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12일 만난 이상백 코이카 기업협력사업실장은 "CTS 선발 경쟁률은 평균 5대1 수준이고, 사업 분야도 보건·교육·수자원·에너지·농촌개발·교통·공공정책 등 다양하다"고 말했다. /성남=이신영 C영상미디어 기자
[ODA, 스타트업을 만나다] 스타트업 ‘데스밸리’, 개발협력으로 넘는다

[인터뷰] 이상백 코이카 기업협력사업실장 “개발도상국 지원은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멈추면 안됩니다.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죠. 동시에 불황으로 투자 혹한기를 맞은 스타트업의 좋은 아이디어와 기술을 지원할 필요도 습니다. 이렇게 공적개발원조(ODA)와 스타트업 지원을 동시에 하는 게 바로 ‘CTS(혁신적 기술 프로그램)’입니다.” 지난 12일 경기 성남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 사무실에서 만난 이상백 코이카 기업협력사업실장은 “기존 방식으로 해결하지 못했던 개도국의 사회문제를 국내 스타트업의 비즈니스 솔루션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로 8년째를 맞은 CTS는 예비창업가 교육(Seed 0)부터 기술 개발 단계(Seed 1), 사업화 단계(Seed 2) 등 스타트업의 성장 단계별로 지원하고 개도국에서 개발협력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돕는코이카 사업이다. 그간 CTS를 통해 에누마, 닷, 트리플래닛 등 여러 소셜벤처들이 해외 진출에 성공했다. 질병진단 키트를 개발하는 ‘뷰노’와 ‘노을’은 코이카 지원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완성하고 코스닥에도 상장했다. 코이카는 올해부터 스타트업이 데스밸리를 극복하고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도록 현지 사업 안착을 지원하는 Seed 3를 신설할 계획이다. 스타트업 지원 약정 100건 돌파 -벌써 8년째다. 지금까지 성과에 만족하나. “지난해 말 기준으로 7년간 지원 약정 103건을 체결했고, 사업에 돌입한 건수를 따지면 93건이다. 지금까지 CTS 출신 기업들의 외부 투자 유치액은 500억원을 넘고, 일자리 창출 성과는 1000명 정도된다. 지원을 받아 등록한 특허만 200건이 넘는다. 성과가 쌓이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아직 CTS를 모르는 기업들이 많다는 판단이다. 올해 사업 규모를 확장해 더 많은 기업들이 개발협력에 뛰어들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CTS 출신 기업 중에

임찬양 노을 대표는 "보건·의료 분야에서 22년간 일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더 많은 인류가 건강할 권리를 얻을 수 있도록 하는 미션이 있었기 떄문"이라고 말했다. /용인=이신영 C영상미디어 기자
[ODA, 스타트업을 만나다] “말라리아 진단, 실험실 없이 10분 만에 가능합니다”

[인터뷰] 임찬양 노을 대표 말라리아는 세계적인 퇴치 노력에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감염 질환으로 꼽힌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 12월 발표한 ‘세계 말라리아 보고서(World Malaria Report) 2022’에 따르면, 2021년 한해에만 84개국에서 약 2억4700만명의 말라리아 환자가 발생했다. 사망자 수는 61만9000명이다. 특히 말라리아 발병의 95%는 아프리카에 집중돼 있다. 말라리아 치료제가 있고, 최근 백신도 나왔지만 감염 환자는 쉽게 줄지 않는다. 원인은 진단의 어려움이다. 정확한 진단이 있어야 제대로 된 치료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국내 스타트업 ‘노을’은 혈액으로 질병을 빠르게 진단하는 인공지능(AI) 헬스케어 플랫폼을 개발했다. 기존에 7㎛(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적혈구 수만개를 현미경으로 일일이 분석해 감염 여부를 판단하느라 보낸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노을은 이러한 작업을 AI 기술로 대체하면서 말라리아 진단을 전문 인력 없이도 약 10분 만에 간편하게 또 값싸게 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 13일 경기 용인에 있는 노을 본사에서 만난 임찬양 대표는 “의료 시장은 데이터, 기술검증 등 레퍼런스가 매우 중요한데 질병진단 플랫폼 ‘마이랩(miLab)’을 통해 5167건 이상의 임상 결과를 확보했다”라며 “현재 20개 기관과 글로벌 임상 시험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간편 진단키트로 말라리아 퇴치 앞당긴다 노을의 개발도상국 진출은 2015년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CTS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부터 시작됐다. SEED1과 SEED2사업을 통해 캄보디아와 아프리카 말라위 지역에서 진단 플랫폼 사업을 정착시켰다. 현재는 나이지리아, 가나, 캄보디아 등 13개 국가에 진출했다. 지난해 3월엔 기술특례상장으로 코스닥에 입성했다. -말라리아가 젊은 세대에게 익숙한 질병이 아니다. “말라리아는 아프리카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질병이다. 감염자 중

