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위해 시작한 천연제품 제작 지금은 소외 계층을 위해 만들죠

천연화장품 사회적기업 ‘티트리’ 손혜선 대표 아토피 앓은 둘째 위해 천연 화장품 만들기 시작 효과 소문나자 강의 인기 다문화 여성 등 소외계층 천연제품 강사로 양성 5년간 1000여명 거쳐가 수익금, 소외계층 돕는 데 써 두 아이를 키우던 평범한 주부가 ‘사람’을 키우는 기업을 세웠다. 경기도형 예비사회적기업 ‘㈜티트리(TeaTree·이하 티트리)’를 이끄는 손혜선 대표 이야기다. 티트리는 탈학교 청소년, 장애아동 부모, 다문화 여성, 경력 단절 여성 등 소외 계층을 전문 강사로 양성하는 사회적기업이다. 지난 5년간 1000여명이 교육을 받았고, 그중 300여명이 현재 문화센터, 예술교육지원센터, 사회복지기관 등에서 전문 강사로 활동 중이다. 티트리를 통해 ‘천연 비누·천연 화장품 전문가’ 자격증을 얻고, 경력을 쌓은 덕분이다. 손 대표 역시 10년 전 문화센터 강사로서 사회생활에 첫발을 내디뎠다. 그녀의 첫 강의는 ‘아토피를 이겨내는 로션 만들기’. “작은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심한 아토피를 앓았어요. 병원에서 ‘평생 머리카락이 나지 않을 수 있다’고 할 정도였으니까요. 그때부터 국내외 전문 서적, 관련 사이트를 뒤지면서 아이에게 맞는 샴푸, 로션, 비누 등을 천연재료로 직접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옷도 직접 면으로 제작해서 입혔죠. 4년쯤 지나자 아이가 눈에 띄게 회복됐고, 변화를 지켜본 지인들이 강의를 부탁했습니다. 감잎차와 올리브 오일을 섞은 에센스, 포화죽염수(알로에+죽염+물) 등 실제로 효과가 높았던 사례들을 공유했죠.” 일주일 내내 강의를 다닐 정도로 요청이 늘자, 2005년 손 대표는 ‘티트리’란 이름으로 개인사업자 등록을 냈다. 2009년엔 ‘천연비누&천연화장품 만들기 협회’를 개설, 교육청으로부터 민간 자격증 발급이 가능한 전문 학원 허가를 얻었다. 최소

아프다고 두려워 말고… 심장이 뛰는 일에 도전하세요

장찬재 선수의 하트투하트 이야기 출생 4주에 발견된 심장병 어려운 형편에 치료 힘들어 한국심장재단 도움받아 수술 사이클 선수 꿈 키웠지만 “심장 때문에 운동은 안된다” 반대 무릅쓰고 국가대표로 작년 연말 자선콘서트 열어 수익금 한국심장재단에 기부 “아픈 어린이 계속 돕고파” “의사 선생님이 청진기를 갖다 대더니 아이 심장에서 잡음이 들린다고 했어요.” 사이클 국가대표 선수 장찬재(25·양양군청 소속)씨는 선천성 심장병(심실중격결손증)을 안고 태어났다. 출산 4주 후, 첫 예방 접종을 하러 간 날이었다. 어머니 김인곤(54)씨는 갓난아기를 품에 안고 병원·자선단체 등을 뒤졌다. “오진(誤診)이라는 말을 듣고 싶어 백방으로 알아봤지만, ‘거액의 수술비가 나올 것’이란 말만 들었다”고 한다. 임대아파트에서 힘겨운 생활을 이어가던 김씨 형편으로는 수술을 감히 꿈꾸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김씨는 “당시 서울대병원 소아병동 4인실에 있었는데, 함께 있던 3명의 아이가 목숨을 잃는 것을 지켜보며 조급함과 막막함이 극에 달했다”고 말했다. 한국심장재단을 만난 건 그때였다. 심장병을 앓는 국내 아이들에게 수술비를 지원해준다고 했다. 장씨는 그 길로 수술대에 올랐다. 심장을 정지시키고, 갈비뼈를 잘라낸 뒤 진행됐던 큰 수술이었다. “가슴팍 사이로 새빨간 세로줄이 길게 나있고, 퉁퉁 부어 튀어나와 있었어요. 전 남들도 다 그런 줄만 알았죠.” 수술 덕에 건강하게 초등학교에 입학한 장씨. 1학년 특별활동시간, 수영장에 갔다가 아이들로부터 ‘괴물’ 취급을 받았다. 수술 흉터가 특별한 것임을 깨달은 순간이다. 장씨는 “그때부터 주눅이 들어 다른 사람과 눈도 못 마주치는 아이가 됐다”고 기억했다. 외로운 유년기를 보냈지만, 장씨에겐 ‘더 재밌는 것’이 있었다. 아버지가 했었고, 형이 하고

