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사회서비스원을 맡은 조상미 초대 원장은 "민간 기업과 비영리단체, 대학, 병원 등 다양한 주체들의 사회 공헌 활동을 엮어 사회 서비스 규모를 키우고 민관 협력의 생태계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했다. /이신영 C영상미디어 기자
조상미 중앙사회서비스원장 “온 국민이 사회서비스 누려야 진정한 복지국가”

“올해 복지 예산이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어섰지만 국민 체감도는 낮습니다. 사회서비스 대부분이 취약 계층에 집중돼 있기 때문인데요. 사실 사회서비스는 모든 국민을 위한 제도입니다. 국민 삶의 불편을 해결하는 게 사회서비스의 본질이고, 누구나 누릴 수 있어야 해요. 그게 진정한 복지국가로 가는 길이기도 합니다.” 조상미 중앙사회서비스원장은 지난해 8월 초대 원장으로 임명됐다. 임기는 3년이다. 중앙사회서비스원은 전국 17개 시도 지방자치단체별로 운영되던 사회서비스원을 지원하고, 한국사회보장정보원이 위탁 관리했던 사회서비스 품질 관리 등을 총괄하는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지난해 3월 보건복지부 산하 기관으로 설립됐다. 올해를 ‘사회서비스 혁신의 원년’으로 만들겠다는 조 원장을 지난달 19일 서울 중구 중앙사회서비스원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는 “사회서비스를 취약 계층 넘어 모든 국민이 보편적으로 체감할 수 있도록 혁신 모델을 만드는 게 목표”라며 “기존 사회서비스 사업과 사회복지조직, 비영리단체, 민간 기업 등에서 개별적으로 해오던 활동들을 연계해 전체 규모를 키우는 작업도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진정한 복지국가로 가는 길 ―사회서비스는 본래 취약 계층 대상 아닌가? “사회복지의 큰 축은 사회보험, 공적부조, 사회서비스로 구분된다. 사회보험은 익히 아는 4대 보험이고, 공적부조는 취약 계층에게 주는 기초생활 수급 같은 현금 지원이다. 이와 달리 사회서비스는 도움이 필요한 모든 국민에게 복지, 보건, 교육, 고용, 주거, 문화 등 각 분야에서 제공하는 개별 서비스를 말한다. 흔히 노인, 아동, 장애인 등 취약 계층을 위한 서비스라고 생각하는데, 굉장히 협소한 해석이다. 사회문제를 완화하거나 국민이 불편을 느끼는 것들을 편하게 해주는 모든 것을 사회서비스라고 보면 된다.

황신애 한국모금가협회 상임이사. /김종연 C영상미디어 기자
튀르키예·시리아 성금 모금, 기부자가 알아야 할 것은?

2월 6일(현지 시각) 발생한 대지진으로 피해를 본 튀르키예·시리아를 돕기 위한 재난 성금 모금이 한창이다. 정부와 국민, 모금 단체가 힘을 합쳐 성금 모금과 전달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협력하고 있지만 잘못된 정보로 종종 혼선이 빚어지기도 한다. 재난 성금에 관해 기부자가 알아두면 좋을 만한 내용을 황신애 한국모금가협회 상임이사에게 물었다. ―모금은 누가 할 수 있나요? “1000만원 이상 모금하려는 단체나 개인은 ‘기부금품 모집 등록’을 해야 합니다. 1365기부포털(www.nanumkorea.go.kr)에서 모집 등록하면 보통 20일이 걸리는데, ‘튀르키예·시리아 성금’은 신청 후 1일 이내 신속 처리됩니다. 등록 없이 모금할 경우, 기부금품법에 따라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 벌금형을 받을 수 있습니다. 모집 등록 문의는 행정안전부 민간협력과(044-205-3183)와 서울시 시민협력과(02-2133-6327) 등 관할 지자체로 하면 됩니다.” ―튀르키예·시리아 지진 구호 기부는 어디에 하면 좋을까요? “모집 등록을 마친 단체에 기부하는 게 안전하며 그중에서도 ‘해외 재난구호사업’의 전문성과 경험을 갖춘 단체, 성금 사용 및 전달 계획이 있는 단체를 선택할 것을 권합니다. 대표적 기부금품 모집 등록 단체로는 ▲국경없는의사회 ▲굿네이버스인터내셔날 ▲대한적십자사 ▲대한구세군유지재단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세이브더칠드런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옥스팜코리아 ▲월드비전 ▲유니세프한국위원회 ▲컨선월드와이드 ▲플랜한국위원회 ▲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가나다순) 등이 있습니다. 모집 등록 확인은 1365기부포털 (nanumkorea.go.kr)에서 가능합니다.” ―튀르키예·시리아 지진 성금은 어떻게 사용되나요? “국제 구호 단체로 모인 성금은 각 단체의 국제 본부를 통해 현지에 전달됩니다. 성금은 주로 피해자 및 피해 지역 지원, 구호 활동, 심리 치료 지원, 재난 복구 등에 사용되며 지원 기간은 단기적으로 수개월에서 1년까지, 중장기 지원은 2~10년까지 걸립니다.”

