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란희의 작은 이야기 문자를 쓰는 순간, 아이들의 상상력은 확 죽습니다. 미국에선 이 때문에 쓰기 교육을 초등학교 입학 전후로 최대한 늦게 시킵니다. 구석기시대 알타미라 동굴벽화에도 등장하듯, 문자보다 훨씬 이전부터 존재해온 강력한 의사소통 도구는 그림입니다. 요즘 ‘카드뉴스’가 유행하는 걸 보니, 스마트폰 때문에 다시 문자 이전 시대로 돌아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카드뉴스’란 주요 이슈들을 이미지와 간단한 텍스트로 재구성해 보여주는 것인데, 길고 지루한 뉴스를 읽기 힘들어하는 영상 세대를 위한 맞춤형 뉴스입니다. 기자들이 써온 기사를 고치고 줄이는 게 편집장인 저의 주요 역할인데, 보통 기자들은 자신이 쓰겠다는 원고 수량보다 더 많이 씁니다. 취재한 내용이 아까워서, 빼기에는 너무 중요한 부분이 많아서 기사량이 점점 많아집니다. 하지만 제3자의 눈으로 기사를 읽다 보면, 빼더라도 의미 전달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는 문장이 상당합니다. “사진 한 장으로, 아니면 제목 한 줄로 기사 내용을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기자 시절 늘 들어왔고, 기자들에게도 강조하지만 좀처럼 지켜지지 않습니다. 이유는 무엇일까요. ‘에센셜리즘’의 저자 그렉 매커운씨는 “모든 것을 다 하려는 생각, 모든 사람의 요청을 수용하려는 생각을 멈추어야 정말로 중요한 일을 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가장 중요한 평가 기준을 하나 선정한 다음, 그것을 기준으로 0점부터 100점까지 점수를 매기고 만약 90점 미만인 대상이 있다면 0점이라고 판단하고 버려야 한다는 겁니다. ‘가장 우선시되는 것’에 에너지를 투입해야 하는데, 우리는 보통 이 에너지를 분산합니다. 좀 더 많은 분이 ‘더나은미래’ 지면을

