[Cover Story] 950만통의 편지 950만명의 변화

cover story 굿네이버스 희망편지쓰기대회 올해로 6년째 맞은 대회···1000만명 가까운 아이들 지구촌 또래의 삶 엿보고 직접 응원 메시지 보내 나눔이 낳은 나눔 현지 방문한 서유진양 해외봉사 동아리 만들어 기부행사·거리모금으로 200만원 모아 물품 전달 안정현·안수현 자매 가족···요양원 가족봉사단 활동···용돈 줄이고 두 아이 후원 방글라데시 소년 아리프(12)는 매일 인력시장으로 출근한다. ‘오늘은 일할 수 있을까’. 초조한 아리프의 눈빛이 흔들린다. 다행히 일꾼으로 선발돼 공사현장에 가면 ‘맨손으로’ 시멘트와 모래를 섞고 벽돌을 옮겨야 한다. 안전모도, 작업복도 없다. 이렇게 하루를 꼬박 일해 버는 돈은 70타카(약 1100원). 아리프는 아픈 할머니와 쌍둥이 여동생 제미(12)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어린 가장이다. 아버지는 쌍둥이 남매가 태어난 지 2주 만에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고, 그로부터 2주 뒤 엄마도 집을 나갔다. 3년 전 할아버지마저 돌아가시자, 사정은 급격히 나빠졌다. 결국 아리프는 가족을 위해 공부 대신 ‘일’을 선택했다. 아리프는 제6회 ‘지구촌나눔가족 희망편지쓰기대회’ 주인공이다. 이 대회는 국제구호개발 NGO인 굿네이버스가 전국의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대표적인 세계시민 교육 프로그램이다. 저개발국 빈곤 아동의 삶이 담긴 영상을 보고, 가족과 함께 온·오프라인으로 응원 편지를 작성하는 대회다. 2009년 시작된 이 대회는 올해로 6년째, 그동안 1만3451개 학교에서 949만6426명이 편지를 썼다. 지구촌 또래 친구들의 고된 삶을 엿본 것은 1000만명에 달하는 국내 아이들의 마음속에 무엇을 남겼을까. ◇인생의 전환점이 된 방글라데시, 개발도상국 교육자를 꿈꾸다 올해 ’14학번 새내기’가 된 서유진(18·한국외대 영어교육과 1년)양은 “방글라데시에 다녀온 뒤로 많은 것이 바뀌었다”고 했다. 2010년,