지난 8일 만난 정영일 이랜드재단 대표는 "가정밖청소년을 돕는 단체들이 연대하고 교류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한다"고 밝혔다. /양수열 C영상미디어 기자
정영일 이랜드재단 대표 “아이들에게 필요한 건 집, 그리고 곁에 있어줄 어른”

사각지대 가정밖청소년‘플랫폼’ 구축해 지원 청소년 직접 돕는 대신‘돕는 기관’ 발굴해 서포트 아이들이 위태롭다. 가정이라는 울타리에서 밀려난 아이들이 갈 곳은 뻔하다. 제약이 많은 ‘쉼터’ 대신 거리로 나선다. 먹고살기 위해 돈을 벌기로 한다. 쉽게 돈을 벌 방법이 참 많다. 도박, 성매매, 마약 배달 등 각종 범죄가 아이들을 유혹한다. 이랜드재단이 ‘가정밖청소년’을 돕는 사업을 시작한다. 가정밖청소년을 재단의 핵심 사업 분야로 선언하고 장기적인 지원을 공표했다. 당사자를 직접 돕는 방식이 아니라 ‘청소년을 돕는 기관’을 찾아내 지원하는 방식을 택했다. 지난 8일 만난 정영일(60) 이랜드재단 대표는 “위기에 빠진 아이들을 헌신적으로 돌보는 작은 단체들이 전국 곳곳에 있다”면서 “단체들이 지치지 않고 활동을 이어갈 수 있게 필요한 부분을 찾아 메워주는 역할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가정밖청소년은 일반적으로 민간 기업에서는 지원을 꺼리는 영역이죠. “가출 청소년, 비행 청소년이라는 부정적 이미지 때문이에요. 성과가 안 나는 분야이기도 하고요. 아이들이 사고 안 치고 평범하게 살게 됐다는 것 정도가 가정밖청소년 사업의 성과니까 자랑하기도 애매하죠. 사실은 그래서 시작한 겁니다. 성과 안 나는 일, 남들이 안 하는 일이라 우리가 하기로 했어요. 그게 이랜드재단이 일하는 방식이니까요.” ―어떤 방식인가요. “재단이 설립된 게 1991년입니다.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께서 재단을 설립하면서 ‘이 시대의 가장 어려운 사람들을 찾아서 도우라’는 미션을 주셨어요. 성과를 자랑하기 위한 활동이 아니라 진짜 사각지대를 찾아 돕는 일에 몰두하라고 하셨죠. 이런 철학에 따라 30여 년간 위기 가정에 주거비, 치료비, 생계비, 교육비를 지원하는 사업을

김근호 리코 대표는 "폐기물 시장에서 순환경제를 만드는 '리소스 커넥터(Resource Connector)'가 되고 싶어 리코를 설립했다"면서 "디지털 전환(DT)를 통해 폐기물 시장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이건송 C영상미디어 기자
“음식물쓰레기, 아는 만큼 줄인다”… 수거부터 재활용까지 데이터로 관리

