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나미책꽂이
[더나미 책꽂이] ‘최전선의 사람들’ ‘카스트’ ‘포포포 매거진’

최전선의 사람들 2011년 3월 11일, 일본 관측 사상 최대 규모의 대지진이 일면서 후쿠시마 원전이 폭발했다. 현장에는 치사량의 방사선이 방출됐다. 비명을 내지르며 뛰쳐나오는 사람들 속, 현장으로 달려간 기자가 있다. 저자 가타야마 나쓰코는 ‘도쿄신문’ 사회부 기자로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발생 직후부터 2019년까지 현장의 진실을 파헤쳤다. 기록은 취재 노트 220권에 담겼다. 저자는 사고를 축소하고 은폐하는 데 급급한 일본 정부, 사고의 악몽을 잊어가는 국민, 목숨이 경각에 달린 상황에도 사고를 수습하려 노력하는 작업자들의 얼굴을 교차해 보여준다. 피폭을 무릅쓰고 방파제 역할을 하는 100여명의 작업자는 희생, 고통으로 신음했다. 최전선에서 원전 사고의 진실, 사고에 가려진 노동자를 조명한 이 책은 현직 기자가 전하는 르포르타주이자 9년간의 투쟁이다. 가타야마 나쓰코 지음, 이언숙 옮김, 푸른숲, 2만3000원, 432쪽 카스트 인도의 신분제 ‘카스트’의 피라미드는 미국에도 존재한다. 노예제가 폐지된 지 250년이 된 지금도 여전하다. 저자 이저벨 윌커슨은 미국 사회의 인종차별 실태를 샅샅이 훑었고, 아프리카계 미국인 여성으로 미국 언론 역사상 최초로 퓰리처상을 받았다. 그는 “미국이 민주주의를 표방하며 계급사회 유지에 일조하고 있다”며 “이민자, 여성, 사회적 약자들을 ‘열등한 족속’으로 분류한 뒤 소수의 이윤 독점과 권력 세습을 위해 그들에게 비인간적 행위를 일삼았다”고 강조한다. 오프라 윈프리, 버락 오바마 등 유명 인사를 비롯해 ‘타임’ ‘LA타임스’ 등 다수의 언론이 추천하는 책. 이저벨 윌커슨 지음, 이경남 옮김, 알에이치코리아, 2만5000원, 500쪽 포포포 매거진(2022 NO.6) “‘쓸데없이 열심히 하는 거 아니야?’ ‘애는 누가 봐?’라는 물음에

[더나미 책꽂이] ‘비욘드 핸디캡’ ‘예민한 게 아니라 당연한 겁니다’ ‘필로소피 유니버스’

비욘드 핸디캡 휠체어를 타고 포즈를 취하는 모델, 외발로 춤추는 비보이, 시각과 발끝에 의존해 움직이는 발레리나. 이들에게서 장애인과 예술인 중 어떤 단어가 먼저 연상되는가. 패션에 관심이 많은 김종욱씨는 선천적 뇌병변장애로 휠체어를 타고 있다. 2017년 동대문 서울 패션위크에서 힙한 옷으로 카메라 세례를 받으며 모델로서 첫걸음을 내디뎠다. ‘메탈 비보이’ 김완혁씨는 의족을 착용하고 춤을 추는 국내 유일의 외발 비보이다. 그는 2013년 사고로 오른쪽 다리를 잃고 고등학생 때 포기한 비보잉을 다시 시작했다. 청각장애인 발레리나 고아라씨는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 폐막식 공연에서 주역을 맡았다. 현재는 모델 활동도 겸하고 있다. 책에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받고 싶은 장애예술인 일곱 명의 염원이 담겨 있다. 이들은 단순·반복 노동에 한정된 장애인의 직업 고정관념을 탈피해 좋아하는 일에 도전했다. 더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나서는 여정은 비장애인만의 특권이 아니다. 일하고 싶은 누구나 품을 수 있는 꿈이다. 김종욱 외 6명 지음, 스리체어스, 1만2000원, 152쪽 예민한 게 아니라 당연한 겁니다 변호사 이은의가 전하는 성범죄 대응 팁(Tip). 저자는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였다. 회사를 상대로 법적 다툼 끝에 승소한 뒤 퇴사하고 로스쿨에 진학해 40세에 변호사가 됐다. 이후 권력형 성범죄, 열정을 악용당한 청춘들의 사건을 담당했다. 권력형 성범죄는 권력관계에서 발생하는 계급의 차이로 발생한다. 책은 을(乙)의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갑질에 희생되지 않도록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대응 방식을 제시한다. 성범죄 피해자들의 행복한 삶을 위한 생존법도 공유한다. 이 변호사는 권력·계급 앞에서 망설이는