[기업, 철학이 바뀐다] ① 경영원칙 1순위는 직원… 우린 연애하듯 일해요

[기업, 철학이 바뀐다] ① 안준희 핸드스튜디오 대표 앱 200개 개발한 중소기업… 즐거운 회사로 더 유명해 “오늘 행복해야 내일 행복” 직원들 결혼축하금 주려고 매달 1000만원씩 적금… 요즘엔 육아지원 제도 준비 물론 회사로서 성장 고민… 다만 나 혼자 잘 살기보다 구성원 모두가 행복한지 가치 두는 게 핵심이죠 지금까지 배워온 기업의 제1 목표는 이윤 추구였다. 하지만 최근 이 자본주의 원리를 반문하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미국에서는 지난 2008년부터 ‘B 코퍼레이션(Benefit-Corporation)’ 운동이 시작됐다. B 코퍼레이션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에 비영리단체 B랩(B-Lab)이 수여하는 인증의 일종으로, 주주를 위한 이윤 추구 외에 사회적 선(善)을 목표로 해야 한다. 지금까지 세계 32개국에서 1000개 가까운 기업이 인증을 받았다. 더나은미래는 기업의 철학이 변하는 현장을 찾아 그 흐름을 짚어보는 시리즈를 연재한다. 그 첫 주인공은 ‘핸드스튜디오’다. 핸드스튜디오는 매출의 80%를 직원 급여와 복지로 써서 떠들썩한 스마트TV 애플리케이션 개발 전문 회사다. 5년차 신생 기업 앞에 붙는 수식어는 ‘한국의 구글’. 결혼 지원금 1000만원, 출산 지원금 1000만원, 육아휴직 2년, 3개월 단위로 3일 휴가, 조식·중식·석식 제공…. 우스갯소리로 “사내 결혼 하면 대박 나겠다”고들 한다. 항간에는 복지가 좋은 회사로 알려져 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안준희(32·사진) 대표의 경영 철학이 핵심이었다. ‘오늘 하루를 즐겁게 일하고 개인을 성장시킨다.’ 이러한 경영 철학은 안 대표가 대학 졸업 후 3개월간 경험했던 대기업 문화가 바탕이 됐다. “청년이 꿈을 꿀 수 있는 조직이 아니었어요. 건강한 성장보단 인맥·처세가 작용하는 문화였지요.” 이후

“호감형 한국 만드는 공공외교… 국민 한명 한명에 달렸죠”

한충희 외교부 문화외교국장 한국, 문화·역사·예술 등 세계인 매료시킬 힘 있어 정부가 가진 콘텐츠 넘어 SNS 등 다양한 통로로 국민이 한국 매력 전해야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외교부 문화외교국과 ㈔문화예술사회공헌네트워크(ARCON)가 ‘공공외교를 활용한 기업의 CSR 관련 활동 지원을 위한 협력 관계 구축’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서는 ▲해외 CSR 사업 발굴 및 컨설팅, 캠페인 관련 협력 ▲공공외교 및 문화예술을 활용한 CSR 관련 정보 교류 및 상호 자문 ▲기업 CSR 활동의 중요성에 대한 대내외적 인식 제고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한충희(54·사진) 외교부 문화외교국장은 “정부 홀로 외교를 하는 시대는 지났다”면서 “이번 협약은 민간 영역의 경험과 지혜를 빌리기 위해 마련된 것”이라고 했다. 아래는 한 국장과의 일문일답. ―공공외교는 무엇이며, 왜 중요한가. “외국인들이 우리 기업의 제품을 사용하거나, 우리 노래를 들으며 한국에 열광하는 것이 모두 공공외교다. 역사·문화·예술·정보·국제협력 등 다양한 분야의 ‘소프트파워’를 통해 호감을 갖게 해야 하는데, 이는 정부가 가진 콘텐츠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민간의 다양함을 활용해야 한다. 최근 ‘SNS’나 ‘유튜브’ 등을 통해 세계 곳곳의 상황을 시시각각 알 수 있다. 좋은 콘텐츠의 전파가 빠르고 넓어졌다는 얘기다. 국민이 의견을 게시할 수 있는 통로가 늘고 영향력도 커지면서 공공외교의 중요성도 높아졌다.” ―우리만의 ‘공공외교’ 전략은 무엇인가. “미국은 ‘9·11 사태’ 이후 공공외교에 주력했다. 중국 역시 ‘비민주적’ ‘인권 경시’ 등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공공외교로 타파하려 했다. 우리보다 10년가량 앞선 셈이다. 하지만 한국이 갖고 있는 잠재력은 크다.