지난 4일 서울 성동구 ‘스페이스 르(SPACE LE)’에서 유동주 K.O.A(케이오에이) 대표를 만났다. 스페이스 르에는 코트, 니트, 치마 등 다양한 캐시미어 의류가 진열돼 있었다. /양수열 C영상미디어 기자
[ODA, 스타트업을 만나다] “3D 프린터로 자투리 없는 캐시미어 의류 만든다”

[인터뷰] 유동주 K.O.A 대표 몽골 남서부에 있는 바잉헝거르주 신진스트마을 주민들의 생계 수단은 목축업이다. 유목민 292가구(약 1100명)는 10만㎡ 규모의 목초지에서 산양 수백 마리를 키우며 캐시미어의 원료가 되는 털을 채집한다. 털을 밀거나 뽑는 방식이 아니다. 산양이 털갈이를 하는 3~5월 사이 저절로 빠지는 털을 빗으로 긁어모은다. 산양 한 마리에서 1년간 얻을 수 있는 털은 500g에 불과하지만, 털이 가늘고 길어 최상급 원료로 분류된다. 문제는 주민들이 제값을 못 받는다는 점이다. 국내 패션 스타트업 K.O.A(이하 ‘케이오에이’)는 신진스트마을을 포함한 몽골 25개 마을에서 공수한 캐시미어 원료로 친환경 의류를 제작한다. 지속가능한 패션 산업을 일군다는 목표로 주민 소득을 높이고, 과잉방목으로 인한 초지 황폐화를 막기 위해 순환방목 방식을 제안하기도 했다. 지역을 A, B, C 등으로 나누고 일정한 기간이 지나면 방목 지역을 옮기는 식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지역의 사막화를 방지할 수 있었다. 지난 4일 서울 성동구 ‘스페이스 르(SPACE LE)’에서 유동주 케이오에이 대표를 만났다. 스페이스 르에는 몽골산 캐시미어 원단으로 만든 니트·코트·머플러 등의 제품들이 가득했다. 형형색색의 니트와 코트, 귀여운 아동의류까지 눈길을 사로잡았다. 의류산업서 폐기물 제로에 도전… 몽골 주민들 삶도 바꿔 -의류 디자인이 깔끔하고 트렌디하다. “하하. 젊은 세대들한테도 인기가 좋다. 값이 꽤 나가지만, 최상급 캐시미어라는 걸 알아봐 주시는 것 같다. 캐시미어가 많이 팔리는 시즌에는 몇천장씩 팔리기도 한다.” -옷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궁금하다. “몽골 바잉헝거르주 현지 협동조합들이 산양들로부터 털을 채집한다. 저절로 빠지는 털만 모아서 옷을 만든다. 최대한

판카즈 아가르왈 태그하이브 대표는 "기술을 활용해 지속가능한 임팩트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신영 C영상미디어 기자
[ODA, 스타트업을 만나다] “인도 교육 격차, 기술로 좁힐 수 있습니다”