[더나미 책꽂이] ‘엄마가 수놓은 길’ ‘침묵의 범죄 에코사이드’ ‘나는, 휴먼’

엄마가 수놓은 길 미국 흑인 가족의 8대에 걸친 수난기. 주인공 ‘수니’의 증조할머니가 노예로 팔려가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책을 한 장 넘길 때마다 증조할머니, 할머니, 엄마, 딸로 이어지는 여성들의 여정이 파노라마처럼 그려진다. 책의 마지막 장에선 헝겊을 이어 붙여야 완성되는 조각보가 나온다. 흑인 노예 제도가 있던 어둡고 무거운 시대 상황 속 여성들의 강한 생명력과 비장한 용기는 아름다운 삽화로 구현됐다. 차별·혐오에 맞서 싸운 여성들이 수놓은 조각보는 잔잔한 울림을 전한다. 재클린 우드슨 지음, 최순희 옮김, 주니어RHK, 1만4000원, 48쪽 침묵의 범죄 에코사이드 1984년 12월 인도 보팔(Bhopal)시. 농약 제조공장에서 유해 화학물질 가스가 누출됐다. 화학물질에 노출돼 사망한 인구만 1만5000여명에 달했다. 공장 주변 지역은 사고 38년이 지난 지금까지 토양과 지하수가 오염된 상태로 버려져 있다. 환경을 파괴하는 범죄 ‘에코사이드’와 인간을 말살하는 범죄 ‘제노사이드’가 연계돼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환경 파괴는 인간의 행동을 제약하고 인권을 침해한다. 아이러니하게도 환경을 훼손하는 주범은 인간이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싶은가. 이 책은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대전환의 아이디어를 공개한다. 조효제 지음, 창비, 2만원, 412쪽 나는, 휴먼 장애인 지하철 시위가 한 달 만에 재개됐다. 타협을 종용받지 않으려는 몸부림에서다. 장애인 당사자들은 온갖 비난을 무릅쓰고 투쟁한다. 저자 주디스 휴먼은 1970년대 미국의 ‘재활법 504조 투쟁’부터 1990년 장애인법 제정에 이르기까지 소송과 시위, 점거를 불사하며 최전선에서 싸웠다. 지하철역 엘리베이터, 점자 보도블록, 수어 통역 등이 투쟁의 산물이다. 장애인을 배제하는 공고한 제도·정책의 벽은 결코 무너진다는 것을

[더나미 책꽂이] ‘재난 인류’ ‘문어의 아홉 번째 다리’ ‘아직도 그런 말을 하세요?’