세상 바꾸는 이들을 키운… 산속 대학교의 특별한 교육

한동대학교 출신공익분야 CEO 5인 인터뷰 학교 슬로건은 ‘세상을 바꾸자’ 강의실부터 자판기 컵까지 캠퍼스 곳곳에 쓰여 있어 창의력 솟는 ’10만원 프로젝트’ 전공·학번 다른 학생 30명 팀 꾸려 매년 10만원 주고 자유 프로젝트 기획하게 지원 봉사활동은 필수과목 ‘공동체 리더십 훈련 과목’ 3년간 들어야 졸업가능 매년 500여명 해외봉사 ‘나무 심기 게임으로 환경 문제를 해결하겠다(트리플래닛 김형수 대표)’ ‘최고의 교육 봉사단으로 대한민국 교육 격차 해소에 앞장서겠다(티치포올코리아 최유강 대표)’ ‘전 세계 젊은 전문인들을 모아, 저개발국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겠다(엠트리 최영환 대표)’ ‘환경을 구하는 텀블러 캠페인으로 일회용 컵 사용을 줄이겠다(브링유어컵 김영준 대표)’ ‘나눔 문화 플랫폼을 지향하는 카페로 대중 속에 나눔의 가치를 전파하겠다(허그인 신성국 대표)’…. 이들의 공통적 목표는 ‘세상을 변화시키는 일’. 또 다른 공통점은 ‘한동대 출신’이다. 경북 포항시 흥해읍 산속에 한동대가 세워진 지 20년째. 규모도 작고 역사도 짧은 이 대학 출신 중엔 왜 공익 분야 CEO가 많은 것일까. ◇공익 분야 CEO 키운 한동대의 독특한 교육 철학 기자가 만난 한동대 출신 비영리단체·소셜벤처 등 공익 분야 CEO 5인방은 모두 “한동대 슬로건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다”고 했다. 슬로건은 ‘WHY NOT CHANGE THE WORLD?'(세상을 바꾸자). 엠트리(M-tree) 최영환(34·한동대 언론정보·커뮤니케이션 전공 99학번) 대표는 “이 문구는 강의실, 기숙사, 심지어 일회용 자판기 컵에도 쓰여있다”면서 “교수님들의 가르침에도 내재돼 캠퍼스 생활 4년 동안 세뇌된 것 같다”며 웃었다. 아프리카·유럽·미국 등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그가 주목한 것은 저개발국의 양극화 문제였다. 2009년, 미국

어려운 주민 누구나 마음 치료해 드려요

성북구 사회통합치유센터 ‘마음복지관’ 홍정수 성공회신부·홍두호 예방의학과 전문의 우울증 걸린 주민 위해 2012년 세운 비영리 단체 복지현장서 활동한 홍 신부와 의사 출신 홍두호씨 힘 보태 일대일 상담·치료 캠프 진행 “당시 성북구가 서울에서 다섯째로 자살률이 높은 곳이었어요. 임대아파트 주민들이 우울증으로 자살하는 일이 계속 일어났죠. 이곳이야말로 마음이 아픈 사람들을 위한 치료센터가 시급했습니다.” 지난 14일, 서울 성북구 삼선동에 있는 사회통합치유센터 ‘마음복지관’에서 만난 홍정수(43) 성공회신부의 말이다. 마음복지관은 2012년 홍 신부가 뜻이 맞는 후원자들과 함께 만든 비영리 민간단체다. 이곳에선 월 80회의 심리상담이 진행되고 있다. 1회 상담 비용은 소득기준에 따라 5000원에서 2만원. 일반 상담소에 비해 매우 저렴한 편이지만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마음복지관의 심리상담은 소득 낮은 기초생활수급권자와 차상위 저소득층을 위해 만든 사업이다. 주민들의 관심은 뜨겁다. 오전 8시부터 하루를 꽉 채워 진행해도, 2개의 심리상담실 공간이 부족할 정도다. 정부 보조금 없이 낮은 상담치료비와 기부금만으로 마음복지관 운영이 가능할까. 비결은 재능기부다. 홍 신부는 “치료사 30여 명이 조를 짜서 프로보노(재능기부)로 상담치료를 진행한다”고 했다. 마음복지관이 탄생하게 된 계기는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동작치료, 심리치료, 음악·미술치료 등 각 분야 전문가 10여 명은 ‘사회통합치유연구소’를 만들었다. 심리치료를 받기 어려운 저소득층을 돕기 위해서였다. 이들은 재능기부로 장애인·노숙인·청소년을 대상으로 일대일 상담, 치료 캠프 등을 진행했다. 홍 신부 역시 ‘사회통합치유연구소’ 일원이었다. 가출 청소년쉼터, 노숙인 상담센터, 나눔의집 등 복지기관에서 활동하면서 현장에서 심리상담의 힘을 깨달은 홍 신부는 이후 상담대학원을 다니며