[인터뷰] 판카즈 아가르왈 태그하이브 대표 인도의 학생은 2억6000만명에 달한다. 학생 수만 우리나라 인구의 5배다. 교육 환경은 열악하다. 대부분 공립학교 교실에는 인터넷과 전기가 공급되지 않는다. 자연히 학업성취도도, 진학률도 낮다. 판카즈 아가르왈(40) 태그하이브 대표는 인도 교육 문제 해결에 출사표를 던졌다. 삼성전자에서 10년을 근무한 그는 사내벤처 프로그램 ‘C랩’에 선발되면서 에듀테크 스타트업 태그하이브를 창업했다. 이후 교사와 학생이 실시간으로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스마트 기기 ‘클래스 사띠(Class Saathi)’를 개발했다. 지난해에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 CTS 프로그램 SEED2 단계에 선정돼 2000개 교실에 제품을 공급, 10억원 수출을 달성했다. 인도 공교육 현장에 국내 에듀테크 스타트업이 기술력을 인정받아 제품을 공급하는 것은 처음이다. 지난 4일 서울 송파구 태그하이브 사무실을 방문했다. 아가르왈 대표가 유창한 한국어로 취재팀을 반겼다. ‘진짜 기술’은 임팩트 내는 것 -인도도 한국 못지않게 교육열이 높다고 들었다. “계층 간 격차가 심하다. 상위 5~10%는 부모는 교육에 관심이 높다. 나머지는 당장 밥벌이가 중요하니 교육에 신경쓸 여력이 없다. 그래서 많은 아이가 제대로 공부하지 못하고, 결국 저임금 노동으로 빠진다. 교실 인프라 차이도 크다. 대부분 상류층은 사립학교에, 나머지는 공립학교에 다닌다. 공립학교가 전체 학교의 70% 정도다. 사립학교는 환경이 좋지만 공립학교는 전기나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은 곳이 부지기수다. 교사들은 학력이 낮고 의욕이 없다. 이런 학습 환경의 격차가 계층 격차를 확대한다.” -정부의 조치는 없나. “인도 정부도 공교육 개혁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2020년 ‘인도국가교육정책(NEP-2020)’을 발표했다. 34년만에 나온 종합 정책이다. 2030년까지 교육 투자액을

서울재활병원이 브라이언임팩트 재단의 ‘임팩트 그라운드’ 사업에 선정돼 50억원을 기부받았다. 이지선 서울재활병원장은 “병원이 부족해 치료를 받지 못하는 장애 청소년들이 병원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건강과 생활을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주민욱 C영상미디어 기자
“대기시간만 5년… 장애아동 재활치료 시스템, 이제 바꿔야죠”

[인터뷰] 이지선 서울재활병원장 브라이언임팩트 재단, 병원에 50억원 기부“아이들의 재활 돕는 관리 시스템 만들 것” 두세 살짜리 아이들이 ‘스탠더’에 의지해 몸을 세우고 있다. 장애나 질병으로 혼자 서 있기 어려운 아동의 기립 훈련을 돕는 보조 기구다. 물리치료실에 치료기구보다 장난감이 훨씬 많다. 신기하게 생긴 딸랑이, 노래가 나오는 책, 누르면 소리 나는 인형. 어린 환자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재활치료사들이 장난감을 번갈아 대령한다. “잘한다” “예쁘다” 칭찬해가며 아이들의 움직임을 살핀다. “오늘도 선생님들의 ‘꼬시리제이션’이 한창이네요(웃음). 재활치료가 필요한 아이들을 잘 꼬드기고 달래 조금이라도 더 움직이게 하는 기술(?)인데, 우리끼리는 꼬시리제이션이라고 불러요. 어찌보면 소아 재활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이라고도 할 수 있죠. 재활치료라는 게 어른들도 쉽지 않잖아요.” 지난 12월 30일. 이지선(55) 서울재활병원장과 함께 은평구에 있는 병원 본관 건물을 둘러봤다. 지하 1층 지상 7층으로 구성된 본관은 소아 재활환자들을 위한 입원 병동과 각종 치료실로 구성돼 있다. 학교 종이 울리듯 30분마다 음악이 울렸다. 환자와 보호자는 종소리에 맞춰 물리치료, 작업치료, 감각통합치료, 언어치료 등 필요한 치료를 받으러 이동한다. 설립된 지 25년 된 병원이다 보니 명성에 비해 공간이 좁다. 복도나 로비의 자투리 공간은 모조리 ‘유모차 주차장’으로 쓰이는 형편이다. “짚신 장수 우산 장수 이야기 아시죠? 제가 그 엄마 같은 심정입니다.” 병원이 없어서 재활치료를 받지 못하는 장애아동이 너무 많다고 했다. 서울재활병원의 경우 소아는 평균 2년, 청소년은 평균 3년을 기다려야 외래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오랜 대기시간을 거쳐 치료를 시작해도

지난 3일 서울 성동구 성동안심상가에서 만난 이경황(43) 오파테크 대표가 ‘탭틸로 키보드’(Taptilo Keyboard)를 들고 있다. 앞에 놓인 건 세계 최초의 스마트 점자 학습기 ‘탭틸로(Taptilo).’ /이경호 C영상미디어 기자
[ODA, 스타트업을 만나다] “개도국 점자교육 시장 개척, 인도네시아에서 시작합니다”