[인터뷰] 김근호 리코 대표 국내에서 발생하는 음식물 쓰레기는 하루 평균 1만3221t에 이른다. 외식산업, 소매업, 개별 가정 등에서 음식물 폐기물은 필연적으로 발생하지만, 처리가 까다로워 ‘골칫덩어리’로 불린다. 발생 규모도 상당하지만, 폐플라스틱·폐지 등과는 달리 악취 등의 문제로 수거와 운반도 까다롭다. 스타트업 ‘리코(Reco)’는 기피산업으로 분류되는 음식물 폐기물 시장에 지난 2018년 뛰어들었다. 기업 대상으로 업장에서 나온 폐기물의 양과 처리비용, 처리과정을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폐기물 관리 서비스 ‘업박스(UpBox)’를 제공한다. 그간 음식물 폐기물 분야는 환경부 차원에서 집계한 총량만 있을 뿐 개별 사업장의 데이터는 없었다. 그렇다보니 폐기물 업체가 기업에 처리비용을 청구할 때 실제 배출량보다 더 많은 비용을 책정하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 리코는 업박스 서비스를 통해 기업에 음식물 폐기물 배출량, 처리비용, 배출된 폐기물의 재활용률, 저감된 탄소배출량 등을 제공한다. 지난달 31일 서울 강남구 서울오피스에서 만난 김근호(40) 리코 대표는 “정확한 데이터를 확보한 기업들은 배출량과 비례한 처리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1년새 음식물 폐기물 배출량을 평균 15%가량 줄였다”고 말했다. -리코의 핵심 서비스 ‘업박스’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쉽게 말해 폐기물 밸류체인 전체를 관리하는 통합 서비스 플랫폼이다. 기업이 폐기물을 배출하면 이를 수거해 운반하고 처리하는 일련의 과정이 필요하다. 보통의 폐기물 업체들은 수거·운반이나 처리를 담당한다. 업박스는 여기에서 더 나아가 폐기물 배출량, 환경영향성 등을 고객에게 제공한다. 폐기물 관리에 데이터를 도입한 것이다. 또 각 사업장에 맞는 폐기물 처리 공정을 제안하기도 한다. 폐기물 처리비용을 줄이고 싶은 업장에는 가장 저렴한 업체를 연결하고, 재활용률을

브라이트 시테미 멘탈360 대표는 “케냐 정부가 한해 보건 예산 중에 정신건강에 배정하는 비율은 0.01%에 불과하다”라며 “경제 성장도 사람들이 건강해야 가능한 것이고 건강 문제는 정신 건강을 고려하지 않고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멘탈360
아프리카서 청년 5만명 정신건강 돌봤더니… 구글·페이스북도 주목하더라

[인터뷰] 브라이트 시테미 멘탈360 대표 케냐 자살률 지난 10년간 2배 폭증사회적기업 세워 5만명 정신건강 관리페이스북·구글 지원으로 앱 개발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해 10월 아프리카에 자살 경보를 내렸다. WHO에 따르면, 전 세계 자살률 상위 10위권 국가 가운데 6개국이 아프리카 국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가장 자살률이 높은 한국(12위)보다 심각한 수준이다. 아프리카의 높은 자살률 원인은 전 세계적 현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 대부분 우울증과 같은 정신질환에서 비롯된다. 문제는 이 죽음의 질병을 치료하고 예방할 전문의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아프리카의 정신과 의사 수는 인구 50만명당 1명으로 매우 적다. WHO 권고치의 100분의 1 수준이다. “동아프리카 지역을 볼까요? 1억7000만여 명 인구를 정신과 의사 100명이 책임집니다. 그마저도 대부분 경제적으로 성장한 케냐 나이로비에 몰려 있어요. 정신건강을 돌봐야 한다는 인식도 낮을 뿐더러 부유한 사람들만 진료나 치료를 받는 상황입니다.” 지난 11일(현지 시각) 더나은미래와 화상회의로 만난 브라이트 시테미 멘탈360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멘탈360은 2018년 케냐에 설립된 정신건강 관리 사회적기업이다. 이듬해 한국의 비영리단체 아프리카인사이트의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통해 발굴됐다. 이후 페이스북과 구글로부터 자금과 기술 지원을 전폭적으로 받고 있다. 아프리카는 정신건강 사각지대다. 대부분 아프리카 국가가 당면한 과제인 물질적 빈곤을 해결하면 정신건강도 자연스럽게 해결될 거라는 인식 탓이다. WHO에 따르면 케냐의 자살률은 지난 10년 새 2배 증가했고 병원을 찾는 환자의 약 40%는 정신질환, 불안감, 우울증, 중독 문제 등을 겪고 있다. 특히 동아프리카 지역에서 비교적 경제적으로 성장한 케냐마저도 정신건강 관련 병원도,

박태숙씨는 울산 울주군 두동면 만화리에서 작은 동네책방 '책방카페 바이허니'를 운영하고 있다.
“주민들 아지트된 동네책방… ‘책세권’ 만듭니다”