공유는 공짜 아닌 혁신… 자원을 새로운 방법으로 즐기게 만들죠

CCK 운동 이끈 윤종수 변호사 저작물 공유운동인 CCK… 1호 자원봉사자로 9년 활동 소비자에 저작권 걱정 없이 다양한 음악 들을 기회 제공 “공공데이터 적극 개방해도 자발적 참여 있어야 발전” “공유 개념에서 중요한 것은 ‘공짜’가 아니라 ‘다양성과 혁신’입니다.” 윤종수(49·사진) 변호사(前 서울북부지방법원 부장판사)는 저작물 공유운동인 ‘크리에이티브 커먼스 코리아(Creative Commons Korea·이하 CC코리아)’ 1호 자원봉사자다. 지난 9년간 ‘CC코리아’ 운동을 이끌어 온 윤 변호사는 “문화창작물은 대부분 ‘선불 비즈니스모델’로 이미 잘 알려진 가수의 음악, 유명한 공연을 소비하기 마련인데, 자멘도나 원트리즈뮤직 등 음원 공유서비스는 소비자 진입 장벽을 낮춰 다양한 음악을 향유할 기회를 열어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3일, 윤종수 변호사를 만나 최근 한국사회에 떠오르는 ‘공유운동’에 대해 들어봤다. -저작물 공유운동과 강화되는 저작권법, 상충되는 부분은 없나. “크리에이티브 커먼스는 저작권법이 있기 때문에 만들어진 개념이다. 저작권자가 자신의 창작물에 대해 권리 범위를 정하면 된다(비영리 목적으로만 자유로운 이용 가능, 저작물의 이용·변경도 가능 등 6가지 권리표기 방식이 있다). 이용자는 저작권자가 원하는 조건을 지키는 한 자유롭게 작품을 공유, 배포할 수 있다. 저작권료는 낼 필요가 없다. 저작권자가 합리적·효율적으로 권리를 행사하라는 것이다.” -지난해 서울시는 공유촉진조례를 통과시켰고, 부산·광주시도 추진 중이다. 각 지자체에 퍼지는 ‘공유경제’ 모델을 어떻게 보나. “대표적 공유경제 모델인 ‘에어비앤비(airbnb)’를 우리말로 표현하자면 ‘민박’이다. 인터넷을 통해 거래한다는 것이 다른 점이다. 거래비용이 굉장히 낮아지면서, 누구나 쉽게 경제주체가 되는 것이 가능해졌다. 또한 기존 경제에는 ‘규제’ 시스템이 작용한다. 국가가 나서서 개개인에게 면허, 허가증을

“영국 최대 구호단체 옥스팜 4개월 뒤 한국에서 만나요”

크리스 애시워스옥스팜 영국 국제시장개발 팀장 옥스팜(Oxfam) 한국사무소가 개소를 앞두고 있다. 옥스팜은 1942년 영국에서 출범한 최대 규모의 국제구호단체로, 전 세계 17개 국가에 옥스팜 국가지부가 있고 90여 개국에서 활동 중이다. 영국과 유럽 전역에 걸쳐 840여개에 이르는 재활용 가게도 운영 중이다. 지난달 27일, 옥스팜 한국사무소 준비로 방한한 크리스 애시워스(Chris Ashworth·사진) 옥스팜 영국 국제시장개발 팀장을 만나 한국 지부 활동에 관한 계획을 물었다. ―한국 지부 설립 계획을 알려달라. “3~4개월 안에 개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재단법인이나 지정기부금 단체로 등록하기 위한 서류 준비는 거의 마쳤다. 직원 채용이나 사무실 구비 등의 과정이 남아있다. 한국 지부는 한국 사회와 문화를 잘 아는 한국인 직원들을 중심으로 해서 운영할 계획이다. 지부장을 비롯해 가능한 한 여성 인재를 많이 채용할 계획이다.”(여성 문제는 옥스팜이 가장 중요하게 다루는 이슈 중 하나다) ―옥스팜이 가진 수십년 된 모금 노하우가 있을 텐데, 한국에서의 모금 계획이 궁금하다. “길거리모금, 방송모금, 기업모금 모두를 진행할 계획이다. 다만 모금은 사회의 맥락을 이해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비중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운 것은 아니다. 한국 비영리시장의 모금관련 경력이 있고 단체를 이끌어나갈 수 있는 사람을 채용할 것이다. 다만 초기에는 기업모금에 큰 비중을 두진 않을 것이다. 기업모금은 훨씬 까다롭고 민감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영국 옥스팜은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을 시 ‘윤리 규정(ethical checking)’을 꼼꼼히 따진다. 항목만도 15개가 넘는다. 시작은 영국 옥스팜과 파트너십을 맺은 기업들 위주로 가되, 철저하게 확인하는 절차를