[인터뷰] 이경황 오파테크 대표 “전 세계 시각장애인 인구의 절반이 개발도상국에 살고 있습니다. 문해율도 굉장히 낮은 편입니다. 점자 교육을 위한 기본적인 인프라와 콘텐츠는 턱없이 부족한데다가 보조공학기기 시장도 제대로 형성돼 있지 않아요. 인도네시아만 해도 시각장애인이 350만명 정도 되는데 글을 읽고 이해하는 비율은 3%에 불과합니다. 개도국 시각장애인의 교육 공백을 메우기 위해 ‘탭틸로 키보드’(Taptilo Keyboard)를 개발한 이유죠.” 지난 3일 서울 성동구 성동안심상가에서 만난 이경황(43) 오파테크 대표는 탭틸로(Taptilo)와 탭틸로 키보드를 꺼내 들었다. 오파테크는 시각장애인의 점자교육을 돕는 보조공학기기 개발 기업으로 지난 2017년 세계 최초의 스마트 점자 학습기 ‘탭틸로’를 개발했다. 피아노 건반처럼 생긴 휴대용 기기로 시각장애인 혼자서도 점자를 읽고 쓸 수 있도록 돕는다. 런칭 2년 만에 2000대가 팔렸다. 탭틸로 키보드는 탭틸로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점자를 입력하면 이를 해석해 일반 문자로 표기한 ‘묵자’로 변환하는 기기다. 오파테크가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의 CTS(혁신적 기술 프로그램)에 합류하면서 나온 결과물이 바로 탭틸로 키보드다. 오파테크는 2020년 CTS를 통해 사업모델 기획 지원(SEED 0)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기술개발 지원(SEED 1)까지 받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맹학교에서 30여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12주간 점자 교육 파일럿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현재 오파테크는 탭틸로 키보드 양산에 집중하면서 본격적인 개도국 진출을 앞두고 있다. 인도네시아 맹학교 학생들의 성적 올린 비결은? -기존 점자교육기기를 보급하면 될텐데 새로운 기기를 개발한 이유가 있나요? “가격 때문입니다. 탭틸로는 한 대당 1449달러(약 180만원)예요. 탭틸로 키보드는 개도국 시각장애인들도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도록 가격을 10%로 줄였어요. 100달러(약

류안나 워터앤라이프 대표는 "깨끗하고 안전한 식수, ‘생명의 물’을 전한다는 게 회사 미션"이라며 "그래서 이름도 '워터', 물과 '라이프', 생명이라고 지었다"고 말했다. /광주=한준호 C영상미디어 객원기자
[ODA, 스타트업을 만나다] 우간다 마을을 살린 ‘중력식 정수기’

[인터뷰] 류안나 워터앤라이프 대표 아프리카 우간다 무코노주의 한 마을에서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장티푸스 같은 수인성 질병을 달고 살았다. 배탈이 나도 더러워진 호숫물을 생활용수로 사용하고, 오염된 지하수를 마셨다. 주민들은 자주 열이 나고 배가 아팠다. 어느 날 질병이 자취를 감췄다. 우리나라 스타트업 워터앤라이프가 개발한 정수기가 40가정에 보급되면서 였다. 정수기를 받지 못한 사람들은 컵을 들고 옆집으로 물을 얻으러 다녔다. 각 가정에선 이 정수기를 집 안 가장 안전한 곳에 보관했다. 아프리카 식수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수십년 째 국제기구, NGO가 깨끗한 물을 공급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11억명은 아직도 오염된 물을 마시며 살아간다. 매년 수인성 질병으로 사망하는 인구는 83만명에 달한다. 워터앤라이프는 중력식 정수기를 개발했다. 이전에도 중력식 정수기는 있었지만 속도가 느리거나 필터를 너무 자주 갈아야 해서 상용화되지 못했다. 류안나 워터앤라이프 대표는 지난 2017~2019년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 CTS 프로그램에 선정, SEED1단계에 참여해 이 문제를 개선한 필터를 개발했다. 무코노주 마을을 대상으로 시범 사업까지 마치며 성과를 확인했다. 올해 말까지 진행되는 SEED2 단계에서는 본격적인 보급에 나선다. 우간다로 출국을 2주 앞둔 류 대표를 지난 3일 광주 북구 워터앤라이프 사무실에서 만났다. 아껴 둔 레이스 천을 꺼낸 아기 엄마 -출국 준비로 바쁘겠다. “그래도 현지에 갈 수 있어서 다행이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년 동안은 현지 직원과 전화로만 소통했다. 현지 인터넷 연결 상태가 좋지 않아서 통화의 반은 ‘캔유 히얼 미(Can you hear me·들리세요)?’만 외쳤다(웃음).”