[인터뷰] 박태숙 바이허니 대표 ‘동네책방 2곳 중 1곳은 개업 2년 안에 망한다.’ 서점을 운영하는 사람들 사이에 도는 말이다. 대형 서점과 온라인 쇼핑몰에 밀려난 소규모 서점들은 나름의 생존 전략을 찾고 있다. 지난 2019년 문을 연 ‘책방카페 바이허니’는 울산 울주군 두동면 만화리 주민들의 아지트다. 매일 주민 10~20명이 이곳을 방문한다. 입소문을 듣고 타지에서 찾아온 이들도 있지만, 단골이 대부분이다. 이들은 바이허니에서 독서 모임, 인문학 교실, 원데이클래스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친다. 하고 싶은 게 생기면 동네 주민들은 바이허니에 모여 협동조합·소모임 등을 꾸리고 활동을 기획, 실현한다. 단순히 책을 읽는 공간이 아닌 복합문화공간인 셈이다. 바이허니의 책방지기 박태숙(58)씨는 고등학교 국어교사였다. 박씨는 “은퇴를 하고 나면 책방을 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은 있었지만, 갑작스레 받게 된 뇌수술로 그 계획이 조금 앞당겨졌다”라며 “27년간 국어교사로 일하며 쏟은 열정과 애정을 이제는 책방에 쏟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박태숙씨를 화상회의로 만났다. 그는 화상회의를 하는 도중에 종종 핸드폰 화면을 들어 책방과 그가 좋아하는 책들을 소개했다. 작은 화면을 통해 본 책방에는 책방지기의 색깔이 짙게 묻어있었다. 논밭 옆 작은 동네책방 -대형서점에 진열된 베스트셀러들이 바이허니에는 없는 것 같은데요. “있을 때도 있고, 없을 때도 있어요(웃음). 사실 없을 때가 더 많죠. 동네책방에 진열되는 책은 오로지 책방지기의 취향대로 선정되니깐요. 과학, 예술, 생태 등 다양한 분야의 책들이 있지만 아무래도 제가 인문에 관심이 많다보니 바이허니에는 문학 작품이 많은 편이에요. 책방 한 켠에는 울산의 지역작가들의

12일 만난 이상백 코이카 기업협력사업실장은 "CTS 선발 경쟁률은 평균 5대1 수준이고, 사업 분야도 보건·교육·수자원·에너지·농촌개발·교통·공공정책 등 다양하다"고 말했다. /성남=이신영 C영상미디어 기자
[ODA, 스타트업을 만나다] 스타트업 ‘데스밸리’, 개발협력으로 넘는다

[인터뷰] 이상백 코이카 기업협력사업실장 “개발도상국 지원은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멈추면 안됩니다.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죠. 동시에 불황으로 투자 혹한기를 맞은 스타트업의 좋은 아이디어와 기술을 지원할 필요도 습니다. 이렇게 공적개발원조(ODA)와 스타트업 지원을 동시에 하는 게 바로 ‘CTS(혁신적 기술 프로그램)’입니다.” 지난 12일 경기 성남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 사무실에서 만난 이상백 코이카 기업협력사업실장은 “기존 방식으로 해결하지 못했던 개도국의 사회문제를 국내 스타트업의 비즈니스 솔루션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로 8년째를 맞은 CTS는 예비창업가 교육(Seed 0)부터 기술 개발 단계(Seed 1), 사업화 단계(Seed 2) 등 스타트업의 성장 단계별로 지원하고 개도국에서 개발협력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돕는코이카 사업이다. 그간 CTS를 통해 에누마, 닷, 트리플래닛 등 여러 소셜벤처들이 해외 진출에 성공했다. 질병진단 키트를 개발하는 ‘뷰노’와 ‘노을’은 코이카 지원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완성하고 코스닥에도 상장했다. 코이카는 올해부터 스타트업이 데스밸리를 극복하고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도록 현지 사업 안착을 지원하는 Seed 3를 신설할 계획이다. 스타트업 지원 약정 100건 돌파 -벌써 8년째다. 지금까지 성과에 만족하나. “지난해 말 기준으로 7년간 지원 약정 103건을 체결했고, 사업에 돌입한 건수를 따지면 93건이다. 지금까지 CTS 출신 기업들의 외부 투자 유치액은 500억원을 넘고, 일자리 창출 성과는 1000명 정도된다. 지원을 받아 등록한 특허만 200건이 넘는다. 성과가 쌓이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아직 CTS를 모르는 기업들이 많다는 판단이다. 올해 사업 규모를 확장해 더 많은 기업들이 개발협력에 뛰어들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CTS 출신 기업 중에