“가난할수록 힘 모아야… 협동조합 활성화되면 지역 경제도 성장”

성동구 ‘논골신용협동조합’ 유영우 이사장 1997년 설립된 논골신협… 주민 4000여명이 조합원 신용등급 부족한 주민에게 낮은 이자로 대출해줘 “필요한 자금 받을 수 있게 협동조합 위한 시스템 필요” 지난해 7월, 서울 행당동의 작은 중국집 하나가 화제가 됐다. ‘철가방’들이 만든 협동조합으로 유명해진 ‘블랙앤압구정’ 얘기다. 최근 우후죽순으로 쏟아지는 ‘무늬만’ 협동조합도 아니다. 이미 협동조합 형식을 차용한 지 3년이 넘었으며, 서울 성동구 일대에 2·3호점을 연달아 내는 등 경영 성과도 좋다. ’10곳이 창업하면 8곳이 망한다’는 외식업계에서 눈에 띄는 이들의 성과 뒤에는 지역 주민들만을 위한 금융기관 ‘논골신용협동조합'(이하 논골신협)이 있었다. 신용등급이나 담보가 부족한 이들에게 낮은 이자로 대출을 해줌으로써 출자금을 마련하는데 도움을 줬기 때문이다. 블랙앤압구정 창업자인 채혁(46)씨는 2001년부터 논골신협 조합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1997년 가난한 철거민들이 세운 논골신협은 현재 서울 성동구 내 주민 4000여명이 조합원으로 활동하며, 자산은 260억원 규모다. 유영우(59) 논골신협 이사장은 17년째 이곳을 키워온 산증인이다. 자 비닐 제조회사에서 근무하던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그는 1990년대 초 자신이 살던 성동구 금호·행당동 일대의 재개발 바람에 맞서 세입자 대책위 위원장을 맡으면서 삶이 바뀌었다고 한다. 협동조합을 접한 것도 그 무렵이다. “1993년에 ‘몬드라곤에서 배우자’라는 책을 보고 충격을 받았어요. ‘세상을 사는 또 다른 방식도 있구나’ 싶었죠. 가난할수록 더 힘을 모아야 한다는 것도 새삼 깨달았고요.” 유 이사장은 주민들을 모아 밤마다 협동조합을 공부했다. 30명으로 시작한 ‘야학’의 규모는 300여 가구로 늘었다. 1997년 설립된 ‘논골신협’은 그 결실이다. 국내에서 정부가 공식 인가한 신협 중