지난달 23일 만난 스왑닐 차우다리 그라운드업아시아 대표는 "생물다양성 보존은 결국 사람이 해결해야 하는 일"이라면서 "멸종위기 생물의 서식지에서 활동하는 풀뿌리 조직과 협업해 생태계를 복원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제주=허재성 C영상미디어 객원기자
“생물다양성 보존도 결국 사람에 투자해야… 풀뿌리 조직 발굴이 핵심”

[인터뷰] 스왑닐 차우다리 그라운드업아시아 대표 고조되는 기후위기에 생물다양성이 빠른 추세로 감소하고 있다. 세계자연기금(WWF)이 최근 발표한 ‘지구생명보고서(Living Planet Report) 2022’에 따르면, 지난 반세기 동안 포유류·양서류·어류 등 전 세계 야생동물 개체군 규모는 평균 69% 감소했다. 개체군 감소의 주된 요인은 서식지 황폐와, 과도한 자원 이용, 침입종 등이다. 국제사회에서 ‘생물다양성’이 중요한 키워드로 떠오르며 각국은 생물다양성 보존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민간은 정부의 손길이 닿지 않는 특정 지역의 멸종위기 생물을 촘촘하게 보호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인도 스타트업 ‘그라운드업아시아’는 민간 영역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곳 중 하나다. 지난해 7월 설립된 그라운드업아시아는 인도·네팔 등 다양한 생물종이 서식하는 지역의 원주민 사회, 마을공동체, 로컬 NGO 등 풀뿌리 조직을 인큐베이팅하는 스타트업이다. 풀뿌리 조직이 지역의 자연경관을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을 운영하면서 생태계를 보존할 수 있도록 컨설팅과 자금, 인프라 등을 지원한다. 지난 10월23일 제주에서 열린 ‘2022 아시아 임팩트 나이츠’에 참석차 방한한 스왑닐 차우다리 그라운드업아시아(GroundUp Asia) 대표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생태복원 전문가는 현지 사정 꿰고 있는 원주민 -그라운드업아시아를 간단히 소개한다면. “생물다양성 보존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풀뿌리 조직들과 협업해 멸종위기에 처한 코뿔소·눈표범·철새 등 고위험 개체군을 보호한다. 보존 활동은 주로 네팔의 서부 히말라야 지역에서 이뤄진다. 히말라야는 생물유산이 풍부하지만, 보호받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풀뿌리 조직을 인큐베이팅한다는 발상이 신선하다.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지역에 거주하는 원주민은 세계 인구의 5% 미만을 구성하지만, 전 세계 생물다양성의 80%를 보호하고 있다. 원주민들은 수세대에 걸쳐 지역

도미닉 멜러 ADB벤처스 공동창립자는 “기후테크 투자의 측정 방식을 표준화하고 투자 기업의 임팩트 모니터링하는 방식을 고도화하는 것이 과제"라고 말했다. /제주=허재성 C영상미디어 객원기자
“기후테크 투자는 아직 틈새시장… 아시아 시장 성장잠재력 무한”