재난인류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엄습한 지 어느덧 2년이 지났다. 전대미문의 재난으로 사망한 사람의 수는 약 1820만명에 이른다. 인간이 무력하다는 것을 몸소 체감하지만 절망하긴 이르다. 지난 2000년간 인류는 화산 폭발, 이상기후, 감염병 등 여러 재난에서 시행착오를 겪으며 생존했다. 그리고 앞선 재난에서 얻은 ‘생존의 단서’를 바탕으로 분투해왔다. 코로나19 재난 상황에서는 치료 기술을 발전시켰고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해냈다. 인간은 약하지만, 재난을 경험한 인간은 강하다. 책에서 소개하는 세계를 바꾼 재난들과 각 재난을 극복한 인류의 모습이 이를 증명한다. 송병건 지음, 위즈덤하우스, 2만2000원, 484쪽 문어의 아홉 번째 다리 2100년 지구. 자연의 질서가 변했다. 인간은 인공지능(AI)으로 문어의 아홉 번째 다리를 만들었다. 책은 2022년 현재와 2100년 미래를 교차하며 기후위기에 처한 인류의 미래를 신랄하게 보여준다. 특히 시진핑, 블라디미르 푸틴, 빌 게이츠 등 실존 인물의 등장은 이야기의 몰입감을 높인다. 지구상의 환경 위기를 다룬 방대한 자료와 연구논문, 생태학자들의 대화를 SF 스릴러 소설로 긴장감 넘치고 흥미진진하게 풀어냈다. 저자는 강대국이 지구 생존을 위해 환경 동맹을 맺고 탄소중립 문제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한다. 마치 서로를 돕는 문어 다리처럼 말이다. 디르크 로스만 지음, 서경홍 옮김, 북레시피, 1만6000원, 404쪽 아직도 그런 말을 하세요? 농담과 차별, 조언과 무례의 경계는 무엇일까. 성인지 감수성은 누구나 갖춰야 할 덕목이 됐지만 우리 일상에서는 여전히 성차별적인 말들이 심심찮게 등장한다. 지난해 국내에서 진행된 한 설문조사에서는 ‘여성 혐오 현상이 어느 정도 심각한가?’라는 질문에 여성 85.5%가 ‘매우

[더나미 책꽂이] ‘소셜온난화’ ‘기후변화, 이제는 감정적으로 이야기할 때’ 외

소셜온난화 페이스북은 전 세계인을 연결했고, 트위터는 누구나 쉽게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게 했다. 연결과 소통을 내세운 소셜 네트워크가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줄 것이란 낙관은 어떻게 됐을까. 불행하게도 소셜 네트워크는 가짜뉴스를 바탕으로 한 선동의 장이 됐다. 각자가 좋아할 만한 콘텐츠를 끊임없이 추천해주는 알고리즘에 갇혀 건전하고 다양한 소통은  찾아보기 어렵다. 양극단으로 분열한 사람들은 소셜 네트워크에 분노를 쏟아내며 온 세상을 들끓게 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가 체감하지 못할 만큼 점진적으로 다가오고 한 사람의 노력으로 이겨날 수 없다는 점에서 지구온난화와 유사하다. 저자는 “알고리즘을 방치하고 지나치게 많은 권한을 갖고 있는 테크 대기업을 향한 규제가 필수적이다”라고 강조한다.찰스 아서 지음, 이승연 옮김, 위즈덤하우스, 2만2000원 기후변화, 이제는 감정적으로 이야기할 때 인간의 활동으로 기후가 변하고 심각한 재난이 발생한다는 것은 이제 상식이 됐다. 기후변화를 뒷받침하는 수많은 연구와 과학적 증거가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지식으로 받아들여지는 기후변화는 우리의 일상을 바꾸는 행동으로까지 이어지지 않는다. 눈앞에서 벌어지는 기후 재난에도 사람들의 태도가 변하지 않는 까닭은 무엇일까. 사회과학자인 저자는 그 원인을 사회적 관점으로 바라본다. 사람들의 세계관, 정치적 견해, 정체성 등의 사회적 요인이 사람들이 기후변화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사회학과 진화심리학을 도구로 진행된 다양한 연구들은 사람들이 기후변화에 반응하는 감정들을 면밀히 보여주며, 이들을 설득하기 위해 어떤 메시지가 효과적인지 방향성을 제시해준다.리베카 헌틀리 지음, 이민희 옮김, 양철북, 1만6000원 모두의 입양 입양에 대한 편견과 환상을 깨는 에세이. 미디어에서 입양가정을 다룰