임찬양 노을 대표는 "보건·의료 분야에서 22년간 일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더 많은 인류가 건강할 권리를 얻을 수 있도록 하는 미션이 있었기 떄문"이라고 말했다. /용인=이신영 C영상미디어 기자
[ODA, 스타트업을 만나다] “말라리아 진단, 실험실 없이 10분 만에 가능합니다”

[인터뷰] 임찬양 노을 대표 말라리아는 세계적인 퇴치 노력에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감염 질환으로 꼽힌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 12월 발표한 ‘세계 말라리아 보고서(World Malaria Report) 2022’에 따르면, 2021년 한해에만 84개국에서 약 2억4700만명의 말라리아 환자가 발생했다. 사망자 수는 61만9000명이다. 특히 말라리아 발병의 95%는 아프리카에 집중돼 있다. 말라리아 치료제가 있고, 최근 백신도 나왔지만 감염 환자는 쉽게 줄지 않는다. 원인은 진단의 어려움이다. 정확한 진단이 있어야 제대로 된 치료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국내 스타트업 ‘노을’은 혈액으로 질병을 빠르게 진단하는 인공지능(AI) 헬스케어 플랫폼을 개발했다. 기존에 7㎛(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적혈구 수만개를 현미경으로 일일이 분석해 감염 여부를 판단하느라 보낸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노을은 이러한 작업을 AI 기술로 대체하면서 말라리아 진단을 전문 인력 없이도 약 10분 만에 간편하게 또 값싸게 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 13일 경기 용인에 있는 노을 본사에서 만난 임찬양 대표는 “의료 시장은 데이터, 기술검증 등 레퍼런스가 매우 중요한데 질병진단 플랫폼 ‘마이랩(miLab)’을 통해 5167건 이상의 임상 결과를 확보했다”라며 “현재 20개 기관과 글로벌 임상 시험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간편 진단키트로 말라리아 퇴치 앞당긴다 노을의 개발도상국 진출은 2015년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CTS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부터 시작됐다. SEED1과 SEED2사업을 통해 캄보디아와 아프리카 말라위 지역에서 진단 플랫폼 사업을 정착시켰다. 현재는 나이지리아, 가나, 캄보디아 등 13개 국가에 진출했다. 지난해 3월엔 기술특례상장으로 코스닥에 입성했다. -말라리아가 젊은 세대에게 익숙한 질병이 아니다. “말라리아는 아프리카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질병이다. 감염자 중

지난 4일 서울 성동구 ‘스페이스 르(SPACE LE)’에서 유동주 K.O.A(케이오에이) 대표를 만났다. 스페이스 르에는 코트, 니트, 치마 등 다양한 캐시미어 의류가 진열돼 있었다. /양수열 C영상미디어 기자
[ODA, 스타트업을 만나다] “3D 프린터로 자투리 없는 캐시미어 의류 만든다”

[인터뷰] 유동주 K.O.A 대표 몽골 남서부에 있는 바잉헝거르주 신진스트마을 주민들의 생계 수단은 목축업이다. 유목민 292가구(약 1100명)는 10만㎡ 규모의 목초지에서 산양 수백 마리를 키우며 캐시미어의 원료가 되는 털을 채집한다. 털을 밀거나 뽑는 방식이 아니다. 산양이 털갈이를 하는 3~5월 사이 저절로 빠지는 털을 빗으로 긁어모은다. 산양 한 마리에서 1년간 얻을 수 있는 털은 500g에 불과하지만, 털이 가늘고 길어 최상급 원료로 분류된다. 문제는 주민들이 제값을 못 받는다는 점이다. 국내 패션 스타트업 K.O.A(이하 ‘케이오에이’)는 신진스트마을을 포함한 몽골 25개 마을에서 공수한 캐시미어 원료로 친환경 의류를 제작한다. 지속가능한 패션 산업을 일군다는 목표로 주민 소득을 높이고, 과잉방목으로 인한 초지 황폐화를 막기 위해 순환방목 방식을 제안하기도 했다. 지역을 A, B, C 등으로 나누고 일정한 기간이 지나면 방목 지역을 옮기는 식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지역의 사막화를 방지할 수 있었다. 지난 4일 서울 성동구 ‘스페이스 르(SPACE LE)’에서 유동주 케이오에이 대표를 만났다. 스페이스 르에는 몽골산 캐시미어 원단으로 만든 니트·코트·머플러 등의 제품들이 가득했다. 형형색색의 니트와 코트, 귀여운 아동의류까지 눈길을 사로잡았다. 의류산업서 폐기물 제로에 도전… 몽골 주민들 삶도 바꿔 -의류 디자인이 깔끔하고 트렌디하다. “하하. 젊은 세대들한테도 인기가 좋다. 값이 꽤 나가지만, 최상급 캐시미어라는 걸 알아봐 주시는 것 같다. 캐시미어가 많이 팔리는 시즌에는 몇천장씩 팔리기도 한다.” -옷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궁금하다. “몽골 바잉헝거르주 현지 협동조합들이 산양들로부터 털을 채집한다. 저절로 빠지는 털만 모아서 옷을 만든다. 최대한