[인터뷰] 도미닉 멜러 ADB벤처스 공동창립자 “기후테크 분야는 워낙 펀더멘털이 강하고 친환경 기술에 대한 수요가 많기 때문에 팬데믹도 크게 영향을 주지 못했어요. 지난 3~4년 동안 기후테크 분야 자체가 엄청나게 성장했거든요. 특히 유럽이나 북미 지역에서 성장세가 굉장히 빠릅니다. 다만 아시아에서는 중국을 제외한다면 투자 비율이 전체의 4% 정도에 머물고 있기 때문에 성장 잠재력은 아시아 지역이 더 크다고 보고 있어요.” 도미닉 멜러 ADB벤처스 공동창립자는 기후테크 투자를 ‘틈새시장’이라고 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기후테크 투자금은 지난 2016년 66억 달러(약 8조원)에서 2021년 537억 달러(약 70조원)로 8배 가량 성장했다. 그는 기후변화 대응이 세계적 이슈로 떠오르고 투자금이 몰리고 있지만, 투자 시장에서는 아직 주류가 아니라고도 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지난 2020년 1월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UN 지속가능개발목표(SDGs) 달성을 목표로 하는 기후테크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하기 위해 벤처캐피털 ADB벤처스를 설립했다. ADB벤처스 공동창립자인 그를 지난 10월24일 ‘2022 아시아 임팩트 나이츠’ 현장에서 만났다. 초기 스타트업부터 IPO 앞둔 기업까지 맞춤 투자 -ADB벤처스에 대해 소개해달라. “아시아에서 가장 큰 금융기관인 ADB에서 설립한 벤처캐피털이다. 기후테크를 다루는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를 하고 있다. 아시아 내에서 탄소를 감축할 수 있는 혁신적인 비즈니스 솔루션을 개발하는 회사, 그리고 기후변화 역량이 특히 취약한 계층들이 도울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2020년 1월 출범 이후 3년째다. 현재까지 총 투자 규모는 어느 정도 되나? “지금까지 약 40개 기업에 투자했다. 평균 투자 규모는 100만~200만 달러 정도 된다. 한 기업에

서울 중구 온드림소사이어티에서 23일 'H-온드림 스타트업 그라운드' 성과공유회를 마치고 10기 펠로 스타트업 대표 세 명과 남은 이야기를 나눴다. (왼쪽부터) 신환철 세이프웨어 대표, 강동우 아트와 대표, 김재원 리플리 대표.
“스타트업에도 족집게 과외가 필요합니다”… ‘H-온드림’ 펠로의 6개월 성장기

‘H-온드림 스타트업 그라운드’ 10기 펠로지원금부터 전문가 멘토링, 임팩트 측정까지 매출 63억2000만원, 투자유치액 49억6000만원 달성. 일자리 79개 창출, 특허 출원 33건. 올해 ‘H-온드림 스타트업 그라운드(이하 H-온드림)’ 10기 펠로로 선발된 28개 기업이 지난 6개월 동안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만든 성과다. H-온드림은 현대자동차그룹과 현대차정몽구재단이 2012년 시작한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이다.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이나 비즈니스 모델을 제안하는 스타트업을 발굴해 지원한다. 마이리얼트립, 닥터노아 등 스타트업 업계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히는 기업들이 H-온드림을 거쳐 갔다. 올해도 지난 5월부터 10월까지, H-온드림 10기 펠로들은 탄탄한 지원을 받으며 숨 가쁘게 성장했다. 지난 22일에는 서울 중구 온드림소사이어티에서 그 간의 성과를 공유하는 ‘파이널 임팩트 데이’가 열렸다. 행사를 마치고 세 명의 스타트업 대표가 지난 6개월간의 H-온드림 여정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김재원(37) 리필리 대표, 신환철(50) 세이프웨어 대표, 강동우(27) 아트와 대표가 한자리에 모였다. 스타트업 상황에 맞춘 ‘밀착관리’ 리필리는 플라스틱을 대체할 친환경 종이팩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설립 한 지 만 2년이 됐다. 세이프웨어는 산업 현장의 노동자나 고령자, 영유아가 사용할 수 있는 웨어러블 스마트 에어백을 개발하는 기업으로, 지난 2016년 창업했다. 아트와는 지난해 5월 설립돼 수질 모니터링을 위한 수륙양용 로봇을 개발해왔다. 소셜미션과 성장 단계는 모두 다르지만 대표들은 “H-온드림이 성장을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 됐다”고 입 모아 말했다. -어느새 연말이다. 세 팀 모두 누구보다 바쁜 한 해를 보냈다. 김재원=지난달 공장 세팅을 완료하고 본격적으로 종이팩 생산을 시작했다. 벌써 대기업을 비롯해 많은

조명환 월드비전 회장은 3년 전 MIT(매사추세츠공대) 경영대학원 슬로언스쿨에서 블록체인 전문 과정을 거치면서 블록체인이 비영리의 미래를 바꿔놓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가졌다고 말했다. /이경호 C영상미디어 기자
“NGO와 블록체인이 만나 새로운 기부가 온다”