[더나미 책꽂이] ‘누가 지구를 망치는가’ ‘불평등한 선진국’ 외

누가 지구를 망치는가 빌 게이츠, 워런 버핏, 마크 저커버그 등 전 세계 상위 1%에 속하는 억만장자들이 지구를 망친 주범으로 지목됐다. 책은 이들을 왜 지구의 ‘빌런’으로 규정하는지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조목조목 밝히고 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폭발물과 유독성 가스로 돈을 번 기업들은 농업과 생명공학 산업을 장악했고, 게이츠는 유전자 조작 농산물에 투자하며 인류 공용자산인 생물을 독점하려 했다. 페이스북은 농민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선별 제공해 이득을 취하기도 했다. 저자는 상위 1%가 혁명의 탈을 쓰고 벌였던 범행들을 고발하며 99%의 사람들이 싸움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반다나 시바, 카르티케이 시바 지음, 추선영 옮김, 책과함께, 1만5000원 불평등한 선진국 대한민국 불평등의 근원을 파헤친 보고서. 한국은 국내총생산(GDP) 세계 10위권에 1인당 국민총소득(GNI)도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선진국이다. 하지만 국민행복지수는 여전히 걸음마 단계이고 불평등은 갈수록 심해진다. 책은 한국 사회가 성장과 발전을 거듭하는 동안 노동·청년·지방의 불평등이 어떻게 쌓여왔는지 다층적인 통계 자료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가처분소득, 지니계수, 상대적 빈곤율, 자살률 등 선진국의 이면에 있는 처참한 수치들은 ‘디스토피아 대한민국’을 그리고 있다.박재용 지음, 북루덴스, 1만8000원 덜어내고 덜 버리고 친환경적인 삶을 실천하고 싶은 사람을 위한 제로웨이스트 입문서. ‘제로웨이스트’와 ‘웨이스트’의 중간에 있는 삶을 일상적인 이야기에 녹여냈다. 저자가 실천하고 있는 제로웨이스트는 완벽한 ‘비움’보다 ‘덜어냄’을 지향한다. 누구나 할 수 있는 현실적이고 실천 가능한 방법들이다. 일상 채소를 남김없이 활용하는 법, 도시락 사용하기, 수제 비누 보관하기 등의 방식이다. 윤리적 가치를 주입하거나 강박적인

더나미 책꽂이 2021년 12월.
[더나미 책꽂이] ‘기후위기와 비즈니스의 미래’ ‘유언을 만난 세계’ 외

기후위기와 비즈니스의 미래 테슬라와 블랙록은 왜 기후테크에 집중할까. 기후위기 시대에서 환경을 위한 개인의 역할도 중요하다. 하지만 실질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선 국가와 기업의 변화가 필수적이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선 재생에너지 설비를 갖추고 무탄소 기술을 만들어내는 등 산업 구조를 완전히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 세계에서 이상 기후를 경험하고 있음에도 단기 성장에 주력하는 기업들의 풍토도 여전히 존재한다. 변화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는 사실을 체감하고 있음에도 말이다. 기후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국가와 기업들의 사례를 통해 우리에게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책이다.김지석 지음, 라이스메이커, 1만8500원 유언을 만난 세계 살고자 해서 죽음에 이른 사람들의 이야기. 장애인을 차별하는 세상에 목숨을 걸고 저항했던 ‘장애해방열사’ 여덟 명의 흔적을 담았다. ‘열사’라는 말로 수식했지만 이들의 죽음은 결코 영웅적이지 않다. ‘도로의 턱을 없애달라’ ‘노점을 할 수 있게 허락해달라’ ‘기초생활수급비를 현실화해달라’는 요구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삐뚤어진 글씨에 맞춤법도 틀린 ‘이루어지지 안는 것들을 꼭 이어주십시요’라는 유언은 오늘날 장애인 운동의 기틀이 됐다.정창조 외 6명 지음, 오월의봄, 1만8000원 그린 스완 ‘그린 스완’은 기후변화로 인한 경제의 파괴적 위기를 의미한다. 전 세계의 경제가 예상하지 못한 사건으로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블랙 스완’에서 파생됐다. 책은 그린 스완을 위기가 아니라 자본시장을 지속 가능하게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라고 새롭게 정의한다. 기후변화는 예측할 수 있는 명확한 사실이 됐고, 이에 대한 대응에 따라 미래 자본주의의 모델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임팩트’ ‘가치’ ‘좌초자산’ 등