판카즈 아가르왈 태그하이브 대표는 "기술을 활용해 지속가능한 임팩트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신영 C영상미디어 기자
[ODA, 스타트업을 만나다] “인도 교육 격차, 기술로 좁힐 수 있습니다”

[인터뷰] 판카즈 아가르왈 태그하이브 대표 인도의 학생은 2억6000만명에 달한다. 학생 수만 우리나라 인구의 5배다. 교육 환경은 열악하다. 대부분 공립학교 교실에는 인터넷과 전기가 공급되지 않는다. 자연히 학업성취도도, 진학률도 낮다. 판카즈 아가르왈(40) 태그하이브 대표는 인도 교육 문제 해결에 출사표를 던졌다. 삼성전자에서 10년을 근무한 그는 사내벤처 프로그램 ‘C랩’에 선발되면서 에듀테크 스타트업 태그하이브를 창업했다. 이후 교사와 학생이 실시간으로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스마트 기기 ‘클래스 사띠(Class Saathi)’를 개발했다. 지난해에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 CTS 프로그램 SEED2 단계에 선정돼 2000개 교실에 제품을 공급, 10억원 수출을 달성했다. 인도 공교육 현장에 국내 에듀테크 스타트업이 기술력을 인정받아 제품을 공급하는 것은 처음이다. 지난 4일 서울 송파구 태그하이브 사무실을 방문했다. 아가르왈 대표가 유창한 한국어로 취재팀을 반겼다. ‘진짜 기술’은 임팩트 내는 것 -인도도 한국 못지않게 교육열이 높다고 들었다. “계층 간 격차가 심하다. 상위 5~10%는 부모는 교육에 관심이 높다. 나머지는 당장 밥벌이가 중요하니 교육에 신경쓸 여력이 없다. 그래서 많은 아이가 제대로 공부하지 못하고, 결국 저임금 노동으로 빠진다. 교실 인프라 차이도 크다. 대부분 상류층은 사립학교에, 나머지는 공립학교에 다닌다. 공립학교가 전체 학교의 70% 정도다. 사립학교는 환경이 좋지만 공립학교는 전기나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은 곳이 부지기수다. 교사들은 학력이 낮고 의욕이 없다. 이런 학습 환경의 격차가 계층 격차를 확대한다.” -정부의 조치는 없나. “인도 정부도 공교육 개혁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2020년 ‘인도국가교육정책(NEP-2020)’을 발표했다. 34년만에 나온 종합 정책이다. 2030년까지 교육 투자액을

서울재활병원이 브라이언임팩트 재단의 ‘임팩트 그라운드’ 사업에 선정돼 50억원을 기부받았다. 이지선 서울재활병원장은 “병원이 부족해 치료를 받지 못하는 장애 청소년들이 병원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건강과 생활을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주민욱 C영상미디어 기자
“대기시간만 5년… 장애아동 재활치료 시스템, 이제 바꿔야죠”