[인터뷰] 조명환 월드비전 회장 지난달 초 서울에서 블록체인을 주제로 열린 국제 행사의 개회사 무대에 조명환 월드비전 회장이 섰다. 웹 3.0, 대체불가토큰(NFT), 메타버스 등 관련 각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블록체인 기술을 둘러싼 다양한 관점과 산업의 미래를 전망하는 자리였다. 블록체인 전문가도 아닌 국제구호개발 NGO의 수장이 초청된 이유는 뭘까. “초청장을 받았을 때 곧바로 납득되진 않았어요. 월드비전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모금 활동에 도입하고 있지만, 기술 전문가는 아니니까요. 그래서 주최 측에 물었어요. 돌아온 대답이 ‘정부나 기업에서 블록체인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막상 적용에는 주저하는데, 구호단체에서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을 만들고 가상 자산으로 기부도 받는 모습이 사회 전반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거였어요.” 지난달 21일 서울 여의도 월드비전 사무실에서 만난 조명환 회장은 블록체인으로 변화할 모금 시장의 미래에 기대가 컸다. 그는 “블록체인과 가상 자산은 일시적인 유행이 아닌 장기 트렌드로 봐야 한다”며 “블록체인에 기록된 기부 관련 데이터는 수정이나 삭제가 불가능하고, 기부자들은 탈중앙화자율조직(DAO)을 만들어 직접 캠페인을 기획하고 의사 결정에도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월드비전은 국제구호개발 NGO 중 블록체인 도입에 가장 적극적이다. 이 때문에 최초 수식어가 많다. 지난 2020년에는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 ‘베이크(Vake)’를 구축해 개인이나 단체 구분 없이 누구나 캠페인을 기획하고 참여자를 모집할 수 있도록 길을 열었다. 올해 9월에는 국내 최초로 NGO와 금융·기술을 융합한 기부펀드 플랫폼 ‘드림버튼’을 구축했다. 후원금으로 펀드를 조성해 수익금을 사용하고, 블록체인 원장에 기록된 후원 내역을 후원자들에게 NFT로 발급하는 방식이다. 같은 달

최근 한국을 찾은 스티브 우터우게 UNDP 공공파트너십 국장은 "원조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전환한 한국은 국제개발협력에서 강조하는 다자주의 시스템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라며 "한국 정부가 ODA 예산을 유지하거나 늘리는 것만으로도 다른 국가에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양수열 C영상미디어 기자
“한국은 ‘다자주의 가치’ 가장 잘 이해하는 나라”

[인터뷰] 스티브 우터우게 UNDP 공공파트너십 국장 “전 세계적으로 굉장히 풀기 어려운 이슈들이 산적해 있고, 또 새로운 갈등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위기 상황들이 모두 연계돼 있다는 점입니다. 가령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진 전쟁이 한국 소비자에게 물가상승이라는 영향을 끼치는 것처럼요. 한 국가에서 일어난 일로 전 세계인이 영향을 받지만, 이를 해결하는 건 한 국가가 해낼 수 없습니다. 유엔 같은 다자 시스템이 해결책을 모색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최근 한국 정부와 파트너십 강화를 목적으로 방한한 스티브 우터우게 유엔개발계획(UNDP) 공공파트너십 국장은 국제사회가 마주한 여러 위기를 해결할 방안으로 다자간 협력을 강조했다. 지난 1일 서울 성북구 UNDP 서울정책센터에서 만난 우터우게 국장은 “코로나19 이후 세계 경제 위기까지 대두되면서 취약 국가를 지원해오던 부국들조차 예산 압박을 받고 있어 해외 원조 규모를 줄여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라며 “지금처럼 글로벌 이슈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상황에서 강력한 다자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으면 추후 더 많은 자원이 필요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직면한 다양한 위기 중에 가장 시급한 문제는 뭔가. “굳이 우선순위를 매기자면 기후위기다. 기후위기는 인류의 생존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유엔 사무총장도 이와 관련해서 귀가 아플 정도로 이야기해왔다. COP27에서 세계 각국이 논의하겠지만, 그 목표를 달성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올여름 파키스탄에서는 대홍수로 수천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는데, 파키스탄이 전 세계 탄소배출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최하위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한국 정부와는 어떤 의제로 논의했나. “UNDP와 한국 파트너십의 성격과 전략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