[더나미 책꽂이] ‘미래의 지구’ ‘시간을 빼앗긴 여자들’ 외

미래의 지구기후위기 시대, 우리는 미래를 지나치게 디스토피아로 묘사하는 건 아닐까? ‘10년 안에 탄소 배출을 50% 줄인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 ‘2030년 탄소중립 도시에서 사는 삶은 어떨까?’와 같은 질문을 통해 희망회로를 돌려본다. 비관론을 낙관론으로 전환하면 길이 보인다. 기후위기를 극복한 미래의 지구를 만들기 위해 실천할 수 있는 방법과 희망적인 결과를 세심하게 묘사했다. 동시에 인류의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함을 역설하고 있다. 저자는 “앞으로 수십 년간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거의 모든 것을 완전히 뜯어고치는 수준의 변화”라고 강조한다.에릭 홀트하우스 지음, 신봉아 옮김, 교유서가, 1만6800원 시간을 빼앗긴 여자들2018년 정부의 ‘52 시간제’ 도입에 맞춰 국내 대기업 H그룹에서는 임금 감소 없이 하루 1시간의 노동시간 단축을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H그룹 소속 B대형마트 노동자들은 노동시간 단축에 반대하고 있었다. 여성학자인 저자는 이들이 노동시간 단축을 반대하는 이유를 알기 위해 캐셔 노동자로 일했다. 그가 포착한 현실은 대형마트가 주부사원의 노동을 ‘값싼 노동’으로 치부한다는 것이다. 또 노동 준비 시간을 단축하고 근무 일정을 제멋대로 조정해 이들의 ‘시간’을 뺏고 있음을 주목했다.이소진 지음, 갈라파고스, 1만6000원 물이 몰려온다해수면 상승이 가져올 대홍수에 대한 경고장. 기후위기에 대한 과학자들의 엄중한 경고에도 미온하기만 우리 사회의 대응에 경종을 울린다. 상습 침수를 겪는 운하도시 베네치아, 해안선이 매년 18m씩 잠식되는 알래스카의 원주민 마을, 해수 침투로 식수와 토양의 염류화를 겪는 마셜제도 등에 대한 묘사는 눈앞까지 다가온 기후위기의 실체를 체험하게 한다. 문제는 지금 당장 전 세계 탄소 배출을 ‘0’으로