[인터뷰] 이지선 서울재활병원장 브라이언임팩트 재단, 병원에 50억원 기부“아이들의 재활 돕는 관리 시스템 만들 것” 두세 살짜리 아이들이 ‘스탠더’에 의지해 몸을 세우고 있다. 장애나 질병으로 혼자 서 있기 어려운 아동의 기립 훈련을 돕는 보조 기구다. 물리치료실에 치료기구보다 장난감이 훨씬 많다. 신기하게 생긴 딸랑이, 노래가 나오는 책, 누르면 소리 나는 인형. 어린 환자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재활치료사들이 장난감을 번갈아 대령한다. “잘한다” “예쁘다” 칭찬해가며 아이들의 움직임을 살핀다. “오늘도 선생님들의 ‘꼬시리제이션’이 한창이네요(웃음). 재활치료가 필요한 아이들을 잘 꼬드기고 달래 조금이라도 더 움직이게 하는 기술(?)인데, 우리끼리는 꼬시리제이션이라고 불러요. 어찌보면 소아 재활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이라고도 할 수 있죠. 재활치료라는 게 어른들도 쉽지 않잖아요.” 지난 12월 30일. 이지선(55) 서울재활병원장과 함께 은평구에 있는 병원 본관 건물을 둘러봤다. 지하 1층 지상 7층으로 구성된 본관은 소아 재활환자들을 위한 입원 병동과 각종 치료실로 구성돼 있다. 학교 종이 울리듯 30분마다 음악이 울렸다. 환자와 보호자는 종소리에 맞춰 물리치료, 작업치료, 감각통합치료, 언어치료 등 필요한 치료를 받으러 이동한다. 설립된 지 25년 된 병원이다 보니 명성에 비해 공간이 좁다. 복도나 로비의 자투리 공간은 모조리 ‘유모차 주차장’으로 쓰이는 형편이다. “짚신 장수 우산 장수 이야기 아시죠? 제가 그 엄마 같은 심정입니다.” 병원이 없어서 재활치료를 받지 못하는 장애아동이 너무 많다고 했다. 서울재활병원의 경우 소아는 평균 2년, 청소년은 평균 3년을 기다려야 외래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오랜 대기시간을 거쳐 치료를 시작해도

지난 3일 서울 성동구 성동안심상가에서 만난 이경황(43) 오파테크 대표가 ‘탭틸로 키보드’(Taptilo Keyboard)를 들고 있다. 앞에 놓인 건 세계 최초의 스마트 점자 학습기 ‘탭틸로(Taptilo).’ /이경호 C영상미디어 기자
[ODA, 스타트업을 만나다] “개도국 점자교육 시장 개척, 인도네시아에서 시작합니다”

[인터뷰] 이경황 오파테크 대표 “전 세계 시각장애인 인구의 절반이 개발도상국에 살고 있습니다. 문해율도 굉장히 낮은 편입니다. 점자 교육을 위한 기본적인 인프라와 콘텐츠는 턱없이 부족한데다가 보조공학기기 시장도 제대로 형성돼 있지 않아요. 인도네시아만 해도 시각장애인이 350만명 정도 되는데 글을 읽고 이해하는 비율은 3%에 불과합니다. 개도국 시각장애인의 교육 공백을 메우기 위해 ‘탭틸로 키보드’(Taptilo Keyboard)를 개발한 이유죠.” 지난 3일 서울 성동구 성동안심상가에서 만난 이경황(43) 오파테크 대표는 탭틸로(Taptilo)와 탭틸로 키보드를 꺼내 들었다. 오파테크는 시각장애인의 점자교육을 돕는 보조공학기기 개발 기업으로 지난 2017년 세계 최초의 스마트 점자 학습기 ‘탭틸로’를 개발했다. 피아노 건반처럼 생긴 휴대용 기기로 시각장애인 혼자서도 점자를 읽고 쓸 수 있도록 돕는다. 런칭 2년 만에 2000대가 팔렸다. 탭틸로 키보드는 탭틸로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점자를 입력하면 이를 해석해 일반 문자로 표기한 ‘묵자’로 변환하는 기기다. 오파테크가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의 CTS(혁신적 기술 프로그램)에 합류하면서 나온 결과물이 바로 탭틸로 키보드다. 오파테크는 2020년 CTS를 통해 사업모델 기획 지원(SEED 0)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기술개발 지원(SEED 1)까지 받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맹학교에서 30여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12주간 점자 교육 파일럿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현재 오파테크는 탭틸로 키보드 양산에 집중하면서 본격적인 개도국 진출을 앞두고 있다. 인도네시아 맹학교 학생들의 성적 올린 비결은? -기존 점자교육기기를 보급하면 될텐데 새로운 기기를 개발한 이유가 있나요? “가격 때문입니다. 탭틸로는 한 대당 1449달러(약 180만원)예요. 탭틸로 키보드는 개도국 시각장애인들도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도록 가격을 10%로 줄였어요. 100달러(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