反)월가시위가 일어난 미국에서 신협으로 계좌를 옮기자는 ‘은행계좌 전환운동’이 일어났던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이윤만을 쫓는 자본에 맡기는 대신, 지역 내에서 모인 돈이 다시 지역으로 돌아오도록 하자는 것이다. 주민신협도 마찬가지다. 1만3000여명의 출자금에 1년간 붙은 이익은 지역사회 내 소외계층의 장학금 지원이나 실버노래교실, 실버댄스 등의 문화프로그램 운영비로 쓰인다. 지역사회를 위한 계절 축제나 어린이 경제교육도 진행한다. 기존 금융기관에서 돈을 융통하기 어려운 사회적 기업이나 협동조합에 자금을 유통하는 것도 신협의 몫이다. 성남 의료생활협동조합인 우리한의원에는 1000만원을 출자해, 신협의 조합원이면 따로 가입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조합원’ 자격을 누릴 수 있게 했다. 신협 35년 중 25년 역사를 함께 해온 생활협동조합(생협)과는 형제와도 같다. 생협과 연계해, 신협 조합원 가족들이 함께 참여하는 농촌 체험행사를 운영하기도 하고, 생협이 경제적으로 어려워져 두레생협에 새롭게 들어가게 될 때 운영 자본금을 출자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탈학교 청소년을 위한 사회적기업

“100조 복지시대의 한계 넘자”… 공익단체 자립 돕는 든든한 투자

서울시, 1000억원 조성해 공익단체 3곳에 융자 지원 에너지 나눔과 평화 고흥 발전소 운영수익 25% 송파구 에너지 빈곤층에 지원 마이크로크레디트 신나는 조합 대출 어려운 창업자에게 담보없이 자금 지원 복지 100조 시대다. 올해 우리나라 복지분야 지출 규모는 97조4000억원. 2010년(81조2000억원)에 비해 20%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달 19일 발표된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1인 가구 빈곤율은 49.6%에 달하고, 소득이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부채는 올해 1246만원으로 1년 사이에 24.6% 늘었다. 이에 따라 복지정책의 한계를 뛰어넘을 새로운 대안으로 ‘사회투자(임팩트 투자)’가 떠오르고 있다. 사회투자기금은 투·융자를 통해 사회문제를 ‘지속적’으로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초, 서울시는 사회투자기금 1000억원을 조성했다. 이 기금을 위탁운영하는 한국사회투자는 사회적기업·협동조합·NGO프로젝트 등을 지원하는 중간기관에 자금을 융자하기 위해 공모사업을 벌였다. 1년 거치 2년 분할 상환이며, 이자는 내지 않아도 되는 융자 조건이다. 단, 서울시 사회투자기금으로부터 융자받은 금액과 같은 규모의 금액을 매칭그랜트로 마련해야 했다. 한국사회투자는 심사를 거쳐, 중간지원기관 협력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공익단체 3곳을 최종 선정해 총 60억원의 자금 융자를 결정했다. 선정된 단체는 ‘아이쿱소비자생활협동조합연합회’와 ‘에너지나눔과평화’, ‘한국마이크로크레디트 신나는 조합’이다. 하반기에도 ‘행복중심생활협동조합’이 3억원의 자금을 융자받아 매장을 확장하는 등 중간지원기관 협력사업은 ‘현재진행중’이다. 서울시 사회투자기금이 운용된 지 1년, 어떤 성과가 있을까. ◇사회투자기금으로 환경 문제 해결하고, 복지 사업도 확대한다 “태양광 발전소를 만들어 탄소배출도 줄이고, 수익금으로 에너지 빈곤층을 돕는다.” 에너지나눔과평화가 태양광 발전소의 이름을 ‘나눔발전소’로 지은 이유다. 2009년 에너지나눔과평화는 전남 고흥에 200㎾ 규모의 국내 최초 태양광 발전소를

재능으로 연주하고, 마음으로 나눕니다

올림푸스 앙상블 “음악으로 세상과 소통하자” 올림푸스한국이 후원하는 젊은 클래식 연주자들 의료기관 힐링 콘서트 등 재능 나눔으로 사회 환원 올해 초부턴 기획콘서트로 NGO 소개·즉석 기부하는 소통의 장 마련하기도 세계적 음악가들이 연주회를 준비했다. 입장료는 ‘음식’이다. 모인 먹거리는 지역사회의 굶주린 이들에게 돌아간다. ‘이 시대 최고의 여류 비올리스트(Violist)’로 불리는 킴 카슈카시안(Kim Kashkashian·뉴잉글랜드 음악학교) 교수가 만든 ‘뮤직 포 푸드(Music for Food)’ 프로그램이다. 비슷한 꿈을 품었던 국내의 젊은 예술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2012년 5월 탄생한 ‘올림푸스 앙상블’이다. ㈜올림푸스한국이 젊은 클래식 연주자들을 후원하고 그들의 재능을 사회에 환원하기 위해 창단했다. 권혁주(28·바이올린), 김지윤(28· 바이올린), 박진우(31·피아노), 이한나(28·비올라), 박고운(33·첼로), 성민제(23·더블베이스), 장종선(26·클라리넷) 등 7명의 멤버는 모두 국내를 대표하는 신진 클래식 명인으로 평가받는다. “늘 꿈꾸던 것이었어요.” 2011년, 뉴잉글랜드 음악 학교에서 공부하던 이한나씨는 은사가 진행했던 ‘뮤직 포 푸드’ 무대의 전 과정을 옆에서 지켜봤다. 이씨는 “처음에는 관객 30명으로 시작했는데, 금세 200명 정도로 늘었다”며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예술가들이 나눔에 앞장서는 모습에 큰 감명을 받았고, 나도 재능을 세상과 나눌 결심을 했다”고 회상했다. 김지윤씨는 지인으로부터 섬마을 오케스트라에 대한 얘기를 접하곤, 무작정 부산 가덕도로 들어갔다. 2010년의 일이다. 김씨는 “음악이 힘들었을 때였는데, 아이들의 맑고 순수한 모습에서 새로운 활력을 얻었다”며 “음악을 가르쳐주고, 오래된 악기를 고쳐주면서 음악을 처음 접했을 때의 마음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고 한다. 올림푸스 앙상블 멤버로 첫 제안을 받은 것도 그녀였다. 김씨는 “클래식으로 혁신적인 팀을 만들고 싶다는 올림푸스 측의 뜻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