[더나미 책꽂이] ‘2도가 오르기 전에’ ‘디어마틴’ 외

2도가 오르기 전에‘기후위기’를 넘어 ‘기후비상’을 맞이하는 현시대의 과학 교과서. 기후과학자인 남성현 서울대 교수가 기후의 개념부터 하늘, 땅, 바다, 얼음 등 각 영역에서 나타나는 기후 현상들과 영향을 56개의 문답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과 답변은 기후변화가 우리의 삶에 얼마나 깊숙이 들어와 있는지 체감하게 한다. 저자는 ‘기후비상’의 시대를 이겨내기 위해선 기후에 대해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남성현 지음, 애플북스, 1만7800원 디어마틴미국 사회에서 벌어지는 인종 차별 문제를 다룬 소설. 제목 ‘디어마틴’은 플로리다주에서 인종 차별 범죄로 살해당한 흑인 소년 ‘트레이본 마틴’의 이름에서 따왔다. 주인공 저스티스는 예일 대학교 조기 입학을 앞둔 ‘엘리트 흑인’이다. 독특한 캐릭터 설정으로 과거보다 복잡하고 은밀해진 인종 차별 문제를 입체적으로 묘사한다. 이를 통해 차별과 혐오가 만연해진 현대 사회에서 진정한 정의와 평등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한다. 또 주인공이 맞닥뜨린 역차별과 능력주의에 대한 시선은 한국 사회에도 충분한 화두를 던지고 있다.닉 스톤 지음, 곽명단 옮김, 돌베개, 1만3500원 우리는 세계를 파괴하지 않고 세계를 먹여 살릴 수 있는가‘먹거리가 넘쳐나는 시대에 왜 기아가 사라지지 않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통찰서. 전 세계적으로 매년 약 25억t의 식량이 낭비되고 있다. 그런데 다른 한편에선 세계 인구의 3분의 1이 영양실조로 고통받고 있다. 이러한 역설적인 현상의 원인은 자본주의 체제에서 비롯된 ‘과잉생산’이다. 저자는 과잉생산이 식량 불균형뿐만 아니라 기후, 생물다양성, 토양 등 환경적인 측면에도 악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한다. 이와 함께 현재의 경제체계를 ‘생산’이 아니라 ‘불평등 해소’를 중심으로

[더나미 책꽂이] ‘지구를 위한 변론’ ‘장애를 다시 생각한다’ 외

지구를 위한 변론국내 첫 여성 법무부 장관을 지낸 강금실 변호사가 기후위기 시대를 맞이한 인류에게 ‘지구법학’의 관점의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책은 지구법학을 인권과 민주주의 등이 핵심 요소인 인간중심을 넘어 아닌 강과 숲, 나무 등 자연을 중시하는 법 체계라고 설명한다. 자연에도 법적 주체의 권리를 부여해 인간과의 공존의 질서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책은 지구법학을 중심으로 지구가 마주한 현안을 살펴보고 지속 가능한 지구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숙제를 제시한다.강금실 지음, 김영사, 1만4800원 장애를 다시 생각한다전근대 시대에 장애는 ‘다름’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근대화를 지나면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차이를 없애는 것으로 담론이 달라졌다. 이후 탈근대화를 겪으며 장애인들은 스스로의 문화와 정체성을 주장하고 있다. 저자들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둘러싼 ‘다름’과 ‘같음’이라는 키워드 위에 공존이라는 새로운 관점을 얹는다. 책은 시대적 경향성 등 다양한 주제로 장애를 살펴보고 ‘비슷하면서도 다른’ 관점 제시함으로써 독자들이 장애를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도록 안내한다.패트릭 데블리저 외 2명 지음, 이동석 외 2명 옮김, 그린비, 2만5000원 죽고 싶지만 살고 싶어서한국성폭력상담소에 따르면 전체 성폭력 상담 사례의 10건 중 1건은 ‘친족 성폭력’에 해당한다. 스스로를 ‘생존자’로 칭하는 이들이 가족으로부터 돌봄 받기는커녕 성적 대상으로 취급받은 처절한 사연을 책에 담았다. 현재 20대부터 50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글쓴이들은 대학생, 119구급대원, 사회복지사 등으로 살아가고 있다. 이들은 “살아남은 우리는 누구보다 용감하다”고 이야기한다. 또 사회가 쉬쉬하며 숨기려 드는 친족 성폭력 문제를 직면하길 바라고 있다.장화 외 10명 지음, 달항아리, 1만5000원 헤이트, 왜