그의 사진엔 환하게 웃는 아프리카가 있다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이요셉 색약으로 교사 포기한 후 주변 일상부터 찍기 시작 “슬픈 아프리카 아닌 평범한 모습 담고 싶었다” 사진전 열고 지인 모금 통해 차드에 우물 10개 만들기도 “큰딸이 올해 여섯 살인데, 만날 이것저것 가리키면서 ‘무슨 색인 것 같으냐’고 물어요. 대체로 틀리거든요. 그럼 ‘아빤 진짜 색깔을 잘 모른다’면서 놀려요(웃음).”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이요셉(37)씨의 말이다. 그는 색의 일부분을 식별하지 못하는 ‘색약’이다. 같은 색도 적색 옆에선 녹색으로, 녹색 옆에선 적색으로 보인다. 초등학교 교사를 꿈꿨지만, 재수 끝에 신체검사에서 탈락했다. ‘색약’ 때문이었다. 그런 그가 사진을 찍게 된 건 왜일까. “사는 게 허무하게 느껴졌어요. 빨리 나이 들고 싶기만 했고요. 이렇게 지나면 너무 허무할 것 같아, 순간순간을 기록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전엔 색도 구분 못 하는 제가 사진은 절대 못 찍을 거라 생각했었죠.” 평소 주로 무얼 찍느냐는 질문에 그는 “주변의 작은 일상을 찍는다”고 했다. 요구르트 아주머니, 밭 매는 할머니, 갓 태어난 아들. 모두가 그의 사진 속 주인공들이었다. 인터넷과 책을 통해 찍은 사진을 나누면서, 그의 사진을 찾는 사람들도 조금씩 늘어갔다. 이요셉씨를 만나기로 한 건 그가 아프리카에서 찍어온 사진들을 보고 나서였다. 그는 2007년부터 굿네이버스에서 재능나눔으로 사진을 찍었다. 아프리카의 케냐, 에티오피아, 차드, 르완다, 탄자니아에서부터 인도에 이르기까지 굿네이버스 지부가 위치한 외곽 곳곳을 찾아다니며 사진을 찍었다.”사진 찍는 일이 나에게 주어진 역할이라면, 이 일을 통해 내가 할 수 있는 뭔가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슬픈 사진들이 넘쳐나는

[Cover Story] 재능을 나눔으로 바꾼 4인의 이야기

‘재능기부’는 돈이 아닌 경험과 전문성을 사회에 내놓는 새로운 형태의 기부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자원봉사에 참여했던 860만명 중 19% 정도가 재능기부에 동참했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경영, 인사, 회계, 홍보 등 여러 영역에서 전문성이 부족할 수밖에 없는 비영리단체의 경우, 재능기부 활동이 효과적으로 부족한 곳을 채워줄 수 있다”고 조언한다. 더나은미래팀은 여러 NGO 단체에서 꾸준한 활동을 펼쳐왔던 4명의 재능기부자를 만나, 그들의 재능이 나눔으로 변했던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영어광 할머니, 열정을 나누다… 심운자 영어 번역 봉사자 국제구호 NGO 플랜코리아에서 10년째 ‘영어번역’ 봉사를 하는 심운자(72)씨. 지난 10년간 7만2000건에 달하는 후원자와 후원아동 간의 소통이 그녀를 거쳐 이뤄졌다. 계기는 2002년 우연히 접했던 신문기사였다. “조선일보 ‘우리이웃’이라는 지면에서 ‘번역봉사’ 하는 분들을 접했어요. 너무 하고 싶더라고요. 수소문 끝에 플랜코리아를 찾아내 ‘맡겨만 달라’고 했죠.” 당시 그녀의 나이 61세. 심씨는 소문난 영어광이자, 실력파 번역가였다. 학창시절부터 영어를 가장 좋아했고, 18세부터는 아예 주한 미군부대를 일터로 삼았다. 컴퓨터가 없던 시절 손 글씨로 들어온 서류를 타이핑하는 일이었다. “사무실에서도 한가할 땐 사전을 아무 데나 펴봤어요. 재밌는 표현이 많았죠. 영화 시나리오 같은 것도 구해서 외우다시피 했고요.” 미군부대에서 31년간 장기 근속하며, ‘타이피스트'(4급)로 들어가 감독관(11급)까지 할 정도로 능력 또한 인정받았다. (주한미군은 1급이 가장 낮고 13급이 가장 높은데, 13급은 의사나 변호사 등이다)퇴직 후에도 58세 나이로 한국방송통신대 영문과에 들어가 4년 장학생으로 학교에 다녔다. 영어번역 봉사는 이런 열정을 쏟을 최적의 창구였다. 후원아동의 편지를 비롯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