[더나미 책꽂이] ‘로컬, 새로운 미래 ’ ‘남성 특권’ 외

로컬, 새로운 미래로컬 창업과 지역재생, 마을만들기 등 지역 곳곳에서 벌어지는 ‘로컬 웨이브’에 대한 고찰을 담은 책. 로컬 안팎에서 진행 중인 움직임을 구체적인 사례들과 함께 꼼꼼히 담았다. 저자는 로컬에서 일어나는 변화의 흐름을 지역 외부로부터 끌고 오는 ‘유인요인’과 지역 내부에서 밀어올리는 ‘추진요인’ 등 두 가지 관점에서 분석한다. 저자는 이 책을 “그동안 외면당한 지역을 이색적인 요리로 재탄생시키는 과정이자, 먼지 쌓인 필름 더미 속에서 아무도 틀어주지 않았던 지역이라는 영화를 발견하는 과정”이라고 소개한다. 지금 일어나는 로컬 현상에 대한 이해와 함께 로컬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제시해 준다.조희정 지음,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 1만1000원 남성 특권남성이라는 이유로 누렸던 특권이 만들어낸 거대한 억압과 착취를 추적한 책. 저자는 미투 운동 이후 북미에서 발생한 여성혐오 사례들을 살펴보며 그 원인이 개별 남성들의 문제가 아닌 남성 특권 구조에 있음을 지적한다. 상당수 남성들이 애정과 추앙을 마땅히 받아야 한다고 믿는 특권 의식에서 가정 폭력, 데이트 폭력을 범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저자는 여성혐오에 대해 혐오를 실행하는 개별 남성에게 초점을 맞추는 대신, 피해자가 맞이하는 사회적 구조를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케이트 만 지음, 하인혜 옮김, 오월의봄, 1만9000원 동물권 논쟁동물에게 권리가 있느냐에 대한 질문부터 해법까지 한 권의 책에 담았다. 저자는 지난 반세기 동안 동물권 논의에서 가장 큰 발자취를 남긴 두 사람으로 피터 싱어와 톰 리 건을 꼽고 이들의 논의에 대해서도 자세히 소개한다. 동물권에서 논의되고 있는 여러 담론에 대한 입장들과 사고실험을 충분히 담고

[더나미 책꽂이] ‘개 다섯 마리의 밤’ ‘지구를 항해하는 초록 배에 탑니다’ 외

개 다섯 마리의 밤혹한의 밤을 보내야 하는 약자들의 이야기. 제목 ‘개 다섯 마리의 밤’은 호주 원주민들이 몹시 추운 밤이면 개 다섯 마리를 끌어안아야만 체온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 데에서 온 은유적 표현이다. 책은 백색증(알비노 증후군)을 앓는 초등학생 아들과 엄마가 겪는 혹독한 시간을 통해 사회적 약자들이 겪는 고통을 담았다. 선천성 질환이 있는 아이가 겪는 학교폭력과 따돌림, 수치와 모멸을 통해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우리 사회의 잔혹한 모습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동시에 공동체에서 소외된 두 모자의 모습을 통해 무의식중에 타인을 아프게 하고 있진 않은가 돌아보게 한다.채영신 지음, 은행나무, 1만3500원 지구를 항해하는 초록 배에 탑니다그린피스 환경감시선에서 일하는 최초의 한국인 항해사의 일과 삶이 담겼다. 지중해 플라스틱 섬과 남극 빙하, 아마존 등 전 세계를 누비며 지구 곳곳의 환경 문제 현장을 보여준다. 환경보호 캠페인을 반대하는 현실의 벽에 부딪히며 겪는 막막함이 그려지기도 한다. 책은 거대한 환경 문제를 다루고 있지만,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간단하다. ‘당신이 지구를 생각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저자는 환경감시선이 만든 작은 물결이 우리의 작은 실천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한다.김연식 지음, 문학수첩, 1만1500원 넥스트 그린 레볼루션탈탄소 시대, 한국 경제의 미래 먹거리를 위한 심층 보고서. 빙하의 해빙, 폭염, 산불 등 이상기후 현상을 막기 위해 미국과 유럽 등 세계 주요국들은 ‘탄소 제로’를 선언했다. 탄소배출에 세금까지 부과되는 시대에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나라 기업들에 발 빠른 대처는 필수다. 기획재정부 출신이자 현재 울산 경제부시장인 저자가 ‘그린 혁명’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